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1억
"여보세여...."
- 일어나요.
"어으,어응,어,,,"
- ㅋㅋㅋ 더 잘래요?
"…더 자면 출근 못 해요.."
- 같이 출근 하면 되지.
"…같이 갔다가.. 또 욕 먹을 일 이써여.."
- 그럼 얼른 일어나요.
"…네에."
- 얼른.
"…부장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잠이 더 오는데 어ㅉ.."
- 끊을게요.
"아니 부장님?"
부장님 모닝콜은 아침부터 참 달달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하루.. 아니구나.
오늘부터 계속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졸린데도 웃음이 나오는 걸 보니.. 후하후
"음흠흠흠.."
사무실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며 흥얼거리는데 내 옆에 앉은 지대리님이 팔짱을 낀 채로 나를 보다가 말한다.
"미쳤냐?"
"네? 하하.. 아니용?"
"아침부터 뭐가 좋다고 콧노래를."
"날씨 좋지 않아요?"
"비 오는데."
"전 비 오는 거 좋아하는데에."
"암튼, 시끄러워."
"네엡."
지대리님이 뭐라고 해도 그냥 기분이 좋은 걸 어쩌나.
아침부터 모닝콜 때려주는 부장님 때문에 난 죽을 뻔 했쟈냐~~ 아, 회사에선 마주치지도 못 했는데. 너무 너무 너무 아쉬운 거어어엇...
"에휴..."
부장님을 못 본 게 서러워서 한숨을 내쉬면 지대리님이 또 날 보고 말한다.
"조울증이냐?"
"…죄송합니다."
"나와."
"네?"
"율무차 마시게."
"율무차 안 마시잖아요."
"나 말고, 너."
"어??? 저 걱정 돼서 사주시는 ㄱ.."
"마시기 싫은가보네."
"아니요!?"
창욱과 사무실에서 나가는 은우를 본 보검은 신경이 쓰이는지 은우의 뒷모습을 보기만 한다.
옆에 앉은 직원이 말을 걸고 나서야 보검은 정신을 차리고 '네? 뭐라 하셨어요?'하고 웃어보인다.
복도에 나와 자판기 앞에 선 은우가 무슨 진짜 바보처럼 웃고만 있자, 창욱이 자판기에 돈을 넣으며 말한다.
"로또라도 맞았냐."
"네. 어떻게 아셨어요?"
"남자?"
"어..음.. 아니요???"
"이거 마시고 입 좀 닫아."
"넹."
"대답은."
팩스실에서 태평이 나오자, 은우가 반가움을 감추지 못 하고 엇..! 하고 손을 흔든다.
"……."
웃어주며 인사를 하다가도 바로 정색하는 태평과, 아직도 웃고있는 은우를 본 창욱은 멀뚱히 서서 계속 둘을 지켜본다.
창욱이 목례를 해도, 태평은 눈짓으로만 인사를 하고선 지나친다.
창욱은 콧방귀를 한 번 뀌고선 자신의 앞에 율무차를 들고 서있는 은우를 내려다보더니 곧 은우의 정수리에 딱밤을 때리고선 사무실로 먼저 들어간다.
은우는 아아- 하고 자신의 정수리 위에 손을 올려놓고선 창욱의 뒷모습을 보고 소리친다.
"왜 때려요!..."
대답도 않고 그냥 쏙- 하고 사무실에 들어가는 창욱을 보고 은우는 너무하다며 율무차 한모금 마셨다가 입천장 데이고나서야 정신을 차린다.
사무실 안에서 은우가 이대리 앞에 섰고, 이대리는 뭔 일이냐는 듯 궁금한 표정으로 은우를 올려다본다.
"시킬 거 없으세요!?"
너무 적극적인 표정으로 시킬 거 없냐는 은우의 말에 이대리는 당황해서는 말을 더듬으며 말한다.
"없..는데...?"
"아, 네엡...!"
왜 이렇게 애가 열정적이야?... 이대리의 표정과 그 옆에 여직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다 똑같았다.
놀라는 건 이대리와 여직원뿐이 아니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갑자기 은우에게 어깨동무를 하고선 빠르게 앞장서 걷는 정현에
보검과 창욱은 저 둘이 왜 저러나 싶어서 둘의 뒷모습을 보고만 있다.
"너 어제 무슨 일 있었는지 나한테 제대로 토킹해봐."
"어디까지 들었는데요?"
"네가 좋아하는 남자 있다고 했고, 갑자기 웬 지보다 키 큰 잘생긴 남자가 와서 널 데리고 갔대."
"흐흐흐."
