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남태현 빙의글] 남태평양으로 꺼져 01 + (남태현 시점)
오늘도 김남순과 함께 등교하기
위해 초인종을 눌렀음.
근데 아무리 눌러도 김남순이 안 나오는 거임.
초인종이 고장났나 봄.
뭐 어쩔 수 없지.
나는 목을 가다듬고 내 튼튼한 성대로
김남순을 크게 불렀음.
오늘도 김남순과 함께 등교하기
위해 초인종을 눌렀음.
근데 아무리 눌러도 김남순이 안 나오는 거임.
초인종이 고장났나 봄.
뭐 어쩔 수 없지.
나는 목을 가다듬고 내 튼튼한 성대로
김남순을 크게 불렀음.
"야야야야양랴랴랴랴ㅑㄹ야야ㅑㅑㅇ
김남순수수숫ㅅ순ㄴ 문열어어ㅓ어어어어
ㅓㅓ어어 추워어어어ㅓ어어러러럴
학교가자자자ㅏ자자자ㅓ라러ㅏ아"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열렸음.
와... 진짜 못생겼다. 어머 눈곱까지 꼈네?
아 더러워.
"왜 이렇게 일찍 왔어?"
"너가 늦게 일어났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
"응. 안 해봤는데? 에베베벱 아롤롤롤롤"
"아 시끄럽고, 얼른 교복이나 입어."
김남순은 아침부터 무슨 힘이 나는지
계속 깐족깐족 거렸음.
아오 저걸 진짜 한 대 칠수도 없고.
나는 집에서 가져온 토스트를 반으로 찢어
김남순 입에 구겨 넣었음.
음... 이제 좀 조용하네.
"으 지짜 크자나.(오물오물)"
"그럼 내가 잘라서 먹여줄까?ㅋㅋㅋㅋㅋ
알겠어. 내가 잘라 줄게."
와... 진짜 괴물같다.
토스트를 우걱우걱 씹어먹는
남순이는 정말 괴물 같았음. 어우.
나도 남잔데...
최소한 눈곱은 떼고 손님을
맞이해야 하는 게 정상아님?
나는 남자로 안 느껴지나?
물론 나도 김남순을 여자로 생각해 본 적 없음.
그냥 여동생, 내가 지켜줘야 하는 존재,
내 가족, 평생 친구.
뭐 이 정도임.
어릴 때 부터 엄마가
"너가 남순이 지켜줘야 해.
너는 힘 센 남자고 남순이는 연약한 여자니까.
누가 남순이 울리면 너가 혼내줘야 해. 알겠지?"
라고 밥 먹듯이 말했었음.
그래서 그런지 뭔가 내가 얘 오빠같고 막 그럼.
김남순은 왠만해선 울지 않는 상남자..
아니 여장부임.
쟤가 울 때는 진짜 힘들거나 아플 때 인데,
김남순이 울면 진짜 미쳐버릴 것 같음.
내가 뭐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음.
그래서 김남순 울린 애 막 때리고 그랬었는데,
울린 사람이 나면... 그건 진짜 미쳐버리는 거임.
아 말이 왜 여기로 샜지?
아무튼 아침부터 깐족깐족 거리는 김남순을 보니
왠지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음.
왜 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그런 마음이 들었음.
그래서 토스트 나머지 한 쪽을 내 입에 넣어서
자른 후 김남순 입에 다시 넣어줬음.
아 뿌듯해.
"이제 안 크지?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예상했던 대로임.
김남순 표정은 볼만 했음.
"아.. 어... 응."
남순이 표정을 보니 뭔가 뿌듯했음.
혼자 막 뿌듯해하고 있는데
이모의 외침이 들렸음.
"지금 7시 20분인데 안 나가?"
"헐... 학교 늦겠다..."
남순이와 나는 이모의 잘 다녀오라는
외침을 뒤로 하고 가방을 메고
버스 정류장으로 달려나갔음.
마침 학교로 가는 버스 한 대가 왔고,
우린 아슬아슬하게 탑승했음.
운이 정말 좋았음.
"아, 니가 병신짓해서 늦을 뻔 했잖아."
