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무대에서 실수를 하고 말았다. 쿵, 쿵, 쿵. 일정하게 소리치는 비트만큼 내 심장박동도 뛰고 있었다.표정이 안좋은 형의 눈치를 살살 보며 멤버들이 무대에서 내려왔다. 내 어깨를 툭툭 치고 가는 영배형을 억지웃음으로 마주했다.괜찮아, 괜찮아. 죽을상인 나를 위로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편하게 웃을 수가 없다.대기실로 돌아와서도 그 중요하다던 모니터링도 안하고, 말 없이 의자에 앉아만 있는 형 때문에 괜한 멤버들만 가시방석이다.형의 기분을 살피면서 조용 조용 말을 하던 멤버들이 지용이형의 움직임에 목소리를 멈췄다.괜히 나때문에 피해를 입는 것 같아 더 미안해진다. 고개를 푹 숙이고 내가 왜 그랬을까 한참 머리를 굴렸다.머리를 굴려봤자 해결되는 일도 아니였다. 사실은, 형한테 무슨 말을 해야하나 생각중이였다.아직도 좋아하고 있다는 말은 씨알도 먹히지 않을까. 내뱉지도 못할 말을 생각해보다, 내 자신이 더 비참해져 그만두기로 했다.한참동안의 적막을 깨고 말 없이 자켓을 벗어던지는 지용이형의 행동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이승현, 따라와.”나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는 대기실에서 나가버렸다.쾅! 분노의 정도를 알려주는 문소리가 나를 섬뜩하게 만들었다.형이 나가자 마자, 여러곳에서 한숨소리가 들렸다.따라오라는 목소리에서 상당한 분노가 느껴져 벌써 겁이 났다.내 눈치만 보며 말 없이 딴짓을 하고 있는 멤버들을 돌아보다, 그냥 체념하고 대기실을 나섰다.벌써 저만치 가고 있는 지용이형을 따라잡으려 걸음을 재촉했다. 이러다가 놓치기라도 한다면, 형의 분노는 배가 되겠지.아직 무대가 한창인지라 분주한 복도를 지나치고 3층 화장실로 드디어 형의 발걸음이 멈춰졌다.“야.”“….”“야 이승현, 부르는거 안들리냐?”“죄송합니다.”“우리가 신인이야? 우리 5년차잖아. 아니 5년이 뭐야, 6년 다 되가잖아. 근데 아직도 공이랑 사를 구별 못하냐? 너가 정신이 있기나 하냐?”“죄송….”“넌 처음부터 죄송하단 말밖에 못하지? 처음에 시작할때부터 이런 상황 각오하고 시작했던거잖아. 모르고 한거야? 우리가 영원히….”영원히 좋아하는 사이로 남았을 줄 알았냐? 마지막 말에 나는 아까부터 차오르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다.상대가 상대인 만큼 최대한 눈물을 참으려 했지만, 왠일인지 더 서러워져 끅끅 거리며 울고 말았다.슬쩍 형을 보니, 짜증이 잔뜩 난 표정으로 머리를 쓸어내린며 욕을 내뱉고 있었다.잘해라, 진짜. 우는 나를 남겨두고 가버리는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더 서럽게 울었다.
나아쁜 권지용.
딱 보면 아시겠지만 이별st
지용 에피는 너무 오글거려서 삭.쩨...★
지용에피보기
지용 에피 -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신을 놓고 제 파트를 놓쳐버린 이승현을 바라보았다.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은 퀭한 눈이 괜히 마음을 아프게 했다.
헤어진지 벌써 몇주일이 지나가는데, 이승현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내가 흐트러지면 멤버들은…. 언제나 드는 책임감에 다시 또 어깨가 무거워졌다.
제 실수를 자각했는지 얼굴이 하애져 내 눈치를 보는 이승현의 어깨를 안아주고 싶었다.
한숨을 푹푹 쉬어가며 대기실에서 조용히 앉아있는 이승현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신경쓰지 않기로 했으면서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면 이승현을 향하고 있는 내 자신에게 화가 나버렸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 감정을 끝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었다.
걸리적거리는 겉옷을 벗고 이승현을 불러냈다.
내 걸음을 맞추지 못하는건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었다.
잔뜩 빨게진 얼굴로 나를 똑바로 보지도 못했다. 겁먹은 표정이 화를 더 돋구고 말았다.
일부러 모진 말을 해가며 이승현을 괴롭혔다. 사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면 사과를 하고 싶었다.
내가 너무 힘들게해서 미안했다고. 하지만 입에선 불같은 말만 해대고 있었다.
결국 이승현은 눈물을 터트려 버렸다. 나도 모르게 감쌀뻔 한 이승현의 어깨를 뒤로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