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3일 그리고. 16
"잠깐 나 좀 보자"
며칠 뒤 동욱은 점심시간이 끝난 후 준영에게 말을 걸었고 준영은 그를 비웃으며 동욱을 따라나섰다.
둘은 인적이 드문 비상계단에 섰고 준영이 삐딱하게 서서 동욱을 바라보자 동욱도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그를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글 지웠더라?"
"그래~ 네가 지워달라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뭐"
"하나만 물어보자. 그 글 무슨 의도로 쓴 거야?"
"의도?"
"그런 말도 안 되는 거짓말까지 쓰면서 글을 쓴 이유가 뭐냐고"
"말이 안 되는 거짓말은 아니지 않나?"
"글 쓴 거 보니까 대화까지 엿들었던데. 그러면 알 거 아냐, 내 여자친구가 직장인이라는 거"
"풉. 혹시 모르잖아. 원조교제하면서 역할놀이 하는 걸 수도"
"말 가려서 해"
"아니 그래서, 내가 사람들한테 믿으라고 했어? 난 그냥 혹시나 하는 걸 적은 것뿐이고 믿는 건 사람들이야. 그게 내 잘못이야?"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 준영을 보고 한숨을 내쉰 동욱이 말했다.
"....그렇게 살면 안 쪽팔려?"
"뭐?"
"남 깎아내리면서 그렇게 치졸하게 위로 올라가고 싶냐고"
".....말이라고 지껄이면 단 줄 아냐?"
"내가 엮이기 싫어서 가만히 있었는데 너 옛날부터 나한테 열등감 가지고 아둥바둥대는거 진짜 처절하다"
"....뭐라고?!"
"그렇게 후배들 아이디어 뺏어서 이름만 바꿔서, 아부 떨면서까지 올라간 그 자리. 나 같으면 쪽팔려서 못 있어"
"야, 사람들 생각보다 단순하고 멍청해. 아이디어? 나라도 되는 사람이 말하니까 위에서 봐주지. 위에 새끼들도 똑같아. 잘 갖다 바치는 나 이용해서 자기들 몫 챙기는 거라고"
".....뭐라고?"
"넌 그래서 문제야. 너같이 정직한 척 성실한 척하는 새끼들보다 나 같은 새끼들이 더 많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그 중간에서 잘 먹고 잘사는 거라고"
동욱이 그 말을 듣자 고개를 끄덕이며 주머니에서 녹음하고 있던 폰을 꺼냈다.
녹음을 마치고 재생 버튼을 누르자 그들이 했던 대화가 그대로 들렸다.
"...뭐야....!!"
"너도 멋대로 사진 찍었으니까 나도 내 멋대로 녹음 좀 해봤어. 그래서 그런데 그 커뮤니티에 음성도 올라가나?"
"....너.....이 개새....!"
"잘 들어. 너 당장 그 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 글 안 올리면 내가 이거 풀어버릴 줄 알아"
"........알았어..알았..."
"라고 할 줄 알았지?"
".......뭐?"
"난 너랑 같은 회사라는 게 너무 열 받거든. 그러니까 너 나가라"
"........"
"회사를 옮기든 다른 직업을 찾든 너 알아서 해. 안 그러면 내가 이거 원본으로 올려버릴 거니까"
".....이 개새ㄲ....!"
"사람들이 네 그 더러운 속내를 직접 듣게 되면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
"야!!!"
"걱정하지 마. 난 거짓말은 안 할 거니까"
그 말을 끝으로 동욱이 비상계단을 빠져나왔다.
자리로 돌아와 그래도 정리됐다는 생각으로 앉아있는데 진혁이 다가왔다.
"선배, 커피 사러 갈 건데 드실 거죠?"
"같이 가자. 내가 살게"
“에이, 이번엔 제가 살 차례죠”
“무슨 소리야. 저번에도 네가 샀잖아”
“그거 나은씨가 산 거잖아요~”
동욱이 그 말에 지갑을 챙기려다 말고 진혁을 쳐다봤다.
“.....그게 무슨 소리야? 나은씨가 산 거라니?”
“.....나은씨가 서프라이즈~ .....안 했어요?”
“그게 무슨 소리냐니까”
진혁은 동욱에게 그날 있었던 일을 설명했고 그걸 들은 동욱은 절망했다.
"....나은씨가 비밀로 해 달라고 했다는 거지?"
"네...그 날 저녁에 서프라이즈 한다고 하셔서"
"....그래 알았어. 커피는 다음에 마시자"
동욱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바로 나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은씨, 통화 가능해요?"
'네! 왜요?'
