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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지코] 우지호가 오빠라면 | 인스티즈

 

성은 바꾸시든 안 바꾸시든 상관 없습니다!

어차피 우씨로 떠요

 

우지호 빙의글

W.순백

 

 

 

 아프다. 아파죽겠다. 모처럼의 방학을 만끽하고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신기술을 시전했는데, 눈을 뜨자마자 골을 자극하는 극심한 고통과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수많은 땀방울들. 부모님은 전부 출근을 하셨고, 하나뿐인 오빠는 방학인데 어딜 간건지 도통 보이질 않는다. 어지럼증과 뜨거운 열까지 합세해 온 몸을 괴롭히고 있었다. 엄청난 아픔에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 침대에 누운 그 상태 그대로 손 끝 하나 움직이지 않은 것같다. 고통이 심해지자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관자놀이를 망치로 때리는 듯한 느낌이 입에서 탄식을 내뱉도록 만들었다. 아아, 너무 아프다. 뭘 잘못 먹지도 않은 것 같은데 대체 왜 이렇게 아픈거지. 살짝이라도 움직이면 즉시 나타나는 두통에, 꼼짝도 하지 못하겠어 다시 누웠다. 누군가가 올 때까지 난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걸까.

 

 한참을 누워있었다. 움직이기도 싫도 움직일 수도 없어 미동도 않고 누워 조용한 분위기 가운데 휴식을 취했다. 왠지 아픔이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 시작할 무렵. 조그마한 시계소리조차 예민한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데, 것보다 훨씬 큰 소리의 전화벨이 집 안을 울렸다. 있는 힘껏 인상을 찌푸렸다. 으아아, 머리가 울린다. 빨리 전화벨이 끊겼으면 좋겠다. 귀를 틀어막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 채로 전화벨 소리가 끊이기많을 기다렸다. 이윽고 머리를 울리는 전화벨이 끊겨 안심하는데, 갑작스레 또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다시 귀를 막았다.

 

 대충 세어도 전화벨이 여섯 번은 넘게 울린 것 같다. 도대체 얼마나 끈질긴 인간이길래 이렇게 열심히 전화를 하는 걸까. 아픈 몸을 이끌고 겨우겨우 받았더니 스팸 전화일까 두려워 그냥 누워 있었는데,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해서 전화를 하니 짜증이 치솟는다. 결국, 일곱 번째로 추정되는 끊긴 전화벨이 또다시 울리자 온 몸을 이불로 감싸안은 채로 전화기를 향했다. 얼마나 잘난 인간이시길래 아픈 날 이 곳까지 끌고왔나 보자.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고객님? …."
"관심 없는데요."

 


 신경질적으로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의 오빠의 아빠의 아내의 아들의 가장 친한 친구의 사촌형이 매니저로 맡고 있는 아이돌의 친동생의 남자친구의 전화도 아니고 스팸이 뭐야, 스팸이. 허무함에 쭉쭉 빠져나가는 기를 붙잡고 뒤를 돌아 다시 침대를 향했다. 역시 환자에겐 안정이 최고야. 괜히 쓸 데 없는 것에 정신 팔리지 말고 안정이나 취하자. 재채기를 두어 번 하곤 흐느적거리며 걸어갔다.

 


"☎~♬"
"아, 왜 또 전화야."

 


 또다시 울리는 전화벨에 발걸음을 멈추곤 다시 전화기로 눈을 돌렸다. 불길한 예감은 이 전화 또한 스팸이라 알리고 있었다.

 


"아, 네, 뭐, 여보세요, 뭐요."
"뭐냐, 왜 받자마자 신경질이야."

"..누구세요?"
"우지호요."

"네. 끊을게요."

 


 다급한 우지호의 음성이 귀를 파고들었다. 야, 우, 우순백!

 


"뭐."
"피씨방 돈 털림. 집 앞으로 만 원만 들고 와라."

"나 아파서 못 나감."
"..아프다고?"