"아니 혼자 상상하면서 좋아하지말고.. 나도 알려달라니까?"
"은우야 안녕, 김대리님 안녕하세요."
'아,네'하고 정말 건성 건성하게 대답을 하고서 여전히 은우에게 어깨동무를 하고 지나치자
보아가 당황한 듯 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도 이어서 지나가는 보검과 창욱에게 인사를 건넨다.
아니 뭐.. 인사 한 번 제대로 받아주는 적이 없어 김대리 저 사람은.. 진짜...
"그냥요... 부장님도 저 좋아한대요오오오..비밀 비밀!"
"와 진짜???? 어쩐지! 어제 개멋있었어. 내 친구 소개시켜줘서 나갔다고 했더니 부장님이 나 죽일 듯이 쳐다봤다니까?"
"허얼 진짜요오!?!?!?!"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 방방 뛰자, 창욱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고.
보검은 그 둘이 귀엽고 웃기기만 한지 웃어보인다.
그리고 한 편.. 빠르게 점심을 하부장과 먹고 온 태평은 저 멀리 친하게 그것도 아주 친~하게 어깨동무 하고 회사에서 나가는 은우와 정현을 보고선 굳어버린다.
"평부장 내 말 듣고 있는 거 맞아? 나 누구랑 얘기 하니?"
"……."
주먹을 꽉 쥐는 태평을 본 석진이 히익- 하고선 입을 틀어 막았고..
곧 태평의 시선을 따라 보자.. 이미 나가고 없는 은우와 정현에 석진은 혼잣말을 한다.
"어딜 보고 그렇게 화난 거야....?"
"아 진짜 저 하루라도 안 놀리면 입에 쥐라도 나요 ㅡ.ㅡ?"
"어떻게 입에 쥐나냐. 나 한 번만 안 나봤잖아?"
"하여튼간에 증말..."
정현이 오늘도 평소와 다를 거 없이, 은우가 젓가락질을 못 하는 걸 보고 놀리자.
은우는 재밌냐며 짜증 같지도 않은 짜증을 낸다.
"이거 안 먹으면 내 꺼~"
내 꺼라며 하나 남은 돈까스를 정현이 가져가려고 하자,은우가 아아아 안 돼요! 하며 장난으로 쳐내려다가 젓가락을 바닥에 떨궜고
정현은 민폐라며 혀를 쯧쯧 찬다. 그리고 보검이 바로 젓가락을 꺼내 은우에게 건네주면, 은우는 감사합니다아- 하고선 정현에게 메롱 한다.
"……."
밥을 다 먹고 옥상에 올라오자마자 은우는 태평에게 전화를 건다.
바로 전화를 받는 태평에 은우는 웃으며 말한다.
"전화 왜 이렇게 빨리 받으세요??"
- 핸드폰 보고 있었으니까?
"오오오.. 밥은 드셨어요??"
- 한참 전에 먹었죠. 은우씨는요.
"저도 방금!!.. 돈까스 먹고 왔어요 ㅎㅎㅎ"
- 맛있는 거 먹었네.
"회사에서 마주치기 더어어어럽게 힘드네요. 아까도 막 얘기 하고 싶었는데.
지대리님 있어서 말도 제대로 못 걸었어요... 이대리님은 평소에 그렇게 시키더니. 이번엔 시키는 거 하나도 없구요.
무슨 우리 사귀는 거 다 아는 것 처럼 말이에요. 이대리님은 약올리게 하는데 선수라니까요."
- 나는 회사에서 마주치기 싫은데.
"헐 왜요..!?"
- 모른 척 하기가 힘들어서? 대화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것 같고.
"아 뭐예요오오.... 진짜...."
사실은 조금 어색하다. 서로 좋아한다고 고백 하고나서.. 뭔가 전화 하면 낯간지럽다고 해야 되나??
갑자기 옥상 문이 열리고.. 익숙한 정현의 목소리가 들리자, 은우가 급히 말한다.
"엇.. 카톡할게요!"
- 아, 네.
"뭐냐? 없어져서 어디갔나 했더니 혼자 옥상에 있었냐?"
"엇..핳...하핳ㅎㅎ.ㅎ..."
인사팀에 직원분들 몇명도 포함해서 같이 들어오는 3인방에 은우는 여전히 어색하게 웃으며 정현을 반긴다.
"뭐 하고 있었어, 혼자?"
"어.. 엄마랑 통화를 좀 하느라구요!"
"아.. 그래? ㅎㅎ"
"넵!"
