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데려가줘.... 그대가 살고있는 곳에 나도 함께 데려가 줘........
세상의 끝이라도 뒤따라갈 테니...... 부디 내 시야에서 멀어지지 말아 줘.......
입금확인만 되면 뭐든지 해결해드립니다. EXO COMPANY 01
w.Thalassemia
첫 경험이란 누구에게나 설레는 일이다. 그것은 목석 같은 민석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민석이 첫 출근부터 임무가 있다는 문자에 우선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정말 내가 직업이 생겼구나! 완전 열심히 일해야지! 라며 나름 여느 젊은 신입사원처럼 패기 있는 다짐도 했다. 그래도 나름 요원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에 들뜨기도 했다. 백현은 보스로부터 입금확인증과 함께 임무를 받아왔다. 난이도는 중저 정도 되어보였다. 그저 문제는 이상한 입금자였다. 어딘가 나른하고 요상한 분위기에 초콜릿같은 피부... 분명 나이 어린 놈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있어 보이는 분위기까지 조금 많이 수상한 구석이 많았다.
들뜬상태의 민석을 본 루한의 심경은 참 같잖다였다. 이게 무슨 드라마속 한 장면인줄 아는건지 철없는 애하나 달고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루한은 자꾸 민석에게 시비 걸고 싶어졌다. 예전 파트너들한테는 무의식적으로 못돼 처먹게 굴었다면 민석에게는 사심 듬뿍 들어가 괴롭히고 싶어졌다. 그리고 루한의 특기인 비꼬기가 시작되었다. 물론 민석은 만만치 않았다. 우리집 고은애씨의 잔소리도 귓등으로 듣는 마당에 루한의 비꼬기 쯤이야 한 귀로 듣고 한귀로흘리면 되었으니 민석에게는 그렇게 어려운것도 아니었다. 다만 조금 귀찮기는 했다. 빨리 입금자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밖엔 민석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아... 커피도 타야했다.
종인은 상심에 빠졌다. 종인의 나비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분함에 잠도 오지않았다. 나비... 오빠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오빠를 떠날수 있니? 왜 혼자 그렇게 흔적없이 사라진 거니? 너 아니면 안되는 날 알면서 어떻게 그럴수 있니? 종인은 넥타이를 거칠게 푸르고 차뒷자석에서 나왔다. 드디어 EXO COMPANY앞에 왔기 때문이다. 사실 EXO COMPANY앞에 오기까지 종인은 많은 고민을 했다. 사실 아직도 종인은 반신반의했다. 돈 문제 같은게 아니었다. 찾을 수 있는가 가능 여부에 대한 문제였다. 어차피 넘치는게 돈이니 나비를 위해서라면 별로 아까울것은 없었다. 다만 두려운 것은 나비를 절대 찾을수 없게 되면 어떡하나 그것이 문제였다.
"성함이?"
"카이"
종인이 말하자 루한은 기분이 살짝 나빠졌다. 가명을 말해서였느냐? 물론 아니다. 이 세계에서 가명 같은건 흔히 있는 일이였고 돈만 부쳐준다면야 진짜 이름이야 어쨌든 상관없었으나 어린놈의 자식이 반말하듯 이름만 찍 내뱉는 건 루한의 기분이 상할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때 드디어 (루한의 횡포에 의해) 한 시간 동안 5번의 커피를 타야했던 민석이 6번째 커피를 들고 나왔다. 루한을 위해 특제 김민석표 커피를 타온 민석은 썩은 미소로 나왔다. 우선 손님인 종인앞에 커피를 두고 자기 몫을 쟁반에 그대로 둔 후 루한앞에 수상한 커피를 올렸다. 물론 직장의 신이나 내조의 여왕의 열혈 시청자였던 루한은 삼사초후 자신의 반응이 빤히 보이는 이 아주 클리셰한 상황에 코웃음을 치며 민석몫의 커피와 자신앞의 커피를 바꿔치기했다. 그런 루한의 행동에도 의외로 민석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것 같아 뭔가 기분이 이상했지만 (원래는 민석의 것이었던) 커피를 한입마셨다.
커피가 목에 넘어가는 순간 루한은 속으로 씨발을 외쳤다. 까만 바닷물이었다. 얼마나 소금을 쳐 넣어야 이따위 맛이 날 수 있는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아니나 다를까 잔 속엔 소금을 얼마나 넣었는지 하얀가루가 약간약간 떠있기까지 했다. 이건 포화상태도 아니었다. 소금 과포화상태였다.
