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속을 헤매던 소년들
10
오래도록 비가 내렸다.
텅 빈 방으로 일률적이고 담담한 소음이 윙윙 공명하고 있었다. 멍하니 풀린 동공으로 투과되어지는 새하얀 벽과 천장을 담으며 침대에 누워 있던 진환이 다시금 눈을 감았다. 듬성듬성 어설프게 함몰된 기억들을 곱씹는 과정이 힘겨웠다. 먹구름처럼 수많은 잔상들이 몰려들었다. 가느다란 숨결이 벽에 부딪혀 다시 진환에게 돌아왔다. 깊은 물에 빠진 것 같았다. 압력이 너무 높아 몸이 점점 쪼그라들었다. 돌연 고통이 다가왔다.
길고 길었던 절망감과 기시감. 사라져도 아무도 모를 고독과 외로움. 저를 향했던 화살들과 모멸. 질시. 힐난. 피부의 폐포 하나하나까지 스며들었던 시리고 포악한, 수많은 단어들과 문장들. 저를 함락시키고 끝내는 부수어버렸던 그 모든 것들.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았다.
김지원도 그랬다. 나는 필요해 의해 소모되어지는 단순한 매개물이었다. 극명한 목적성을 담고 있는 어떤 존재. 나는 기억의 단상에 존재하는 저 너머 심연의 어떤 것일 뿐이었다. 나는 김진환이 아니었다. 나는 이름도 모르는 죽은 여자애를 품고 있는 매개였다. 그 사실을 생각하자 속이 조금 아렸다.
송민호는 학교에 가 있을 테였다. 여느 때처럼 방 문 앞에 약과 물을 준비해 둔 채로. 나를 좀먹어 가는 근원이 나를 걱정하고 챙겨주는 것은 아무도 모를 모순이었다. 이제는 지긋지긋했다. 나의 처참한 바닥을, 배면을 본 순간에도 송민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내 아픔 따위는 진즉에 잡아먹은 채 또다른 약점을, 내밀한 속내를 캐내기 위해 나의 내장을 아무렇지 않게 파먹었으니.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것들이 아무 상관도 없을 것만 같았다. 원망이나 혹은 절망 같은 감정들은 짐짓 사그라든다. 성가시고 사사로울 감정들이었다. 미련같은 것이 없었다. 더이상 남아있는 것도 없었다. 내가 사라져도, 먼지처럼 사라져도 누구도 슬퍼하지 않을 것이다. 모두가 내 손을 놓았다. 놓고 떠나갔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모든 것을 끝낼 때였다.
절벽 끝에서 작은 숨을 헤아렸다.
나는 숨을 멈추고 호흡을 그만둬야 할 때마저 혼자였다. 내 곁엔 아무도, 어떠한 숨쉬는 유기체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치열하기만 했던 삶을 정리해야 할 떄가 온 것 같았다.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깔끔하게 정리하고 조용히 사라지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내가 살아있었다는 증거를 없애기만 하면 아무도 모를 나의 삶이 황망히 사라질 것이 뻔했다. 존재의 유실. 내가 나를 잃었다.
가만히 앉아 방 안을 둘러보니 나만 빼고 모든 것이 제자리였다. 얼룩처럼 보이는 불순물은 나 하나 뿐이었다. 여기서 나 하나만 사라지면 비틀리고 위태롭던 균열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었다. 아, 정말 그랬다. 나는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바람처럼 스러지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내게는 발자국도, 짙은 흔적도 없었다. 나는 그림자처럼 음울하고 음습한 무채였다. 잠시간 앉아있었을 뿐인데도 새하얀 침대가 발 끝에서부터 야금야금 침식을 주도해 나가고 있었다. 나는 그만큼 약하고 무력했다. 그저 여기에서 나가기만 하면, 내가 살아온 방식대로 조용하고 고요하게 밖을 나서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 그게 나의 존재였다.
삶의 끝자락에서조차 나는 먼지처럼 미세했다.
*
비가 오래도록 쏟아졌다.
검푸른 하늘로 뒤덮인 골목의 곳곳이 채 삼켜내지 못한 빗물들을 게워내는 중이었다. 안구가 빠진 얼굴처럼 어둠으로 구멍난 집들이 곳곳에 자리해 있었다.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고 했던 재개발 지역의 집들은 온통 잿빛이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채 부서지고 조각난 콘크리트 조각들이 망자의 사지처럼 굳어있었다. 머리 빠진 마네킹마냥 흉물스러운 광경이었다. 회벽. 회반죽에 그대로 갈려 들어가 차가운 벽에 치덕치덕 발려지는 무채가 된 기분이 들었다. 뒷목이 선득했다. 입고 있던 옷이 금방 젖어들었다. 낡은 운동화 밑바닥으로 핏물 같은 흙탕물이 발을 적셨다.
