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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꿈속의 그녀



인간과 귀신의 상관관계

죽은 그녀가 내 눈 앞에 나타났다

















[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불편하면 말해요."











침대에 누워 이불을 입까지 올리고는 침대 앞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는 석민 씨를 올려다보았다. 고개를 끄덕이니 그럼 불 끌게요, 하고는 문을 닫고 나가는 석민 씨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 철컥, 소리와 함께 닫히는 문을 보고는 시선을 돌렸다.


사실 아직까지 이게 무슨 영문인지 잘 모르겠다. 나는 죽은 사람, 그러니까 귀신이 분명한데 오늘만큼은 꼭 살아있음을 느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람의 온기와 사람과의 대화에 대한 따뜻함. 석민 씨는 대체 어떻게 내가 보이는 걸까. 설마 다른 것들도 보는 걸까. 그렇다면 좀 위험한데.. 귀신은 잠도 없다는데 오늘은 눈꺼풀이 무거운 게 푹 잘 수 있을 거 같다.











꿈속의 그녀











창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빛에 인상을 쓰며 눈을 떴다. 벽에 걸려있는 시계로 시간을 확인했다. 7시? 그럼 나 4시간 정도 잔 거야? 말도 안 돼. 귀신은 잠이 없다. 이건 다 맞는 말이다. 죽고 난 후 지금까지, 수면을 취하면 평균적으로 자지 않거나 자더라도 1시간 미만. 아무리 많이 자봐야 2시간 채 못 잤다. 근데 4시간이라니. 이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대충 머리를 정리하며 방 문을 열고 나오자 편한 후드티 차림으로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는 석민 씨가 보였다. 요리도 하는구나.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네. 뚫어져라 쳐다보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어느새 뒤를 돌아 본 석민 씨가 나를 발견했다.










"어, 잘 잤어요?"

"네. 덕분에요. 석민 씨는요?"

"저야 뭐 항상 똑같죠. 아, 여주 씨 혹시라도 배고플까 봐 한번 차려봤는데..."









여주라는 이름에 살짝 이질감이 들었다. 이름이 생겼다는 기쁨보다는 그 이름의 주인이 궁금한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제 여주라는 이름을 내게 지어주는 석민 씨의 말과 표정이 생각나 물어보는 건 그만하기로 했다. 어딘가를 가리키며 물어보는 석민 씨의 손끝을 따라가자 갖가지 반찬이 올려져 있는 식탁이 눈에 보였다. 요리 진짜 잘 하는구나.. 만들려면 족히 한 시간은 넘게 걸릴 것 같은 반찬 구성에 입이 벌어졌다.











"이걸 다 석민 씨 혼자 만든 거예요?"


[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네, 뭐... 근데 여주 씨 먹을 수 있어요..?"










혹여나 내게 상처 되는 질문일까 조심스레 물어보는 석민 씨의 모습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없어서 못 먹죠. 내 끄덕임에 안도했는지 그제야 자신도 웃으며 의자를 가리켰다.









"와, 진짜 맛있어요. 파는 거 아니에요? 진짜 팔아도 될 거 같아요."

"그 정도는 아닌데, 너무 띄워주는 거 아니에요?"

"어어, 진짜예요! 진짜 맛있는데..."

"알겠어요. 얼른 먹어요."










나의 말에 수줍게 웃어 보이며 너무 띄워주는 거 아니냐는 석민 씨의 말에 눈을 크게 뜨고 아니라며 크게 손을 저었다. 진짜 맛있는데... 내 행동에 작게 웃음을 짓던 석민 씨가 알겠다며 내 밥에 반찬을 놓아 주었다.










[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우리 이거 다 먹고 잠시 나갔다 올래요?"

"어디요?"

".... 어, 내가 자주 가던 아이스크림 가겐데.. 시내 구석진 곳에 있어서 사람이 많이 안 오거든요."

"좋아요."










긍정적인 나의 대답에 석민 씨의 얼굴에도 웃음이 피었다. 목적지를 정하고 나가는 외출은 처음이었다. 죽고 난 후는 항상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떠돌기만 했으니까. 괜히 웃음이 지어졌다.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허겁지겁 밥을 먹는 나를 본 석민 씨가 낮게 웃어 보였다.











[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천천히 먹어요. 그러다 체해."












꿈속의 그녀










딸랑, 문에 딸랑, 문에 달려있는 종소리에 카운터에 앉아있던 종업원이 벌떡 일어나고는 밝게 인사했다. 저쪽에 앉아 있어요. 갖고 갈게요. 석민 씨의 말에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석민 씨가 가리킨 구석진 자리에 가서 앉고는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아기자기한 스타일에 나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내부에도 불구하고 손님이라곤 나와 석민 씨, 단둘뿐이었다. 아무래도 시내 안쪽에 위치해서 찾는 사람이 많이 없는 듯했다. 그런데, 아기자기한 스타일부터 깔끔한 내부. 사람이 없는 것까지. 뭔가 익숙했다. 인상을 찌푸리다가도 들려오는 석민 씨의 목소리에 얼굴을 폈다.










"여주 씨. 여기 괜찮죠."

"네. 되게 깔끔하고 좋은데, 사람들이 잘 안 찾나 봐요."

"네. 옛날부터 그랬어요. 그래서 조용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서 둘이 자주 왔거든요."

"둘이...?"


