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길!!!!!!!!!!)
쾅!!!쨍그랑-
꺄악 거리는 날카로운 비명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파열음. 술병의 잔해들이 바닥에 나뒹군다. 이런 내모습을 보고도 좋다고 앵앵거리며 안겨드는 여자들.
(오빠아~왜이렇게 기분이 안좋아아-응?)
반쯤 벗고 천쪼가리만 걸친 여자들이 내 팔에 가슴을 문질러댄다. 천하다. 예전같으면 심심풀이로라도 잠자리를 했을테지만, 지금은 귀찮음과 불쌍함밖에 느겨지지 않는다.
(저리..가...)
(오빠아~놀자아~)
(저리가라고!!!!!!!!!!!!!!!!!!!!!!!!)
내가 소리를 지르자 룸의 여자들이 웅성거리며 빠져나간다.
하아......
그 옆의 술병을 따서 병째 입에데고 마신다.
벌써 사흘 째다. 화장실에 간다고 해놓고서 사라져버린 태환의 뒷모습이 아직까지 아른거린다. 그가 다른남자랑 있는것이 화가나, 일부러 다른 여자들에게 적당히 반응을 해줫었는데, 뭐 때문인지 화를내던 태환은 나에게 무척이나 원망스러운 눈빛을 보냇었다. 지금 속상한게 누군데.....
몇시간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것이 이상해서 밖으로 나가봤지만, 태환의자취는 어디에도 없었다. 밤새 미친듯이 베이징시내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결국 태환의 머리꼭지도 찾지못했다. 여기 중국대륙이 넓다는것이 원망스러웠던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발이 넓은 지인에게 전화해 제발 찾아달라고, 태환만 찾아주면 뭐든 하겠다고 사정사정을 했다. 그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서 꺽꺽 울며 전화를 했더니, 나보다 더 당황한 지인은 알았다며 날 진정시켜줬다.
그 뒤로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뭐, 마시기는 많이 마셧지만. 제정신으로 버틸수가 없었다. 혹시 전처럼 질나쁜놈들한테 걸려 몹쓸짓을 당하는건 아닌지, 이 위험한 중국대륙에 그가 홀로 돌아다닌다는 불안감에 그저 미칠것 같다.
마음같아선 내가 직접 돌아다니면서 이잡듯이 잡고싶지만, 공인이라는 사슬이 발이 묶인 나는 술집의 루에서 그를 그리며 취해있는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꿀꺽-꿀꺽-
벌써 반병이나 비워진 독한 위스키. 남을 술을 입에 털어넣으려 하자, 누군가 내 손을 잡는다.
(이제 좀 적당히 하지.)
(지인..........흑........흐어엉..)
(아씨, 이 울보....야야 좀 진정해...)
(태환 어떡해...나 없는데서 막 해코지당하면 어떡해...)
(내가 열심히 찾고 있으니까 좀 작작하자...도대체 이게 몇병이야?)
(무슨일 당한건 아니겠지..??태환..태환 데려와줘..)
(어이구...술집년들한테 파묻혀있었나..온 전신에 립스틱 자국...참내, 이 꼬라지보면 잇는정도 다 떨어지겠다. 야, 일어나)
(응...??흑..)
(응은 뭐가 응이야!!!!너 계속 이꼬라지로 울고만 잇을래? 한발이라도 더 움직여야지 찾지!!!얼른나와!!!)
내 술병을 뺏어들어 원샷해버리고는 내 멱살을 잡고 질질끈다. 나보다 키도 훨씬 작은데, 힘은 무슨 역도선수인지 내 지갑의 돈들을 마구잡이로 뽑아 카운터에 던진뒤, 밖으로 빠져나왔다.
(너 빨리 집에가서, 깨끗하게 씻고 인간꼬라지로 나와. 태우러갈게.)
(태환이 어딨는줄알아..??응???)
(몰라!!!!근데 네가 이렇게 있는거 답답해서 그러는거 아냐!!!!!좋은말로할때 내말듣고 얼른 기어나와!!!!!!)
(으..응..)
갑자기 폭풍처럼 들이닥친 지인 때문에 뭔지도 모르고 일단 샤워를 하긴 햇는데, 얘가 갑자기 이러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빵빵-
(야, 타.)