홀린 것처럼 찾아가게 된 곳은 폐허처럼 황량한 집이었다. 유일한 보금자리였던 자그맣고 더러운 집.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했던 집에 제 발로 찾아온 것이 웃겼다. 생각나는 곳이라고는 여기 뿐이었다. 아무도 모르게 고요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곳. 나의 전 세계가 이 곳에 스며 있었다. 이 곳이 나의 생生이였다. 나의 온 역사와 마모된 기억들이 곰팡이처럼 스며 있는 작은 집. 작은 우주.
몸이 아플 때면 항상 혼자 앓는 것이 익숙했다. 나를 갉아먹는 병은 나 혼자만의 일이었고, 나를 좀먹어가던 외로움은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독보적으로 나의 것이었다. 내가 가진 것이라곤 극명하고 날카로운 고독 뿐이었다. 그것들에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서도 언젠가 한 번쯤은 누군가 나를 돌아볼거라 기대했었다. 언젠가는 엄마도 한 번쯤 아픈 나를 옆에서 걱정하며 내 머리칼을 쓸어넘겨주거나, 혹은 뺨을 쓰다듬어 주진 않을까 하고 기대했었다. 지독하게 열망했었다. 그 가늘고 흰 고운 손이 언젠간 나를 쓰다듬고 보듬어 줄 것을 바랬다. 말도 안되게 이기적인 생각임을 알면서도 그랬다.
누구도 나를 안고 싶지 않을 것임이 이렇게 분명한데.
사실은 엄마와 깊은 대화를, 어쩌면 사랑을 나누고 싶었고, 따뜻한 말을 건네고 함께 웃고 싶었고, 새아버지의 손을 잡아 드리고, 그의 품에 안겨 따스함을 느끼고 싶었고, 준회, 준회의… 아, 나는 준회의 그 마른 등을 언제까지나 지켜보며 잠들고 싶었다. 언제까지고 내 앞에 버티고 서 있을 것만 같던 그 등과 그 여윈 어깨와 자그마한 뒤통수. 어설프게 웃어보이던 말간 낯을 그토록 보고싶었는데.
나는 내가 보기에도 끔찍한 늪이었다. 바보처럼 그것을 잊고 있었다. 아무도 나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사라진다 해도 누구도 통탄하거나 눈물 흘리지 않을 것이었다. 내가 그랬다. 그게 나의 존재였다. 나는 언제나 내 삶을 저주했다.
눕눕하고 황폐한 집 안으로 들어서자 퀘퀘한 기류가 면전을 질타했다.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던 것만 같은 난잡함. 집 안을 훑는 순간은 암세포가 온 몸에 전이되어 있는 말기 암환자를 개복한 순간처럼 참담했다. 송민호의 집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좁고 더러운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아 그것이 슬펐다. 애초에 이 곳이 나의 공간이 맞는 것이었는데. 이 곳이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그게 정말 맞았다.
방 안을 찬찬히 둘러봤다. 빛이 바래어 담담해진 모든 기억들이 시선의 궤도마다 켜켜히 쌓여있었다. 가재도구들과 낡은 옷가지들이 도로 위에서 죽임을 당한 들짐승들이 쏟아낸 내장처럼 마구잡이로 널브러져 있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집 안 곳곳에서 알 수 없는 신음소리가 새어나오는 것 같았다. 엄마의 공간이었던 작은 방과, 텅 비어 있는 주방과, 새아버지가 자주 앉아 계시던 거실의 자그마한 소파. 그리고 화분이 자리하고 있던 낡은 탁자. 바닥으로 흩어져 얼룩처럼 굳어진 낯선 남자의 혈흔과 산산히 조각이 나 부수어진 화분의 파편들. 싱크대에 아무렇게나 꽂혀있는 칼을 하나 들어 손에 쥐고 다시 등을 돌렸다.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은 담담했다. 그리고 간단했다. 우습게도.