아직 다 마시지 않은 아이스티를 손에 쥐고 있는 은우에 정현은 은우에게 다가가 아이스티를 뺏어 마시며 말한다.
"내가 마신다."
"아, 왜요오! 김대리님 거는 어디다 두고요 ㅡ.ㅡ"
"다 마셨지이."
"왜 제 걸 뺏어먹어요 !?"
"야 내가 사줬는데 조금 남은 거 못 주냐?"
"박주임님이 사준 건데 왜 생색 내요 ㅡㅡ?"
"박주임 돈이 곧 내 돈이니꽈!"
"진짜 벼어어얼~"
"별????? 별 무슨 별~~! ^^ 쟁반같은 우리 은우 대가리이이~"
"별이 아니라 달이거든요? 개사도 어쩜 저렇게 해."
"아니 내가 모르고 불렀어? 아는데 그냥 부른 거잖아."
"모를 것 같았는데."
"너 나를 너무 바보로 본다. 나 공부 잘해."
"좋겠다. 공부 잘해서."
"와아 이은우!!"
"야... 저렇게 시끄러운데 지대리님은 어떻게 버텼대요?"
"잠깐만 지대리님 귀에 이거 뭐예요...?"
"귀...마개 같은데요...?"
"와 역시 지대리님. 애초에 고막 방어를 하셨어." <윤두준
"아니 그럼 우리 말 어떻게 알아 듣고 대답한 거지?"< 김우빈
"입모양으로?..."< 윤두준
"……."
무심하게 앉아서 핸드폰을 하는 창욱에 모두가 얼음처럼 얼어서는 지대리를 곁눈질로 바라본다.
곧 창욱과 눈이 마주친 두준은 곧 경기를 일으키며 다른 곳을 본다.
"하나 더 사줄게. 지금 갔다올까?"
"아니요오!!! 괜찮아요. 그냥... 두모금 정도 남았는데 김대리님한테 뺏긴 게 어이없어서 그랬어요 ㅡ.ㅡ
지대리님 거지인가봐요. 맨날 내 거 뺏어먹어..."
"그런가봐ㅋㅋㅋㅋㅋ"
"야 박보검 너까지 인정하면 어떡해??????????"< 김대리
6시 땡 치자마자 시계를 보며 초조한지 다리를 달달 떠는 은우에 창욱은 인상을 쓴 채로 고개를 젓는다.
5분이 지나서야 다들 퇴근을 하기 시작했고, 은우는 불안한 눈을 하고선 말한다.
"저는 약속이 있어요!"
"어쩌라고."
"그렇다구요..."
정현과 보검이 가자며 손짓을 하며 사무실에서 나가자, 은우는 창욱에게 전해달라고 한다.
창욱은 고갤 대충 끄덕이고선 사무실에서 나가고, 은우는 사무실에서 나가 손을 흔드는 정현에게 따라 손을 흔들어준다.
사람이 좀 빠지길 기다렸다.
30분이 더 지나서야 나는 부장님을 만날 수 있었다.
지하 주차장에서 만나자는 부장님의 말에 지하주차장에 오면 익숙한 차 앞에 서있는 부장님에 나도 모르게 우다다 달려간다.
그럼 부장님은 나를 안아주기라도 하려는지 두 팔을 벌렸고, 나는 갑자기 우뚝 멈춰서서 부장님을 바라본다.
"아, 안기는 건 안 될 것 같아요..누가 보면 어떡해요..."
"우리 만나요- 하면 되지."
"입장 곤란해졌다고 찰 땐 언제구요 ㅡ.ㅡ"
"ㅎㅎ."
"비도 오고 그러는데 저희 어디서 데이트 하죠.... 비 맞으면 감기도 걸릴 테고오...."
부장님 집에 갈 생각이었다. 그럼 부장님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사이도 더 가까워질 수 있으니까!
내가 말하자마자 눈치를 챘는지 부장님이 '집으로 가요' 하며 웃어보인다.
아, 그렇게 웃지 말라니까요 진짜... 나 심장 하나라서 멎으면 큰일 난단 말이에요.
"근데 부장님은 이 넓은 집에 혼자 지내면 안 무서워요?"
"뭐가 무서워요. 그냥 그런데."
"아아아... 그래요? 난 그렇던데... 지수도 오늘 안 들어온다고 해서 혼자 자야 되는데. 벌써부터 전 무서워여.."
"아, 오늘 혼자예요?"
"네에.."
부장님이 차려준 밥을 먹으면서 그냥 별 생각 없이 말한 거였는데. 부장님은 내게 능글 맞게 말한다.
"그럼 여기서 자요."