[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아... 여자친구요."










석민 씨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또다. 또 표정이굳어지는 석민 씨의 얼굴에 괜히 나까지도 기분이 다운되는 것 같았다. 미안해요 나 때문에. 얼른 먹어요. 내 표정에 어색하게 웃으며 분위기를 수습하는 듯한 석민 씨에 미소를 짓고 석민 씨가 건네는 아이스크림을 작게 떠먹었다.










"와, 진짜 맛있어요."

"맛있죠. 다행이다."

"보통 먹던 아이스크림이랑 다른 거 같아요. 무슨 맛이에요?

"치즈 초코에요. 이건 여기서만 팔거든요."









스푼으로 아이스크림을 한 입 떠먹은 여주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여주가 좋아하는 모습에 석민의 얼굴에도 미소가 그려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석민의 얼굴은 어느새 굳어져 있었다. 석민 씨가 갑자기 왜 그러지... 석민의 표정에 여주는 조심스레 물었다.










"왜 그래요? 석민 씨는 맛이 없어요?"


[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아니요. 맛있어요. 그냥... 잠시 뭐 좀 생각한다고. 
많이 먹어요. 부족하면 또 시켜줄게요."

"와, 정말요? 많이 먹어야지!"










석민의 기분을 풀어 주려는 듯 평소보다 과장되게 큰 목소리로 말하는 여주의 모습에 석민도 작게나마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치즈 초코~ "

"그게 그렇게 좋아?"

"응! 이건 여기서 밖에 안 팔잖아. 사람이 많이 없어서 조용한 건 좋은데, 다른 사람들도 많이 먹어 봤으면 좋겠다. 그럼 여기 금세 대박 날 텐데. 그치 석민아."


[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응. 그럴 텐데."










어쩌다 발견한 아이스크림 가게에 너는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들려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하지만 장이 튼튼하지 않은 너는 아이스크림이 한 개가 넘어가면 이상하게 꼭 탈이 나고는 했다. 










"안 돼."

"아, 먹는다고!"

"안 된다고 했어."

"왜! 먹고 싶다고!"


[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하나 먹었잖아. 여기서 더 먹으면 너 탈 나서 아프다고 찡찡거릴 거잖아. 아니면 먹고."

".... 이석민 짜증 나..."










이제는... 이제는 사람 몸이 아니니까 아프지 않겠지. 여주를 위한 것이었으나, 그게 못내 마음에 걸렸던 석민이다. 씁쓸한 눈으로 열정적으로 먹는 여주를 바라보다 픽, 웃음이 났다.










"왜 웃어요?"










석민 씨의 웃음에 아이스크림을 먹던 고개를 들어 올렸다. 먹으라는 아이스크림은 먹지도 않고 먹는 내 모습만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갑작스레 웃음 터뜨린 석민 씨다. 뭐야, 갑자기 왜 웃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석민 씨를 바라보니 그런 나와 눈을 맞추더니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 뭐야, 뭔데요! 어느새 석민 씨의 큰 손이 내 입가에 닿았다.










[세븐틴/이석민] 꿈속의 그녀 04 | 인스티즈

"다 묻히고 먹네요. 내가 일일이 챙겨줘야 하나."




















***
석민이와 여주가 옛날 추억이 담긴 장소에 왔네요! 
개인적으로 이젠 사람이 아니니까 아프지 않겠지, 이거 너무 맴찢ㅠㅠㅠㅠㅠ 사람이 아닌 사실이 너무 슬프지만 그와중에도 여주가 아프지 않다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느껴지는 석민이네요...ㅠㅠ


댓글 주신 독자님 두 분!! 제가 잊지 않을게요,,, 사랑해요ㅠㅠ 고마워요 증말 ㅠㅠㅠ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신선한 소재에 제가 좋아하는 석민이의 다정함이 드러나는 글이라서 댓글을 안달수가없었어용..... ㅋㅋㅋㅋ
완결까지! 작가님! 응원해여! ㅎㅎㅎㅎ하ㅏㅎㅎㅎ

4년 전
커피우유알럽
신선한 소재라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네요ㅠㅠㅠ 댓글을 안 달 수가 없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말씀 덕에 전 오늘도 힘내서 글씁니다ㅠㅠㅠㅠㅠ 우앵ㅠㅠㅠㅠ 고마워요 진짜ㅠㅠㅠㅠㅠㅠ
4년 전
독자2
늦어서 혹시 제 주접댓글을 기다리시진 않았을까여! 현생이 혐생이라 늦어버렸네요ㅠㅠㅠ

남주가 좋아하던 가게이지 않을까 했는데 반대로 여주가 좋아하던 곳인 것도, 그리고 여주 몸 아픈 것까지 다 기억하는 석민이가 넘 스윗하고 한편으로는 왜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던 건지 안타깝네요ㅠㅜㅠ
이번 편도 잘 읽었어요 작가님!!!♡

4년 전
비회원244.42
저 진짜... 하... 너무 눈물나요 이4ㅓㄹ 이제서야 발견해서 뒤늦게.읽고 댓글 남겨요... 진짜 거짓말 안 치고 지금 는물로 한강 만들었어요... 으허어헝흐ㅓ엉 너무 슬퍼요 ㅠㅠ 작가님 그 담편은 언제 나올까여? ㅠㅠ 뒤늦게 본 저를 치세오 ㅠㅠ
4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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