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힝힣 저 또 왔어요.........
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것참...글잡이 진짜 마방이네용...ㅠㅠㅠㅎㅎㅎㅎㅎㅎ
창밖으로 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꽤나 경쾌하다. 바닥을 향해 떨어지는 비가 물 웅덩이를 만들고 점점 더 커져갔지만
지금 내리고있는 비는 그칠생각이 없어보였다.
바닥에 고여있는 웅덩이를 멍하니 한참 바라보던 태환이 무심한 눈빛으로 앞 건물로 시선을 돌렸다.
“와....키 진짜 크네”
절로 감탄사가 날 만큼 키가 큰 한 남자가 비를 피하기 위해 건물로 뛰어들어오는 모습이 퍽이나 재밌었다.
한 동안 그칠 생각이 없어보이는 비 때문인지 한숨을 푹 내쉬는 모습이 비맞은 강아지마냥 축 쳐져있었다.
“....풉”
괜스레 웃음이 난 태환이 어쩐지 관심이 가는 그 남자를 보면서 계속해서 실 없는 웃음을 터뜨렸다.
집에다 전화기를 두고온 듯 주머니를 이곳저곳 뒤져 찾는 모습이 영락없는 꼬마같았다.
잘생긴 얼굴에서 그런 아이같은 모습을 발견한게 자신만의 비밀인 것처럼 마음에 드는 태환이었다.
“아.....내가 왜......”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 태환 자신도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 왜 자신이 우산을 들고 이름도 모르는 저 남자를 위해 앞 건물로 뛰어가고 있는건지.
왜 거울앞에서 머리를 매만지고 옷을 다듬었는지. 왜....우산을 하나밖에 들고나오지 않은건지.
앞 건물에 거의 도착했을 때 어쩐지 가슴이 두근대는 태환이었지만 여기까지 뛰어온 탓이라고 치부해버렸다.
헛기침으로 목을 한번 가다듬고는 그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저....저기요”
“네...?”
“저.....혹시 우산 없으시면 같이 쓰실래요?”
“아....감사합니다!”
같이 쓰고가자고 할 때 표정이 환해진 그를 보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는 태환이었다.
정말 어린애같다고 자신보다 한참 더 큰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은 충동이 마구 일었지만
처음 본 사람에게 그런 실례는 없다는 생각에 겨우 올라간 손을 내릴수 있었다.
“저.....우산 제가 들께요. 우산 씌워주시는데...키도 제가 더 크니까...요”
“네. 이름...물어봐도 되요?”
“쑨양...그렇게 부르시면 되요. 그쪽은요?”
“내 이름은 태환이에요,박태환. 근데 한국분 아니신가봐요?”
“네....중국에서 왔습니다.”
“아...그러시구나....”
시덥잖은 질문과 대답을 하고 있는 사이 빗방울이 더욱 거세지는 것 같았다.
급하게 나오느라 제대로 옷을 챙겨입고나오지 못한 태환이 어깨를 움츠리고 떨리는 몸을 감추려 애썼다.
“저...괜찮으시면 어깨에 손...올려도 될까요?”
“네...?”
“우산...두 사람이서 쓰기엔 조금 작네요. 태환 어깨 다 젖어요...”
키만큼이나 큼지막한 그의 손이 태환의 어깨를 감쌌다. 덕분에 덜 추워진 태환이 그제서야 움츠렸던 몸을 조금씩 움직였다.
그 틈에 제대로 보지못한 쑨양의 얼굴을 보기위해 슬쩍 고개를 들어올린 태환의 눈앞에 보이는건 꽤 나는 키 차이 때문인지 그의 입술이었다.
건강한듯 혈색있는 그의 입술이 보기 좋다고 생각하는 태환이었지만 그 순간 자신을 내려다보는 쑨양의 시선에 황급히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그의 입술을 훔쳐보다 걸린 것 같은 느낌에 민망해지는 태환이었다. 시뻘개진 자신의 얼굴이 보기 흉할게 뻔하다.
