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지껏 그를 따라잡기 위해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는 아마 모를 거다
스타트를 조금이라도 빠르게 하기 위해 계절을 잊고 몇 백, 아니 몇 천번이고 찬 물에 입수를 해야 했다
밤낮이 없는 그 고된 훈련 생활동안 오로지 내 머릿속을 지배했던 그 이름
"형, 이번엔 내가 이길 거예요."
그는 무어라 말할까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이내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잘 할 수 있을 거야."
아마도 라이벌에게 이런 선전포고를 듣는 건 유쾌하지 않을테지
경기 시작이 임박해, 나는 출발대에 천천히 올라 섰다
이번엔 반드시 이긴다
..
그렇게나 노력했는데 나는 그를 제치지 못했다
신체 조건으로 따지면 내가 월등하건만 어째서?
대체 어디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
나는 물 밖으로 나가는 그의 모습을 관찰했다
키는 나보다 작지만 오랜시간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상체
스르르 아래로 눈을 내리면 상대적으로 가는 허리와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
마치 이래서는 내가 여자의 뒷태를 음탕하게 훑고 있는 것 같지 않은가
..
저녁이 되어서야 숙소에 돌아왔다
나는 지친 몸을 쓰러지듯 침대에 던졌다
침대 옆 테이블 위에 둔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번 시상식 때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그 때를 회상해보면 나도 참 이상했다
그가 옆에 설 때면 가슴쪽에 묘한 느낌이 들었다
중학교 때 좋아했던 여자아이가 내 짝이 되었을 때와 아주 흡사한 기분이었다
나는 그를 동경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은 그 이상의 감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봤으나 역시 그럴리 없다
내가 그를 그런 식으로 좋아 할 리가 없잖아
글잡으로 넘어오긴 했는데 으으 내 닉 드러나는 거 아니지?
그렇지? ㅠㅠㅠ
비밀 보장되면 이따금씩 여기 글 올릴게..
근데 팬픽 맞니?;
+아 망상카테고리구나..앜ㅋㅋㅋㅋ 밍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