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김에 몰아치는 드림 릴레이 조각2
이제노. 이제노와는 대학교 치어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다. “ 안녕하십니까!!! 19학번!!!!!! 이!!!!! 서우!!!!!! 입니다!!!!!!! “ 치어 동아리가 군기를 잡는다는 헛소문을 듣고 첫 연습날 나 혼자 목이 터져라 에프엠을 했었는데 자기도 새내기면서 뭐가 그리 웃긴지 선배들이랑 같이 온 세상이 떠나가라 웃던 이제노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다. 이제노는 동아리에 같은 고등학교 출신 선배가 있었고 모든 소식이 빨랐다. “ 야, 오늘 연습 진짜 빡세대 “ “ 파스 미리 좀 뿌려놔 “ “ 감각 없어지게 “ 그런 이제노의 꿀팁을 나 혼자 알고싶어서 필사적으로 친해졌고 비타민과 간식을 챙겨주며 이제노를 독차지했다. “ 이번주 친구비 가져왔습니다 “ “ 이번주도 잘 부탁드려요 이사장님~ “ “ 오야~ “ “ 다음주에는 바나나우유로 부탁해요 이사장님~ “ 그러던 와중에 나의 부주의로 발을 다쳤다. 발등에 실금이 가서 반깁스를 했다. 아프다는 생각보다는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치어 동아리에서 이제 쫓겨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눈물이 났다. “ 제노야... 나 없이도 공연 잘 하고 “ “ 나 동아리 나가도 계속 친하게 지내줄꺼지? “ “ 야, 걱정하지마 “ “ 너 동아리 나가는 일 없어 “ “ 당장 다음달 공연이잖아 “ “ 나 깁스해서 연습도 못해 “ “ 그거 삼주면 다 낫는다면서 “ “ 아니... 그 삼주동안 연습을 못한다니까? “ “ 내가 다~ 알아서 할게 “ “ 넌 쉬기나 해 임마 “ 이제노는 동아리 선배들을 붙잡고 이서우 안하면 자기도 안한다고 배째라고 꼬장을 부렸고 이제노를 센터로 동선을 다 완성해놓았던 선배들은 난리가 났다. 결국 내가 깁스를 풀면 이제노가 책임지고 일주일만에 완벽하게 만들겠다는 약속을 하고 내가 동아리에 남을 수 있었다. / “ 일어납니다. “ “ 주저 앉지 않습니다. “ “ 으아아아아아... 제노야..... 진짜 물 한모금만 마시고 올게..... 응? “ “ 물 마시고 뛰면 배 아픕니다. “ “ 다 끝내고 마십니다. “ “ 흐어.... 진짜 죽을 거 같은데? “ “ 엄살 부리지 않습니다 “ 깁스를 풀고 공연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동안 내내 땡볕에 운동장에서 이제노의 죽음의 특별강습을 받았고 죽기 직전까지 연습당한 덕분에 무대에 올라갈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악마와의 거래.. 뭐 이런 것 같다. “ 아아, 그 때 우리 제노가~ “ “ 서우 나가면 자기도 나갈거라구~ “ “ 어후, 진짜 그 때 생각하면 진짜 한숨밖에 안나온다 “ “ 이제노 무조건 센터로 박아놓고 대형 겨우 다 완성시켰는데 “ “ 나는 진짜 눈물날 뻔 했잖아 “ 동아리 선배들은 나를 마주칠 때마다 아주 사골국물 우려먹듯이 그 얘기를 한다. “ 그래도 진짜 제노가 다 책임지고 일주일만에 서우 진도 다 맞춰놨잖아 “ “ 사랑꾼 이제노다웠다. “ “ 이게 진짜 찐사랑이지 “ “ 에이, 선배! 저희 진짜 안사귀는데~ “ “ 왜 자꾸 그래요! “ “ 아이구, 네~네~ “ “ 농담도 참 잘하시네요~ “ “ 저희 지인짜 그런 사이 아니예요~ “ 그 때 제노가 너무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그런지 선배들은 제노랑 내가 사귄다라고 어림잡아 생각했고, 내가 제노랑 안사귄다고, 우리는 친구라고 받아칠 때마다 선배들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내 말은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린다. “ 야, 이제노 니가 그 때 너무 오바하긴 했나봐 “ “ 인환선배는 아직도 우리가 사귀는 줄 알더라 “ “ 응? “
