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장막
05. 불꽃은 튀어오르고
: 장막(帳幕)
=어떤 사실이나 현상을 보이지 아니하게 가리는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한데에서 볕 또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둘러치는 막
WARNING
: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도, 예상되는 전개도 모두 잊을 것
: 지금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모두 '꿈(sweet dream, 혹은 nightmare)',
그리고 꿈에 관한 특별한 능력(Dream ability)를 가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보라색 기울어진 글은 석진의 일기장에서 발췌한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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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시점)
2020.01.11.
정국은 자신의 인기척과 함께 돌아본 여주를 향해 가볍게 목례를 했다.
여주는 가방에서 꺼내던 책을 잠시 손에 쥐고
적당히 반가워 하는 기색으로 그를 맞았다.
정국은 여주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와
가벼운 안부 인사를 물었다.
(정국의 대사가 짙게 표시됩니다.)
"잘 지내셨어요? 저는 책 좀 빌리러 왔는데."
마치 우연히라도 만난 기색으로
정국은 태연히 그녀와 대화를 나누었다.
"네. 저야 뭐! 혹시 무슨 책 찾으ㅅ.."
여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국은 손가락으로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을 가리켰다.
"그 책이요.
어제 왔더니, 이미 대출 되었다길래.
근데 여주 씨가 빌려가신 거였구나.."
자신에게 이렇게 무작정 다가온 작은 우연이
여주에게 다가가는 속도감을 높여주는 듯한 그 기분이
오묘하게 표정에 드러난 정국이었다.
여주 역시 다소 놀란 눈치였다.
"아, 그러게요.
저는 이제 필요없어져서요."
괜히 서로가 머쓱해 한 번씩 웃음을 주고받는 둘이었다.
약간은 어색한 미소가 오가는 분위기를 먼저 깬 것은 여주였다.
"그럼, 일단 이거 대출 해드릴게요.
잠시만요.."
여주는 자신의 자리로 후다닥 돌아가
먼저 자신의 도서 반납을 한 후
정국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국은 얼떨떨한 얼굴로
당황해 여주를 바라보았다.
"저, 정국씨 회원증... 주시겠어요?"
벙찐 얼굴의 정국이 황급히 주머니를 뒤졌다.
손을 내미는 여주의 모습에
허튼 생각을 한 뒤 깨어난 것이
괜시리 부끄러워 더욱 그의 손이 갈피를 못 잡고 휘적거렸다.
주머니에서 겨우 회원증을 찾아
그녀에게 넘겨주고,
민망함에 시선을 돌리려
도르륵. 눈동자를 굴렸을 때에는
자신을 잔뜩 의미심장한 얼굴로 바라보는
여주의 동료와 눈이 마주친다.
이미 뭔가를 꿰뚫어보고는
다 안다는 듯한 은근한 미소와 함께
자신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눈치챈 정국은
빨개지는 얼굴을 애써 숨기려 하며
고개를 휙 돌렸다.
그 때, 여주의 손이 다시금 정국에게로 향했다.
"정국씨, 여기요. 대출 되셨어요.
뭐, 더 필요한거 있으세요?"
책을 건네며 정국을 쳐다보는
또랑또랑한 여주의 눈빛에
정국은 약간의 머뭇거림과 함께
말을 꺼낸다.
"아, 저 잠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조심스러운 정국의 질문에
자신의 동료에게 양해를 구하는 눈빛을 보내는 여주.
고민할 새도 없이 흔쾌히 다녀오라는 여주의 동료에게
금방 돌아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여주와
동료에게 가볍게 목례 인사를 전하는 정국은
자료실에서 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다.
"사실은 저도 정국씨한테 드릴 말씀도 있었거든요.
그 책이요."
여주는 이제는 정국의 손에 들린 그 책을 가리키며 말한다.
"네?"
"그 책에 관해서도 그렇고,
제가 알게 된 사실들을 정국씨한테 좀 들려드리고 싶어서요."
"아.."
자꾸만 바보같은 감탄사만 내뱉는 자신의 모습에
속으로는 절로 자책하는 정국이었다.
"좀 긴 이야기라 지금 당장은 어렵구,
혹시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
정국씨 괜찮으실 때로.."
"그럼,
오늘 저녁 어떠세요?"
정국은 자신도 모르게
반쯤은 맘에 걸쳐있던 말을 내뱉었다.
당황한 눈치의 여주에
정국은 재빨리 말을 덧붙인다.
"아, 저는 오늘 저녁도 좋고, 아무 때나 괜찮다는 뜻이었어요!
여주 씨 편할 때 말해주시면..돼요.."
내뱉은 말이 끝으로 향할 수록
자신감이 없어져 여주의 눈치를 살피는 정국이었다.
'아, 너무 무례했나.'하는 후회가 정국의 마음 속에 밀려오려 할 때
"저도 오늘 저녁 괜찮아요!
