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시간은 2시였는데, 지금 시간은 2시 40분... 멀리서 성종이가 쭈그려 앉아있는게 보여 달려가기 시작한다. "성종아!! 미안해!!!" 그런 내가 보이는지 일어나 내쪽으로 오는 성종이 덕분에 그리 오래 달리지 않아도 성종이와 가까워질수 있었다. "이씨, 왜늦어!!" 라며 딱밤을 살짝 때리는 성종에 베시시 웃자 내 손을 덥썩 잡더니, "아 빨리 가야돼, 우리 영화시간 거의 다됐어." 우리는 얼마전까지 가장 친한 친구사이였다. 오래전부터 알고지낸 탓에 서로를 가장 잘 아는 친구였는데, 고등학생이 되면서 사춘기가 늦게 찾아온 성종이를 잡아주면서 우리는 연인사이로 발전했다.
"김뚜기 그만 울어! 푸하하" 영화가 슬퍼서 오열을 한 내가 상영관을 나오면서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자 웃긴지 내 등을 퍽퍽 치며 웃는다. "이자식이, 넌 여자친구가 우는데 웃냐!!" 하고 째려보자 그제서야 찔렸는지 어깨동무를 하며 "밥먹으러가자~ 내가 맛집 알아왔다!" 라며 화제를 돌린다.
메뉴판을 보며 내가 먹을 메뉴를 정해주는 네가 오늘따라 남자답다. 대충 주문을 마친 네가 나를 보며 웃자 새삼 설레온다. "주문하신 베이컨피자 나왔습니다." "헐 진짜 맛있겠다!!" 피자가 나오자마자 나는 사진을 찍기 바빴고, 그런 나를 웃으며 바라보던 너는 여느때와 같이 내 접시를 가져가 피자를 담아주고는 "사진 그만 찍고, 빨리 먹어. 배고프다며"
밥을먹고 한참 데이트를 하던 우리는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보고 이제 들어가봐야겠다며 익숙한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오늘 지인짜! 재밌었어!" "그랬어? 우쭈쭈, 오빠가 다음주에도 놀아줄게요" 신이난 내가 재밌었다며 이야기하자 그런 내가 귀여운지 볼을 찌부시키며 말하는 네가 오늘도 좋다. "잘 들어가고, 이따가 밤에 통화하자." 우리집 앞 나를 데려다주고 돌아서는 네게 나는 "성종아!" 잠깐 망설인 탓에 멀어진감이 있지만 내가 부르자 돌아선 너의 볼에 뽀뽀를 하고는 네가 멍한 틈을 타 집으로 들어와버렸다. 절친에서 남자친구까지 온 너와의 관계가 내게는 참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