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w.기분이나쁠땐 집 앞 우체통을 열었다. 어김없이 나를 반겨주는 흰색 편지 봉투. 편지야..너는 내가 반갑겠지?근데 난 니가 안반가워. 분명 너한테는 보낸사람은 안써져있고 받는 사람만 써져 있겠지. 그래..역시 내 예감대로야.. 집으로 들어가며 생각했다. 이 편지는 분명히 나를 놀리고 싶을 것이다. 보낸 사람을 궁금해하며 괴로워할 나를 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런 편지의 예상과는 다르게 괴로워할 이유도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 나는 이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누군줄 안다. "루한.." 집에 들어오자마자 망설임없이 양동이와 라이터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편지야. 미안하다. 너의 바램과는 다르게 난 편지의 내용따위 관심도 없고 궁금해서 괴로워하지도 않는단다. 그러니 편지야. 이제 하늘로 올라갈 때가 됬구나. 8분동안 재미있었어. 그동안 받은 편지들 중에 니가 제일 오래가는 구나. 왜인진 몰라도 니가 왠지 마지막일 것 같다...그래서 그런가..? 좀 애착이 가네.. 근데 그거 알아? 니가 아무리 애착이 가도 넌 편지일 뿐이야. 망설임 없이 편지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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