저는 괜히 정국씨 너무 급하게 시간 내시는 건 아닌가 해서..."
정국의 눈치를 보며 말을 흐리는 여주였다.
"아, 전혀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럼 여주씨 퇴근 시간 맞춰서 제가 다시 여기로 올게요!
괜찮으시죠?"
"네. 좋아요!"
"그럼, 좀이따 봬요!"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뒤돌아 성큼, 걸음을 떼는 정국을
여주가 급하게 불러세운다.
"저, 저기 정국씨!"
정국은 여주의 부름에 휙, 하고 돌다 약간은 휘청인다.
"ㄴ,네??"
"저 정국씨 연락처가 없어요.
좀이따 혹시 엇갈리거나 그럴까봐요."
담백하게 할 말을 전하는 여주였다.
"아, 네."
정국은 다시 여주에게로 다가와
서로 번호를 맞바꾸고,
이내 다시 발걸음을 돌렸다.
도서관 현관을 지나치자
방금의 상황을 복기한 정국은
창피함이 몰려왔다.
어설픈 자신이 자꾸만 떠올랐다.
처벅, 처벅 거리던 정국의 발걸음이
얼굴에 창피한 기색이 올라오자
탁탁탁.. 가벼운 뜀걸음으로 바뀌었다.
괜시리 뒤통수를 한 번 쓰다듬으며
툭툭 뛰어서 도서관을 빠져나오는 정국이었다.
-
(여주의 시점)
번호를 교환하고 어설픈 인사와 함께 뒤돌아 나가는 정국을
몇 초간 바라본 여주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료실로 다시 향했다.
자료실에 들어섰을 때는
자신의 동료의 잔뜩 올라간 눈썹을 함께 따라 올라간 그 눈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상황을 설명하라는 듯이.
이미 어느 정도는 알만하다는 듯이.
여주의 동료는 그녀가 자리로 돌아와 앉기만을
조용히 눈으로 좇으며 기다렸다.
(여주의 대사가 짙게 표시됩니다.)
"여주, 어떻게 된거야~?"
"아이, 그런거 아니에요. 언니! 그냥 아는 분이에요~ 여차저차!"
여주는 손사래까지 더해가며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에이, 저 사람 딱 봐도 예사롭지 않은데?
나 그리고..."
동료의 가까이 오라는 손짓에
여주는 가까이 다가가 귀를 대었다.
"저 사람 어제도 봤어. 너 찾던데?"
잔뜩 기대감에 부푼 동료의 얼굴과는 다르게
"에이, 언니 그게 일이 있어서 그래요.
아까 책도 빌려가시는 거 봤잖아요. "
"그래도, 어제 분명 널 찾더란 말이지?
씁, 내가 보기엔 맞는데.."
마지막 말은 약간은 흘려들은 셈 치는 여주였다.
괜한 기대감을 꾹꾹 누르고 싶었다.
자꾸만 외면해도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 포근한 감정이
여주는 감당할 수 없는 범위였다.
석진이 주위 사람들을 위해 맞바꾼 것들이
점점 여주의 머리 속에서 윤곽이 잡혀갈 수록
자신에게 그런 감정은 사치임을 느꼈다.
게다가 자신이 큰 빚을 진 것과 마찬가지인
석진의 동생, 정국이라면.
그렇게 자신을 향해 밀려오는 감정을
조심하고 또 조심하려 했다.
골똘한 고민의 끝자락에 가벼운 알림음이 울렸다.
'여주씨, 좀이따 봐요!'
정국이 남긴 메세지였다.
-
(정국의 시점)
정국은 집으로 향해 책을 식탁에 내려두고
석진이 자신에게 남긴 차키를 집어들었다.
석진이 자신에게 남긴 후로 처음으로
그 모습을 보게 된 정국이었다.
석진의 향기와 흔적이 남아있을 그 차 문을 조심히 열었다.
운전석에 앉은 정국은 은근히 풍기는 석진의 잔향을 맡았다.
형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왜 그리도 갑작스럽게
홀로 먼 여행을 떠났을까.
아직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운 정국이었다.
운전석 의자를 자신에 맞게 조절하자
드르르르륵 소리와 함께
백미러에 달린 무언가가 흔들리는 게
정국의 시야에 들어왔다.
정국의 사진이 담긴 열쇠고리가 걸려있었다.
정국은 아직 달랑거리는 그것을 손으로 가만히 잡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정국의 중학교 졸업사진이
플라스틱 열쇠고리 안에 들어있었다.
"참내, 이 형은... 이걸 아직도 갖고 있었어.."
괜시리 눈시울이 뜨뜻해졌다.
정국은 다시 한 번 죄책감을 느꼈다.
자신이 석진의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
이상하게 그는 석진의 죽음이
무언가를 위한 희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직감이 들었다.
