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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온!

(5. 서울가는길)

w. 감개무량

 

 

 

 

 

 

 

"허..."


야밤에 구조된지 3일정도밖에 되지않은것같은데..

수현의 붕대를 갈아주던 현우가 벌써 반이넘게 회복된 상처를 멍하니 보고만 있다가 거즈를 붙였다.


"너 이제 붕대안해도 되겠다 야"


말을알아듣는것인지, 알아듣지못한것인지 알수없는표정이다. 주방에서 밥먹으라 부르시는 할머니목소리가들린다. 알코올을적신 솜을꺼내어 그의 팔에꽂힌 링거바늘을 빼곤 꼭 눌러주었다. 주변을 정리하고 일어서 주방으로 향하는 현우를 보던 그가 슬쩍일어나 뒤를따라가다가 넌 옷입고나와! 하는 그의말에 이불위에 널브러진 티셔츠에 얼굴을 집어넣는다.


"할머니! 오늘점심은 뭐에요?"


주방으로 걸어들어온 현우가 할머니뒤에 찰싹붙어 제가 봐도될 점심메뉴를 괜히 여쭸다.


"몸보신이나하라고 삼계탕 퍼놓았다. 어여 숟가락 들고가서 앉어 아가"


이젠 제법익숙하게 수저3개, 젓가락3쌍을 가져다 상에 펼친다.


그 이리청년은 왜 안온디야?
하시는 할머니말씀에 자리에 앉다말고 현우가 일어났다.
아마 티셔츠 혼자 입느라 끙끙대고있을걸요~
당연하다는듯이 수현이 있던 방으로 향하려다 주방앞에 서있는 그를 보고흠칫 멈춰선다.


"이..이제 잘입네?"










야이!! 우씨!!

닭장을 다고친 현우가 저의말은 듣지않는 닭을 몰아오랬더니 물어온 수현의 어깨를 찰싹때렸다. 입!벌려!
툭하고 떨어진 닭이 죽다살아난 소리를 내지르며 닭장안으로 달려간다. 입주변에 닭털을 묻히고 마냥 그를 쳐다보는 수현앞에 쭈그려앉아 눈높이를 맞추었다.

"효과는 만빵인데 털입에 다묻히고 이게뭐야!"

털을 떼어주다가 저도모르게 웃음이나온다. 언제그랬냐는듯 하늘이 맑기만하다. 여기가도 졸졸 저기가도 졸졸, 아기오리가 엄마꽁무니를 따라다니듯 현우를 따라다니는 그가 나머지닭을 몰아오려고 내려가는 그의뒤를 쫓았다. 20여분만에 함께닭을 닭장으로 모두넣은 둘이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무그늘에 앉아 잘 고쳐진 닭장을 쳐다보며 한가로운 오후를 만끽했다. 장마가 끝나 좀 선선해지나했더니 무더위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현우가 입을연다.


"...나 내일 집으로 올라가는데 넌어쩔래?"

"..."

"..."

 


으유...바보같이...너 내말 다알아듣긴해?

아이스크림을 다먹고 남은 나무막대를 씹던 그가 지지야, 하고 막대를 뺏어드는 현우를 멀뚱이 보고만있다.


"어차피 집엔 나 혼자있으니까 상관은 없는데...그...갈꺼면 같이가도되고...안내키면 여기계속 ..."


에이 모르겠다

하고 일어서 밑으로향하는 그의 뒤를 수현이 따라 내려온다. 왠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새들어버린 정때문인지 아직까지도 짐을 다챙기지 못했다. 뭘해도 마음에걸리는 그의생각에 어쩌면 나는 올라가기 싫은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 따라올 책임감에 섣불리 결정하기 두려운감정이 드는것은 분명했다. 이성과 감정사이에서 시소를타는 자신의마음을 본인도 잘 가늠하지못하는 현우가 하루에도 몇번씩 고민에 빠지기를 반복했다. 말없이 뒤를따라오는 그를한번돌아보곤 속도를 맞춰걷는다. 함께있는 순간만큼은 단순해지는 자신이 웃기기만하다. 허공을휘젓던 손이 가까운거리에 서로 스친다. 찰나의 순간이라도 느껴지는 온기가 따뜻하기만하다.





 

 

 

 

 

 

 

*








 

 

 

 

 





"할머니! 나 갈게! 전화할게요"


손을 흔들다 옆에서 가만가만 그모습을 보고있는 수현의 머리를 꾹눌렀다. 현우의가방을 대신 등에 맨 그가 가방끈을만지작거리며 뒤를 따라올 뿐이었다. 길게이어져 정류장으로 가는 샛길에 햇빛이 가득 들어찬다. 처음 내려와보는 산아랫길에 주변을 구경하기 바쁜표정을 그를 흘끔 훔쳐본다.


