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늑대×뱀파이어규 2 "손다쳤어?" 마주보고 앉아 저녁밥을 먹던 참이였다. 계란말이를 입으로 가져가던 우현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응, 칼질하다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밥 위에 계란말이를 올려두고는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이리줘봐. 성규의 다친 손을 유심히 관찰하더니 벌떡 일어나 수납장에서 반창고와 연고를 가져온다. 밥먹다 말고 이건 무슨 상황이지? 식사중에 다른짓은 일절안하는 우현과 성규였는데, 평소와 다른듯한 우현의 모습에 성규가 알게 모르게 당황했다. "밥 다먹고 붙여도되는데.." "젓가락질도 잘 못하던데" 성규가 수저를 들고 밥을 입에 넣는 순간부터 우현은 그의 손을 관찰하고 있었다. 어딘가 불편해보이는 젓가락질에 보다못한 우현이 반창고를 붙여준것이다. "고마워"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계란말이를 먹는 모습에, 성규가 미소지었다. 성규는 뭐든 잘먹는 우현의 모습이 좋았다. 식사예절이며, 젓가락잡는 모양새며, 무엇보다 그는 왠만해서는 뭐든 맛있게 먹었다. 연애 초창기에는 그가 먹는것을 보며 원래 먹던 양보다 많이 먹다보니 살도찌고 탈도났었는데.. 된장찌개를 후 불어 입에 넣던 성규가 생각했다. "맛있어?" "응" 두부를 건져 밥과 함께 슥슥 비벼먹는 우현에게 물었다. 진짜 맛있게 먹는다니까. 속으로 생각한 성규가 얼마 남지 않은 밥을 입에 넣었다. "내일부터 휴간데, 뭐 먹고싶은거 있어?" "음.." 한참을 고민하다가 우현이 "고기!"하고 대답했다. 요즘 몸보신을 잘 못했거든.. 이라며 부가설명도 덧붙였다. "어떤고기?" "내일은 닭" 그럼 삼계탕을 좀 해야겠네, 포스트잇에 내일 살것들을 하나하나 적는 성규의 뒷모습이 예뻤다. 뜬금 없었지만, 우현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 내일부터 휴가구나. 우현이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의 예쁜 뒷모습에 말을 걸었다. "여행갈까?" "무슨 바람이 불었대?" 편서풍. 하고 능청스럽게 받아치자 성규는 어이없다는듯 웃었다. 그냥 휴가잖아? 우현이 성규의 뒷모습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 가고싶은데 없어? 그의 어깨어 턱을괴며 물었다. "글쎄.. 별이 보고싶어" 별? 우현이 다시묻자 응, 별. 하고 다시 답했다. 어디로 가야할지에 대해 생각하던 우현이 입을열었다. 강원도어때? "멀지않아?" "2박3일정도로 갔다오지뭐" 오늘은 수요일, 목금토일 4일 휴가를 받은 그들에게 시간적 여유는 나름 많았다. 게다가 휴가철이 끝나가는 지금은 사람도 많이 없을것이고, 펜션도 비성수기니 방을 잡는것도 문제없지않을까. 짧은 시간에 생각을 한 성규가 다시 물었다. 그럼 출발은? "아침에 출발할까?" "아침에? 그럼 일찍 장봐야겠네" 가서사면 안돼? 여전히 그를 품에 안은채 물었다. "그런가.." "그냥 무작정 가는거야" 신나지않아? 들뜬목소리로 말을하고는 그의 볼에 뽀뽀를했다. 너 안피곤하겠어? 괜찮아, 늑대체력 뒀다뭐해. "숙소는?" "가서 알아보면 되지" "이렇게 가도 될까?" "못구하면 비박이지 뭐" 어딘가 살짝 걱정되는 성규와, 어떻게든 되겠지 싶은 우현의 여행이 몇시간 후면 출발한다. "우현아" "흐으응" 평소보다 한시간정도 늦게 일어났다. 씻고, 밥을차리고, 우현을 깨우는 지금 시각 8시. 일어나기 싫은지 끙끙거리는 우현의 엉덩이를 톡톡쳤다. "일어나서 밥먹자" 잠에서는 깼지만 여전히 꼭 감겨있는 두눈에, 성규가 손을 뻗어 머리카락 사이로 뻗어진 부드러운 늑대귀를 만지작거렸다. 간지러운지 팔랑대는 귀가 귀여워 그가 웃었다. "안피곤해?" 늘어지게 하품을하며 우현이 물었다. 나? 워낙 많이 자놔서 안피곤해. 우현이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럼 난 겨울잠 자둬서 안피곤해야하는거 아냐? 너랑 급이 같냐 내가? 성규가 우현을 밥상앞에 앉히며 말했다. "오늘 가는거 맞지?" "응 니가 가자며" 히힝 신난다. 우현이 웃으며 숟가락을 들었다. 저녁에 먹었던 된장찌개를 떠먹고, 밥 위에 김치를 올려 한입. 멸치볶음과 된장 국물을 비벼 한입. 또 된장찌개 한입. 아침이면 입맛이 없을 법도 한데, 복스럽게 먹는 우현의 모습을 보며 성규도 밥을 먹었다. "안챙긴거 없지? 옷은 두벌만 챙겨가면 될꺼고" "난 차키챙겼어" 오랜만에 떠나는 둘만의 여행에 서로 멋을냈다. 흰 셔츠에 연하늘색 슬랙스가 우현의 밝은 갈색머리와 어울렸다. 언젠가 여행갈때 쓰려고 사둔 썬글라스까지. 거실에서 성규를 기다리며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그의 바지색처럼 청량했다. "가자!" "뭐야 귀엽게" 성규의 오늘 패션에서 귀여운점은 스냅백 밖에 없었지만, 우현의 눈에는 세상 어떤것보다 김성규가 가장 귀여워보였다. 검은반팔티에 청 오부바지, 거꾸로쓴 성조기 스냅백. 목부분에서 달랑거리는 우현과 커플 썬글라스까지. 오늘도 예쁘네 김성규. "빨리 출발이나 해" 네네 남기사 운전하겠습니다아, 빈정거리며 차에 시동을 걸고 매끄럽게 주차장을 벗어났다. "여기서 영월까지 얼마나걸려?" "세시간 안걸릴껄?" 차가 안막히면 말이지. 지금 시각 오전 10시 도착하면 한시쯤이겠네. 휴게소 들리면 더 걸리려나? 두근거리는 느낌에 성규가 노래를 틀었다. 빅뱅의 we like 2 party. "중간쯤가서 휴게소 들리자" "당연, 군것질해야지" 아 재밌겠다! 둘다 같은 생각을 하며, 나름 한적한 도로위를 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