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예뻐졌네!
오랜만이다! |
너징은 엑소앨범을 손에 쥐고서 후,후.라며 쉼호흡을 하고선 옷을 다시 고쳐입고 집에서 빠져나와. 떨리는 마음을 억지로 진정시키고 너징은 버스를 타고 팬싸인회 장소로 갔어. 팬싸인회에 도착하니, 아직 엑소가 입장하지 않았는데도 열심히 소리를 꽥꽥질러대는 팬들을 바라보며 너징이 표정을구겼어. 너징은 앨범을 열어서 멤버들 얼굴을 보다가, 팬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짐을 느껴 고개를들자 엑소가 무대위로 들어오고있었어. 너징은 급히 앨범을 닫고서 제일 좋아하는 백현을 찾으려 여기저기 시선을 돌렸어. 제일 가운데쪽에 서있는 백현을 바라보다가 너징이 주머니속에서 꾸깃한 종이를 꺼내서 그걸 바라봤어.
너징은 백현이에게 하고싶은 말을 따로 적어와서, 다시 한번 연습하는 의미로 꺼내서 읽어내려갔어. 마지막에 하지말까?할까?로 대충 날려쓴글씨옆에, 백현이 친구인척하기.가 눈에 들어왔어. 너징은 심각하게 고민을하다가 쪽지를 그냥 구겨 주머니속으로 넣었어.
팬싸인회가 시작되고 아이들이 음료수를 쪽쪽 빨아마시며 팬들에게 열심히 손을 흔들어주다가, 곧장 앞에있는 팬 앨범에 싸인을해줘. 너징은 백현이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어, 그러다가 너징 차례가 온걸 느끼고 헐레벌떡 일어서 줄을섰어.
사실 너징은 너무 긴장해서 멤버들이 질문을 할때마다 네?에..라는 둥 시큰둥하게 대답했어. 너징이 제일 좋아하는 백현이때문에 긴장이되어서였어.
그렇게 몇명 넘어오다가 백현이 차례가와서 앨범을 펼치고 백현이에게 앨범을넘겼어. 너징 앨범에 슥,슥 싸인을 그려나가는 백현을 바라보다가 너징이 아주 힘겹게 입을 열었어.
" ㅂ,백현아. 나 기억나? "
너징의 말에 당황한듯 싸인을 멈추고 너징얼굴을 바라봤어. 그러다가 모르겠는지 표정을 살짝 구겼어. 너징은 백현의 표정에 조금 더 힘겹게 입을 열었어.
" 그, 나. 너 고등학교 친구잖아! 꽤 친했는데. "
" 진짜요? 대박. "
믿지 않는듯한 백현의 표정에 너징은 오기가 생겨서 너징의 이름을 말했어. 사실 백현도 궁굼했는지 너징의 이름을 먼저 물어보지 않았어.
" 나, 오징어야. 진짜 기억 안나? "
너징의 말에 싸인을 하던 백현의 손이 그대로 멈췄어. 백현의 행동에 너징이 더욱더 당황했어. 백현이가 거짓말 한것을 알면, 기분이 많이 상할까봐 너징은 마음을 졸였어.
" 오,징어. 너 설마 3학년 5반 오징어? "
" 어, 응! "
사실 너징이 농담이야,라고 분위기를 풀려고 했을때 백현이 입을 열어서 너징은 입을 꾹 다물었어. 하지만 너징이 생각했던 말과는 다른 말이 나와서 당황했어. 대충 어,응.이라고 너징이 대답했어. 하지만 나쁜행동이란걸 알기에 양심이 쿡.쿡찔려서 사실,거짓말이야.라고 말하던 입을 다물었어. 너징은 나쁜짓인데,나쁜짓이야.하면서도 거짓말이라고 입을 열지못했어.
" 와, 진짜 많이 예뻐졌다! 얼굴 좀 보자. "
너징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서 얼굴이 궁굼했던것인지 얼굴을 보자며 백현이 너징의 고개를 잡고 올렸어. 이내 너징의 얼굴을 보더니 미소를 지었어. 너징은 볼이 붉으스름해졌어.
" 야, 진짜 예뻐졌다. 너 왜 연락도 없었냐? "
편하게 말을 놓은 백현의 행동에 너징이 살짝 당황했지만, 너징이 그냥 말을 이어나갔어.