사람손타니 훨씬났네 뭐...


캐리어를 끄는 현우가 집까지 돌아갈 동선을 한번더 체크해본다. 어느새 도착한 정류장에 둘이 나란히 앉아 시내로갈 버스시간을 확인했다. 좀남은 시간에 뒷머리를 긁적이다 손톱깎이를 꺼내어 그의 손을 집어든다.

 


"다른사람이 다칠수도 있으니까 정리만 하자"


새끼 손톱을 손톱깎이날에 끼워 힘을주다가 응? 다시 힘을줘본다.


"아,손아파...너열손가락 다깎아주면 나 힘다빼겠다!"


괜히 수현을 흘겨본 그가 왼손톱을 다깎아주자 오랜만에듣는 버스엔진소리가 들린다. 가자! 하고 손을잡아끌어 문이열리는 버스안으로 발을들였다.
두사람이요
익숙한전자음을 듣고 뒤쪽좌석에 앉은 그가 옆자리를 통통두드린다. 깎여진 왼손톱을 만지작거리다 빠르게지나가는 창밖풍경에시선을 뺏긴 그를 구경해본다. 버릇처럼 머리를 만져주었다.

오늘 올라가면 머리도 자르고 신발도 사야겠다..

맞는 신발이없어 대충신겨놓은 슬리퍼에 삐져나온 발가락이보인다. 자꾸만 할일이 하나둘씩 늘어 휴대폰에 해놓은 메모가 길어진다.





 



"아!!아저씨! 여기서내려요!"

한참을멍때리다 내려야하는 정류장을 지나칠뻔했다. 수현의 끌고 버스에서 내려 기차표를 끊어와 계단을 내려간다. 시외로향하는 유동인구가 많은곳이라 잔뜩 긴장한 그의손을 꼭잡았다. 저보다 큰 그를 어르고 달래는것이 느낌이 묘하면서도 설렌다. 이제막 들어오는 기차에 나란히 손을잡고 탑승해 자리에 앉았다. 이제 한숨돌린 현우가 좌석을눕히고 눈을감았다. 한숨푹 자고일어나면 집에도착하겠지? 빨리 침대에 눕고싶다는 생각이 송송 비집고올라온다.

 

 


우리기차는 잠시후 서울역, 서울역에 도착하겠습니다. 잊은 물건이 없는지 잘 확인하시고 즐거운 여행되시길 바랍니다.

 

 


익숙한 방송이들려 반사적으로 눈을뜬 현우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눈을비볐다. 어쩐지 조금덥더라니.. 제옆에 꼭 웅크린 그를 흔들어깨운다. 부스스 눈을뜬 그가 덩달아 짐을챙겼다. 서서히 속도를줄이다 멈춰선 기차에서 캐리어를 끌어내렸다. 내리기무섭게 무더운날씨에 조금밖에 걷지 않은것같은데 비지땀이 흐른다. 더위에 지친 수현도 처음 등을내어준 백팩이 불편한지 꼼지락꼼지락거렸다. 안되겠다 싶어 택시를 잡았다. 그나마 집이 가까워 천만다행이었다. 익숙한매미소리도 들리지않고 뜨겁기만한 도시더위에 벌써 넌덜머리가 나려한다. 땀이 식을때쯤 도착한 집의 현관을 열자마자 에어컨을 켠 현우가 물을가지고 소파위에 엎어졌다.


"뭐해? 얼른들어와!"


멀뚱이 현관앞에선 그를 불러 백팩을 내려주곤 반쯤남은 물을 먹인다. 그리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파에 꾹꾹 엉겨있는 둘이 가시지않는더위에 멍하니 집안이 시원해지기를 바라고있을뿐이었다. 혼자있기엔 커보이기만하던 집이 갑자기 둘이되니 그리 크기만한것도 아니었다. 벌써 점심이넘은시간이라 일어나밥을 준비하기시작한 현우의 뒤를 따라 그가 일어선다. 밥을 앉히면 너무오래걸리고.. 결국 라면을 집어들고 냄비에 물을받는다. 오자마자 첫끼가 라면이라니 좀슬프지만 어쩔수없지.

물이끓기를 기다리며 서있는현우의 어깨에 그가 턱을 올린다. 조심스레 머리를 만져주는 손길에 그가 기분좋은 소리를 낸다. 짙은 눈썹부터 긴눈, 코, 입꼬리가 올라간 입, 남자다운 턱선까지 저와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에 입술을 비죽여본다.
물끓는소리에 스프와 라면을 넣는 모습을 수현이 열심히 보고만 있다.








어머 어떡해~색이 참잘받으세요

예? 하하...감사...