"내가 병신짓 한거랑
늦을 뻔 한거랑 무슨 상관인데."
"니 병신짓 때문에 미쳐 시간을
확인하지 못했잖아. 아 몰라. 말 걸지 마."
"응ㅇㅇ"
말 걸지 말라고 해서 진짜 말 안 걸었음.
말 걸지 말라고 했는 데 말 걸면
분명 화낼 게 뻔함.
아침부터 화내면 미간에 주름 잡히니까...
김남순의 피부 건강을 위해 말 안 걸었음.
진짜 피부 건강까지 생각해주는 친구는
나 밖에 없을꺼임.
와... 뭔가 착한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야.
뿌듯.
"거기 긴 생머리! 너 여기로 좀 와봐."
앞으로 먼저 걸어가는 김남순의 뒤를 따라
걷고 있는데, 선도인 박찬열이 김남순을 불렀음.
응?
치마 별로 안 짧은데?
내가 저번주에 늘려 놨는데?
"야, 모른 척 하지 말고 좋은 말로 할 때 여기로 와."
근데 남순이는 박찬열이 자길 부르는 걸
모르는 것 같음.
결국 박찬열이 남순이를 콕 찍어 잡아냈음.
이상하네. 걸릴게 없는 데?
"....나?"
"어. 너. 김남순."
"나 걸릴거 없는데...?"
"넥타이."
아.
넥타이.
"..... 차뇨라~ 헤헤헷..
오눌 한 번만 봐주면 안 될까아...?"
............
방금 저거 애교임?
??????????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김남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닼ㅋㅋㅋㅋㅋㅋ
"응, 안돼. 너 몇 반, 몇 번?"
박찬열은 김남순의 애교를 보자마자
안 된다고 했음.
찬열이의 표정을 보니 애교가 상황을
악화시키는 데 한 몫 했다는 확신이 들었음.
더럽긴 했지만
그래도 꽤 귀여웠는 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칼 같은 새끼. 좀 봐주지.
"와... 진짜 치사하다. 봐주지도 않냐?
와... 하... 나 이반 ㅇ... ..."
쟤 저번에 치마 짧다고 걸렸다가
이모한테 엄청 혼났었음.
이번에도 걸리면 또 혼날게 뻔함.
"야, 잠깐."
뭐 어쩔 수 없지.
나는 김남순에게 다가갔음. 썩을년.
"이반 칠번 남태현."
나는 내 넥타이를 풀어서 김남순 목에 걸어줬음.
"헐"
결국 김남순 대신에 내가 이름이 적혔음.
김남순은 미안했는지 반으로 올라가면서
내 팔에 매달려 종알종알 계속 말해댔음.
아 팔 아파. 얘 또 살쪘네.
"헐. 남태.. 이번거 좀 멋있었어.
멋있는 선배 코스프레로 날 설레게 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넌 성공한거야."
"아 뭐래. 좀 떨어져. 무거워."
"응."
쟤는 다이어트 안 하나?
W. 병2
반에 들어와서 시간을 보니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것 같았음. 아직 담임도 안 들어옴.
김남순과 나는 자리에 앉았음.
근데 김남순이 피곤한지 책상에 눕는거임.
아. 피곤한게 아니라 졸린거구나.
"남태... 담임 오면 깨워주라.. 아 졸려.."
"내 무릎 베고 자. 너 그렇게 자면
팔 절인다고 찡찡댈거잖아."
"아 징그럽게 무슨 무릎이야.
그냥 깨워만 ㅈ줘ㅓ... ..."
책상에 저렇게 누워서 자면 백퍼 팔 절인다고
찡찡댈게 뻔함.
그래서인지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무릎베게를 해준다고 했음.
김남순은 처음엔 저항하더니
눕자마자 잠잠해졌음.
"Aㅏ... 남태..
그럼 진짜 담임오면 깨워줘야 해..."
"아 알겠다고. 침이나 흘리지 마."
김남순은 이순신 장군이 유언을 남기고 쓰러지듯
담임이 오면 깨워달라는 말과 함께 골아 떨어졌음.
제발 침만 흘리지 마라.
그러나 곧 아밀라아제를 입에서 뿜어냈음.
W.병2
W.병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