유언을 그렇게도 치밀하게 준비한 것도,
모든 재산을 자신에게 넘기기 위해
절차까지 대부분 마무리 해둔 것도.
무언가 피할 수 없는 운명을 직감하고
자신을 희생한 듯한 느낌을 많이 내비쳤다.
아마 그에 대한 해답이
석진이 꼭 읽어보라던 그 책에
담겨있으리라 짐작하는 정국이었다.
정국은 시간을 한 번 확인하고는
곧장 차를 출발시켰다.
석진이 자신에게 남긴 것들을
마저 정리하고, 법적인 절차를 거치기 위해
호석에게로 향하는 길이었다.
-
정국은 약간은 서투르게
주차를 마치고 호석의 사무실로 향했다.
호석은 반갑게 그를 맞으며 안부를 물었다.
(정국의 대사가 짙게 표시됩니다.)
"어, 정국이 왔구나.
잘 지냈어?
어디 아픈데는 없구?"
"네, 형. 형은요?"
"나야 뭐 똑같지!
매일 이혼 관련 서류만 들여다보고,
어쩔 때는 너 증여 자료 들여다 볼 때가
속이 트일 때도 있어."
푸념 섞인 대답과 웃음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호석은
바로 정국에게 의자를 내주며 앉으라 청한다.
호석은 정리해둔 서류를 꺼내 정국의 앞에 두었고,
여러 가지 문서들을 비교하며 정국에게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간단하게 서명을 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한 정국과 호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설 채비를 마쳤다.
외근이 있다며 거래처로 가야 한다며
버스를 타러 가는 호석에게
정국은 자신의 차를 타고 가라며
선뜻 제안한다.
호석은 감격에 젖은 얼굴로
정국과 함께 지하주차장으로 향했다.
"이야, 내가 정국이가 운전해주는 차를 다 타보네. "
"그러게요. 형님 언젠가는 태워드리겠다, 했지만
이렇게 빨리 올줄은 몰랐네요. 그날이."
허허 웃으며 기특하게 정국을 바라보는 호석이었다.
차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백미러에 달린 열쇠고리를 발견한 호석.
정국의 사진임을 알아채자
묘한 표정으로 열쇠고리를 응시하다가 고개를 돌린다.
그런 호석을 보고 희미한 미소와 함께 차에 시동을 거는 정국이었다.
차 내부가 석진의 빈자리로 가득 차는 순간이었다.
약간은 서툰 듯 해도
큰 문제없이 운전하는 정국을 보고
연신 기특해하며 감탄하던 호석은
문득 무엇인가 떠오른 듯한 표정으로
정국에게 물었다.
" 정국아, 형 오늘 여기만 들렸다 퇴근하는데.
좀이따 저녁이라도 한 끼 할래?"
정국은 난처한 기색을 띄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아, 형. 오늘 제가 약속이 있어서요."
"그, 여주 씨랑.. 먹기로 했어요. "
괜히 제 발에 저려 말을 덧붙이는 정국이었다.
놀란 눈으로 정국을 바라보던 호석은
이내 창가로 고개를 휙 돌려
짐짓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리려 애썼다.
그저 정국이 귀여워보였다.
그런 호석의 기분을 알리가 없는 정국은
미안한 마음에 자꾸만 해명했다.
"알고 보니까 제가 빌리려던 책을 여주 씨가 갖고 있더라구요.
게다가 여주 씨가 드릴 말씀도 있다고 하셔서..."
호석은 약간은 짖궂은 표정으로 정국에 답했다.
"누가 뭐래~?
나 아직 암말도 안했어~!
저녁 약속 있으면 있는거지,뭐.
다음엔 형이랑 한번 먹어주는 거 잊지 말고!"
"당연하죠!"
약간은 머쓱하게 웃는 정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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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석의 시점)
정국의 수줍은 태도에 생전 석진과 주고받았던 말들이 떠오른 호석은
다시금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그 꿈의 장막 주인 말이야. 꽤 괜찮은 사람 같아.
눈은 땡그래가지고, 보고 있음 우리 정국이 생각난다니까?
딱 우리 정국이 스타일인데.
어렸을 때부터 데려오는 여자친구 마다
그렇게 땡글땡글하게 생겼어.
이것도 인연 아닐까?'
주접이라도 떨듯 하루 종일 털어놓는 정국이에 대한 석진의 말들을
대충 대충 넘겼던 것이 떠오른 호석은
핏, 솟아오른 입꼬리에 반쯤 새어 나와버린 웃음을 흘렸다.
'그 때 보니 닮긴 닮았어 둘이. 잘 어울려.
하여간 보는 눈은 있어. 그 형이.'
속으로 석진의 지난 말들에 동의하는 호석이었다.
