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짝사랑하던 남자가 사랑꾼이었다
by. 워커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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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걸 말해보라 하자 선생님은 예상치 못했던 걸 말했다.
"커플링 끼자"
"..에!?"
"싫어?"
"싫은건 아닌데..!! 너무 의외라서"
"뭐가 의외야?"
"쌤은 그런거 안할 줄 알았는데"
"한번도 안해봤어"
"응 거짓말ㅋ"
"응 사실 10번이나 해봄"
"ㅡㅡ"
"ㅋㅋㅋㅋㅋ장난이야. 진짜 한번도 안해봤어"
"근데 갑자기 왜요?"
"누가 너 잡아갈까봐"
"ㅋㅋㅋㅋㅋㅋ"
"진짠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가봐도 진짜로 하는 말 같아서 너무 하찮고 귀여움...
"아무도 안잡아가요"
"그건 모르는거야"
"제가 좋다고 쫓아갈까봐요?"
"그럴라고?ㅡㅡ"
"김태평보다 잘생겼으면 쫓아가야지"
"프로포즈를 이렇게 하네"
"?"
"??"
뻔뻔하게 말하며 나를 쳐다보는 선생님에게 억지웃음을 날려준다.
.
"우와...."
금은방에서 처음보는 금반지들에 넋을놓고 구경하자 선생님이 물어본다.
"어떤게 마음에 들어?"
"..아무거나..!"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제대로 골라"
"음... 그러면.... 이거..?"
화려하지않고 심플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디자인을 고르자 가게 사장님이 꺼내서 보여준다.
어차피 더 봐봤자 똑같을 것 같아 처음에 고른 디자인으로 정하고 손가락 사이즈를 재는데 마음이 괜히 간질간질하다.
"ㅎㅎ 기분이 이상해요"
"왜?"
"그냥 뭔가.. 커플링이라니.. 흫"
"ㅋㅋㅋㅋㅋㅋ"
"이제 막 내가 말 안해도 선생님 여자친구 있는 거 다 알거 아니에요!!!!"
"아~ 이제 여자들이 말 안걸겠네. 아쉽다"
"ㅡㅡ"
선생님을 째려보며 주먹으로 배를 때리자 '장난인데...'하며 울상을 짓는다.
"너도 이제 남자친구 있는거 사람들이 다 안다"
"저는 원래 남자들이 말 안걸거든요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비웃지마요"
"귀여워서 웃는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남자들한테 인기 많거든요!!!!!!!! 막 번호도 엄청 따이고!!!!!!!!! 쌤이 몰라서 그렇지!!!!!!!"
"그래쪄?"
"아!!!!!!!! 쌤이랑 말 안해. 말걸지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짜증나 진짜.."
기분좋게 반지 맞추러 갔다가 사이즈까지 다 재고서 주문서를 넣고, 툴툴거리며 매장을 빠져나온다.
.
"ㅋㅋㅋㅋㅋㅋㅋㅋ아직도 삐졌어?"
"ㅡㅡ"
카페에 앉아 계속 나를 보며 웃던 선생님이 갑자기 조용해져서 쳐다봤더니 핸드폰을 들고 날 찍고 있었다.
"아 왜 찍어요!!!!!!"
"여름이 삐진거 귀여워서"
"못생겼단 말이에요"
"예쁜데"
"아!!! 빨리 지워요..."
"싫어~ 여름이 예뻐"
"아 진짜ㅠㅠㅠㅠㅠ"
"ㅋㅋㅋㅋㅋ진짜 예뻐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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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하고 오늘은 좀 일찍 헤어지고 집에 들어와 침대에 누웠는데, 인스타 알림이 하나 온다.
인스타를 켜고 들어가보면... 미친..... 아까 카페에서 막 찍은 내 사진을 올리고 나를 태그한 선생님 계정이 보인다.
진짜 미쳤나...
[여자친구가 아깝다는 말 취소요 ♥]
나보다 한발빠른 해인오빠는 벌써 댓글을 남겼다ㅡㅡ 안그래도 마음에 안드는데, 거기에 거드는 오빠도 마음에 안들어 DM을 보낸다.
[오빠 왜 말 취소해요ㅡㅡ]
[아~ 들어오자마자 깜짝 놀랐잖아. 사진보고 ㅎㅎ]
[ㅋ.......]
[사진 귀여워ㅋㅋㅋㅋ]
[됐거든요]
[예뻐서 놀리는거지 ㅎㅎ]
[정해인 세젤못]
[이거 캡쳐해서 올리면 너 내 팬들한테 큰일난다?]
[정해인 세젤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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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
-아, 여보세요? 그 혹시 여름 씨 맞으세요?
"..누구세요?"
-저 대표님이랑 같이 일하는 박서준 이라고 하는데요! 대표님이 많이 취하셔서요.. 통화목록 제일 위에 있길래 전화 드렸어요!
"아.. 어딘지 알려주시면 제가 지금 그쪽으로 갈게요!"
-넵,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저도 잘 몰라서 ㅎㅎ
"네!"
문자를 받고,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은곳이라 택시를 불러 곧장 그리로 향한다.
....미친 박서준이 이 박서준이었어..?
"...여름..씨...?"
"아..네, 네!"
"안녕하세요.. ㅎㅎ 인사를 이렇게.. 하게 되네요.. ㅎㅎ"
어색한 인사를 나누며 테이블에 엎드린 선생님을 깨우자 겨우 몸을 일으켜 앉는다.
