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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도경수의 정신이 온전치 못 한대도 박찬열, 제 연인만은 변질되지 않을 줄 알았건만. 겉보기로써는 사고 이후 딱히 그렇다 할 만큼 변한 것은 없었다 나는 살아있었고, 여전히 박찬열은 도경수에게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다만 목숨을 부지하는 대신 제대로 된 도경수의 정신을 영구적으로 잃었고 완전히 미쳐버린 듯 어린아이의 행동을 해재끼는 제 애인의 행동에 지쳐버린듯 박찬열은 도경수 이 외, 다른 년놈들에게 속삭였다. '사랑해' 하고서.
아… 이 지독한 향수냄새, 지독한 술냄새 지독한 수컷의 냄새. 얼마전 박찬열에게 나 아닌 다른 애인이 생기고야 말았다. 말끔한 외모에, 비싼 수트까지 몸에 꼭 맞게 쫙 빼입은 깔끔한 외향만으로도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도경수도 알 수 있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도경수, 본인보다는 훨씬 월등한 사람이라고. 나 몰래 손 잡고, 뽀뽀하고 키스하고. 그런 자잘한 장면들이 쌓이고 쌓여 어린 도경수에게는 이해 할 수 없는 감정으로 와닿았을 때에는 그 사내를 볼 때마다 울음을 터트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찬열은 미쳤어.
결국에서야 우리가 함께하는 공간까지, 그래 집까지 데리고오고야 말았다. 너와 나 우리 둘 뿐인 공간에.
"도경수, 잘 들어 절대 나오지마"
"흐윽, 아아 시러어 찬아 경수는 저 사람 싫어… 싫어!!"
"조용히 하라고 어?!"
"찬아 싫어… 경수 버리지마"
"버리는거 아냐 소리 내지마"
잔뜩 행복에 겨운 듯 들뜬 표정으로 박찬열은 내게 말 했다. 절대 방 안에서 나오지 말라고. 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싫다는 양. 나는 네 연인이잖아, 난 잘못없잖아. 나는 단지 네 옆에, 이 방에 존재하고있을 뿐인데. 얇은 문 밖으로 통하는 거실에서는 행복에 물든 웃음소리가 가득했고 내 방엔 옅은 울음 소리만이 가득했다. 겨우 벽 하나 차이일뿐인데. 우리는 달랐다, 그 미묘한 갭의 차이가 너무나도 컸다.
…
"아악! 왜, 크리스 왜이래 흑, 아!"
"입 닥치고 있어 좋잖아"
한참을 노이로제에 빠져 뜨거운 눈물 방울이나 질질 짜대고 있었을 때였다, 유리가 부숴지는 맑은듯 낭창한 둔탁한 소리와 함께 박찬열의 계집과 같은 굵직한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던건. 도경수가 박찬열의 말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했다, 도경수에게는 고작 하나만 남겨진 제 세상의 신과 같았기에. 밖으로 나오지말라고 제게 소리쳤던 말들이 단순히 네 욕구만을 채우려는 도경수와 박찬열의 연애관계에 대한 불공정한 사안을 제시하려는 차원이라면 마땅히 따르는 게 온전치 못한 이 연애관계를 유지함에 도움이 될 듯하여 그저 눈물만 찔찔 짜대며 실천에 옮겼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
방문을 벌컥 열었고, 울고있는 박찬열을 발견했다. 강간 혹은 겁탈… 어린아이는 자제력이 낮다.
주변에 깨져 나뒹구는 길다란 유리조각을 집어들고서 망설임 없이 남자의 등에 몇번이고 내리찍었다. 더는 찌를 곳이 없을만큼 빽빽하고 깊게. 뜻뜨미지근한 피가 얼굴로 튀었다, 찬열이가 갈아입혀준 새하얀 티셔츠 위로 튀었다. 맨 발 위로 튀었다, 그리고 식었다. 영화에서나 들을법한 특수효과음과 같이 살이 뚫리는 파열음을 만끽했다. 단지 영화와 다른 것이 조금 있다면 그 파열음 또한 손에 전해져 느껴진다는 것. 내가 찌르고 있다는 것. 그러나 죄책감은 없다, 어린아이는 그런 존재니까.
"열아, 경수가 괴물 죽였다!"
"…"
"열아 안아줘어 응?"
"저리 꺼져"
"…경수 지금 더러워서 그래?"
뒷걸음질 치는 박찬열을, 잔뜩 기괴한 문양으로 피가 튀어버린 채 나를 바라다보는 박찬열의 시선을 믿을 수가 없었다. 되려 피가 나도록 남자의 혈흔으로 피떡진 손목을 거세게 긁고 문질러 지웠다. 자, 이제 깨끗해졌지?
그러니까
"안아줘 열아… 경수 추워 춥다.."
제발
"안아줘"
내가 괴물을 죽여버렸잖아. 너를 위해.
ㅋㅎ..독자분께서분량이너무짧다고하시기에이번엔초큼길게적었어여..(아주초큼.어리를.)
ㅎㅅㅎ....휴...저는잘쓰는게뭘까여
댓글좀주세요사랑합니다독자님하트하트하트하트(굽신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