"쫌 짜죠? 제가 커피에 소금을 조금 넣는 습관이 있어서"
조금? 이게 조금이냐? 몰아 붙이려던 루한은 입금자앞이라는 사실을 상기했다. 아직까지 그럴 정신이 있다는 것에 스스로가 대견해졌다. 민석은 뻔뻔스럽게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루한을 보며 아무렇지않게 말을 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루한이 어떤 선택을 했던 루한의 소금커피는 확정된 결과였다. 민석은 손님용 외의 2개의 커피에 소금을 잔뜩 넣었으니 말이다. 뛰는 루한 위에 나는 민석이 있다는걸 간과해서는 안된다.
.
.
.
종인에 말에 따르면 나비양의 얼굴은 희고 아름다우며 눈꼬리는 올라갔고 아주 작고 살랑 살랑거린다고 했다. 민석은 촉이 왔고 단번에 느꼈다. 이것은 무언가 집착소설같은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집착하는 남주에 의해 버티지 못한 불쌍한 나비양은 도망을 친 것이라 결론 내렸다. 우선 사람이 없어졌는데 경찰이 아니라 이런 흥신소나 찾아온다는 것이 의심쩍었고 느낌이 쫌 그랬다.
"나비를 잡는다면 다시 도망가지 못하게 꼭 목줄로 묶어서 데리고 와 주세요."
종인의 마지막 말이 민석의 결론을 신빙성있게 만들어주었다. 저 마약 한 것같이 나른하며 게슴츠레한 눈빛... 그리고 뭔가 집착소설속 남자주인공 같이 생긴 얼굴.. 게다 목줄이라니.... 자신은 상상도 못했던 변태짓이였다. 변태끼까지 있어... 그러니 나비양이 도망을 치지. 민석은 종인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러나 루한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역시 이런 데서 일하면 저런 변태들은 수도 없이 많이 봐서 내성이 생겼다는 이야긴가? 아니야 저 성격더러운 놈도 같은 부류라서 이해하는 걸지도 몰라. 입금자건 상사새끼건 둘 다 변태새끼야!!!!
미션 임파서블....나비소녀(Don't Go)를 찾아라
1. 입금자의 소중한 나비를 찾아라.
2. 나비의 목에 에릭슨 비먼 목걸이가 반짝이고 있다.
3. 목걸이 안쪽을 살펴보면 Don't Go 라고 쓰여있다.
"그래도 이번엔 도청이니 미행이니 이런건 안해도 되니까 너랑 나만 나가면 되겠다."
"그래도 사람 찾는 일인데.... 게다 난 처음인데 둘이라도 괜찮겠어요?"
"사람?"
루한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생각해보니 민석은 카이가 처음 왔을 때 커피심부름으로 커피를 탔고 중간부터 의뢰내용을 들었던 것이었다. 루한의 좋은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어렸을때부터 음모 배신 복수 이런것과 거리가 굉장히 가까웠던 루한은 지금이야말로 복수의 기회라는 촉이왔다. 두고봐. 김민석 치즈처럼 우아하게 씹어먹을 테다.
"나는 카이의 집에 가서 더 알아보고 올 테니 너는 나비씨가 있을만한 쓰레기통이나 골목어귀를 잘 찾아봐."
루한이 말했고 민석은 따라나섰다. 루한은 쓰레기통있는 곳이나 구석진곳을 꼭 찾아보라고 말을 했다. 어떤 여자가 그런데를 좋아하겠는가 의구심이 많이 들었으나 집이건 학교건 군대건 까라면 까고 하라면 하는 군대식 경영방식에 길들여진 김민석씨는 잔말 않고 쓰레기통쪽을 살폈다. 그러나 이건 아무리 봐도 딴남자가 생겨서 도망친것 같은데... 민석이 읽었던 소설은 그랬다. 남자주인공의 집착으로 몸도 마음도 피폐해진 차에 다른 착한 남자가 나타나 나비씨, 언제까지 이렇게 살건가요? 나와 도망가요. 라고 하면 마음동한 나비는 집착하는 남자주인공을 벗어나 도망을 친다. 그러나 항상 걸리고.... 그래 항상 결말은 결국 집착남이랑 잘먹고 잘사는걸로 끝나더라... 돈이 최고지 암... 착한남자는 항상 쩌리된단말이야. 빌어먹을 세상같으니라고... 민석의 망상이 아주 고조되었을 그때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딴짓하지말고 나비나 찾아라 -중국산 사슴-
물질만능주의에 한탄하던 민석은 귀신같은 루한의 문자에 정신차리고 카이의 집근처 골목을 샅샅이 뒤졌다.
"어? 민석이...? 민석이 맞지?"