'에휴, 이 형이 이런 것까지 꿈에서 수작질 해놓은 거 아냐?'
죽기 전 몇 달간의 석진의 행적을 떠올리며
합리적인 의심이 피어오른 호석은
이내 고개를 쭉 들어올리며
작게 기지개를 켰다.
위로 향한 고개에 시선이 그리로 맞닿자,
창밖의 흐리다 못해 짖궂은 낯빛을 비추는 하늘을 바라보며
호석은 말을 꺼냈다.
"야, 이거 날씨가 곧 비라도 오겠는데?
하늘이 우중충한게.."
이에 정국은 조수석 앞 서랍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호석에게 넌지시 말한다.
"거기 열어보면 우산 있을거 같은데.
우리 형 꼭 차에 우산 두고 다니잖아요."
"아, 그랬었지.
근데 내가 써도 되냐, 정국아?
너는 어떻게 들어가려고.
게다가 석진이 형...껀데..."
뒷 말을 아끼며 눈치를 보는 호석에
괜찮다는듯 한 번 열어보라고 다시 턱끝을 들어 가리키는 정국이었다.
호석은 달칵, 소리와 함께 툭 서랍을 열었다.
아쉽게도 우산은 들어있지 않았고,
그 대신 하얀 색의 서류봉투가 담겨 있었다.
호석은 가만히 그 봉투를 집어들었다.
"정국아, 이거..."
호석은 봉투를 뒤집어 살폈고 좌측 상단에 적힌 글씨를 발견했다.
'아미회계법인'
생전 석진이 다니던 회사였다.
"...아무래도, 이건 네가 나중에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 다시 넣어둘게."
정국은 운전 중이라 시야를 정면에서 거두지 못하고
호석에게 물었다.
"뭔데요, 그게?"
"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석진이 회사 이름 적혀 있는거 보니까
서류 같은 건가봐.
집에 가져가서 한 번 확인해봐."
차 안에는 침묵이 감돌았다.
석진에 대해 가장 할 이야기가 많을 두 사람은
이상하게 석진에 관한 것만 떠올리면
더할 나위도 없이 말을 아꼈다.
두 사람 모두
아직은 그의 공백을 인정하기엔
너무 섣불렀고, 서툴렀다.
그냥 그렇게 침묵이 흐르도록 일관하는 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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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시점)
호석의 거래처 근처에 차를 멈춘 정국은
헛기침으로 정적을 깨며 호석에게 말을 건넸다.
"형, 그 봉투는 제가 확인하고 말씀드릴 거 있으면 말씀드릴게요.
조심히 가시고 꼭 우산 사요! 비 맞지 말고.
다음에 같이 밥 먹어요!"
턱, 하는 소리와 함께 차문이 닫히고 서류 가방으로 머리를 가린 채
정국에게 손인사를 건네는 호석이었다.
정국은 그런 그에게 손사래를 치며
얼른 가라는 입모양을 연신 보였다.
호석이 뛰어간느 방향을
한동안 눈으로 좇던 정국은
호석이 시야에서 점점 조그맣게,
그리고 이내 사라지자
차를 다시 몰아 그 곳을 빠져나왔다.
혼자 남은 차 내부의 공기는
착잡하게 가라앉았다.
눈은 정면을 향해 있어도,
자꾸만 마음은 조수석의 서랍에 향해 있었다.
정국은 머리가 복잡했다.
최대한 생각을 떨쳐내고,
조심히 운전에만 집중하려 했다.
집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댄 정국은
간단한 점심 거리를 사기 위해 장을 봐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이었다.
집에 들어가기 전 정국은 주차장으로 향해
자신의 마음에 이미 쿵, 내려앉았던
그 봉투를 차에서 꺼내들어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돌아온 정국은 장 봐온 재료들을 내려두고
화장실로 향해 가벼운 샤워를 했다.
머리가 푹 젖어 물이 뚝뚝 떨어져도
대충 목에 수건을 두르고 나와
점심을 준비했다.
석진이 자주 해주던 달걀 샌드위치.
다소 서투른 손길로 무심하게
정국은 샌드위치 두 덩어리를 완성했다.
접시 위에 보기 좋게
음식을 올려둔 정국은
덜컥, 냉장고를 열어 아까 사온 오렌지 주스도 꺼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유리컵에 따르고,
식탁에 내려놓고는
잠시 고민하더니 침실로 향했다.
아까 여주에게 넘겨받아
침대에 던져두었던 그 책.
'꿈의 장막'을 집어들었다.
가볍게 읽어내려갈 심산이었다.
고요가 한 시간쯤 내려앉았을 때일까?
탁. 정국은 주스 잔을 원샷하고 내려놨다.
그의 미간은 한껏 찌푸려져 있었다.
그가 손에 들고 있던 책의 내용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꿈'이라...