수현의 손을 휙잡아끌고 매장밖으로 나와 한숨을 푹쉬었다. 신발을 보는거야 얼굴을 보는거야?
뾰루퉁해진 표정으로 다른매장을 찾았다. 머리를 자르니 훨씬 반듯해보이는 그를보니 왠지 으쓱해지는 느낌을감출수가 없어 방긋웃는다. 그가 신을 새신발을 고르고 밖으로나와 집을향해걸었다. 해가지니 훨씬시원한 여름밤 거리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뭣도모르고 앞뒤로 손을흔드는 현우를 졸졸따라오는 수현이 아담한 그의 뒤모습을 멍하니보며 따라가기만했다. 집에서 막씻고나온 현우의 머리에서 코끝을간질이는 샴푸향이 솔솔 났다.

 


"어! 너언제올라왔냐!"

 


어깨를 툭치는 느낌에 소리가난쪽을 바라본 현우가 꾸벅, 인사를 건넸다.


"오늘 일찍올라왔어요."

"아! 그래? 방학끝나간다고 하나둘 모이는구만!? 상경기념으로 한잔하고갈래?"

"아...그..선배, 제가오늘할일이 있어서..."


어어? 어디서 하늘같은 선배의 권유를 무시할수가있어?


우악스럽게 헤드락을 거는 손길에 항복의 손사래를 치던 현우가 눈앞까지 가까워져있는 수현의옷자락에 눈을 동그랗게 뜬다.


"...뭐야, 친구야?"


수현의 표정을 확인한 그가 심상치않게 뒤틀릴 분위기에 대학선배의 팔을풀고나와 둘사이를 막아섰다.


"아!!그...제 룸메에요 선배! 이번에 같이살게된... 얘가좀..그,급한일이 있는데 빨리 해야되서..! 기분이 별로 안좋은가보네! 죄송합니다! 개강하기전에 한잔해요!"


급하게 그의 손을 잡아끌고 자리를 벗어났다. 아직 뒤를 노려보고있는 수현이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사그러들질않는다. 뜀걸음으로 그를끌어 선배무리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오고나서야 숨을고를수있었다. 집앞에서서도 여기저기를 살피다가 푹 한숨을 쉰다.

 


"바보야..저선배 완전 또라이로 소문났거든? 그럼 안되는거야! 나완전 간이 콩알만해 지는줄알았네"

 


울상을짓던 현우를 보다가 팔을 잡아다 끌고 문을연 수현이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눈을감았다. 순식간에 잡혀 집안으로 들어와 살금살금 그의앞으로 걸어온현우가 너...삐졌어? 걸어오는말에도 눈썹만 꿈틀거린다. 아직 손목이 잡혀있는듯한 느낌에 손목을 쓸어보다 그의 앞에 털썩 앉아버렸다. 결론적으로 자리를 빠져나오긴했네..하는생각에 소름이 오소소돋는다. 그대로 딸려들어갔다면 공공연하게 몰빵을당해 집에 들어올수 있었을지도 의문인데...기특하면서도 자는척을하고있는 녀석이 괘씸해 머리를 콩쥐어 박고는 방으로 휙도망쳐버린다. 이불속으로 기어들어와 선잠이 들려던차에 살금살금들어오는 그의 기척이 들린다. 잠결에 웃었던지 웃지 않았었는지 잘기억이 나지않았다.

 

 

 

 

 

 

 

 

 

 

 

 

 

 

 

 

 

 

 

/

암호닉은 매번 적어드려야 하는건가요?

늘 덧글달아주시는게 감사해서 안적을 수가 없네요!

 

세모네모님

 

두근두근님

 

이외에 봐주시는, 덧글써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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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모네모에요!!
매번써주시면 감사하고 안써주셔도 상관없어요ㅎㅎㅎ
수현이가 어떻개 도시생활할지 기대되요!!ㅋㅋㅋ말배우는것고 재밌을거같고..ㅋㅋㅋㅋ기대할게요!!!

11년 전
독자2
우오오오 일등이다!!
11년 전
감개무량
일등덧글 감사합니다♥저도 도시생활 쓸생각에 설레네요. 세모네모님 폭풍덧글 오늘도 감사합니다~
11년 전
독자3
암호닉 적어주셔서 감사해요, 두근두근이에요! 결국 서울로 데려온건가요.. 귀여워라 ㅋㅋㅋ 선배한테서도 구해주고!! ㅋㅋ 정말 재미있게 읽고있어요, 감사합니다^ ^♥
11년 전
감개무량
두근두근님♥전 덧글에 감사합니다! 더 알콩달콩한 모습보여드리겠어요 불끈!
11년 전
독자4
진짜 재밌어요ㅎㅎㅎㅎ또기대할게욥!!
11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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