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응급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ㄴ장난꾸러기지만 크게 사고친 적도 없고 아빠가 한두번 말하면 잘 알아듣는 똑순이 딸램. 오늘도 어설프지만 삐삐머리 잘 땋아주고, 유치원 통학 버스 잘 타고, 굿바이 뽀뽀도 잘 했음. 친구들이랑도 잘 지내서 집에 초대하기도 하고 잘 놀러가기도 함. 근데 회의실 나오고 핸드폰 확인하니까 영재 유치원 모아반 선생님한테서 부재중 두건과 메세지가 와 있음. 싸한 촉이 와서 전화하러 밖으로 나옴. ㄴ태현이 바로 선생님께 전화검. 전화 마치고 나서가 또 마침 점심시간이라고 합시다. 점심시간 땡 시작하자마자 바로 차 키 들고 시동 부릉부릉. 강태현씨가 엑셀 쭉쭉 밟으면서 도착한 곳은 응급실. 열이 많이 올랐다는 말에 거의 울 기세로 응급실 도착. 안그래도 하얀 얼굴이 완전 백지장처럼 질려서 선생님이랑 만남. 우리 딸램 유치원 도착하고 슬슬 열이 오르다 결국 쓰러짐. 쿨패드 이마에 붙이고 그 가는 팔에 링거 꽂고 세상 모르게 자고 있는 딸램 보고 마음이 안좋아져서 쿨패드 붙인 이마만 쓰다듬어줌. ㄴ아픈 딸 놓고 일하러 갈 수 없기 때문에 회사로 전화. 회사가 되게 개방적이고 상하관계도 철저하지 않은 약간 구글 느낌이라고 설정. 강태현 핸드폰 들고 전화. '나나, 지금 딸이 아파서 오후 업무에, 네네. 감사해요 나나.' 전화로 해결하고 애기 링겔 다 맞을 때까지 작은 손 꼭 잡고 있을듯. 강텬 달뜬 숨만 색색 내쉬는 딸램 보고 아침에 아픈 걸 못 알아차린 본인한테 너무 화가남. 내가 과연 아빠 자격이 있는 걸까. 하면서 자괴감에 빠질 때쯤 우리 공주님 기상. ㄴ우리 공주 아빠 보자마자 주사 너무 아팠다고, 머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다고 너무 서럽게 엉엉 움. 강태현 평소에 울고 싶을 때는 그냥 쭉 울라고 하는 편인데, 오늘은 편도 부어버리면 안되니까 급하게 달램. ㄴ그날 딸램은 완전 어리광 부리면서 아빠 껌딱지로 변신. 강텬 하루종일 열이 나서 뜨끈뜨끈한 애기 안고 있으면서 2시간마다 약 먹이고, 요리 꽝손이지만 어찌어찌해서 죽도 만들고, 호호 불어서 애기 입에 조금 조금씩 넣어주고, 조금이라도 아빠랑 떨어지면 울려고 하는 딸 때문에 강텬 평소에 본인이 딸램한테 잘 못한건가 반성. ㄴ다른 집들 보다 엄마라는 사람의 부재를 여실히 느끼는 집일듯. 아가들 잘 놀다가 그림 그린거 보여준다면서 아빠들 소집 ㄴ아빠들 오늘 범규네 집에서 모이는 날. 유치원 가기 전부터 딸램 오늘은 결이 오빠 집에 놀러 간다고 노래까지 만들어서 부르고 아주 신이 남. 얼마 전에 아빠랑 마트에 장 보러 갔다가 선물할 스티커까지 사놔서 그거 줄 생각에 더 신났음. 강태현 오늘도 딸램 주문에 맞춰서 최대한 비슷하게 머리 묶어주려고 노력. 양갈래 머리 위치가 살짝 삐뚤빼뚤하긴 했지만 오늘 딸램 기분 좋아서 아빠 용서해줌ㅋㅋㅋ 강텬 딸램이 봐준다는 말이 너무 웃겨서 피식 웃을듯. ㄴ오늘 유치원 끝나자마자 아빠 붕붕이 타고 결이 오빠 집 도착. 