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구미호 같으니
w. 감개무량
요며칠새 부쩍서로 눈치를보고있는 서로를 느낀다. 혼자있을때도 한번씩 얼굴이 달아오르기도하는건 좀양호해졌다쳐도 매일하던것같이 한침대에 누워있는건데도 정말 좀처럼 간지러운느낌이 사라지지않았다.
잘자
하는말을나눈지 30분째인데도 둘중한사람도 잠들지못했다. 팔을베고 누워 천장만바라보는 류환을 해진이 눈까지 올린 이불사이로 흘끔흘끔 훔쳐봤다. 침대옆 수면등까지 꺼버려 류환이 눈을감고있는지 뜨고있는지 잘보이지않아 눈을 게슴츠레떴다. 어슴푸레하게보이는 남자다운 옆실루엣에 자꾸만 가슴이 설렌다.
"이해진"
너무긴장하고있던탓에 소스라치게 놀라는 그를보고 류환이 웃음을 감추지못했다. 겨우겨우 웃음을정리한 그가 다시 천장을 멀뚱히 바라보며 말한다.
"안자고 무슨생각해?"
"아..그냥 ..."
그냥..우린이제 어떤사이인지...궁금해서...
...
해진이 코까지덮은 이불을 꼼지락꼼지락 만진다.
더워지려는 느낌인데도 꼭 이불귀퉁이를 잡고있는 그가 괜히 긴장했다. 더 어색해지면 어쩌려그래 이해진..! 자책반 듣고싶은 마음반, 동글동글 눈을뜨고 대답을 기다리는 그가 돌아오지않는대답에 슬쩍옆을 본다. 예상치못한 류환의 진한 아이컨택에 숨을 들이마신다. 천천히 다가오는 그의손에 해진이 눈을꼭감았다. 이불을 그러쥔 얇은손을 끌어다 사이사이 깍지를 낀 그가
더묻지마 이런사이인것같으니까
꼭잡은 손을 가슴께에 올린다. 해진만큼이나 빠르게 뜀박질하고있는 심장이느껴진다. 순서가 좀 바뀌긴한것같지만...상관없어.
맞잡은손을 꼼질대던 해진의 숨소리가 고르다. 아직 뜨거운 자신의 손에 류환이 한숨을쉰다.
아새끼..나를 잠못들게 만들어놓구 혼자잠드는게 어디있네..?
삼일째 그손님은 코빼기도 보이지않는다. 카운터 밑 그자리를 지키는 새까만가방을 발로 툭툭건드려본다. 사장님은 내용물을 보면 어찌 처리하실까..하는 생각에 말씀드려볼까도 생각했지만 괜히 일이커질까봐 아무말하지 못했다. 중요한물건..같으니까 언젠간 알아서 찾아가겠지 생각하고 있을때쯤 딸랑 가게문에 달아놓은 작은종이 울린다.
"어서오세요...손님!"
낯익은정장에 그가 반가운듯 그를 불렀다. 싱긋 웃는사내가 익숙하게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계산을마치고 거스름돈을 건네던 해진이 잠시만요! 하고 카운터밑에서 가방을 꺼내올린다.
"이거 저번에 놔두고 가셨어요."
친절하게 웃는 해진의 가방을 보던 사내가 그거 제거아닙니다. 대답한다.
"네!? 아..그러세요..? 누구꺼지..."
입술을 비죽이며 다시가방을 살펴보는 해진의 귀에 가까이 몸을기울인 그가 낮게속삭였다.
"기억안나세요? 이거 해진씨 껀데."
놀란 해진이 귀를 가렸다. 네..? 하고 되묻기도 전에 테이크아웃으로 부탁해요. 선수를치는 그에 얼떨떨한 기분으로 뒤로돌아 원두를 내렸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착실히 테이크아웃잔에 커피를 채운후 플라스틱뚜껑을닫은 해진이 아메리카노를 건넨다.
"뜨거우니까 조심하세요."
주의를 잊지않은 그가 감사인사를건네고 나가는 사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가방을 만진다. 전에없던 메모를 발견한 그가 유심히 주소와 연락처를 바라보다 원두를 구입하고오는 길인 사장을보곤 가방을 카운터밑으로 내려 숨겼다.
"어!형!!"
Close팻말을 걸어놓은 문밖에 서있는 류환을 발견한 해진이 빗자루를 내려놓고 뛰어나가 한품에 안겼다. 머리를 헝클이는 류환의손길에 해진이 눈을접어웃었다. 덩달아 웃던류환을 끌어 가게안으로 들어와 테이블에 앉히곤 다시 빗자루를 든다.
"나 청소금방 끝나! 잠깐만!"
노래를 흥얼거리며 빠르게 가게를 청소해나가는 모습을 류환이 귀엽다는듯 바라보고있었다. 얼마전 해진의 상태메시지를 보고 낌새를 느꼈던지 연락을해온 해랑이 생각나 씨익 웃었다.
'너 이 간나새끼 요즘 너희둘한테 꽃바람이 부는거 맞디?'
'뭔소리야?'
'지금 발빼는 거네? 리해진이 하트보낼사람이 너밖에 더있디? 기억이 날아가도 네녀석꽁무니 쫓아다니는건 여전한 거이네? 날 순순히 서울로 올려보낼때부터 알아봤지. 네놈새끼 늑대새끼가 따로 없구만 동무'
'눈치만 빨라서는'
'뭐이네? 진짜네?!'
'…'
'끊지 말라 동무!'
매정하게 통화종료를 누른장면이 상기되어 자꾸만올라가는 입꼬리를 가린다. 지금생각해도 고소하단말이지
청소를 끝마친 해진이 가방을매고 마지막불을껐다. 열쇠를 주머니에 넣으려하다 스친손을 놓치지않고 찾아잡은 류환의 손에 해진이 흐흥 하고 웃었다.
마주보고 함께 웃는 그의 입술에 순식간에 입술도장을찍고 도망치기시작한 해진을 얼빠진표정으로 바라보다 덩달아 야밤에 술래잡기를 시작했다.
리해진, 이녀석은 구미호가 틀림없는 거이네 이제서야 꼬리를 드러낸 구미호!
핫한 화요일 열심히 썼던 글이 폭풍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