"네에!?!?!??!?!?!?!??!"
"그러려고 어필한 거 아니었나."
"아닌데요!! 진짠데........그냥 진짜...아닌데.."
"ㅋㅋㅋ."
"아직 저희는 사귄지 2일 밖에 안 됐구요........... 그런데 제가 막 벌써부터 외박을 하기엔 좀..."
"무슨 지금이 80년대예요?"
"……."
"1일에 키스도 한 사람이 갑자기 철벽은."
"아!! 그건! 부장님이 갑자기 하신 거구요!"
"나만 좋아서 한 거 아닌 걸로 아는데."
"…ㅡ.ㅡ"
"ㅋㅋㅋ얼른 먹어요."
얼른 먹으라며 밥 위에 반찬을 올려주기에 여전히 부장님을 째려보니, 부장님이 날 보고 계속 웃는다.
밥을 다 먹고선 설거지를 했다. 부장님은 괜찮은데.. 하면서도 설거지 하는 내가 신경쓰이는지 옆에 계속 붙어 있어주었다.
설거지를 다 하고 또 영화나 보자! 하고서 소파에 털썩 앉으니, 부장님이 내쪽으로 다가오더니 곧 나랑 가깝게 바짝 붙어 앉는 것이다.
"……!?"
항상 나랑 좀 거리 있게 앉았던 분이 갑자기 내 옆에 바짝 앉으니 나는 당연히 놀라고... 부장님은 왜요? 하고 나를 바라본다.
"너무 가깝게 앉으신 거 아니에요....?"
"일부러 가깝게 앉은 건데."
"…왜요?"
"왜요..라고 물으면 내가 뭐라 대답을 해야 되지."
"…부담스러워서."
"아니.. 남자친구 얼굴이 부담스러우면 어떡하지."
어이없는지 허.. 하고 기가찬 듯한 웃음을 보인 부장님이 곧 내 손을 잡았고, 나는 또 심장이 멎는다.
아니 키스도 한 사이에 손 잡는다고 왜 이렇게 떨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손 잡으면 부담 100배인가."
"아니요....아니이... 너무 잘생기셨으니까...."
"은우씨는 너무 예쁘니까. 퉁 치지 뭐."
"…치."
손을 잡은 상태로 영화를 고르다니. 내 25년 평생 연애 하면서 남친 집에 앉아서 손 잡고 영화를 고른 적이 있었던가.
계속 손을 잡고 있었더니 조금은 익숙해져서 숨 쉬는 게 조금은 편해졌다.
"근데 부장님은 저한테 왜 말 안 놔요? 말을 놓았다가~ 안 놓았다가~ 놓으셔도 되는데!"
"천천히 놓을게요."
"그래요! 저도 뭐 부장님이 왔다갔다 하면서 대해주시는 게 좋기는 해요! ㅎㅎㅎ. 좋아좋아.."
"좋아좋아~"
내 바보같은 말투를 따라하는 부장님이 이렇게 귀여울 수가...
"아, 그럼 저는 부장님 어떻게 불러줬음 좋겠어요??"
"글쎄.. 어떤 게 편할 것 같아요?"
"…오빠?"
"오빠 좋다."
"라고 하기엔..."
"??"
"아니이.. 부장님이라고 불러 온 것만 한달인데! 너무 익숙해서...오빠는 어색하고.. 좀 오글..거리기도 하구요.."
"이러다 아저씨라고 부르겠네."
"아저씨라고 불러도 돼요!?!?!?"
"미쳤어."
"아저씨도 좋은데.. 좀 그릉가? 그럼 삼촌!"
"허.."
"그냥 부장님이라고 부를래요..........."
뭐라고 부르고 싶은데. 딱히 없어서 너무 속상했다.
시무룩해져서는 한참 화면만 보는데 부장님이 내게 말한다.
"누구랑 제일 친해요?"
"네?"
"그 우리팀 직원들. 그 세명."
"아아아아 김대리님이랑 지대리님이랑 박주임님이요!?"
"응."
"으음.... 제일 친한 사람.... 고르자면... 김대리님? 김대리님이랑은 사적으로 연락도 하니까요??
가끔 서로 심심하면 전화도 하고, 카톡도 하거든요! 김대리님이랑 나이 차이가 좀 있어서.. 코드가 안 맞을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김대리님이 유치하고, 초딩같드라구요! 되게 잘 맞아요. 맨날 놀리긴 해도. 그리고 김대리님이 생긴 건 막 못 되게 생겨도!
