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컴백 기다리면서 끄적여보는 황인준 조각글 알바 끝나면 항상 남자친구가 집에 데려다줬는데, 헤어지고 그 길을 혼자 가려니까 너무 무섭다.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들어가려다가 누구한테 전화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지금 이 시간에 전화 받을 사람이.... 그냥 황인준 얼굴이 떠올랐다. 인준이는 착해서 받아주겠지 싶어서 무작정 전화를 걸었다. “ 인쥬나 나 알바 끝나고 집 가는데 사람 없어서 무서워ㅠㅠ “ “ 집 도착할 때까지만 전화해주라 “ “ 아, 나 피씨방인데.... “ “ 나 진짜 진짜 무서워서 혼자 못걷겠어 “ “ 너니까 특별히 전화해줄게 “ “ 야, 황인준!! 너 어디가!!!! “ 황인준은 정말로 피씨방이였는지, 황인준을 애타게 부르는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 아, 진짜 고마워 “ “ .....혼자 가는 거 익숙해져야되는데 쫌 무섭네 “ “ 됐어 우리 사이에 고맙다는 인사는 무슨 “ “ 이제 알바 끝나면 나한테 퍼뜩퍼뜩 전화해 “ “ 혼자 걷는 거 무섭다고 그 똥차 다시 만나기만 해봐 “ “ 진짜 화낼꺼야 “ 그 날 이후로 내가 먼저 전화를 걸지 않아도 마감시간에 맞춰서 황인준이 전화를 해줬다. 그러다 딱 하루, 같이 알바하는 오빠가 갑자기 집까지 데려다주는 바람에 전화를 못받았다. 집에 도착하고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황인준에게 부재중 전화가 4통이나 와있었다. “ 아 지인짜 미안해 인준아 “ “ 그 오빠가 데려다준다고 갑자기 그러는데 통화하기가 쫌 그래서.... “ “ ........... “ “ 너는 나한테 진짜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구나 싶네 “ “ 야아.... 무슨 말을 그렇게 해 “ “ 진짜 미안해 진짜! 다시는 안그럴게!! “ “ 나는 너 무슨 일 생겼을까봐 너네 집까지 뛰어왔는데 “ “ 괜히 그랬네 “ “ 뭐? “ 급하게 창을 열고 밖을 내려다보니 정말 거짓말같이 전화기를 들고 서 있는 황인준이 보였다. “ 아.... “ “ 나갈게! 잠깐만 기다려!! “ 급하게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황인준은 여기까지 뛰어왔는지 앞머리가 살짝 땀에 젖어있었다. “ 너.... “ “ 전화를 하도 안받길래 “ “ 뛰어왔는데.... “ “ 다른사람이랑 있으면 나는 필요 없는 사람이구나 “ “ 그게 무슨 말이야 인준아... “ “ 그 오빠가 갑자기 우리 집 근처에 약속 있다고 가는 길에 데려다준거야 “ “ 그 오빠랑 아직 안친한데 친구랑 전화하고 핸드폰 보기 좀 그래서.... “ “ 그래... “ “ 너는 진짜 그냥 친구지 “ “ 너가 지금 왜그렇게 화를 내는건지 모르겠어 인준아 “ “ 전화 못받은 것도 미안하고 걱정시켜서 미안하긴 한데... “ “ 좋아해 “ “ 내가 너를 좋아해서 “ “ 전화할 때마다 내가 직접 데리러 가고싶은데 좋아하는 마음 들킬까봐 전화만 한 거 “ “ 후회했고, 전화 안받는 15분 동안 너무 걱정했어 “ “ 너는 하나도 몰랐겠지만 “ “ 아.... 인준아..... “ . 사실 알고있었다. 몰랐다고 생각했는데 모른척 하는 것이었다. “ 결혼은 인준이랑 해야지~ “ “ 아 이서우 ” “ 여자애가 못하는 말이 없어 진짜.. “ 이런 농담을 할 때마다 부끄러워하면서도 입꼬리가 올라가있는 것을 알고있었다. 남자친구와 헤어진 날 “ 울지마 “ “ 어차피 나랑 결혼할 거니까 “ “ 헤어지는 게 맞지 “ 라며 내가 하던 농담을 되던져 나를 웃게 만들고 “ 나도 연애 안하니까 너도 당분간 하지마라 “ 다른 사람이랑 썸 아닌 썸을 타면 황인준은 단속 아닌 단속을 했다. 생각해보면 무의식적으로 알고있었다. 결혼하자는 농담도, 황인준이라면 정말 나랑 결혼해줄 것 같아서 한 말이었고, 알바 끝나는 시간마다 귀찮게 전화를 걸어도 받아줄 사람은 황인준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그냥 그렇게 항상 같은 자리에 있을 줄 알았다. “ 너 괜찮아보이니까 그냥 갈게 “ “ 황인준. “ “ 간다니까? “ “ 나도 너 좋아해 “ 황인준은 잠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하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는 눈물을 촉촉하게 머금고 장난치지말라며 웃었다. “ 장난치는 거 아니야 “ “ 나도 니가 좋아 “ “ 골목길 혼자 걸어가기 무서울 때 제일 먼저 생각나고 “ “ 사실 내심 너가 데리러와주길 바라기도 했어 “ “ 지금 생각해봤는데, 너 없이는 못살겠어 “ 순진한 황인준. 홧김에 고백은 해버렸지만 ‘ 이서우도 나를 좋아하고있었다 ’ 이런 결말은 상상하지 못했던 것일까 어쩔줄을 몰라서 아.... 아...... 만 반복하고있다. “ 뭐해? “ “ 안아줘 “ “ 하... 이서우.. 진짜.... “ 가로등 불빛 아래 두 그림자가 포개졌고 순진한 양인줄만 알았던 황인준이 나에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 그 입맞춤은 황인준을 마음고생하게 만든 내 전남친과의 그것들과는 다르게 주저앉아버릴 것 같이 너무 달고, 짜릿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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