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알람이 말썽을 부리는 바람에 크리스는 아침 뉴스 생방송 지각 위기를 맞게 됨 일어나자마자 피디 연락 받고 급하게 헤어하고 메이크업 받고 방송국으로 가는 길인데 급한 마음에 과속하게 됨 준면이는 여유롭게 초청 강의하러 여의도로 가고 있었음 간만에 아메리카노 쓰리샷에 쇼팽 노래까지 들으면서 움직이니까 천국이 따로없음 쇼팽의 노래가 절정에 다다를 즈음 갑자기 쿵하는 소리와 함께 아메리카노는 옷에 다 쏟고 목은 꺾이고 운전대에 머리를 박음 생전 처음 겪는 고통에 준면이는 머리를 붙잡고 일어나질 못함 크리스는 결국 앞 차를 들이박고 아차하고 어쩌지 하면서 시계 보고 그냥 갈까 망설이다 앞 운전자가 못 일어나고 양심상 밖으로 나옴 창문을 두드리자 준면이가 창문을 스르륵 내림 "괜찮습니까? 제가 병원까지 데려다 드릴테니 문 좀 열어주시죠. 차량 수리 비용 및 사후 치료 비용은 제가 다 드리겠습니다." 준면이는 목을 가누지 못하고 문을 열고 크리스 부축 받고 나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정신이 없는 지라 기억도 안 남 자기보다 훨씬 큰 남자 몸에 기대서 그 남자 차로 병원까지 가서 진정제를 맞고 눈을 감은 후론 기억이 안 났음 초청 강연은 취소 되고 크리스 방송은 대형 사고가 남 크리스는 시말서를 제출하고 거듭 양해를 구함 그리고 크리스는 그 날 이후 퇴근을 준면이 병원으로 하게됨 "몸은 어떠십니까. 병원 식사 많이 남기시는 거 같아서 방송국 근처에 생선 초밥 맛있게 하는 곳 있어서 사왔는데 입맛에 맞으실지 모르겠네요." "아, 아녜요. 크리스 씨도 같이 드세요. 오늘 방송 잘 봤어요. 역시 명성답게 잘 하시던데요?" 크리스는 멋쩍게 하하 하면서 자기 뒷목 쓸면서 웃음. 오물거리는 준면이 보니까 간질간질 함 오물오물 먹다가 동그랗게 눈 뜨면서, 웃으면서 자기한테 새우초밥 건네는 거 보고 크리스는 더 간질간질 함 분명 전치 4주면 끝날 치료를 크리스의 극성으로 8주까지 병원 신세를 짐 크리스는 이 빌미 아니면 만날 기회도 없었고 매번 번호 딸 기회를 놓쳐서 계속 입원기간 늘릴 궁리만 함 "크리스, 전 진짜 괜찮은데. 크리스 씨도 방송일 바쁘실거고. 저야 대학생들 방학이라 한가하지만." "괜찮아요. 마땅히 일 끝나고 여가 생활 즐기는 거도 없고 말동무도 없고 술친구도, 애인도 없어요." "크리스 씨가요? 에이. 여성들이 남편감으로 꿈 꾸는 1위가 크리스 씬데?" 크리스는 굳이 자기 개인의 취향을 꺼내지 않아도 됐는데 잠시 망설이더니 말을 꺼냄 "저, 취향이 그 쪽이 아니거든요." 준면이는 아... 하더니 곧 개미 목소리로 저돈데... 하고 속삭이듯 말함 크리스는 그 개미 목소리가 부부젤라 마냥 큰 목소리였고 역전골 마냥 아주 기쁜 소리였음 고백해도 받아줄 가능성이 50퍼는 생긴 거임 "아, 진짜요? 진짜 우연이네. 공통점도 생긴 겸 번호 교환 할까요? 퇴원하고 술 친구도 하고 그러죠." 서로 번호 교환하고 준면이 퇴원 날에도 크리스가 와서 데려다줌 그 후로 잦은 만남을 가지고 잦은 술자리를 가짐 영화도 보러 가고, 인사동 길도 걷고 그럼 하루는 준면이가 어떤 남자랑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프사인 거임 크리스는 그걸 보고 손이 덜덜 떨림 누구지? 누굴까? 애인일까? 하다가 방송 사고 한번 냄 아침 방송을 본 준면이가 곧바로 카톡 함 [요즘 컨디션 안 좋아요, 크리스? 걱정되네요. 화이팅 해요!] 크리스는 그거 받아 들고 씩 웃음 그리고 크리스는 그 날 용기내서 쥬얼리 가게에 가서 커플링을 사다가 밤에 준면이랑 식사 약속 잡음 정장 입고 한강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크리스가 준면이를 기다림 곧 준면이가 웃으면서 들어옴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쁘던지 크리스는 숨 멎을 거 같았음 "크리스, 오늘 되게 멋있어요. 다 반하겠어." "그래요? 오늘 중요한 분 만난다고 좀 꾸몄더니." 둘은 와인이랑 식사 주문하고 그동안 못 나눴던 얘기 나눔. 크리스는 조심스럽게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얘기를 꺼냄 "아, 아는 동생 세훈이라고 국가 대표 나가는 앤데 간만에 한국 와서요. 