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우현-추억만들기
반응연재에요...소금소금
이번 편은 다 호원이 시점으로 썼어요:)
깨알같은 엄마 불 좀 켜주세요ㅋㅋㅋㅋ
미공개 수사 |
집은 항상 비어 있었다. 아빠나 엄마나 그놈의 미공개 수사가 뭔지 하루가 멀다하고 나를 버려두었다. 호기심에 부모님 방에 들어갈 때면 늘 혼이 났다. 혼이 남에도 불구하고 매일 그 방에 들어가려 애썼으나 커갈수록 문턱 근처에도 가기가 싫어졌다. 어렸을 때 아빠의 수사 파일을 훔쳐본 트라우마는 아직까지도 짙게 남아있다. 집안 곳곳에 널려있는 추리 소설의 영향 때문인지 [부산 공중화장실 밀실 살인 사건] 표지가 7살배기 이호원의 손을 이끌었었다. 처음에 봤을 땐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냥 이 사람 목은 왜 몸이랑 떨어져있지? 입에서 막 피가나... 이런 어린 생각이 머릿속을 뒤덮어 충격 받을 새도 없었던 것 같았다. 그 시체가 노려보는 눈이 내 꿈에 다시 나타난 건 엄마아빠가 미스테리로 남아있던 [부산 공중화장실 밀실 살인 사건]을 몇년 뒤 재수사하러 나간 중1때였다. 혼자서 밥도 차려 먹을 줄 알고 집 문도 걸어잠글 줄 아는 나이라 내 자신이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그 날 우습게도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고 덜덜 떨었다.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있어..] "엄마...무서워....불 좀 켜줘요......" 아침해가 뜨고 오지 않는 부모님에 평소 연락을 자주했던 미공개 수사 관련자에게 울면서 전화하니 실종이란다. 어려도 눈치가 있던 나는 알아차렸다.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도 나라에서 부모님을 죽였다. 이미 다 끝나서 수사할 필요도 없는 사건을 빌미로 삼아 유인하여 그렇게 실종으로 묻어버렸다. 아마 좀 불안했나 보다. 돈에 눈이 멀어 그렇게 미친듯이 수사를 하니 언제 비밀이 새 나갈지 불안했을 만도 하다. 시간이 다시 흐른 지금 2012년 고1 여름방학에도 부모님의 사건을 내가 재수사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방학인데도 매일 나오는 보충에 시간도 없을뿐더러 나도 그렇게 억울하게 죽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진 않았다. 그러나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도 오래되면 무뎌지듯 나도 이제는 이사하여 7살 이호원처럼 버려진 옛날 집에 부모님과의 추억을 모두 두고왔다. 더군다나 추억이라 할 것도 없이 그 사람들은 날 전혀 신경써주지 않았다.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아이가 일주일동안 같은 옷만 입고 생활하다 스스로 빨래를 했다면 말 다한거지, 뭐... "야이성종! 너 옥탑방 살지?너네 집엔 왕세자 안 나타나냐?" "어?....왕세자?" "아 맞다..저 새끼 집에 티비도 없지?하하학랗ㅎ하ㅏㅎㅎ" '골려먹는 것도 정도껏 해라..'옆에서 킬킬대는 놈한테 한 마디 툭 던지니 이성종이 방긋 웃으며 '안녕,호원아.' 란다. 저 새끼 저러니까 애들이 만만하게 보지.. 며칠 전 집으로 온 우편이 생각났다. 미공개 수사 관련자들에게 오는 듯한데 버릴려다 이젠 솔직히 가물가물한 부모님 성함이 적혀있어 무슨 내용일까하는 궁금증에 겁도 없이 뜯어보았다. 조그마한 증명사진 밑으로 김성규란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번에 남우현이란 사람이랑 협력하여 수사를 시작한단 시덥잖은 내용이였다. 짜증나게... 이미 죽은 걸 알면서도 바뀐 집주소는 어떻게 알아냈는지 보낸 우편이 기분나빠 찢어 신경질적으로 휴지통에 넣어 버렸다. 그렇게 김성규를 만난 건 며칠 후 학교 교무실이였다. "아....성종이 형이라고 했나?" "네. 성종이는 학교에서 잘 지내나요?" "어...그래,뭐.. 성실하게 맡은 일도 잘하고 착한 학생이야." 반에서 돌아가며 하는 상담에 담임 앞에 앉아 지루하게 눈을 끔뻑이고 있던 차에 이성종 형이라는 놈이 나타났다. 학부모 상담은 이미 일주일 전에 끝났는데 무슨 일이 그리 바빴는지 이제서야 교무실에 나타났다. 어딜갔다 왔는지 정장을 쫙 빼입고 나타난 모습에도 담임은 학부모 앞에서 설설 기던 행동은 집어치운 채 마치 몇 년 전 졸업한 학생을 대하듯이 그렇게 그 사람을 대했다. 슬리퍼를 신은 발로 장난치며 둘의 대화가 끝나길 기다리다 동생이 왕따 당하는지도 모르는 형의 얼굴을 슬쩍 쳐다보았다. "성종이가 알레르기가 심해서요. 급식 받을 때 관심 부탁드려요." 낯익다 싶었는데 저번에 받은 우편에 있던 그....아...이름이 뭐였더라... '성규라고 했나? 성종이 잘 적응하니 걱정말고.' 그래 성규. 김성규. 기분이 더러워졌다. 내 앞에 미공개 수사를 하는 사람이 서 있다. 저 사람도 돈에 눈이 멀었을까? "성종아" "밥 먹으러 같이 가자." 어울리지도 않게 웃는 얼굴로 동떨어져 있는 자신을 챙겨주니 당황했는지 날 멍하니 쳐다본다. "얼른 가자. 