"그.. 대표님이 술을 많이 마셔서.. 어.. 좀 힘드실수도 있는데.. 제가 집을 몰라서.."
"아...."
"괜찮으시면.. 데려다 드릴게요! 어차피 대표님 혼자 못데리고 가실걸요.. 매니저형이 데리러 왔으니까 같이 가요"
나가서 차를 갖고 올테니 앞에 서있으라 말하고 박서준씨가 먼저 나갔다.
"쌤-"
"..여름이"
"쌤 일어날 수 있어요?"
"여름이가 어떻게 왔지?"
"...그건 나중에 얘기하구. 일어나요. 집에 가야지"
"그치"
'그치-'하며 일어날 생각은 전혀 없는 선생님이다.
"안갈거에요?"
"갈거야"
"그럼 일어나야죠"
"응"
내말에 자리에서 일어나던 선생님이 순간 비틀거려 내가 잡아주자 그대로 나한테 기대버린다.
키도 훨씬 큰 사람이 기대니까 '헉'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여름 보고싶었는데 어떻게 알구왔지"
"저는 다 알아요"
"그럼 지금 내가 무슨 생각하게"
"안궁금해요.. 빨리 나가요. 박서준씨가 기다린다 그랬어"
"박서준이? 아닌데.."
"뭐가 아닌데요 ㅋㅋㅋㅋㅋㅋ"
"..아니.. 아닌데"
"빨리 나가자니ㄲ"
내 말은 들은체도 안하고 그대로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춰온다. 순간 풍기는 술냄새에 얼굴을 찡그리고 선생님을 밀어내자 또 그대로 밀려난다.
"..엄청 취했네요"
"여름이 보고싶었어"
"나도. 나도 보고싶었어요. 그니까 빨리 나가요"
"사랑해"
"나도 사랑해요"
"내가 더 잘할게"
취해서 갑자기 사랑고백을 하는 선생님을 박서준씨의 도움을 받아 어찌저찌 집에까지 데려왔고 겨우 침대에 눕혔다.
잠깐 화장실에 갔다오니, 고새 일어나 침대에 앉아 있는 선생님이 보였다.
"빨리 옷벗고 누워서 자요.."
"옷벗어????????????"
"그럼 입고 자요?"
"너도 벗어~"
"하... 진짜 말이 안통하네"
"왜 나만 벗어..."
"...그냥 입고 자요.."
"나 여름이 엄청 좋아해"
"..."
"여름이 보고싶었는데 딱 있으니까 엄청 좋네. 사랑해"
원래도 표현을 많이 해주는 사람이지만, 술 취해서 앞뒤없이 표현해주니까 왠지 부끄럽고 낯간지러워 선생님을 억지로 침대에 눕히고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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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이라며 밥먹자고 나오라는 선생님의 전화에 대충 화장을 하고 후드티에 모자를 쓰고 나갔는데..
중요한 미팅 있다더니 차려입은 정장에 깔끔하게 깐 머리를 하고 있는 선생님이 서있다.
머리를 깐 모습은 처음보는데 진짜 순간적으로 너무 멋있어서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
"...나 이상해?"
"아뇨...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쌤 진짜 멋있어요, 오늘."
"ㅋㅋㅋ오늘만?"
"아니.. 원래 멋있는데 오늘은 진짜루..."
연예인 덕질하면 이런 기분인가?ㅠㅠㅠ 진짜 너무 잘생겨서 눈물 날 것 같다.
"ㅋㅋㅋㅋㅋ 여름이도 예뻐"
"아ㅠㅠㅠ나는 ㅠㅠㅠㅠ 진짜 대충입고ㅠㅠ 나왔는데ㅠㅠㅠㅠ"
"그래도 예뻐"
"ㅠㅠㅠㅠㅠㅠㅠ아니 이렇게 차려입었으면 ㅠㅠㅠㅠ 쫌 말해주지.."
"ㅋㅋㅋㅋㅋㅋㅋ 뭐 먹고싶어"
"쌤..."
"?????"
"??????????"
"나???????"
"??? 아니 그냥 부른건데요"
"아"
"...오늘 너무 멋있어서 내가 알던 김태평이 맞나~ 싶었는데 맞네요"
"ㅎㅎ"
"근데 이렇게 차려입고 변태같은 생각하니까 좀 봐줄만하네 ㅎㅎ"
차에 타서 뭐 먹으러갈지 고민하면서도 나는 계속 선생님 손을 붙잡고 만지작 거린다.
"배 안고파?"
"고픈데여..."
"근데 왜 손만 붙잡고 말을 안해 ㅋㅋㅋ"
"...아니! 쌤 손만 잡고 있어도 좋은데.."
"ㅋㅋㅋㅋㅋ오늘 엄청 마음에 들었나보네"
"진짜!! 쌤 진짜 잘생겼어요. 알아요?"
"알아 ㅎㅎ"
"그리구.. 정장 입으니까 진짜 섹시해요"
"ㅎㅎ"
"팔근육도 진짜 섹시하고!"
'다리도..!'하며 내가 일부러 허벅지 안쪽을 쓸자 선생님이 움찔한다.
"...밥 안먹을거야?"
"먹을건데요 ㅎㅎ"
"...."
"먹을건데! 좀 이따가 먹어도 될 것 같기도하구 ㅎㅎ"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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