발바닥으로 쩍쩍 눌러붙는 장판을 걸어 준회와 내가 쓰던 자그마한 방 앞에 도달했다. 벽에 붙어있는 창으로 보이는 하늘이 멍이 든 것 처럼 검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늘 준회가 오래 앉아 있던 때 탄 의자와 책상. 준회가 자주 쓰던 펜과 어룽어룽한 빛무리를 만들어내던 스탠드의 불빛. 부수어지던 역광과 그 뒷모습. 그 모든 것들이 기억의 수면을 뚫고 서서히 솟아오르고 있었다. 괴로웠다. 눈 앞으로 준회의 모든 것들이 밀물처럼 철썩 쏟아져 들었다. 준회와의 기억들이 부지불식간에 머릿속을 가득 메우자 목구멍이 홧홧해졌다. 그 와중에도 준회의 얼굴이 아닌 뒷모습 밖에 기억해내지 못하는 내가 한심했다. 지겹도록 그리고 그렸던 그 뒷모습. 다시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할 거라 생각하자 진정되었다고 생각했던 속이 마구 헤집어졌다. 손이 저리고 명치께가 속절없이 울렁렸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날카롭게 갈린 식칼을 꺼내들었다. 손목의 얇은 피부 밑으로 푸르게 박동하는 핏줄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꿈틀거리는 맥脈이 징그러웠다. 허옇게 표백된 것 같은 피부가 끔찍했다. 작게 숨을 내뿜었다. 죽음이 무섭지는 않았다. 다만 살아남는다는 것이 무서웠다. 남아있는 것이, 남아서 잔류가 되어 어디에도 안기지 못하고 섞여들지 못하고 가장 음습할 곳을 내내 맴돌것이 두려웠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삶이 죄악이었다. 나는 그저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태어나고 싶어 태어난 것도 아니었고, 살고 싶어 산 것도 아니었는데.
그토록 가파르게 회피하려고만 했던 습지로 내가 내 발로 기어들어가는 것. 그것이 내게 마지막 남아있는 유일한 도피였다.
칼날이 생살을 파고들자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소름끼치는 감각이 뇌 중추를 강타했다. 아픔보단 서느런 감각이 먼저였다. 수은처럼 새하얗게 질린 손목으로 현란한 경개를 만들어내며 질질 배어나오는 새붉은 핏물에 시야가 아득해졌다. 눈 앞을 뒤덮는 선혈. 살점을 가르고 피부 속으로 침투한 칼날의 감촉이 믿을 수 없으리만치 싸늘하고 선뜩했다. 전신이 바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쿵쿵 박동하는 핏줄을 끊으려 더욱 깊게 칼날을 박아넣자 눈 앞이 아찔해졌다. 울컥울컥 핏줄기가 손 쓸 수도 없으리만치 쏟아졌다. 딱딱한 장판 위로 투두둑 투두둑 뼈가 부서지는 소리처럼 핏방울이 들이부어졌다. 싸늘함이 가시자 데일 듯 뜨거운 일순 열기가 등허리께를 잠식하면서 인두로 지지는 듯한 고통이 손목에서 일었다. 신경줄이 끊어지는 경악스러운 통증에 꺽꺽 안간힘을 쓰며 숨을 들이마셨다. 분쇄되어지는 모든 것들. 정신이 명멸하다 이내 분열한다. 벽에서 바다가 와르르 쏟아졌다. 온 방 안이 녹아내렸다. 나와 함게 퇴락한 집이 붕괴하고 있었다.
뱃 속에 잉태된 태아처럼 척추를 잔뜩 웅크렸다. 말도 안되는 편안함과 안락함이 온 몸을 감싸안았다. 익숙한 벽지와 익숙한 기류. 지독한 고독감 탓에 텁텁하게 가라앉은 그 기류가 기이한 안온함을 가져다 주었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렇게 기피하고 도주하려고만 했던 죽음같은 집이 방이 삶의 끝에서야 평온함과 안온함을 제공하고 있었다. 내게로 온 바다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몸이 부풀어 올랐다. 숨이 막혔으나 개의치 않았다. 나는 잠수하는 것에 익숙했다. 그것은 어쩌면 물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던 나날들이 내게 남긴 폐습이었다. 물 속에 잠기자 손목의 통증은 이내 사그라든다. 새하얀 암전. 눈이 자꾸만 감겼다. 하수구에서 쏟아지는 오물처럼 쿨럭쿨럭 쏟아져 나오는 검붉은 핏물이 누런 장판을 찬찬히 좀먹어가고 있었다. 그동안의 모든 일들이 이 곳에서 나와 함께 산산히 부수어지는 듯 했다. 휘몰아치던 모든 감정들. 나를 파먹어가던 단어들과 시선. 날을 세우고 깊은 곳까지를 마구 파헤치던 행동들. 그 모든 것들이 산란한 빛을 남기며 저 깊은 바닥 안으로, 안으로 침몰하고 있었다.