되게 착해요! 막 저 챙겨주고요.. 그리고.. 맨날 돈 없엉~ 하는데 거지인 척 하는 부자같아요. 돈 없다면서 맨날 뭐 사준다?"
"잠깐만."
"네?"
"누가 칭찬 하래요? 내가 안 끼어들었으면 한 한시간 정도 더 칭찬했겠네."
"…근데 진짜 좋은 분이라서."
"…나머지 분들은?"
"아, 박주임님은 처~~음에 저 출근 했을 때. 도움 주신 착한 분이시고오~~ 그리고 지대리님은 못 되게 생겼는데 진짜 못 됐지만~ 츤데레? 같은.
아무튼 김대리님이 제일 친근한 사람입니다!"
"난 김대리 싫던데."
"헐 왜요!!!!!!!"
"그냥 재수없어."
"허어어어얼.... 아닌데에.. 우리 김대리님 부장님 팬이에요! 진짜...."
"……."
"잘생겼는데 인성도 좋아. 김정현 대리님."
뭔가 부장님이 삐진 것만 같아서 더 삐지게 하려고 이 말을 했더니, 부장님이 나를 보고 콧방귀를 뀐다.
그러고선 내 손을 놓는 부장님 덕분에 웃다가 숨 멎을 뻔... 하.
딱히 볼 것도 없어서 재밌다는 영화 하나 틀어놓고 부장님이랑 얘기나 하고 있는데.
부장님이랑 어제 키스 했던 걸 떠올렸다. 항상 나는 키스만 하면 어색하고, 키스를 잘 하지도 못 해서 좀 그랬는데.
어제 부장님의 키스는 완전 뭐랄까.. 으른...으른미가 뿜뿜 했달까.
괜히 힐끔 힐끔 부장님을 바라보는데 부장님은 생각보다 눈치가 빠르다.
"왜요."
"뭐요.."
"뭐요??"
"…뭐가요!"
"왜 자꾸 몰래 쳐다보지."
"…진짜 자도 돼요?"
"……?"
"진짜 부장님 집에서 자도 돼요?"
"그 때도 잘 잤으면서 뭘 그렇게 긴장하고 물어봐요?"
"아, 그 때는 저 혼자 잔 거잖아요! 아파서.."
"자요.진짜."
"…진짜?"
"진짜."
당황하지 않은 척 했다. 나만 혼자 연애 못 하는 거 티 내면!! 진짜 어리게 볼까봐.
"그럼! 편한 옷! 주세요!!"
"그래요. 근데 클 텐데."
"괜찮아요! 위에 옷만 주세요!"
"ㅋㅋㅋ알겠어요."
알겠다며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가는 부장님을 쫄레쫄레 따라갔다.
옷장을 열어 제일 무난한 흰 반팔티를 내게 건네주기에, 나는 오오.. 하고 옷을 받아낸다.
대뜸 그냥 부장님을 안고싶어서 발꿈치 들고 와락 안는데.. 와... 몸에 있는 근육들이 다 느껴져서 감탄을 해버린다.
나를 꼭 안아주는 부장님에 진짜 아무 말도 안 하고 계속 가만히 있는데. 부장님이 내게 말한다.
"너무 세게 안는 거 아닌가. 숨 막히는데."
모르겠다... 고갤 들어 부장님 입술에 짧게 뽀뽀를 하고 떨어지면, 부장님이 진짜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본다.
그럼 나는 오기가 생겨 부장님의 볼에 뽀뽀를 두 번이나 하고, 입술에 또 한 번 입을 맞춘다.
진짜 너무 반응이 없는 부장님에 충격 먹어서 당황스러운 표정을 하고 서있으면, 부장님이 갑자기 내 턱을 잡고 입을 맞추는 것이다.
너무 진해지는 키스에 나도 그냥 눈을 감았는데. 부장님이 나를 침대로 밀어 눕힌다.
"……."
설마 설마.. 내가 어제 집에 가자마자 그날이 끝나긴 했지만 이렇게 갑작스레..!? 놀람 반 설렘 반으로 입을 맞추는데.
갑자기 부장님이 입술을 떼더니 위에서 날 내려다본다. 그럼 나는 너무 민망하고 어색해서 입을 연다.
"역시 으른!!.....이라서 그런...가...."
"……."
"…허허."
"민망하지?"
"…에?"
"ㅋㅋㅋㅋ옷 갈아입고 나와요."
옷 갈아입고 나오라며 누워있는 나를 그대로 두고 웃으며 방에서 나가는 부장님에 나는 얼 타서 가만히 있다가
나도 모르게 나오는 딸꾹질에 입을 틀어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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