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팬티 좀 사입어라 어? 유치하게 이게 뭐야 이게"
얌전히 건조대에 널려있는 럭비공 모양 트렁크 팬티를 집어들더니 쨍알쨍알거리는데 이것 참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하나있는 여동생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오빠인 김민석보다 두배는 남자답다는 것.
"야! 죽는다 진짜 내려놔"
"오빤 여친도 없고 팬티도 없고 있는게 뭐야!"
"…아우 진짜 저걸"
…
일 좀 쉬는 날인가해서 종일 잠이나 자려고 했더니 겨우 동생 등쌀에 휘말려 팬티나 사러가고있는 꼴이라니 이것 참 제 꼴이 말이 아닌 것 같다고 김민석은 생각했다. 고작 이십대밖에 되지 않았으나 요즘 젊은 애들은 팬티니 뭐니 참 관심이 많다는 애늙은이 같은 같잖은 생각도 해보이며.
요즈음 속옷 브랜드는 왜이리 또 많은지 줄비차게 늘어난 매장만 정신없이 둘러보다 이름정도야 겨우내 들어본 'c' 사 모 브랜드 매장의 눈을 열었다. 후덥지근한 밖의 공기와는 달리 시원한 공기가 제 땀을 식히기라도 하듯 피부 표면 위로 매끄럽게 찬 바람이 기분 좋게 닿아왔다. 다만 기분 좋은 에어컨 바람에 정신이 나가있던 와중, 시야 위로 들어온 형형색깔의 언더웨어에 다시금 얼굴이 붉어졌지만서도. 김민석 촌티 좀 내지말자, 다시금 다짐해보이며 마치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이래저래 언더웨어를 하나씩 둘러보지만 영 어색하고 민망한 이 기분을 누가 알아주리.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아… 예? 예 저걸로 좀…"
아니 이런 미친. 여자 직원의 물음에 당황해서 손가락으로 가르킨 것은 잔뜩 벗꽃색의 여리여리한 핑크빛으로 물들여져있는 분홍색 드로즈. 김민석, 네가 미쳤지. 여자 직원이 살짝 웃은 것 같다면 내 착각일까…
"사이즈가 어떻게 되시죠?"
"예? 사이즈요?"
요즘 속옷은 사이즈도 있나, 여전히 당황한듯한 사내의 모습에 여자직원은 민석의 아랫춤을 한 번 훑어보더니 대강 하나를 집어 제게 내미는데
"맞으실거에요"
…
맞기는 개뿔, 아담한 민석의 것과는 달리 헐렁헐렁한 드로즈를 내려다보며 민석은 허탈하게 웃음을 지었다. 쪽팔려, 쪽팔려 쪽팔려!!
방금 전 여자 직원은 어디갔는지 핑크색 드로즈를 쥐고있는 저를 바라다보는 남자 직원의 시선이 느껴졌다. 역시 비웃는 것 같기도… 김민석은 그저 굳어버린 채 세상 모든 것을 잃은듯 절망적인 얼굴을 하고선 무언가를 찾는 듯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아까 그 여자, 어디갔어..
"도와드릴 것이라도?"
아이 젠장.
"아… 저 이거 한사이즈 작은 걸로 좀…"
"두사이즈는 작아야겠는데요"
김종대는 놈의 아랫춤을 능청맞게 훑어봤다. 제 시선이 닿을 때 마다 놈의 얼굴이 점차 붉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제가 미친 게이새끼인 것인가. 조금 예뻐보이는 것 같기도.
"저, 그 정도로 작지는 않거든요?"
"그럼 확인 좀 해볼까요"
흑흑...연재해도될까여...
댓글좀부탁드려요굽신굽신 사랑합니다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