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들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는 파아란 하늘은 한없이 높았고 선선했고 친근했다.이곳 북현리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리만큼 적적하지 않았다. 옹기종기 모여 살고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니다. 이곳은 바삐 흘러갔고 학교도 여학생 남학생들로 시끌벅적거렸다.저마다 고민들로 깊은 시름에 빠지고 누군가는 기쁨에 빠지고."올해 우리반에 우리학교 유명인사가 두명이나 있네""유명인사?"드르륵- 교실 뒷문이 조용히 열렸다. 그리고 한 남학생이 들어왔고 그는 그저 묵묵히 뒷자리를 향해 들어왔다.
은섭이었다.
정갈한 머리에 정갈한 넥타이. 모든것들이 정갈한 그는 전교생중에 가장 조용하고 침착한 학생이었다.
그에반해 명성은 결코 조용하지 않았다. 조용히 책을 좋아하며 그저 그 흔한 농구하나 하지않던 아이였지만 여느학교와 같이 공부 잘 하는 아이, 멀끔한 아이.
그렇지만 어딘가 어두운 아이, 그의 수식어였다.
조용하디 조용한 은섭은 비어있는 창가자리로 향했다. 커튼이 살랑살랑 흩날리는, 코끝에 봄향기가 걸치는 자리였다.
'자리가 안 바뀌었으면 좋겠다'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속으로 생각하는 은섭이었다.
"뭐야? 여기 완전 명당인데"
장우는 은섭의 뒷통수에 대고 말했다.
별로 신경쓰는듯한 말투는 아니었다. 그저 그냥 그렇다고였다. 그리고선 바로 은섭의 바로 뒷자리에 앉았다. 모두들 장우에게 인사를 건냈다.
"장우야!!..아...저기.."
"응??왜??"
여학생무리가 장우에게 이름을 부르며 오다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장우는 그들에게 미소를 보이며 반기다 그들의 행동에 의아한듯 입모양만 '왜' 라고 할 뿐 이었다.
그러자 한 여학생은 누군가의 눈치를 보더니 장우쪽으로 몸을 틀어 귓속말 아닌 귓속말을 했다.
"너 앞에 앉은애..좀 음침하기로 유명한 애잖아.. 멀리하는게 좋을것같아"
"어..?아..어..."
장우는 은섭의 뒷모습을 힐끗 보았다. 그의 올곧게 뻗은 자세는 곧 그를 의미하는듯했다.
싱그러운 봄날에 시작된 그와의 만남에 따뜻한 바람이 흘렀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장우는 희미한 웃음을 띄며 은섭을 바라보았다.
靑春靜馥 : 청춘의 고요한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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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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