"오늘 마치고 좀 볼 수 있어요?"
'...내일 말고 오늘요?'
"예. 할 말이 있어서..."
'...음, 나 오늘 6시 좀 넘어서 마칠 것 같은데...'
"그럼 그때 회사 앞으로 갈게요"
'알았어요. 그때 봐요'
전화를 끊은 나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무뚝뚝한 말투여도 다정함이 묻어나던 동욱이었는데 평소와 다른 동욱의 말투가 마음에 걸렸다.
"...할 말이 뭐지...."
나은은 마음속에 생겨나는 불안을 잠재우려 노력하며 일에 집중했다
저녁이 되고 회사를 나온 나은이 동욱의 차를 발견하고 다가갔다.
"왔어요?"
"네. 많이 기다렸어요?"
"아니에요"
나은이 차에 타고 가벼운 인사를 마치고 나서 동욱이 차를 출발시켰다.
집으로 그는 동안 둘은 말이 없었고 나은의 집에 도착하자 동욱이 차를 세우고 입을 열었다.
"....나은씨"
"네?"
"미안해요"
"...뭐가요?"
"진혁이...만났다면서요"
"아....서프라이즈 내가 하려고 했는데 선수 뺏겼네요"
나은이 불안한 듯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고 그에 동욱이 망설이다 말을 꺼냈다.
"사실....회사에 안 좋은 소문이 돌았어요"
그 말에 나은이 고개를 들어 동욱을 쳐다봤다.
"....소문이요? 무슨 소문?"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요. 그래서 혹시 나랑 같이 있으면 나은씨한테 피해가 갈까 봐 조심스러웠어요"
동욱의 말에 안심이 되는 동시에 그동안의 기운 없던 동욱이 생각나면서 다른 걱정이 나은의 머릿속을 채웠다.
"무슨 소문인지는 말 못 해주는 거예요?"
".....좋은 일도 아니고, 이미 끝난 일이라..."
"....그럼 미리 얘기 좀 해주지"
"...미안해요. 괜히 걱정시키기 싫어서"
"걱정했잖아요. 나 싫어진 줄 알고"
"나은씨가 왜 싫어져요"
"그래서 요즘 회사 근처 피하려고 했구나....근데 도대체 무슨 소문이길래 내가 옆에 있는 게 걱....."
"....."
"......혹시.....나랑도 관련된 소문이에요?"
동욱이 대답을 하지 못하자 나은이 자신의 예상이 맞음을 알았다.
"....맞구나"
".....그게..."
"왜 말 안 했어요?"
"......그걸 나은씨한테 말하기가..."
"그래도 대충이라도 말 해줬어야죠. 그랬으면.....내가 회사 앞에 가는 일은 없었을 텐데...."
"......."
"미안해요"
"나은씨"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나은씨가 미안한 일 아니라고 했잖아요"
"내가 미안한 건 잠깐이나마 동욱씨 마음을 의심했다는 거예요"
".....충분히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잖아요"
"....진짜 나는 내 생각밖에 안 했네요"
"그런 생각을 왜 해요"
동욱이 나은의 손을 잡으며 어루만지자 나은이 애써 웃어 보였다.
"....아무튼 다 해결된 거죠?"
".....예"
"다행이네요...그럼 저 먼저 들어갈게요. 조심히 가요"
동욱이 차에서 내리는 나은을 차마 잡지 못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나은을 보다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지 못한 채 나은의 집 앞에 있기를 한 시간 째, 문이 열리는 소리에 동욱이 고개를 돌리자 집을 나서는 나은이 보였다.
동욱이 급히 문을 열고 나가자 나은이 작은 캐리어를 들고나온 것이 보였다.
나은도 아직 집 앞에 있는 동욱을 보고 놀란 눈치였다.
".....아직 안 갔어요?"
"어디...가요?"
"....네"
동욱이 나은의 앞에 서 나은을 타박하듯 말했다.
"지금 이 시간에 어디를요"
"동욱씨한테요"
"....예?"
"오늘 나 소원 써도 돼요?"
"...소원이요?"
그러자 나은이 캐리어를 놓고 동욱의 손을 잡았다.
"나랑 여행가요"
어제 키스신 메이킹 올라온 거 지금 올라온 거처럼 편집되기 전에 보신 분.....하
블루레이를 사야하나.....
드라마는 끝났어도 3초3일은 계속된다!!!!!!
이제 이런 에피소드 안 넣을래여.....쓰기 너무 힘들어.....
전 그냥 달달한 거 쓸래여.
담주부터 달달해질겁니다.
이 커플에 역경따윈 없다.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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