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떨어져"
"싫어"
"아 더워죽겠다고"
오후 자습을 마치고 종인은 경수를 졸라 간신히 집에
가는 것을 허락 맡았다.
도착하자마자 에어컨을 켰지만 방금 전에 틀어서인지
아직 경수의 집은 더웠다.
유난히 더위에 약한 경수의 볼이 복숭아처럼 물들어 있었다.
그 볼이 참 맛있어 보인다고 종인은 생각했다.
'도경수 볼을 깨물면 어떤 맛이 날까?'
그리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아! 야 김종인 미쳤어? 더위먹었냐?"
"너한테 미치긴 했지. 그리고 더위는 몰라도 넌 먹은것 같.."
"이 미친놈! 꺼져 변태새끼야. 아 찝찝해.
나 씻고 옷 갈아 입고 올테니까 얌전히 있어."
경수는 갈아 입을 옷을 들고는 화장실로 가버렸다.
"아 심심한데..."
침대를 뒹굴던 종인의 눈에 경수의 핸드폰이 들어왔다.
"아씨 잠금걸려있네"
그래서 그냥 되는대로 패턴을 막 그렸는데
어쩌다보니 잠금이 해제 됐다.
"헐? 뭐야 도경수 잠금이 사각형이야?
하여튼 이상한데서 허술하다니까.
뭐, 그런것도 귀엽지만"
우리 경수가 난 뭐라고 저장했는지 한번 볼까.
"김종인?난 세젤사 내 애인에 하트까지 붙였는데...와 존나 섭섭.
그래도 남들도 다 이렇게 저장돼있네.
난 남친이니까 이런거쯤은 해도 상관없겠지?"
종인은 김종인을 지우고 세젤멋 내 애인♥라고 저장하고는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
"김종인, 내 핸드폰 가지고 뭐해."
"아무것도 안했는데"
시치미를 뚝 떼는 종인을 경수가 째려보다
한숨을 쉬고는 시선을 거뒀다.
뭐라고 해봤자 자신만 손해인걸 알기때문에.
종인은 그런 경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었다.
바디 워시라도 썼는지 달콤한 향기에,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쇄골을 따라 흐르고...
살짝 긴 하얀 민소매에 누가 보면 하의를 안입었다고
생각할만큼 짧은 검정색 반바지를 입어
하얀 다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도경수.
씨발. 말그대로 씨발이였다.
남자들의 로망이 자기 여친이 흰 와이셔츠에
속옷만 입고 있는거랬나? 지금 도경수가 딱 그 꼴이였다.
하지만 도경수는 자기가 그런 모습인걸 모른다는게 함정.
"도경수 당장 긴바지로 갈아입어라"
"싫어. 더워"
"에어컨 틀었잖아. 아니면 무릎까지라도 오는걸로 입던지"
"아 진짜. 이젠 내가 옷 입는거에도 간섭이냐?"
종인은 엄청난 인내심으로 참고 있는 자기 마음도 모르고
짜증을 내는 경수에 답답해 미칠 지경이였다.
그리고 머리카락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가느다란 목선을 타고 흐르는 순간
"씨발. 야 도경수 난 경고했어 분명히"
"뭐, 뭐야. 왜 그런 눈빛으로 다가오는데"
"이제부터 내가 하는 모든 짓은 예쁜 니 잘못이라고."
억울하면 내 눈에 그만 예쁘던지.
그런 일은 영원히 없겠지만.
호홓하핳하하핳 도경수 하의실종 패션보고 급하게 쓴 글...
더운 날씨님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더워주세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