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정택운
내가 아르바이트 하는 카페 사장님이심. 스물네살 인데 벌써 자기 명의로 카페 차리셨음.
위에 사진은 정사장님 새벽에 퇴근하시던 거 몰래 찍은 거임. 들키면 그날로 알바 잘릴 것 같음. 목숨 걸고 찍은 거 맞다...
사실 정사장님, 음. 친근하게 그냥 택운 오빠라고 부르겠음. 아무튼 사실 택운 오빠에 대해 아는 건 별로 없음.
딱 하나 확실하게 아는 건 여자 친구가 없다는 것. 사실 오빠가 별로 사귀고 싶지 않아하는 것도 있는 듯.
오빠는 생긴것과 다르게 아이를 되게 좋아하심. 카페에 엄마랑 애기랑 오면 애기한테 눈을 못 떼심.
이름이 뭐야? 몇 살이야? 하면서 애기 손가락 만지작거리고 달콤한 라떼랑 초코칩이랑 다 퍼주고 그럼.
동물도 되게 좋아하셔서 카페 빵 냄새 맡고 오는 고양이들한테 빵 부스러기나 사료 챙겨주고 계속 놀아주심.
사장님, 커피 안 만드세요? 하고 불러도 고양이랑 노느라 정신이 없음. 그럴 땐 짜증남. 원두 탄다고요!!!!
아무튼 그렇게 의외로 다정다감 하심. 학교 수업 마치고 피곤해서 누워있으면 너능 모 모카쥬까? 모카? 하면서 커피 타줌.
택운 오빠가 직접 만드는지 어쩌는지 한 원두라 맛은 진짜 엄지 백 개.
이런 면에선 되게 좋은데 오빠가 유머감각이 없고 말이 너무 없음. 오빠 이거 웃기죠? 하면서 드립 치면 정색하고 일이나 하라고 함.
풀 죽어서 설렁설렁 커피 만들면 삐쳤냐면서 웃기다고 해줌. 내가 신나서 학교 얘기 쫑알거리면 대답은 안 해줌.
그러고 오빠 듣고 있어요? 하면 내가 뭐까지 말했는지 얘기하고 다시 말 하라고 함.
나랑 네 살 차이라 사귀긴 좀 그렇고, 솔직히 오빠랑 사귄다는 것 부터가 상당히 비현실적이지만 나름 괜찮은 남자같음.
아, 오빠가 인터넷 작작하고 원두 끓이래서 여기서 그만 씀. 반응 좋으면 오빠 썰 더 끌고옴.
2번 최준홍
옆 집에 형이랑 단 둘이 산다는 꼬맹이임. 얘가 지금 자기 말로는 연예인 준비하고 있다고 했던 것 같음. 노래는 모르겠고 랩 하는 건 들어본적 있음.
저 사진이 준홍이가 나한테 큐피트인가 뭔가 날린답시고 해준 거. 솔직히 얘가 누나누나 하면서 쫓아다니니까 좀 귀엽기는 함.
준홍이가 애교도 많고 일단 누나한테 싹싹하게 잘 함. 위에 한 두살 터울의 형이 있다면서 굉장히 누나타입임.
아무튼 준홍이는 지금 데뷔 준비 때문에 자주 못 봄. 몇 주에 한 번 꼴로 보는데 그럴 때 마다 계속 놀러가자고 징징 거림.
자기 연예인 하면 못 한다고 놀이공원부터 워터파크까지 싹다 얘가 접수하자고 그럼.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해서 같이 놀아주면 되게 좋아함.
이렇게 어린 애 같은데 밤 되면 나 데리러 온다고 학교까지 와서 기다림.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납치범이 누나보고 놀랄까봐라고 함.
그런 말 하는데 무슨 이유인지 도저히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가 없음.
준홍이가 춤 학원 다니니까 자기 춤 추는 거 보러 오라고 하는데 아직 가보지는 못했음.
누나 왜 안 왔냐고 징징 거리면서도 자기가 뭐 배웠는지 막 보여줌. 모자로 개인기도 하고 나 우울하면 양희은? 성대모사도 함.
완전 활발하고 하는 거 되게 어린 애 같은데 부모님 보고 싶다고 부모님 전상서인가 해서 편지 써서 읽다가 막 우는데 그땐 좀 안쓰러웠음...
늘 씩씩해 보이지만 힘든게 많은 가봄. 준홍이는 곧 학교 자퇴할 거라고 함. 이제 누나 보기도 힘들다면서 우는 척 하는데 안타까움.
여자 친구는 안 사귀냐고 했더니 아직은 일이 좋고 데뷔 하는데 전념하고 싶다고 했음.
고백 같은 거 안 받냐고 했는데 자기가 어려서 그런지 형이나 누나나 할 것 없이 그냥 귀여워 하기만 한댔음.
우리 집 놀러와서 팬 싸인회인가 뭔가 해준다고 막 장난치는데 그때 진짜 친동생같음.
어떤 타입이 더 좋으신가요?
그나저나 여러분 소재 좀... 오늘은 바빠서 썰이 없어요.
미안해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