잘 생겼죠? 어릴 때부터 키우다시피 봐 온 아이라." 크리스는 속으로 환호성을 지름 와인 몇잔 기울이고 분위기 무르익었을 때 크리스는 주머니에서 반지 케이스를 꺼냄 준면이는 놀란듯 크리스를 봄 "크리스" "좋아했어요. 병원에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더 좋아질 거 같아요. 우리, 진지하게 연애 할까요?" 준면이는 고백을 거절함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음 하지만 크리스는 공인이고 동성애가 보편화 된 것도 아니며 기자들이나 대중들에게 들키면 둘 다 곤란한 위치에 서있기 때문이었음 그리고 데이트도 쉽게 할 수 없었음 그렇게 그 날 밤은 어색하게 헤어짐 준면이는 방에서 끙끙 앓고 크리스는 크리스 나름대로 끙끙 앓음 준면이한테 잘 자라고 카톡해도 1만 없어지고 답장이 안 옴 괜히 고백했나 싶었음 크리스는 몇날 며칠을 폐인처럼 보냄 준면이는 아침에 일어나서 아메리카노 마시면서 보던 뉴스를 헤어진 후부터 크리스 컨디션이 난조해 보이고 아슬아슬 하니까 손톱을 물어 뜯으면서 봄 카톡 해볼까 하면서 크리스 까지 치고 어플을 종료함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크게 사건이 터짐 이주 지났나 카페에서 책 읽으면서 클래식 들으면서 잠시 휴대폰 뉴스 기사 보는데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크리스가 있는거임 노심초사 하면서 터치 했는데 기사 헤드라인에는 양화대교 10중 추돌사고, 사망자 1명 방송인 크리스 씨 중태. 이렇게 돼있음 준면이는 울면서 지갑 들고 차키 들고 나감 그런데 문제는 어디 병원인지도 모름 준면이는 아는 대학 병원 교수들 총동원 해서 급하게 찾아냄 크리스, 크리스 죽지마요 하면서 수술실 앞에서 기도 하면서 기다림 수술중 불이 꺼지고 준면이는 스프링처럼 몸이 튀어오름 "최교수님, 크리스 어때요? 죽는 거 아니죠? 그쵸?" "갈비뼈 부러질 때 살짝 폐를 찌른 거 같아. 머리 출혈도 심해서 겨우 꼬매고 오른쪽 다리도 부러지고 무엇보다 허리가..." 준면이는 다 자기 때문인 거 같았음 크리스 큰 손 붙잡고 엉엉 울면서 미안하다고 함 3일을 물수건으로 크리스 얼굴 닦고 손 닦고 그럼 "크리스는 진짜 잘생겼어요. 카페 가서 책 읽다가 여성분들이 크리스 얘기하면 질투 나는 거 있죠." "크리스 손은 엄청 커요. 이 손으로 허리 만질 때나 머리 쓰다 듬어줄 때 되게 좋았는데." "크리스, 그거 기억 나요? 내 생일날 소원 들어주기로 해서 생방송 엔딩 멘트 할 때 오늘 생일이신 분들 생일 축하드립니다 한 거. 그 때 진짜 좋았는데. 뭐, 크리스 또 시말서 쓴 건 별로였지만."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간호한 끝에 크리스는 일어남 준면이는 큰 크리스의 손을 잡고 쪽잠을 자고 있었음 크리스는 눈 뜨자마자 보이는 준면이 모습에 꿈인줄 알고 눈 비빔 그런데 진짜였음 팔을 움직일 때 아픈 것도진짜였고 다 진짜였음 준면이는 움직임이 느껴지자 잠에서 깸 "크리스, 크리스 일어났어요? 진짜? 잠시 잔다는게. 기다려요. 교수님 불러올게." 크리스는 준면이 손 더 잡고있고 싶었는데 준면이가 홱 가버림 곧 의료진들 급하게 뛰어오고 이것저것 확인하더니 준면이 데리고 나감 의사선생님이 미웠음 다행이 사후 추가적인 문제는 없다는 진단에 준면이는 한숨 놓음 준면이는 크리스 손 붙잡고 미안하다 그럼 "크리스가 너무 좋은데 나랑 사겨서 크리스 피해 볼까 무서워서 차마 못 말했어요. 미안해요. 크리스가 나 때문에 이렇게 될 지 몰랐어." "너 때문 아니야. 내가 또 과속해서 그런거지. 아니야. 울지마요. 그거 알아요? 사고 날 때도 준면 씨 보였는데 그 땐 꿈이었는데 깨고 나서 본 준면 씨는 진짜라서 나 천국 온 줄 알았어요." "이젠 매일 옆에 있을게요. 사랑해요." 그렇게 둘 연애는 시작됨 엉아님 으르렁님 사랑해요~♥ 이 똥글을ㅜㅜ 백설기님 매번 작품 지켜봐주셔서 감사해요♥ 모든 독자님들 여기서 마음껏 즐기고 가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