이 책이 말하는 대로라면,
이 세상에는 꿈에 관한 능력을 가진 자들이 있고,
그들은 예지몽을 꾸어 마음대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자들과,
현실이 담긴 꿈에 초대받는 자들이라는 것.
그저, 정국은 믿기지가 않았다.
놀라워서가 아니라,
그냥 눈 앞에 쉽게 그려지지가 않았다.
당최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맥락을 열심히 쫓아도, 끝내는 방황하는 그의 두 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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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시점)
여주는 근무 중 한가해진 오후 시간에
자신이 챙겨온 '꿈의 장막' 책을 펼쳤다.
책은 두 번째 장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이 할 말을 전하려는 분위기를 풍겼다.
사박, 그리고 또 사박.
한동안은 조용히 책 넘기는 소리만 들리도록.
여주는 책에 집중한 채 한참을 보냈다.
그 때, 여주의 핸드 폰이 미세한 진동에 의해 드르륵, 움직였다.
뒤집어 확인했을 때,
문자가 한 통 와 있었다.
'조만간 제 사무실 한 번 방문해주실 수 있을까요?
전해드릴 게 있어서요!'
호석에게 온 연락이었다.
여주는 알겠다며 언제가 좋을지 묻는 것을 끝으로
짧은 인삿말을 덧붙여 답장을 보냈다.
다시 여주의 시선은 책으로 향했다.
어느새 해는 자기 몫을 다하고 스스로를 거둬
오후도 다 가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해가 빨리 타오른 덕분인지,
5시를 조금 넘은 시각임에도
이미 밖은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그리고, 업무 틈틈히, 그렇게 꾸준히 책장을 넘기더니
여주는 어느 새 책의 두 번째 장을 거의 마무리해가고 있었다.
그녀가 첫 번째 장을 마쳤을 때와 달라진 점은,
그녀는 책에 담긴 놀라운 이야기들에
이미 잠식되어 있었다.
머릿속이 탁, 하고 모든 불씨를 잔뜩 피워냈다.
드디어 그간 석진의 행동에 대해,
석진과 자신이 행할 수 밖에 없었던 거래에 대해.
그 모든 것을 감싸낼 수 있게 되었다.
여주의 머릿 속은 혼란하였다.
틱,틱. 솟아오른 불티가 불꽃이 되어 자꾸만 튀어올랐다.
가만히 앉아 숨을 내쉬는 몸과 다르게
여주의 정신이 누구보다 바삐 움직였다.
짧은 소용돌이가 담긴 시간이 휘몰아치고,
이내 모든 것이 제자리로 향한 마냥
여주의 마음은 차분해졌다.
차곡차곡 머리 속이 정리되었다.
남은 일들을 마무리할 빈 공간 만을 남겨둔 채.
여주는 다시 할 일에 몰두했다.
자료실 마감 시간이 가까워져 모두가 짐을 챙겨 일어섰고,
여주 역시 일 마무리가 덜 되었다며
먼저 나가라는 동료의 말에 자료실에서 나섰다.
혹여나 정국이 기다릴까
주머니에 손을 넣고 빠른 걸음으로 계단으로 향하는 여주를
누군가가 불러세웠다.
정국이었다.
"자료실 앞에 있겠다고 문자 남겼는데
바쁘셔서 확인 못하셨구나.
엇갈릴 뻔했어요, 하마터면.
그쵸?"
정국은 괜히 쑥스러운듯
사람 좋은 웃음으로 코를 찡긋 거리며
여주를 바라보았다.
여주는 그제서야 자신의 휴대폰을 확인하고
정국을 다시 바라보았다.
"아, 그러네요. 제가 그냥 얼른 나올 생각에
주섬주섬 챙기기만 하느라.."
정국은 괜찮다며 손사래를 쳤고,
여주는 함께 계단을 터벅터벅 내려갔다.
정국의 차로 향하는 길에
둘은 가볍게 대화를 나눴다.
"여주씨, 혹시 드시고 싶은거 있으세요?
제가 이것저것 생각은 해봤는데,
그래두 일단 여주씨 드시고 싶은 거 있으면
그게 더 좋을거 같아서요."
여주는 추운 날씨에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어깨를 조금은 움츠린채로 걷고 있다가,
정국의 물음에 시선이 잠깐 하늘로 향하였다.
"음...
정국씨 혹시 초밥 좋아하세요? "
정국이 화사하게 웃으며 답했다.
"네, 너무 좋아해요."
여주는 해맑게 웃으며 대답하는 정국과
두 눈이 마주쳤다.
갑자기 얼굴 주위로 따뜻한 기운이 확 올라왔다.
여주는 자신도 모르게 헤- 웃으려다가
조금은 표정을 거두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우리 초밥 먹어요!"
둘 사이로 잠깐,
아주 잠깐 사르르르. 봄기운이 감돌았다.