(야타족 유행지난거 아직도 모르냐?)
(아 헛소리하지말고 얼른!!!!!!!!)
윽..무서워서 찍소리도 못하고 다소곳하게 조수석 문을 열자, 거기는 자기 남자친구만 앉을 수 있는자리라며 앙칼지게 소리지르길래 뒷자석에 앉았다.
내가 앉자마자 곧바로 출발하는차.
(야 좀 천천히 가..사고나겠다.)
(조용히해!!!!내가 지금 누구때문에 이고생인데!!!!!)
아, 그러니까, 지금 무슨일이냐고!!!!!!..이렇게 따지고 싶지만, 그랬다간 정말 하내 맞을 분위기여서 패스.
하니야, 오늘은 영화보러가자-
하니 아니라니까!!!!!!
에이-그래도 환보다는 하니가 더 부르기도 쉽고 귀여운데다가 너랑 잘어울리는걸?
그의 집에서 지낸지도 이제 사흘째다. 그와 만난지도 사흘밖에 되지 않았는데, 서글서글한 그의 성격덕분인가, 마치 한 10년은 알고지낸것같은 느낌이 든다.
나 중국어 몰라서 영화못봐.
미국영화 보면 되지 뭐
재밌는거 있어?그건 모르겠다. 가보고 정하면 되지.
그럼 얼른 옷갈아입어. 가서 밥먹고 보자.
네네-
내가 무슨말을 해도 다 받아주는 유들유드람때문에 내가 리우를 더 편하게 느끼는것 같다. 봐, 지금도 내가 당장나가자고 이야기하니까 바로 옷갈아입고 나오는 저 착실한 모습.
오~멋좀 부렸는데?
공주님이랑하는 데이트는 항상 신경써야하는법.
.........조용히 하고 나가자.
이런 날 여자취급하는 멘트는 아직 적응되진 않지만.
아아- 뭔가 불길하다. 왠지모르겠는데 그냥 불길하다.
아까 파스타집에서 포크를 두번이나 떨어뜨리질 않나, 지나가던 자전거랑 부딪치질않나.
게다가 커피숍에 들어올때부터 게속 휴대폰을 메만지며 음흉하게 웃어대는 리우까지.
뭘그렇게 열심히봐. 혹시 기다리는 연락있어?
아니야~그냥, 좀 즐거워서.
퍽이나 즐겁겠다. 영화시간은 언제야?
이제 15분 남았네? 가서 팝콘이라도 사서 들어가있을까?
그러지뭐...근데 뭐가그렇게 즐거운거야?
글쎄....
리우가 저렇게 음흉하게 웃는건, 클럽에서 처음 봣을때 이후론 처음이다. 지금처럼, 꼭 눈꼬리가 초승달모양으로 휘어진것이....마치 앨리스의 채셔고양이같았다.
영화관 또한 복합 상가여서 상영관이 있는 3층까지 올라가려면 계단을 이용해야했다. 평일이지만 사람이 무척많아 이리저리 치이며 걸어가는데, 문득 무척 키가 큰사람이 거울에 비쳤다. 전이라면 혹시 쑨은 아닐까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중국의 다양한 신체사이즈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냥 한번 쳐다보고 말게 된다.
그 거울로 순간 리우와 눈이 마주쳤는데, 휘어지는 눈웃음에 내 팔에는 소름이 돋았다. 분명 멋진 웃음이었는데도 뭔가 꺼림찍한 기분.
비상구계단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리우는 나를 자기 팔안에 가두었다.
뭐..뭐하는짓이야!!!!
우리 하니공주님 눈가에 뭐가 묻어서~내가 털어주려고 그러는거지. 너무 겁먹지마.
뭐..뭔데?벌레야?
아니, 먼지. 이 오빠가 불어줄테니까 가만히 잇어-
자세가 마음에 안들긴 했지만 그래도 불어준달때 가만잇어야 했기에 눈을 감고 있었더니, 코앞에서 후훗-하는 웃음소리가 들린다.
그 순간,
퍼억-!!!!!!!!!!!!!!!!!!!!!!!!!!!!!!!!!!!!!!!!!!