 


 이건 필히 걱정의 감정이 담긴 말이 아닌, 너도 아플 때가 있냐, 너는 쇳덩어리도 씹어 먹게 생겨선 아픈 게 말이 되냐, 등의 뉘앙스가 담긴 말임에 틀림 없다. 망할 우지호. 비웃음이 가득 섞인 그의 말에 열이 훅훅 올라오자 충동적으로 전화를 끊고 말았다. 알 게 뭐야, 아프다는데 뭘 어쩌겠어. 안일한 마음으로 올 때처럼 이불을 질질 끌며 침대로 가 누웠다. 끊어진 전화기만 하염없이 내려다보며 더 이상 잇지 못할 게임을 아련하게 쳐다볼 우지호를 생각하니 웃음이 났다. 아마 실컷 화를 내며 들어올 터이지만, 척 봐도 아파보이는 나에게 우지호가 과연 뭐라 하겠는가. 그를 놀려준 듯한 느낌 들어 금새 기분이 좋아졌다. 아픈 것은 여전하지만 기분은 좋아진 사이에, 나는 잠에 빠져들었다.

 

 

 

 

 

'어이구, 우순백 열 나는 것 좀 봐.'

 


 어떤 망할 자식이 잠 자는데 시끄럽게 혼잣말을 한다. 입을 열고 제발 좀 조용히 해달라고 말하려 하는데 중얼거림밖에 나오지 않는다. 눈 앞의 민폐덩어리는 뭐라고? 뭐라는거야. 하며 더 시끄럽게 혼잣말을 해댄다. 아니 좀 입 좀 다물어라 좀. 좀 조용해진 분위기에 다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이마 위로 느껴지는 무겁고 축축한 무언가. 이 망할 자식은 아파 죽겠는 내가 휴식 좀 취하겠다는데 시끄럽게 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차가운 것으로 깨우려고 작정했나 보다. 못되먹은 심보에 속으로 연신 욕을 했다. 그런데 뭔가 점점 덜 아파진다. 두통이 사그라들자 나는 다시 잠들었다.

 

 

 

 


"일어나라, 좀."

 


 우지호가 트레이닝복 바지를 걷어올린 한 쪽 발로 내 등을 걷어찼다. 흐아암, 아직 어두운데 왜 깨우는거야.

 


"아직 학교 지각할 시간 아니야..우음..."
"지금 방학이거든. 그렇게 호구 인증 안 해도 너 충분히 또라이인 거 세상 천지가 알아."

"근데 왜 깨워.."
"밥 처먹으라고."

 


 졸린 눈을 비비며 엉금엉금 기다시피 식탁 앞으로 걸어갔다. 자고 일어났더니 열은 많이 내린 것 같다. 두통도 많이 줄어들었고. 역시 아플 땐 자는게 최고인 것 같다. 근데 웬일로 우지호가 밥을 다 했대, 평소엔 죽어도 안 하더니. 의외네, 생각하며 의자에 앉아 우지호가 밥을 대령하길 기다렸다. 우지호는, 죽을 차려냈다.

 


"뭐냐, 왠 죽?"
"너 아프잖아. 죽이나 먹고 나으라고."

"...나 좀 당황스럽다."
"나도 내가 당황스럽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우지호가 오빠다워 보이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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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ㅠㅠㅠㅠㅠㅠ 우죠오빠때무네 설렘사.... ♥
자까님 이런 글 써주시면 저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순백
헐 독자님 이런 댓글 써주시면 저 정말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보잘것 없는 글에 무려 댓글이라니 ;ㅅ;
9년 전
독자2
우죠ㅜㅜㅜㅜㅜㅜㅜㅜㅜ오빠한테 설렘사해도 되는건가요? 사당행지호얌ㅜㅜㅜㅜㅜㅜ 작가님 이런글짱짱 사랑합니다 물론 작가님도 더럽..♥
9년 전
순백
헐 독자2님 오빠한테 설렘사는 판타지지만 짜피 허구니까 실컷 하셔도 좋습니다.. 가 아니라 쥬그시면 앙대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자님도 더럽! 댓글 감사드려요 :)
9년 전
독자3
ㅎ우와ㅓ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ㅡㅜㅜㅠㅜ 우죠는 사랑입니다,,,, 징짜루,, 이런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ㅜㅡ 늦게봣지만,, 허헣 저도 저런 오빠가 잇엇으면 좋겟ㄴㅔ요,, 헉헉 작가님 사랑합니다 ,, ♡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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