자신이 잘 아는 초밥집이 있다는 말과 함께
정국이 문을 열어주자 어색하게 꾸벅,
감사를 표하고는 차에 올랐다.
어색한 기운은 영 가시지 않는지
여주의 행동이 계속 어수선했다.
철컥. 안전벨트를 맨 여주는
괜히 자신의 무릎을 쓰담거렸다.
정국의 손이 가볍게 시동을 걸고 차는 출발했다.
여주는 백미러 조금 아래에서 달랑달랑,
흔들리는 무언가를 언뜻 휙 돌려보더니
이내 다시 정면을 향했다.
단지 가끔.
힐끔힐끔 정국의 운전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는 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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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시점)
정국은 이런 여주의 요동치는 눈길을
아는지 모르는지,
온 신경을 운전에 몰두하고 있었다.
자신이 너무 오랜만에 차를 몰아
괜히 여주씨를 다치게 하지는 않을까.
잔뜩 감각이 곤두서 있었다.
정국은 식당 근처에 다가오자
여기저기 두리번 거리는 여주에
조심스럽게 물었다.
"여주씨, 혹시 뭐 불편한거 있어요?"
"아, 아니요! 여기 와본 적 있어서요.
정국씨도 아는 집이었구나."
"네, 전에 형한테 취업턱 냈었거든요.
그 때 한 번 왔었는데.
계속 생각나더라구요. "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형의 이야기를 하는 정국에
여주 역시 웃으며 대답했다.
"엇, 저도 석진씨랑 와봤었는데!
단골집인가봐요.
저도 그 때 먹고
너무 좋아서 기억에 남았었어요."
정국과 여주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로 향했다.
간단한 설명과 함께 드르륵, 여주와 정국이 들어온 문을 닫으며 직원이 나간 후,
왠지 정직한 침묵이 자리했다.
정국은 메뉴판을 펼쳐 여주에게 향하게 돌리고,
자신도 조금 고개를 내밀어
함께 메뉴를 골랐다.
직원을 불러 고른 메뉴를 주문한 둘은
그제서야 서로를 바라보며
아주 미약하게 웃었다.
둘 다 속으로는
이미 헤실헤실- 방긋거리고 있었지만,
꾹 참아내고 아주 조금만 입꼬리를 올려 마주봤다.
오직 둘만 눈치채지 못하는 설레임이
이미 방 안을 묵묵히 채워나갔다.
-
(여주의 시점)
"그런데요, 여주 씨.
아까 하시고 싶으시다던 말씀은 뭐에요?"
눈을 땡그랗게 뜨고는 질문하는 정국에
여주의 표정 역시 그를 닮아갔다.
"아..."
탄식이 섞인 소리를 내뱉으며,
조금은 표정이 굳어가는 여주였다.
몽글몽글하던 공기가
갑자기 착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이상하게 정국만 보면
무슨 눈이라도 돌아버리는지
자꾸만 현실감각은 아득해지고
실없는 웃음만 나오는 여주였다.
갑자기 조금은 그늘진 여주의 얼굴에
정국은 안절부절 못하였다.
"여주씨, 지금 하기 싫으시면 안하셔도 돼요.
천천히 해주셔도 되는데..."
슬그머니 눈을 내리까는 정국의 행동에
급히 부정한 여주는
말을 덧붙였다.
"아니에요, 정국씨.
사실은 제가 아까 정국 씨랑 저녁 약속 잡고 나서
더 알게된 사실이 있거든요. "
"근데, 아무래도 그 부분까지 다 말하려면
제 집에 있는 석진 씨가 주신 것들을
함께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요."
아무래도 아직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모르는 듯한 정국에게
이 모든 사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석진의 편지와 다이어리가 꼭 필요했다.
그리고, 정작 여주 스스로도
석진과 자신의 거래가 있었던 날의 일기는 아직 보지 못한 상태였다.
일단 이 정도만 전하고, 오늘 가서 확실히 알아보자.
마음을 먹은 여주는 정국의 반응을 살폈다.
정국은 미간을 약간 찌푸리며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수긍했다.
"그렇네요.
오늘은 저녁 먹고 나면
얘기 전부 나누기엔...
좀 무리가 있겠네요."
대답을 하려던 찰나,
똑똑. 드르륵. 닫혀 있던 문이 열렸다.
주문한 메뉴를 가져다 준 직원은
간단하게 팁을 알려준 후
치널한 말투로 더 필요한 것이 없는지 물었다.
동시에 손사래를 친 여주와 정국은
서로 눈빛을 마주하며 창피함을 참아냈다.
직원은 가벼운 목례와 함께 문을 닫고 나갔고,
다시 정국과 여주가
음식을 사이에 둔 채 단둘이 남았다.
"일단... 먹을까요?"