뒤에서 청아한 목소리가 들렸다. 김태연.. 태연이였다. 그러니까 민석의 옆집누나였던... 그러니까 민석이 고등학교때 전학간 김종대의 누나 태연이였다.
"누나!"
태연에게 달려가려다 멈짓... 태연의 양손에는 고양이 두마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하나는 하얀 페르시안 그리고 그옆에는 종대의 고양이인 구아바! 구아바였다.
"누나, 구아바옆에 페르시안 고양이는 뭐에요?"
"글쎄... 모르겠어. 언제부턴가 우리 구아바랑 같이 놀더라구"
그때 타이밍 좋게 태연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아~ 내 왕자님!이였다. 태연의 입꼬리가 보기좋게 올라갔다. 언제 이몸을 구하러 와주시나했더니 지금이였나보다. 통화내용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지금까지 공들이던 왕자님이 이제야 동했는지 지금 당장 만나자며 전화를 했기에 현재 태연의 기분은 지붕 뚫고 하이킥이였다. 태연은 마음이 급해졌다. 양손가득 안고있던 고양이를 민석에게 던지듯 주었다.
"민석아 미안해. 우리 종대만나서 고양이좀 주렴. 누나는 너무 바쁘구나."
별로 미안하지 않은 표정으로 미안하다며 뻔뻔하게 고양이를 떠넘기듯 맡긴 태연은 목적 달성을 위해 한걸음 나아갔다. 민석은 고양이를 맡고싶지 않았으나 친구누나가 저 나이먹고 팔랑거리며 남자보러 가는걸 보니 뭔가 맘이 짠해져 고양이를 맡고 말았다.
본부로 빨리 다시와. -중국산 사슴-
우선은 이 고양이들과 함께 다시 본부로 가는수 밖에... 민석은 고양이를 챙기고 본부로 발걸음을 돌렸다.
물론 그시각 루한은 종인에게 시달리느라 미칠지경이였다. 의뢰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자신을 족쳐대는지 의뢰를 받은 백현의 모가지를 흔들고싶어질 지경이였다. 그래도 차근차근 종인을 타일러 나비에 대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이었다.
"최근 들어 몸에 변화나 특이한 점같은게 있었나요?"
"최근 배가 약간 볼록해졌거든요. 아! 그리고 나비의 젓꼭지가 눈에 띄게 커졌어요."
마치 유레카를 외치는 아르키메데스처럼 종인은 큰소리로 아! 다음의 민망한 멘트를 말했다. 민석은 우연치않게 또 듣고 말았다. 그리고 민석은 확신했다. 저런놈이라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나같아도 같이 안살거야. 나비씨... 멀리멀리 도망가요. 부디 쟤 시야에서 사라지세요. 민석이 부지런히 고양이 두마리를 안고 의자쪽으로 가려는데 야옹~ 하며 페르시안 고양이가 가녀리게 울었다. 그리고 페르시안고양이의 목걸이가 반짝하며 아름답게 빛났다.
"나... 나비...?"
.
.
.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결과만 중요시하는 대한민국에 태어난건 민석에겐 잘된일이였다. 소 뒷걸음치다 잡은 쥐라도 어쨌든 쥐를 잡았으니 민석의 공로는 인정받았다. 백현과 찬열의 민석에 대한 신뢰는 더욱더 치솟았고 루한은 황당했다. 나비가 고양이였던 것도 몰랐는데 어떻게 우연히? 멘붕상태였던 루한은 그렇게 꼬박 삼일을 잠도 못자고 앓았다.
미션임파서블? 미션파서블!
"나비.... 어떻게 오빠한테?!"
또하나 멘붕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그건 종인일 것이다. 나비는 구아바랑 눈만 맞은게 아니라 배도 맞았고 그 결과 이렇게 귀여운 사랑의 결실도 맺었다. 나비가 아기고양이를 낳은 날 나비의 이름은 망고로 전환되었다. 종인은 아기고양이의 이름을 포시즌으로 지었다.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딱! 걸렸네 포시즌을 낳았네~ 망고와 구아바 눈맞은얘기♡
====================================================
댓글이 많아서 정말 놀랐어요ㅠㅠㅠ 너무 감사합니다. 허접한 이야기를 읽어주셔서...ㅠㅠ
종인이는 아마도 또 몇번 나올것 같아요. 제가 애정하니까요....
그리고 다른 멤버들이랑 찬열이와 백현이 이야기도 차차 써갈 예정입니다.
아마도 망고(나비)의 이미지는 이런 페르시안고양이입니다
망고 목의 목걸이는 저에겐 이런 이미지였어요ㅎㅎㅎ
오타보이시면 말씀해주세요...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