" 그냥, 연락하기 어려웠잖아. "
" 맞아, 그렇긴했다. "
너징의 대답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싸인을 그려나갔어. 그렇게 수월하게 싸인을 다 그린 백현이 주위 눈치를 보면서 p.s에 숫자 11개를 적어나가는것을 본 너징의 심장이 쿵쾅뛰기시작했어. 너징은 정말 이게 아닌데,라고 생각했지만. 너징의 입은 도무지 열릴 생각이 없었어.
사인을 다 끝낸 백현이 너징에게 작게 손으로 전화기모양을 만들어서 흔들어보여. 너징은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 멤버로 넘어가 사인을 받았어. 너징은 정말 정신없이 사인을 다 받고 자리로 돌아가 바닥에 앉았어. 너징은 손이 덜덜떨려왔어.
너징은 생각보다 커진일에 머리가 복잡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기쁘기도했어. 너징은 휴대폰을 들어서 인터넷에 백현을 익숙하게 검색했어. 아직도 너징은 손이 덜덜떨렸고, 심장은 쉴새없이 쿵쾅댔어. 너징은 대충 백현을 검색했다가, 다시 휴대폰을 끄고 주머니에 넣었어. 그리고선 예쁘게 싸인하는 백현을 멍하니 바라보기만했어.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났던 팬싸인회가 끝났어. 멤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와서 각자 소감을 말했어. 너징은 멍하니 백현을 바라보다가 백현이 마이크를 받는 모습을 보고서 왠지 모르게 가슴이 쿵쾅댔어.
" 어, 팬분들 많이많이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항상 사랑해요, 그리고 내 친구도 왔더라고요. 많이 예뻐졌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 "
너징은 심장이 터질듯했고, 도무지 진정이 되질 않았어. 그저 아,미치겠다.라며 머리를 쥐어뜯고만싶었어. 백현이 옆멤버에게 마이크를 넘겼고, 너징은 한숨을 푹푹 내쉴뿐이였어.
그렇게 멤버들이 다 인사를하고, 마지막으로 구호를 외치고 멤버들은 인사를 하다가 매니저를 따라서 나갔어. 너징은 멤버들을 끝까지 쫓아가는 팬들을 바라보다가 도망치듯 앨범을 들고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갔어.
너징은 버스 구석쪽에 자리잡아서 앨범을 열어 백현이 적어준 숫자들을 보았어. 너징은 숫자들을 보자마자 전화번호라는걸 알고, 휴대폰을 꺼내서 번호를 저장했어. 너징은 다시 앨범을닫고서, 아직도 빠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켰어.
몇시간을 지나서 드디어 버스에서 내렸고, 앨범을 가방에 넣고 휴대폰을 꺼내서 카카오톡에 들어가 동기화를 시키자 '백현'이라는 친구가 새롭게 떴어. 너징은 그걸 한참동안 바라보다가 휴대폰을 끄고 주머니에 넣었어. 벌써 조금 어둑해졌길래, 급히 집으로 뛰어갔어.
너징은 집으로 돌아와서 가방을 침대에 던져놓고, 휴대폰을 꺼내서 카카오톡을 실행했어. 너징은 스크롤을 밑으로 내려서 '백현'을 찾았어. 그리고 백현을 한번 터치했어. 그러자 백현의 번호와함께 1:1대화하기가 눈에 띄어서 터치를했어. 너징은 파란색 배경만이 떠오는 공간에서 보낼까,말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키패드를 두드렸어.
나, 오징어야. 저장해두려면 해둬.. 너징은 힘겹게 적은 문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아,어떡하지!라며 머리를 헝크러트렸어. 너징은 사실 나,오징어야. 저장해줘.라고 보내려던걸 너무 딱딱해서 바꾸긴했지만, 너무 어색했거든.
너징은 하염없이 고민했어. 적어진 문장을 보낼까,말까. 분명히 집에 왔을때는 8시였지만 별 생각을 다 하느라 4시간이나 헛되게 보내고 말았어. 사실 너징이 중간에 샤워도하고, 밥을 먹어서 2시간은 금방 지나갔지만 말이야.
너징은 침대에 앉아서 발을 동동굴리다가, 이내 큰 마음을 먹고 전송버튼을 눌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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