어색함, 그리고 민망함에
너나할 것 없이 둘은 젓가락을 집어들었다.
한참을 음식을 음미하다가,
여주는 문득 정국에게 물음표 달린 훅을 날렸다.
"그럼, 정국 씨 혹시 내일 시간 되세요?"
정국은 놀란 눈으로 씹고 있던 음식을 꿀-떡 삼켰다.
"아, 내일요?"
이에 여주가 말을 덧붙일 새도 없이
"좋아요. 내일 시간 돼요."
"그럼 내일 만나서 얘기 나눠요.
오늘 집 가서 다 정리해둘게요."
"좋아요.
여주 씨, 근데.."
정국은 한참 망설이는 눈치로
여주에게 한 방을 날렸다.
"우리 말 놓을까요?
저는 여주 씨가 좀 더 편하게 말해주셨음 하는데. "
미묘한 웃음으로 여주의 대답을 기다리는 정국이었다.
여주는 당황한 기색을 숨길 새도 없이 말을 더듬었다.
"아,아. 저는 ...음 ... 그래요.. 그럼...!"
"그래. 여주야."
자신이 날린 한 방이 제대로 여주에게 먹어들자 씨익- 웃는 정국이었다.
그 새 여주의 얼굴에는 또 틱,틱 불티가 튀었다.
요란한 정신과 요란한 마음 주위를 끊임없이 맴도는 석진.
그것을 숨길 수 없이 여지없이 드러내게 하는 정국.
정말 골때리는 형제가 다있다고 곱씹는 여주였다.
-
어찌 되었든, 맛집은 맛집이었다.
부끄러운 와중에도 음식은 꿀떡꿀떡 잘만 넘어갔다.
여러번 서로 말리기를 거듭해
결국 계산은 정국의 몫으로 하였다.
내일 만나면, 꼭 자신이 사겠다며
총총한 눈빛으로 정국을 올려다보며 경고하는 여주였다.
"알았어, 내일은 너가 해. 여주야."
말 끝이 짧아진 만큼 두 사람 사이의 거리도 그러하였다.
정국의 카드를 받아든 직원은
두 사람 사이를 휘감고 있는 혼란한 사정들은
꿈에도 모른 채
잘 어울리는 한 쌍이네. 생각하였다.
정국은 잘-먹었다며 배를 통통 두드리며
우스꽝스럽게 걸었다.
여주는 그를 보며 허탈하게 웃었고,
잘 먹었다는 감사인사 역시 빼놓지 않았다.
서로 쭈뼛쭈뼛 들어오던 때에 비해
퍽 많은 발전이 있어보이는 퇴장이었다.
정국의 차에 다시 올라탄 둘은
집으로 향하는 길에도
가늘고 길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미 한참 전에 어두워진 길거리엔
가로등의 주황 불빛이 눈가에 사르르 번졌다.
눈을 조금씩 찌르는 그 주홍빛이
차 안의 도란도란한 정국과 여주의 사이를
헤엄치는 공기의 온도와 닮아 있었다.
여전히 백미러에 걸린 그것은 달랑거렸다.
기분 탓인가,
왠지 그 움직임은 경쾌해보이기까지 했다.
-
(정국의 시점)
정국은 어느새 집 앞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여주와 함께 차에서 내렸다.
같은 동에 사는 여주와 함께 아파트 안으로 걸음을 향했다.
즐거운 웃음을 가득 안은 여주를 보며,
괜시리 자신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삐죽삐죽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쥐어잡고 내리며
여주와 인사를 나눴다.
"여주야. 오늘 즐거웠어. 내일 몇시 쯤 볼지는 집가서 연락할게."
"그래. 정국아. 조심히 들어가!"
말을 마치자 행여나 정국이 계속 서있을까
탁탁탁, 빠르게 계단을 올라가는 여주였다.
정국은 사라진 여주의 뒷모습에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느릿느릿 집 앞에 도착해 현관으로 들어선 정국은
신발을 벗고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봉투가 있는 곳을 내려다 보았다.
복잡한 마음에 괜시리 얼굴만 연신 쓸었다.
꺼진 불을 켜고
봉투를 이리저리 뒤집어 살폈다.
그저 석진의 직장이었던 '아미회계법인'이라고만 적혀있었다.
정국은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봉투를 뜯었다.
얇게 풀칠이 되어 있었던건지
봉투는 깔끔하게 뜯어졌고,
그 안을 확인했을 때엔
석진이 자신에게 남긴 편지와,
서류 한 장이 들어 있었다.
'기부금 명세서'
정국은 눈물도 눈가에서 턱 막혀버렸다.
그저 자세히 그 서류를 들여다보았다.
기부자: 전정국
기부금: 10,000,000원
수혜자: 아미보육원
정국은 고개를 떨구었다.
이미 뚝뚝 떨어지고 있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없이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사랑하는 정국이에게.