결이도 그새를 못 참고 범규랑 손잡고 집 앞 놀이터에 나와있음. 그리고 그 옆에는 이미 크리스탈 언니도 있었음. 딸램 혼자서 카시트 벨트 푸르고 먼저 내려서 오도도도 놀이터로 달려나감. 강텬은 주차시키고 합류. 강텬 오늘 미팅 있어서 평소에 잘 입지도 않던 수트 차림으로 오니까 형들이 강텬보고 우오오오오오 하고 전방에 함성 3초 발사. 그거 보고 강텬 딸램이 더 으쓱해서 '하느리 압빠 옴총 머시써!' 강텬 형들이 그럴 땐 아무렇지도 않다가 딸램 한마디에 좋다고 헤벌레. ㄴ아빠들은 오늘도 맥주와 닭발로 모여서 열심히 상사 욕하고, 문센 프로그램 얘기, 애들 장난감이나 육아 꿀팁 뭐 이런 얘기하고 있을 때 아가단의 대장이나 다름없는 크리스탈이 아빠들한테 초대장 돌리고 동생들은 열심히 거실에 뭐를 만들고 있음. 아빠들 얼떨결에 소파에 일렬로 앉아서 기다리는 중. ㄴ애기들 한명씩 나와서 오늘 그림 그린 거 발표회 시작함ㅋㅋㅋㅋ 너무 귀여운뎈ㅋㅋㅋㅋㅋㅋ 강텬 딸램도 나와서 자기 몸집보다 큰 스케치북 들고 열심히 그림 설명함. 강텬 되게 사업가 같이 앉아서 보다가 딸램이 발표 마치자마자 질문 있다면서 손 듦. 딸램 예상에 없던 시나리오라 당황했지만 티는 안남. 강텬 손 들고 그 그림이 너무 마음에 드는 데 얼마에 파실 생각이냐고 하니까 강텬 딸 살짝 고민하더니 서울에 집 한 채 정도 가격에 팔 거라고 하니까 거실 뒤집어짐. 요즘 집값 시세를 아는 딸램에 흡족한 아버님. 압빠! 나 옆에 꺼! ㄴ이거? ㄴ딸램 유치원 방학 맞이 여름 휴가로 뭐 어디 해외로 놀러갔음. 조식이 이렇게까지 큰 건 처음 보는 딸램, 도대체 이 나라 조식에는 어떤 음식들이 나오나 탐색 시작. 몇 바퀴 뱅뱅 돌고 나서 토끼가 그려진 유아용 플라스틱 접시 가지고 오믈렛 기다리고 있는 아빠한테 달려감. 강텬 오믈렛 받자마자 딸램이 접시 들고 졸졸 쫓아다니면서 먹고 싶은 음식 담아줌. ㄴ딸램 아직 키도 잘 안닿고, 영어도 잘 모르고, 심지어 음식도 잘 안보여서 강텬 일일이 딸램 들어서 음식 확인시켜주고 담을까? 물어보고 딸램 원하는만큼 딱딱 담아줌. 그러느라 정작 본인은 큰 접시에 오믈렛 하나 받았음. 그것마저 이미 다 식어가는 중. 딸램 먹고 싶다는 시리얼에 주스까지 오더를 받고 혹시나 가다가 넘어지면 어쩌나 싶어서 테이블 위에 올려줌. 바로 먹으려는 딸램 무릎 위에 냅킨 덮어주니까 그냥 담요임. 일부러 에어컨 직방인 자리를 피했는데도 더운 나라라 그런지 에어컨 바람이 기본적으로 세서 감기 걸리지 말라는 의미에서 굳이 할 필요 없는 냅킨까지 세팅. ㄴ돌아다니지 말고 얌전히 먹고 있다가 혹시 더 먹고 싶은 거 생기면 아빠 오고 나서 같이 가자고 신신당부하고 강텬 오믈렛만 담긴 그릇 채우러 급히 떠남. 혼자 있는 딸램 걱정에 그냥 아무거나 이것저것 떠 담고 딸램 앞에 착석. 딸램은 밥 플레이트, 디저트 플레이트 나눠서 배 터지게 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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