오늘 스파게티 나온대." "아...그래!" 원래 밝은 성격인지 곧바로 따라나오는 성종에 옆에서 짓궃은 장난을 치던 녀석들이 저 새끼 왜저래...라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욕하든 말든 맘대로 하세요...난 내 일이 중요하니까. 이성종은 알고 있는 지 궁금했다. 제 형이 하고 있는 일을. 예절 교육은 확실히 받았는지 밥 먹기 전 잠시 기도를 하다 입을 꼭 다물고 오물오물 먹는 이성종을 찔러보았다. "저번에 교무실에 너희 형 오셨더라." "형이?아...학부모 상담 못 갔다고 했었는데 그것 때매 찾아왔나봐. 말도 안하고 갔네.." "형 바쁘셔?" "응. 좀.." "무슨 일 하시는데?" 이성종이 뭐라 말하려다 다시 입을 닫곤 눈을 데굴데굴 굴렸다. '그냥...형사야.' 알고 있는 눈치였다.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뜸을 들이다 확신이 없는 목소리로 말하는 게 혼자 살며 눈치가 빨라진 내 눈에 다 보였다. 편하지 않은 마음으로 밥을 깨작거리니 그새 다 먹었는지 나를 멀뚱히 쳐다본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장난치는 모습, 남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는 듯한 행동. 꽤 사랑받고 자랐다는 게 느껴졌다. 보아하니 가족이라곤 김성규, 그 사람 밖에 없는 듯 보였는데 애지중지하여 키웠나 보다. 알레르기가 있는 동생을 걱정하는 김성규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도는 듯 했다. 집에 오자마자 우편을 버렸던 쓰레기통을 급하게 뒤지니 김성규의 증명사진은 찢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 있었다. 교복을 갈아입을 생각도 하지 않고 사진을 뚫어져라 바라보다 평소처럼 정적인 집 안에 팔에 소름이 돋았다. 얽히려 하지 않아도 자꾸 주변에서 연관되게 만드는 미공개 수사에 기분이 다운됐다. 이성종에게 친한 척을 한 것도, 말을 건 것도 그저 호기심인 줄 알았으나 일종의 오기였던 모양이다. 부모님의 원수?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에나 나올 법한 생각에 푸훕 하고 웃음이 터져나왔다. 괜히 나오지도 않을 웃음을 억지로 짜내니 항상 싱글벙글인 이성종의 얼굴이 머릿속에 둥둥 떠다녔다. 그 새끼는 뭐가 좋아서 그렇게 웃지... 손 위에 올려놓았는데 어느새 바닥에 떨어진 증명사진을 주워 바지 주머니에 있던 지갑에 끼워넣었다. 가지고 있어서 나쁠 건 없겠지. 딱히 이성종을 괴롭히고 싶거나 한 건 아니다. 그러나 김성규가 유일하게 벌어오는 돈줄인 미공개 수사는 내 손으로 끊고 싶어졌다. 미공개 수사를 정부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건 진작에 알고 있었다. 아마 경찰에서도 이 사실은 모를 것이다. 나라에 맞서싸운다고 생각하니 이번엔 절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어렸을 때 불이 다 꺼진 거실에서 혼자 볼륨을 최대로 해놓고 본 만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들었다. 여기서 폼 잡으면서 담배만 피면 딱인데... 철없는 생각에 등을 대고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결린 목을 빙 돌렸다. 죽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사실이 세상에 퍼졌을 때의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지기도 하였다. 게다가 선(善)을 위하는 것처럼 보이는 미공개 수사의 뒷면이 얼마나 더러운지, 그것을 밝혀내어 정부를 한 방 통쾌하게 먹여버리고 싶었다. 섣불리 주변인에게 미공개 수사의 존재를 알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원래 영웅은 마지막에 나타나는 법이니까. 그렇게 난 나를 영웅으로 치부해버렸다. |
읽어주세요 :D |
이번편 쓰고 등장인물이랑 줄거리 다시 한번 정리할께요 +이번편 줄거리 (일곱살 꼬찔찔이 호원이)엄빠가 미공개 수사함-(일곱살) 나라에서 미공개 수사를 마구잡이로 하는 엄빠가 기밀을 노출시킬까봐 죽임-(열일곱살 현재)집으로 성규 증명사진이 들어있는 우편이 옴-(열일곱)교무실에서 성종이 형인 성규를 봄-(열일곱)성종에게 호기심에 생겨 말을 검-(열일곱)엄빠의 원수! 이딴 이유가 아니라 그냥 주변 반응이 궁금&자신같은 고딩이 나라에 한 방 먹이고 싶어서 미공개 수사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모아서 공개하기로 결심 +전체 줄거리 현성이들이 미공개 수사함. 호원이가 현성이들 따라다니면서 미공개 수사 밝혀내려고 함. 현성이들이 수사할 연쇄 살인 사건. 요 *연쇄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돌아가영. 프롤로그에서 나왔던 내용은 뒷부분에 나온답니당:) 내용은 계속 이어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