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대] 1819
“ …뭐하냐. ”
“ 어, 형 왔어요? ”
체육관 앞에 쭈그려 앉아있는 놈의 머리를 배드민턴채로 톡 치자 숙였던 고개를 들더니 베시시 웃는 그였다.
여전히 오른손에는 식빵봉지를 들고 있는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 도데체 그 식빵은 뭐냐고. ”
“ 형, 지금 비웃는거에요? ”
“ 생긴건 진짜 양아치 같아선 식빵이 뭐야, 식빵이. ”
푸하하, 웃어버리는 나를 보고 놈이 머리를 긁적이며 식빵을 꺼냈다.
입에 식빵을 구겨넣고 우물거리던 놈이 바지를 탁탁 털고 일어섰다.
“ 근데 여긴 왜 온거야? 축구라면 환장하는 놈이. ”
“ 오늘은 형 연습하는거 구경하려고 왔죠. ”
“ 안보여줄건데? ”
“ 뇌물로 식빵도 가져왔는데! ”
놈이 식빵봉지를 눈앞에서 달랑달랑 흔들며 억울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콧잔등을 찡긋하며 애교섞인 표정을 짓던 놈이 갑자기 시무룩해졌다.
“ 갑자기 왜그래? ”
“ 형, 내년이면 졸업하잖아요. ”
“ 어…. 벌써 그렇게 됐나. ”
“ 형 없는 학교를 어떻게 다녀요, 학교 다니는 낙이었는데. ”
후우, 한숨을 내뱉더니 식빵봉지를 입에 물고 체육관 문을 열었다. 같이 연습하기로 한 놈이 안온건지 체육관 안은 적막했다.
“ 아직 안왔나보네. ”
“ 연습 상대 없으면 내가 해줄까요? ”
“ 너 배드민턴은 칠줄 알아? ”
“ 헐, 너무 무시하는거 아니에요? 당연하죠. ”
당당하다 못해 당연하다는듯 말하는 놈이 콧잔등을 찡긋하며 윙크를 보냈다.
당당하게 배드민턴채를 손에 쥔 녀석의 실력은 형편없었다.
헛스윙만 연속 다섯번째인 녀석을 보고 손을 내저어보이자 놈이 당황한듯 소리쳤다..
“ 자, 잠깐만요. 형! 이번엔…. ”
헛스윙.
“ 아오, 진짜! ”
헛스윙.
헛스윙을 하면 할수록 얼굴이 붉어지던 녀석을 보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내 웃음소리에 귀까지 빨개진 얼굴로 죄없는 배드민턴 채로 바닥을 톡톡 내려치는 놈이 보였다.
“ 아하하ㅡ, 성용아. 너는 그냥 축구나 해라, 진짜. ”
“ 아, 얘들이랑 할때는 존ㄴ…아니, 되게 잘했거든요? ”
“ 어떻게 헛스윙을 일곱번이나 하는거야. ”
“ 이번엔 제대로 칠거에요. ”
헛스윙.
결국 놈은 배드민턴 채를 바닥에 내던졌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옆으로 다가가자 놈이 주저앉아서 얼굴을 찡그렸다.
“ 아 진짜, 형 앞에서 쪽팔리게 이게 뭐냐고. ”
“ 하하…. 성용아, 일어나봐. ”
“ 왜요, 또 비웃게요? ”
뾰루퉁한 얼굴의 놈의 손을 붙잡고 일으켰다.
바닥에 널브러진 배드민턴 채를 주워들어 손에 쥐어주고 그 위에 내 손을 올려놓았다.
“ 너… 배드민턴 되게 못하는거 알지. ”
“ …놀리는거에요? ”
“ 그래서, 내가 코치 해주려고. ”
“ ……네? ”
“ 내가 배드민턴 가르쳐 줄테니까 제대로 배워. 나는 실력없는 애랑은 같이 연습 안한다? ”
놈이 얼떨떨한 표정을 짓더니, 금새 밝아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ㅇ러ㅘㄴ오라노뎔,ㅓ투펓프,ㅠㅜ아ㅓ훈할우
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