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밥바바바바라바밥♪
배가 고프니 밥먹으러가는 길에 노래가 절로 터져나온다.
태환아!
어!미란이 누나!
미란이누나가 어디론가 엄청난속도로 걸어가고있다. 마치 뛰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무슨 일이라도 있는건가?
내가 이상한눈으로 쳐다보자 누나가 발은 여전히 움직이며 나에게 우렁찬 목소리로 묻는다.
너 여기서뭐해!!!!!얼른 밥 먹으러가야지!!!!!너네 코치님이 오늘 삼겹살쏜대!!!!!!!!
뭐??????????삼겹살?????
오마이갓 신이시여. 삼겹살이라니!돼지의 연한 육질사이 부드럽게 끼여있는 쫀득한 지방층. 상추와 함께 입안에 집어넣으면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와 입천장을 감싸는 신의 부위!!!삼!겹!살!!!!
경기전엔 체중조절때문에 먹고싶은건 하나도 못먹고 죽어라 운동만 했던지라 그 영광의 이름을 듣는것만으로도 감동의 쓰나미가 좌심방 구석탱이에서부터 밀려온다.
아아...나의 삼겹살......이럴 때가 아니지!!!!!이미 누나는 코너를 돌아 보이지도 않는다.
누나!!!같이가요!!!!!!!!!!!!!!!!!!!!!!!!!!!!!!!!!!!!!!
지글지글지글-촤아아악!!치지지직......
눈앞은 혼몽하게 만드는 아련한 연기....나의 사랑스러운 겹살이들이 진액을 토해내며 맛나게 익어가고있다.
시끄러운 가게 안. 모두 운동선수들인지라 뱃심이 좋아서 이야기하는 목소리크기조차도 남다르다.
야!!!!!!!!!!그거 덜익었어!!!!!!
배고프단말이야아...
너 뱃속에 기생충키우고싶지 않으면 내려놔.
쳇...
아끼는 동생 성용이와 용대가 앞에서 고기 한 점가지고 투닥대고 있다. 쯧쯧 나처럼 기다림의 미덕을 알아야지.
태환아! 오늘수고했어 얼른 먹어-
역시 미란이누나. 내 앞에 잘익은 고기한점을 놔 준다. 유난히 상추쌈을 좋아하는 나를 위해 코치님이 주변식당을 다 털었는지 상추가 아주 바구니에 가득차다못해 흘러넘친다.
상추 두장에 고기하나, 그리고 쌈장. 역시 그리운 고국의 맛, 삼겹살이다.
형 오늘 경기되게 멋있었어요!!!보는데 손에서 땀이 장난이 아니었다니깐!!!
맞아!!!태환이형이랑 쑨양선수랑 같이 도는데 와...나 진짜 소리질렀잖아 어떻게 100분의 1초까지 똑같이 들어와?
형 덕분에 우리나라 메달 추가됐어.완전 애국자야 애국자.
훗 내가 좀 잘하긴 하지.
우우-알면 좀 겸손하라구요-야유가 터져나오지만 난 분위기에 이미 들떠있는지라 그런건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태환이 수고했어!한 잔 받아!
코치님이 잔을 건네온다. 술은 별로 않좋아하지만...뭐 오늘은 날이니까 괜찮겠지. 경기도 끝났고 말이야.
쪼로록-소리가 귀엽다.
캬아악~역시 겹살이는 쏘주랑 먹어야 한다니깐! 속이 아주 뻥 뚫린다. 기분이 둥둥 떠다닌다.
그 뒤로도 몇잔을 더 마신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속이 아프거나 취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끄억...잉.....배부르다......
야 저거봐 태환이 취했다.
술이 뱃속에서 꿀렁꿀렁....겹살이와 춤을 춰요오....
아직 술도 많은데....뭐 오늘 힘들었으니까 먼저 보내자. 용대야, 가서 좀 데려다 주고 와.
네에-
시이러어!!!!나 말-짱하다구 혼자갈래 히힝...
기분이 조오타.
근데 안취했는데 자꾸 취했대.. 나 쪼금바께 안마셨다구..
으어어어...여기 계단이 움직여어..여기 호그와트도 아닌뎅.....
이씨 왜 이렇게 세상이 출렁거리는거야!!!!!!!
어!!!!땅이 올라와!!!!!!!!
퍼석-
바닥의 딱딱한 감촉대신 닿아오는 운동복의 매끈한 질감. 심년감수했네....
누구지이...나 키 무지큰데..얼굴이 안보여..힝
Park!!!Are you okay?(박!!괜찮아??)
웅...Okay,Okay........
Did you drink?(술마셨어?)
고개를 한참드니 얼굴이 보인다. 쑨양...쑨이다..쑨...헷
Sun....쑨.....냥....히힛.......
Park....?
너느은......왜이렇게 키가 커어? 내 목이 아프자나아 그리구우.....왜 그러케 잘생겨써? 기분나빠.....
발음이 막 꼬인다. 씨잉........
멍한 얼굴로 날 보던 쑨양이 얼굴이 빨개지더니 내 손을 잡으며 묻는다.
Park, did you forget it? You promised me to come to my room.(박, 까먹은거야? 너 내 방에 오기로 약속했었잖아.)
으응....?아 맞다! 까먹을 뻔 했네...
까먹었다고하면 실망하겠지? 그런건 시르니까....
노!!노....아이 리멤버!! 렛츠고!!!!렛츠고우 투 유얼 루움-
헤헷....커다란 손을 잡아서 중국선수들의 숙소쪽으로 내가 먼저 그를 이끌었다. 두꺼비만치 큰 손이 생각보다 가늘어서 잡은 느낌이 좋다.
몇 발자국 앞서가다 비틀거리는 나를 쑨양이 잡아챘다. 이걸로 박태환, 두번째로 안기다가 되는건가? 내 가슴을 받친 손이 단단해서 그대로 안겨 자고픈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약속은 약속이니까!!!나는 정직한 남자니까 약속부터 지켜야지-
씩씩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Let's go!!!
이번엔 쑨이 내 손을 고쳐잡고 그래도 불안한지 내가 넘어지지 않도록 옆에서 함께 걸었다. 깍지 낀 손이 어색하긴 하지만.. 이상하게 그게 편했다.
바스락- 저녁 달빛에 젖은 잔디를 밟는소리와 부드럽게 귓가에 울리는 풀벌레 소리...........
근데....중국숙소 왜 이렇게 멀어?
------------------------------------------------------
흐흐-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자신감 만빵으로 충전상태로 2편 올립니다^^
선물을 많이 예상해주셨던데...과연 그 예상이 맞으려는진 다음편에 확인가능하실거에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