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3일 그리고. 06
그 후로 약 일주일이 지나고 나은은 오랜만에 강준과의 저녁 약속을 잡았다.
당분간 아무 데도 가고 싶지 않았지만, 목살이 맛있는 집을 알아놨다며 가자고 가자고 조르는 강준에 하는 수 없이 알겠다며 약속을 잡은 나은이었다.
나은은 퇴근한 후 바로 고깃집으로 향했고 자신도 다 도착해간다는 강준의 말에 나은은 미리 가게로 들어와 자리를 잡아놓았다.
숟가락을 세팅하자 강준이 들어왔고 나은은 강준에게 주문을 맡기고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일어섰다.
화장실이 있는 복도로 향하는데 반대쪽에 있는 남자 화장실에서 동욱이 문을 열고 나왔다.
나은이 걸어가다 동욱을 발견하고 멈춰 서 있자 동욱도 걸어오다 나은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아 여기, 그 카페 근처였지 참....
서로 당황해서 잠시 눈을 맞추고 서 있다가 겨우 정신을 찾은 동욱이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나은도 그제야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밥 먹으러 왔나 봐요"
"네....동욱씨도요?"
"예, 회식이 있어서"
두 사람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동욱에게서 미세한 술 냄새가 났다.
나은은 술은 입에도 안 대던 저번의 동욱이 생각나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술...드셨어요?"
"....아,네. 조금"
"술 못 드신다더니"
".....잘 먹는 편이 아니긴 해요"
"그러시구나...."
나은이 '거짓말'이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리자 동욱이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 진짠데"
"뭐, 거짓말하실 수도 있죠"
"아니요. 거짓말 아닙니..."
"아니에요. 괜찮아요, 정말로. 이해해요!"
"아니...!"
"그럼"
나은은 그 말을 끝으로 인사를 하고 동욱을 지나쳤다.
동욱은 그런 나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자신이 왜 설명을 하고 있는지도 의아했다.
저번에도 그랬지만 동욱은 나은의 무지막지한 화법에 말리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은은 손을 씻으며 동욱을 생각하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 앉아 앞을 보는데 공교롭게도 동욱의 자리가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게 무슨 인연인가 싶은 생각이 든 나은은 동욱을 계속 쳐다봤고 팀원들과 술잔을 부딪치고 마시던 동욱은 그런 나은과 눈이 마주치고 당황해서 헛기침을 했다.
옆 사람이 챙겨준 휴지를 받아든 동욱은 입 주변을 닦으며 나은이 앉아있는 쪽을 다시 힐끗 쳐다봤다.
나은은 여전히 동욱을 쳐다보고 있었고 동욱은 애써 그 시선을 무시했다.
나은의 시선을 따라간 강준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뭐 보냐 너"
"그 남자야"
"어?"
"그때 카페에서 봤던 그 남자. 저기 있다고"
"뭐야 진짜?"
"사실 나 그 후에 카페 찾아가서 한 번 만났었거든"
"뭐? 그래서?!"
"같이 저녁 먹다가 나 혼자 술 먹고 뻗어서 저 남자 집에서 잤어"
"뭐!??!?!!??"
가게 사람 다 듣도록 소리를 지를 강준 덕분에 나은의 테이블 쪽으로 시선이 쏠렸고 나은은 고개를 숙이며 주위 사람들에게 사과했다.
그중에는 동욱의 테이블도 속해있었고 동욱은 강준이 저번에 카페에서 봤던 그 남자인 것을 알아차렸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니까 조용히 해...!"
"내가 생각한 게 뭔데"
"그냥 잠만 잤다고 필름 끊겨서"
"필름이 끊긴 동안 뭔 일이 있었는지 네가 어떻게 알아"
"난 저 남자 집에서 잤고 저분은 친구 집 가서 잤어. 아침에 나 혼자였다고"
"원래 역사는 밤에 새겨지는 거야"
"아이씨, 아니라고...!!"
"와, 근데 어쩌다 저녁을 먹었냐"
"몰라, 설명하기 귀찮아"
"아, 왜!!!"
"닥치고 고기나 먹자"
나은은 젓가락으로 고기를 집어 강준의 입안에 넣었고 강준은 답답한 표정으로 고기를 씹어 삼켰다.
나은은 1시간 내내 알려달라고 조르는 강준을 애써 무시하며 반병 째 비운 소주를 따랐다.
그때 동욱네 테이블이 일어나는 분위기였고 그 모습을 본 나은이 강준에게 오늘은 자기 먼저 간다며 계산하고 나중에 알려달라는 말을 끝으로 가방을 챙겨 동욱을 따라나섰다.
강준은 그런 나은을 차마 말리지 못하고 고개를 저으면서 테이블에 앉아 남은 고기를 구웠다.
동욱은 2차를 간다고 하는 팀원들과 집에 간다고 하는 팀원을 따로 챙겨 각자 택시를 태워 보내고 혼자 남아 빠진 사람이 없었는지 확인한 후 자신도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잡으러 도롯가로 갔다.
"저기요!"
그런 동욱을 한참 지켜보고 있었던 나은이 동욱이 혼자 남겨지자 그를 부르며 다가갔다.
뒤를 돌아 나은을 발견한 동욱이 당황해 눈을 깜빡거리며 쳐다보자 나은이 생긋 웃으며 동욱에 앞에 와서 섰다.
".....뭡니까?"
"되게 오래 걸리던데요?"
"........."
"듣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기다렸어요"
"......무슨 얘기요?"
"그날 일이요"
"그날 일이요?"
"생각해보니까 정리가 좀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 날 일이라면 걱정 안 해도 돼요"
"무슨 걱정이요?"
"아니....그러니까"
"서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고 어디라도 들어가죠"
".....나은씨도 술 어느 정도 마신 것 같은데 그만 들어가요"
"제 이름 기억하네요?"
"......"
"안 오면 제 마음대로 오해해도 되는 거죠?"
".....하...."
나은이 앞장서고 동욱은 하는 수 없이 나은을 따라갔다.
열어분~~~~~~
오늘 밤에 못 올 것 같아서
미리 왔어요~~~~~~~~~~~~~~~~~
드라마도 결방인데 이거라도 안 쉬어야지 암!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지그미]님
[동글이]님
[김밥]님
[여니]님
[루나링]님
[연두부]님
[공룡]님
맞지요?
제 글이 뭐라구 ㅠㅠ 이렇ㄱ게 좋아해주시는 여러분들 보면 저도 마음이 몽글몽글하답니당
힘내서 연재해볼게용
드라마 새로나온 회차 짤도 만들구...헤헤 주말버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