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이 부쩍 말이 줄어듬. 원래라면 무대 뒤에서 대기하면서도 이런 저런 소감을 늘어놓았을텐데.
긴장때문인지 너징때문인지 눈치만 보면서 마이크만 만지작만지작.
그런 멤버들을 모르고 깊은 생각에 빠져버린 너징은 아차, 하며 무대에 오르기 직전에 애들을 한데 모음.
"데뷔무대, 즐김, 성공적!"
"와!!"
모두 손을 한데 모으고 화이팅을 외치면서 드디어 레드슈즈가 무대에 오름.
아직 실력 많이 부족한 신인이고 이 무대가 데뷔무대지만 립싱크? 그딴거업숨. 100% 레알 라이브 고고씽.
워낙 보컬은 멤버 모두 짱짱해서 회사도 걱정없이 시킴ㅋㅋㅋㅋㅋ
특히 너징의 목소리는 대중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목소리의 소유자임.
너징이 데뷔 며칠 전부터 이벤트성으로 혼자 사옥 근처 공원에서 버스킹공연을 했었는데,
엑소와 엮이면서 생성된 안티들이 너징들을 괴롭히겠다고 사옥에 찾아가 기다리고 있다가 너징 발견하고 팬이 되버렸다는건 유명한 일화임.
그래서 너징들을 욕하는 댓글사이에 간간히 쉴드치는 댓글들도 올라오는데 안좋은 댓글에 비해 워낙 적은 탓에 너징들은 그걸 확인못함.
무대에 올라서 마지막으로 위치 확인하고 mr 전주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플랜카드가 눈에 띔.
너징들을 응원하는 문구였음. 적지만 분명 너징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응원을 하고 있었음.
코끝이 찡한 느낌에 고개를 꾸벅 숙여 팬들을 향해 인사를 함. 다른 멤버들도 노래 중에 발견했는지 끝에는 모두 행복한 표정으로 마무리 함.
아까 했던 실수가 있어서 너징은 더욱 열심히 무대에서 춤을 추고 노래했음. 굉장히 격한 춤이었지만 노래에는 흔들림이 없음.
처음보는 신인에 쟈가운 눈으로 지켜보던 사람들은 생각보다 노래도 좋고 실력도 좋아 놀람.
사실 엑소를 기다리던 팬들은 노골적으로 무반응을 유지하며 너징들의 무대를 지켜봄. 엑소팬=레드슈즈안티 라는 건 타팬들사이에서도 꽤 유명했음.
하지만 이번 데뷔무대로 너징들을 보는 시선이 많이 바뀔 것 같음.
"후아.. 더 이상은..."
"너무 좋았어..."
"언니, 언니! 저쪽에 계시던 저희 팬들 봤어요?!"
무대 뒤로 내려오자마자 멤버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풀썩 주저앉음ㅋㅋㅋㅋㅋㅋ 너징만 벽을 짚고 겨우 버티고 서있음.
방금 전 무대의 여운이 아직 남은건지 모두 몽롱한 표정임.
그와중에 여전히 빛나는 눈으로 막내가 팬들을 봤냐고 물음. 덕분에 다른 멤버들도 잔뜩 신나서 시끌시끌.
금세 기운을 차린 아이들을 보고 너징은 엄마미소를 지음. 너징 멤버들 앞에서만큼은 손주보는 할매같음ㅋㅋㅋㅋㅋ
그런데 방송국이 이렇게 좁았던가?
"... 잠깐 얘기 좀 해."
또 엑소를 마주침. 이번엔 김종인임. 너징은 마치 얘네들이 작정하고 오는 것 같아 무서움ㅠㅠㅠㅠ
그도 그럴게 지금은 사실 마주쳤다기보다 김종인이 대놓고 레드슈즈 대기실 문 앞에서 너징을 기다리고 있었음.
멤버들이 너징을 걱정하며 쳐다보자 하는 수 없이 괜찮다며 안심을 시키고 김종인을 따라나섬.
"..."
"..."
이건 뭐하자는...;; 불러놓고 몇분째 한마디도 하지 않는 김종인.
이런 으슥한 곳은 어떻게 알았대? 김종인은 창고같은 어두침침한 곳에 끌고옴.
건장한 남자가 그에 비해 확연하게 외소한 여자를 이런데 데려오면 의심미가 느껴지겠지만, 안타깝게도 너징은 김종인을 아주 잘 알고있음.
김종인이 지금 무슨 말을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는 것도. 너징은 이마를 짚으며 먼저 물어봄.
"... 잘.. 지냈어?"
너징이 먼저 입을 열 줄은 몰랐는지 김종인은 당황하다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임.