“ 우리 사귀는 거 아니였어? “ “ 응??? “ “ 내가 고백했는데 너가 좋다고 했잖아? “ /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첫 공연을 마치고 한 회식자리에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이제노가 나에게 공개고백을 했고 나는 오케이를 외쳤다. 그랬는데... 내가 너무 취한 나머지 회식날 기억이 통째로 날아갔고 이제노는 내가 기억이 없는 줄도 모르고 강제로 친구같은 연애, 손도 못잡는 엄청난 플라토닉한 연애를 혼자 하고있었다. “ 그러니까.... “ “ 니가 그 날 고백했었고 “ “ 내가 받아줬다구? “ “ 그것도 회식날 다 보는 앞에서...? “ “ 응 “ “ 너무 좋다고 이게 웬 떡이냐고 무르기 없다고 너가 소리질렀어 “ “ 와..... 미쳤다...... “ “ 그게 작년 회식날이라구? “ “ 응 “ “ 어우... 그게 언제적이냐.... “ “ 근데 우리 손도 안잡아봤잖아 “ “ 왜 계속 사귄다고 생각했어??? “ “ 나는 그냥 너가 플라토닉러브를 선호하는 줄 알았지 “ 아니 그렇다고 반년 넘게 손도 안잡아주는 여자친구가 어디있니 제노야 “ 와...... “ “ 나도 난데, 너도 참..... “ “ 그래서!! 나랑 안사귈거냐구!! “ “ 아니!!! “ “ 무르는 게 어디있어!!!! “ “ 에퉤퉤퉤 침 발라놨다 무르기 없어 “ 제노는 본인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야, 그리고 우리 사귀는 거 이제 내가 알아버렸으니까 “ “ 플라토닉은 꿈도 꾸지마 이제노 “ “ 아니, 상식적으로 남자친구가 이제논데 가만 냅두는 여자친구가 어딨어? “ “ 제노야, 너는 너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 “ 누나가 우리 제노 많이 가르쳐줄게~ “ 평소처럼 이제노 주접을 떨면서 진담 반 섞은 농담을 했는데 이제노는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고는, 짧게 입을 맞췄다. 뽀뽀라기에는 길고 키스라기에는 너무 짧은 그런 입맞춤이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뽀뽀조차 해본적 없는 모태솔로였던 내 얼굴은 금세 잘 익은 사과처럼 붉게 달아올랐다. “ 누나는 무슨 “ “ 오빠만 믿고 따라와 “ 아니 이렇게 좋은데 반년 넘게 어떻게 참았어 제노야
+이제노의 플라토닉 연애 |
분명 좋다고, 사귀자고 대답했는데 이서우가 이상하다. 같이 걷다가 손을 잡으려고 하면 얼굴이 벌개져서 손을 피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이서우 어깨에 팔을 둘렀다. “ 어우.... 어우...... “ “ 이제노야 너 지금 뭐하는거야? “ “ 어깨동무 하는데? “ 이서우는 어깨에 걸쳐진 내 팔을 풀면서 대답했다. “ 제노야 “ “ 아무리 우리 사이가 좋아도 “ “ 나는 유교걸이라... “ “ 스킨십은 좀 그래 “ “ 음.... 혼전순결....같은 뭐... 그런거야....? “ “ 어머어머 “ “ 당연한 걸 가지고 왜그렇게 반응해? “ “ 이제노 진짜 그렇게 안봤는데 “ “ 변태!! “ “ 저질!! “ 망했다. 이서우가 플라토닉러브를 바라는 건 정말 예상치못했다. 남자친구가 어깨에 손 한번 둘렀다고 무슨 바바리맨 쳐다보듯이 본다. 앞으로의 험난한 여정이 눈 앞에 펼쳐진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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