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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둘 중 하나다

내가 연애다운 연애를 해 본 적 없기 때문에 동경과 혼동하고 있거나, 아니면...


..


오늘은 경기가 없는 날이지만, 간밤에 많은 생각을 해서였는지 일찍 눈이 뜨였다

쉬는 날은 몸과 마음을 좀 풀어놓아도 되건만, 지금의 내가 가만히 쉬기만 한다면 그 생각에 더더욱 사로잡히기만 할 것이다

가벼운 운동이라도 하며 잡다한 생각을 떨쳐야겠다


식당으로 내려가니 벌써 코치님들이 식사를 하고 계셨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쉬는 날인데 일찍 일어났네."

나는 트레이에 마음에 드는 음식 몇가지를 얹어서 코치님들이 앉아계신 테이블에 갔다

착석 하자마자 코치님은 어제의 내 태도에 대해 지적하셨다

"네가 그 선수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선수에게 있어서 쓸데 없는 감정은 자칫 컨디션 저하의 원인이 된다는 걸 잊지말아라."

"... 네."

국가 대표 선수가 최우선시 해야할 것은 메달 취득과 국위선양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나도 사람이기에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은 감정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고, 그걸 억제하려고 들면 화가난다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그와 가까워지려는 마음이 이렇게 강하면서도, 가까워질 수록 불편한 마음이 들기에 거리를 두려고 하는 내 모습이 말이다


나는 식사를 끝내고 숙소 앞 산책로로 나왔다

이른아침이라 사람도 적고, 적당히 시원한 게 운동하기에 알맞은 조건이었다

나는 스트레칭을 간단히 하고 천천히 뛰기 시작했다


20분 쯤 뛰었을까, 어느 체육관에서 몸을 풀고 있는 그가 보였다

운동 기구에 가려서 잘 안 보이긴 했지만 그는 누군가 함께 있는지 즐거운듯 보였다

나는 자연스레 발이 멈췄고 잠시동안 그가 무엇을 하나 관찰했다

그는 상대방과 떠들다 자지러지듯 웃었다

그러더니 곧 상대를 간지럽히고 쏜살같이 도망을 갔다

상대방에게 붙잡힌 그는 양 손을 들고 항복한다는 듯한 모션을 취했다

그들의 장난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또 다시 가슴 속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속이 메스꺼운 것도 아닌, 말로는 형용하기 힘든 묘한 감각이었다

그는 한참을 상대와 투닥거리다 지친 듯 고개를 뒤로 젖혔다

순간 나는 그와 눈이 마주쳤고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 지 조금 망설였다

나는 경기장에서 그를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멋쩍게 웃으며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는 활짝 웃으며 반가운듯 손을 흔들어 보였다

나는 이유모를 부끄러움에 그의 인사를 본체만체 도망치듯 내달렸다


전력으로 뛰어서 나는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자꾸만 내가 했던 행동이 생각이 나 부끄러워서 더 열심히 달렸던 것 같다

나는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옷을 훌렁 벗어 던지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차가운 물살을 맞으며 그를 만날 때 마다 느꼈던 감정에 대해 생각했다

내가 처음으로 좋아했던 여자애에 대한 감정과 아주 유사한 느낌인지라 나는 잠시 당시의 기억에 잠겼다


..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아?"

그녀는 금방이라도 울듯한 얼굴을 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 말 했잖아. 난 널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어차피 이런 소모적인 감정은 내가 더 큰 선수가 되는데 걸림 돌이 될 뿐이다

감정이 더 커지기 전에 싹을 잘라버리는 게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전엔 왜 나한테 잘 해 준거야? 그 땐 너도 날 좋아한다고 했잖아."

"아니. 그건 내 착각이었던 것 같아. 너랑 너무 친해서 그게 이성을 향한 마음이라고 생각했던 내 판단 오류였어."

"... ..."

그녀는 말 없이 고개를 숙이더니 눈물을 뚝뚝 흘렸다

나는 이미 그녀에겐 질 나쁜 친구가 되어버렸고, 이 상황에서 내가 그녈 달래거나 하는 일은 할 수 없다

"이제 더 할 말 없으면 나 먼저 가 볼게. 좋은 사람 만나."

나는 울고있는 그녀를 두고 매정하게 돌아서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 때 화난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귀에 걸렸다

"넌 지금 네 자신을 속이는 거야!"


..


그게 아니면 나는 정말로 내 마음을 기만하고 있는걸까

스스로 던진 질문에 나는 답을 내리지 못하고 한참동안 떨어지는 물줄기에 몸을 맡기고 서 있었다






... 기다린 사람은 없겠지만 써 봤어...

하루 사이에 쑨환이라는 공식 네임이 생겨서 제목을 바꿔야하나 고민했는데

그러면 어제 글이랑 따로인 느낌일 것 같아서 제목은 그대로 쑨태로 했어


적어놓고도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긴가 싶다 엉어유ㅠㅠ

이미 대란 끝난거면 밍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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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기다렷어!기다렷어! 기다렷엉ㅜㅜㅜㅜ
12년 전
독자1
글...좋타...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2
아 이런독백체ㅠㅠㅠㅠ짝사랑하고속앓이하는연하공이라니ㅠㅠㅠㅠ너무죠아요
12년 전
독자3
아ㅠㅠㅠㅠㅠㅠㅠ좋다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독자4
헐 조으다 완전조으다....공시점 좋으다 ㅠㅠㅠㅠ
12년 전
독자6
아닌데???내가기다리고있는데???아닌데???
12년 전
독자7
재미있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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