정국아. 형이 끔찍하게도 아끼는 우리 정국아.
많은 걸 너에게 주고 떠난다고 생각했는데.
호석이랑 서류를 정리하다보니
막상 너에게 남기는 것도 없는 기분이 들더라.
그래서, 이것만큼은 따로 준비해서
너에게 직접 주고 싶었어.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원래는 우리 같이 기부하자고 약속했는데.
앞으로 네가 해낼 몫은 너무 많이 남아 있는데,
형은 조만간 내 몫이 끝날 것 같아서
욕심 좀 부려서 약속 깨버렸어.
미안해.
그치만, 형 이해해줄거지?
명세서 작성하는데,
오랜만에 네 이름 석 자 성까지 제대로 붙여보는거 같아서
기분이 이상하더라.
기어코 호적에 올리자니까.
형 말은 하여간
중요한 순간에는 죽어도 안듣지?
그래봤자, 넌 나한테 영원한 내 김씨 동생이야.
네가 부모님, 그리고 나한테 혹여나 나중에라도 해가 될까봐
호적에는 올라가고싶지 않다고 했을 때,
엄마랑 아빠, 그리고 나 솔직히
조금 많이 서운하기도 했어.
정국이 너는 우리 네 가족의 든든한 활력소잖아.
그리고, 어떨 때 보면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도 안드리는 나보다
더 자주 연락드렸던 너가
더 효자 노릇한것 같기도 하고.
너같이 듬직하고 잘난 아들래미가 어디 또 있겠어.
부모님도 아마 하늘에서 하루종일 너 보며 웃느라
입꼬리가 다 마비되셨을거야.
아쉽게도, 그리고 정말 미안하게도.
형님도 너를 먼 발치에서 지켜보는 걸로 만족하려구.
더 곁을 지켜줬어야 하는데.
너무 미안하고 또 고마워. 정국아. '
아,참. 그리고
내가 먼저 만나보니까
여주씨 되게 괜찮은 사람이더라.
너랑 잘 어울리는 사람인거 같기도 하고. ㅎㅎ
그러니까, 어떤 사연이던간에
여주씨 너무 미워하지 마.
너에게 정말 큰 선물같은 존재가 될 거라고 난 믿어.
여주 씨가 워낙 착해서
모든걸 너에게 미안해할지도 모르지만,
그냥. 용서하고 말고, 그럴 필요도 없어.
정국이, 네게 정말 축복과도 같은 인연이
머물러주는 것.
그 자체로 감사하게 될거야.
내가 아는 정국이는 그런 아이니까. 그치?
다시 한 번 약속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정국아.
항상 진심을 다해서 너에게
고맙고 사랑해. 미안해.
형은 언제나 네 편이야.
-석진이 형이-
그 날, 정국에게는 두 장의 종이와 눈물에 젖은 시간이 한동안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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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름(?) 오랜만이네요! ㅎㅎ
다들 재밌게 보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ㅠㅠㅠ
항상 부족함이 보이는 제 글...ㅠㅠㅠ
오늘은 특별히 사진도 같이 첨부했는데... ㅎㅎ
두 번은 못할 거 같아요...
용량 때문인지 뭐시기가 문제인지...
임시저장을
강박처럼 눌러서 망정이지...
몇 번 날릴 위기가 있었습니다.
제 노트북이 문제인걸까요... ㅎㅎ..
이상 눈물겨운 후기였습니다...
다음 편은 아마 정국의 과거 이야기가 담긴 외전이 될 거 같아요!
아마 한 편으로 설명 가능한 내용이 될 듯해요!
아, 참 그리고 여쭤보고 싶은게 있는데
호옥시 제 글을 봐주시는 모든 너무나도 감사한 분들
한 편의 분량이 너무 긴 것 같나요?
조금 더 짤막하게 여러번 올릴까 고민도 되는데
어찌하는 것이 좋을지 싶기도 하구요 ㅠㅠ
좋은 고견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물론 댓글은 언제나 환영이구요 ㅎㅎ...
아, 사담이 길어지는데
혹시 이 글이 완결되고 나면 텍스트 파일로 남기고
모든 글을 블로그나 다른 공간으로 옮길까 해요.
일단은 제가 여쭙고 싶은건 텍스트 파일!
아마 만든다면 석진의 일기만 모아둔 텍스트 파일과 글 전체의 이야기가 담긴
텍스트 파일을 따로 준비하려고 합니다!
가수요 조사 느낌으로 텍스트 파일이 만들어진다면
받고 싶으신지 궁금해서..ㅎㅎ
어떤 것 같은지 댓글 달아주시면
앞으로 텍스트 파일로 정리해보는데 참고하겠습니다!
글의 전개도, 사담도
질질 끌어서 너무 길었죠 ㅠㅠ
그럼 이만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