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다른 학생들은 수능 준비에 바쁜데 비해 우리는 유학 준비에 바빴어.
기본적인 영어 공부부터 맘잡고 시작했고 여권에 돈관리에 둘 다 혼자사는 집이라 관리할게 한두가지가 아니었지.
"....이씨...너네 진짜 가는거냐..?"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닌데 눈에서 물이 흐르네.."
저거저거, 표지훈과 김유권은 울고 자빠졌네.
사실 나에게 너무나도 고마운 친구들이라 아쉬운건 매한가지였어.
"이거, 뭔지 알지?"
"...헐 김여주. 뭐야 이거. 다시 가져가."
"내 부모님 유품인거 알면 잘 간직해라. 나중에 너네 결혼해서 잘 살 때 다시 돌려주고."
작은 브로치 2개를 건넸어. 우리 엄마 아빠가 살아계셨을 때, 남기셨던 유품들 중 하나였거든.
그리고 얘네들은 이걸 가질 충분한 자격이 있고 말이야.
"시간이 참 빠르다."
옆에서 한숨쉬듯이 내뱉는 우지호의 말에 웃음이 났어.
그러게, 시간 참 빠르다.
유학은 길게 잡았어. 성공해서 돌아오자, 가 우리 다짐이었거든.
뭐 덕분에 이렇게 양손에는 거대한 캐리어가 가득하고말이야.
"종종 놀러갈께, 진짜."
"맞아 비행기표 보내줘라. 너네집에서 먹고자게."
"꺼져. 대학이나 가고나서 말해라."
평소에 자기 할일하던 김유권과는 달리 표지훈은 원서를 내는 족족 탈락했어. 결국 재수를 하기로 했고.
"다시 돌아올께. 연락 씹지말고."
"당연하지 병신아. 우지호 너는 김여주 잘챙겨라 진짜. 확 김여주 데리고오는수가있어."
"걱정마라."
웃으면서 농담하는 우지호의 손이 꼬물꼬물, 안절부절못하네.
빨리 와야할텐데말이야. 언제오려나?
"우지호!!!"
그 때, 저 멀리서 우렁한 목소리가 들렸어.
정한해와 송민호. 우지호가 그토록 기다렸던 아이들.
"어후 이새끼야, 가면 시간을 알려줘야지. 한참 찾았잖아."
"아....미안하다. 깜박했네."
"잘갔다와라."
"..응."
참 훈훈한 결말이야 그치?
사실 이야기는 끝이났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이니깐.
성공해서 돈 많이 벌어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지. 그래서 이 병신들 다시 만나서 술이나 진탕 마셔야지.
"..이제 가자."
그리고 우지호, 너는 이 손 놓으면 절대 안돼. 혹시 바람피거나 내가 싫어져도 난 죽을듯이 매달릴테니깐 그렇게 알고.
이제 우린 미국으로 가자.
<여주도 다 아는 이야기>
"빨리 빨리!"
어후 지는 아이스크림 쪽쪽 빨면서 나한테만 다 시키는 것 봐.
쓸데없이 미국은 왜 집에 마당까지 있는거야.
"야, 쭈. 남편 힘들게 고생하는거 안보여?"
"누가 남편이야 변태새끼야."
"같이 살면 남편이지, 뭐. 너 나가서 유부녀라 그래라."
"유부녀가 영어로 뭔지 몰라서 못그러겠네?"
하여튼, 한마디도 안져요 한마디도.
그래도 너가 땀흘리는것보다는 내가 이러는게 훨씬 낫지 뭐.
"..다됐다!"
마지막, 우리 두 명의 부모님의 사진까지 탁자에 올려놓고 집정리는 끝이났어.
"힘들지? 좀 씻고올래?"
"...씻고올래? 지금 유혹하는 거야?"
"...시발 씻지마. 땀냄새나는 그대로 평생 살아라."
ㅋㅋㅋ귀엽기는. 얘는 가끔가다 이렇게 이상한 말을 해.
그럼 나 혼자 이게 뭔뜻이지 고심하는데, 막상 얘는 생각없이 뱉은거라니깐?
이래서 내가 얘한테 변태소리나 듣고있는거야. 지가 원인인지는 생각도 못하지.
"..쭈. 거실이 너무 휑하지?"
"음.. 너가 그렇게 말하니깐 그렇게 보이네."
"그치? 여기에 큰~ 사진 하나만 걸면 될텐데."
"..사진?"
응. 우리 웨딩사진. 아직 내가 가진게 하나도없어서 뱉지 못한 말을 삼키고 그냥 웃었어.
내가 나중에 돈많이벌어서 능력있는 남자가 되면, 그 때 당당하게 말해야지.
"여기 웨딩사진 걸면 되겠다."
....응?
"그치? 바보야."
"..김여주."
"사내새끼가 소심해가지고 무슨 말도 못하냐? 나중에 우리 여기.."
"사진 걸자. 이쁘게."
응. 당연하지.
아 여주야, 난 정말 환하게 웃는 너가 너무 좋다.
우리 이대로 평생 사랑하자, 예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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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치와 빵셔틀이 드디어 끝이났네요! 쓰다보니 정말 창피할만큼 못 쓴 글이고 딴 길로 새고..ㅠㅠ
그래도 계속 봐주신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신게 너무 힘이 났어요ㅎㅎ
다음번에는 더 좋은 글로 돌아올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