눈을 감고있었음에도, 리우의 온기가 사라진것을 느낄 수 잇었다. 놀라서 눈을 뜨니, 리우의 차분한 머리는 온데간데 없고, 대신 그 앞엔......얼굴이 얼음장같이 굳어버린 쑨이 잇었다.
어..어.....ㅆ..쑨 네가 여기...
따라와.
저기..잠깐...
조용히해. 나 지금 많이 화났으니까.
내 손목을 움켜잡는 쑨. 손이 커서그런지, 성인남자의 손목도 한손에 잡혀버린다. 날끌고 성킁성킁 밖으로 나가버리는데, 쓰러져잇을 리우가 생각나 뒤를 돌아보니, 입가에 피를 질질 흘리면서도 웃으며 나보고 가라고 손짓을 한다.
꽤 가까운 곳이엇는지, 얼마 오지 않앗는데도, 벌써 그의 입앞이엇다. 오랜만에 보는 이 대문이 낯설기만하다.
들어가.
꽤 많이 참고있는듯한 목소리. 조금 무서워서 군말없이 집에 들어갔더니, 아무도 없는지, 무척 조용하다.
부엌에서 물을 꺼내 한병을 순식간에 비워버린 쑨은 날 붙잡고 소파에 않는다.
그리고, 진정하려는듯 두어번 심호흡을 하더니, 드디어 입을 뗀다.
어디, 잇었어.
..............
내생각은 안해?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전처럼 또 안좋은일 당햇을까봐, 베이징 시내를 다 돌아다녔다고!!!!아무것도 없으면서 그렇게 무작정 가버리면, 그러다 안좋은일당하면 어쩌려고그래!!!!!!
진심으로 걱정했는듯, 어느새 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있다.
난 네가 언제 나한테 연락이라도 줄까봐 하루에 1분이라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은적이 없었는데...넌..다른사람이랑 그렇게 태연하게...
그의 눈시울이 점점 붉어진다.
그가 불쌍하긴 했지만, 이어지는 책망을 게속 듣고있자니 나도 억울한게 많다. 날 좋아한다고 해놓고 여자랑 놀아난건 그쪽이 먼저 아닌가!!!!!!
그러느 너는 왜그런건데??
...응?
내 갑작스러운 반문에 놀란듯 눈을 크게 뜬다.
한번 나도 억울한걸 터뜨리니 쉴새없이 나온다.
나 좋아한다며!!!!!!!!그런데 먼저 여자끼고 논건 너잖아!!옷에도 립스틱 묻히고, 오빠오빠거리니까 좋던가보지?너 그렇게 가벼운남자야? 아니면 나 좋아한다는건 다 구라인거야?
알고...있었어?
그래!!다 알고 있었다!!!
난 너 좋아하는데, 넌 여자랑 놀아나니까 그 꼴이 뭐 보기좋다고 니 옆에 들러붙어있겠어!!너 인기도 많아서 예쁜여자 많겠네, 그냥 그렇게 있지 난 왜 찾는건데?
나....좋아해?
좋아해!!좋아했어!!!근데 이렇게 나 억지로 끌고오고, 사람 막패는거보니까, 너 좋아하는거 그만둬야될것도 같다.
와락-
갑자기 끌어당겨지는 몸에 균형을 잃고 앞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넘어지지 않았고 대신 단단하고도 따스한 체온이 볼 가에 느껴졌다.
좋아해....좋아해 태환.......
저리비켜!!!
싫어.....내가 얼마나 찾았는데...절대 못놔줘...!!
내 눈가에 떨어지는 쑨의 눈물. 고개를 들어보니, 그는 이미 눈물로 얼굴을 한강으로 만들고잇었다.
좋아해...이제 나 두고 어디가지마..정말......좋아해 태환...
질질짜며 하는 멋없는 고백이었지만, 그만큼 순수해서 더 와닿았던 간절함이 따스한 눈물과 함께 내 마음을 녹여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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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여러분ㅠㅠㅠㅠㅠㅠㅠㅠ제가 이번주에 몸이 좀 안좋아서 본의아니게 연재를 건너뛰게 되었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음부터는 이런일없게 컨디션조절 잘할게요ㅠㅠ걱정끼쳐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조만간에 암호닉정리를 한번해야될것같아요ㅎㅎ그럼 저는 이만 모의고사 공부를 해야되서...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