“키가...참 크시네요”
“네....190cm가 넘으니까요”
“우와....”
이 민망함을 깨보고자 먼저 말을 붙였지만 아직도 화끈거리는 자신의 얼굴을 감출수는 없었다.
그런 태환을 보고 쑨양이 슬쩍 웃었다는 것은 아마 자다깨도 모를 태환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는동안 몇 번이나 눈을 마주쳤지만 태환도 쑨양도 아무런말도 하지않았다.
계속해서 마주치는 눈 때문에 쉴틈없이 부끄러워지는 태환이었지만
내려다보는 쑨양의 시선이 느껴지면 슬쩍 고개를 들어 어김없이 그의 눈을 볼 수밖에 없었다.
맨 처음 그를 발견한 창가에서부터 그는 참 눈길이 가는 사람이었다.
“어디까지 가세요?”
“.....사실 아까전에 지나쳤어요”
“...어? 그럼 어떡해요!!”
“그쪽이랑....이렇게 더 걷고싶어서....”
이런대답이 나올꺼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자신과 더 걷고싶어 말도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놀라움에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 태환 때문에 쑨양은 주체를 할 수가 없었다.
동글동글한 눈매를 더욱 동그랗게 만들어 껌뻑이고있으니 우산만 아니었다면 아마 태환을 그대로 두진 못했을거라고 쑨양은 마음속으로 새기고있었다.
“왜.....요?”
“그쪽이 좋나보죠 제가”
“이거....고백이에요?”
“글쎄요. 전화번호....가르쳐주세요. 밥이라도 한번 살테니까”
선뜻 쑨양에게 번호를 가르쳐준 태환은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꽉 쥐고 말았다.
오늘 약속은 취소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는 쑨양의 말에 퍼뜩 정신이 든 태환이 가벼운 인사를 하고는 빠르게 뒤돌아서서 집을 향해갔다.
한참이나 멀어져버린 자신의 집을 보면서 작게 웃음짓는 태환이었다.
다 큰 남자 둘이서 쓰기엔 너무나 작은 우산이었지만 그가 없는 옆자리에선 이미 허전함이 느껴졌다.
하지만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운건 다음에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작은 희망때문이었을까. 손에 든 휴대폰을 놓을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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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째 전화기만 붙잡고 있지만 기다리는 전화는 오지않았다. 기대감이 너무 컸던건지 이유모를 억울함마저 밀려왔다.
우산까지 씌워줬는데....어이없는 고백도 들었는데.... 내려다보던 그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 한숨을 푹푹 쉬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햇빛이 쨍쨍한 맑은 날이었지만 오늘은 비라도 올것처럼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했다.
입술을 삐죽이 내밀고 창밖을 보던 태환의 생각에 답이라도 하듯 굵은 빗방울이 하나둘씩 떨어지더니 이내 소나기가 쏟아지고있었다.
“꼭....이런 날이었는데”
쑨양을 만났던 날처럼 비가 오고 있었다. 괜시리 짜증이 난 태환이 투덜대며 전화기를 저 멀리 집어던져버렸다.
꼭 연락할것처럼 말해놓고는 남자새끼가 한입으로 두말한다며 뾰루퉁한 태환이었다.
몸을 움직이기는 싫고 배는 고프고 가까운 편의점에가서 뭐라도 사먹어야 겠다는 생각에 문을 나섰지만
그새 까먹고 우산을 놔두고 내려와버린 자신의 단숨함에 또 한번 짜증이 난 태환이 다시 몸을 돌려 집으로 향하던 참이었다.
“저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너무나도 익숙한....목소리였다.
“우산 같이쓰실래요?”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에게로 달려갔다. 환하게 웃는 쑨양의 미소가 시릴만큼 반가웠다.
두사람이 쓰기에는 좁은 우산이지만 그와 함께라면 어깨가 다 젖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태환이었다.
쑨환....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