그리고 또 다시 정적. 이놈의 정적타임 정말 지겹다, 지겨워... 오늘만 몇번째야..ㅠㅠㅠㅠ
그렇다고 이번에도 자기가 먼저 입을 열기엔 김종인이 끌고온 것 같지가 않기 때문에 너징은 시선을 살짝 내려 김종인의 발끝만 쳐다보고 있음.
"그러니까..."
"..."
"데뷔를.. 한거네.."
"...(움찔)"
드디어 김종인이 입을 열었지만 너징에게 말했다기보다 넋두리에 가까움.
너징이 고개를 들자 새까만 눈동자에 너징이 비춰짐. 순간 눈동자가 일렁거림. 덩달아 숨이 멈춤.
"포기한거.. 아니었어?"
흠칫. 어깨가 떨림. 손도 덜덜 떨리기 시작함. 들키지 않기 위해 한 손으로 다른 한 손을 꽉 쥠.
"약속했으면서..."
"..."
"우리랑 같이 데뷔하기로 했었잖아.. 근데 왜.. "
"... 미안해.."
"... 그런 말을 듣고 싶었던게 아닌데.."
잔뜩 상처받은 표정... 너징은 결국 고개를 돌리며 입술을 질끈 깨뭄. 더 이상 김종인의 얼굴을 볼 수가 없어서.
지금 무슨 말을 한들 다 변명같을 것 같아 우물쭈물 망설이고 있으면 김종인이 한숨을 쉬면서 머리를 거칠게 쓸어올림.
이제 곧 엑소가 무대에 오를 때가 다 되가서 일단 김종인은 그만 입을 다물고 너징에게서 돌아섬.
".. 이해해 줄 수 있어? 아니잖아."
대기실로 돌아가는 김종인의 뒷모습을 슬픈 눈으로 바라보다가 너징은 손을 꼭 쥐며 물음.
김종인이 걸음을 떼려다말고 다시 뒤를 힐끔 돌아보며 너징을 봄.
근데 아까와는 다르게 눈빛이 엄청 차가움. 아까는 조금 아련아련..하고 약간의 미련같은게 남은 눈이었다면, 지금은 냉랭하기 짝이 없음.
"..."
"다 말하면 믿어줄거냐고. 너희는 이미 나한테 믿음조차 없는데."
아아.. 김종인의 표정이 더욱 챠갑게 식어버림☆★
"방금전까지는 그래줄 수 있었어."
"..."
"근데 이제는 못할 것 같아."
"..."
"너야말로.. 우릴 믿긴 했어..?"
그게 무슨..!! 너징은 당연히 믿었다고 발끈하며 소리치려고 했지만, 왠일인지 이상하게 입이 떨어지지 않음.
김종인은 그런 너징에게서 더이상 미련없이 시선을 거두고 창고같은 곳을 나감.
혼자 남겨져 멍한 표정으로 서있던 너징은 그대로 주저 앉아 머리를 감싸고 끙.. 앓는 소릴 냄.
아무래도 너징 오해를 풀 좋은 기회를 날려버린 듯.. ㅠㅠㅠㅠ
대기실로 돌아온 너징. 돌아오자마자 멤버들이 아기새처럼 모여듬.
언니... 하고 쪼르르 몰려들더니 괜찮아요? 하면서 너징 몸을 이리저리 더듬으며 살핌.
멤버들에게 둘러싸여 쏟아지는 질문공세에 너징은 웃음을 터뜨림.
그러자 이번엔 웃음이 나오냐고 야단법석임ㅋㅋㅋㅋㅋㅋㅋ
"걱정 많이 했어? 내가 뭐 못 갈 때 끌려간 것도 아니구..."
"언니! 몰라서 물어요? 아까 카이선배님.. 표정 너무 무서웠다구요.ㅠㅠ"
"아니야.ㅋㅋ 종인이 생긴게 좀.. 무섭긴 해도 착한 애야.."
"종인이..?! 언니.. 사실 아까부터 묻고 싶었는데.."
"언니, 엑소선배님들이랑 알던 사이였어요..?"
멤버들이 조금은 부담스러운 표정으로 너징에게 시선고정. 그 시선들을 피하며 볼을 긁적이던 너징은 결국 작게 한숨을 쉬며 말해주기로 함.
이제 멤버들은 남이 아니라 너징의 제 2의 가족이니까 숨기는게 있어선 안된다고 판단한거임.
너징은 길게 숨을 뱉은 후, 굳은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봄.
"그동안 숨겨서 미안해..."
덩달아 동생들의 표정도 굳음.
"사실, 이 회사에 오기 전에..."
"...(꿀꺽)"x3
"난 sm 연습생이었어."
-
타임머신 준비완료.
몇몇의 코난독자님들이 보이는데.. 대단함. 스고이~ㅋㅋㅋ
암호닉
꾸꾸♥징징잉♥신촌♥거인발♥꽃잠♥큥큥♥밀키웨이♥겨울
사탕드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