희미해지는 의식 때문인지 감각이 몽연해진다. 마치 물 속에 들어가 있는 듯 행동이 적체되어지고 사고가 느릿하게 변질되고 있었다. 차양을 치듯 길게 늘어진 속눈썹이 눈두덩이를 간지럽혔다.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떴다. 한 번. 바닥이 넘실넘실 눈 앞을 파도쳤다. 두 번. 눈 앞은 해마가 낀 듯 부얘진다. 세 번. 눈을 감으려는 찰나, 침대와 바닥 사이의 좁은 틈에 무언가 끼어 있는 것이 멀겋게 질린 눈동자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잠시간 숨이 멈춘다. 간극.
준회의,
쪽지였다.
갑작스레 손목의 질통이 선연해졌다. 끝도 없이 솟구치는 핏물을 닦아낼 생각도 채 하지 못한 채 손을 뻗어 저를 보라고 악을 쓰는 듯 눈을 맞추는 쪽지를 힘겹게 빼어들었다. 버석한 감촉이 손 끝에 느껴지자마자 속에서 광풍이 일었다. 내장이 송두리채 뽑혀나가는 통증. 잔잔하던 물결이 소용돌이치며 속을 까맣게 태워 부스러기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몸을 잠식해가던 바다가 잠시 용적을 감추었다. 현실과 도태된 환상들이 다시 벽으로 스르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기묘한 통증이 물풍선에 구멍나듯 터져나왔다. 너덜거리는 살점이 시야에 감기자 마치 육류를 해체하는 일련의 도축 과정을 목도한 순간처럼 구역질이 솟는다. 역겨운 피내음이 엉긴 손으로 쪽지를 집어들고 가까스로 펴자 너무나도 익숙한 글씨가 망막을 강타했다. 일순간 몸에 스파크가 일었다. 순간 길게 눈물이 쏟아졌다. 비명같은 숨.
「나랑 같이 나가자 형. 조금만 더 기다려 줘.」
그토록 기다렸던 너의 확신. 답. 너의 기억과 너의 글자. 나를 붙잡고 있는 너의 모든 것.
몸을 일으키고 싶었는데 맘대로 되질 않았다. 감각이 사그라든 몸은 움직이기를 거부했다. 꺼진 불씨처럼 생명을 다한 탓이었다. 악을 쓰고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갈급한 숨. 장판을 흥건히 적신 피 때문인지 온 몸이 끈적했다. 내가 나를 살해하고 있었다. 내가 만들어 놓은 바다로, 저 아래로 끌려가고 있는 것이었다. 명백한 익사였다.
추잡스럽고 메스꺼운 삶의 끄트머리에서야 다시 살고 싶다는 저열한 구걸같은 바램이 고개를 들었다. 준회가 보고싶었다. 모든 것을 놓쳤다고 생각하자 준회의 얼굴이, 준회의 단단한 손이, 준회의 표정이 머릿속을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살고 싶었다. 죽기는 싫었다. 다시는 준회를 보지 못한 채로 이렇게 죽기는 싫었다. 가망 없는 약속이래도 좋았다. 그것만으로 족했다. 준회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나를 나는 다시금 마주해야만 했다. 준회가 돌아올 때까지, 이 빈 집에서, 이 공허하고 기괴한 어둠이 나를 파먹고 진창에 박아넣는다 해도, 나는 기다릴 수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아주 많이 기다려 왔으니까, 지금까지 아주 많이 연습해 왔으니까, 너를 더 오랜 시간 기다릴 수 있어. 지치지 않을 수 있어. 떼쓰지 않고 착하게 널 기다릴 수 있어. 정말이야. 너를 오랫동안 보지 못한대도 괜찮아. 살기만 하면, 나 정말로 살고 싶어…. 이렇게는 너무 무서워. 보고싶어 준회야…
준회야. 사실은 나 살고 싶어. 죽고 싶지 않아. 아무도 나를 기억하지 못할거야. 먼지처럼 잊혀지겠지. 내가 여기 있었다는 걸, 이 빈 집에 이토록 치열하게 살아 있었다는 걸 증명할 방법이 없어. 나는 지금도 이렇게 무서운데, 우주에서는 또 얼마나 고독할까.
폐를 긁는 울음이 온 방 안으로 퍼져나갔다. 뭉그러지는 방. 준회. 울음.
눈 앞이 깜깜해진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번졌다. 의식이 몽롱해졌다. 다시금 벽을 뚫고 컴컴한 바닷물이 몸을 잠식하고 있었다. 감은 눈으로 방 문을 열고 준회가 돌아오는 환상이 보였다. 준회. 준회의 얼굴이 그제서야 선명해졌다. 그 어설픈 미소. 선한 입꼬리. 그토록 기다리던 준회가 집 안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암전. 출렁이는 물살과 무너지는 방 안을 뒤로 하고 모든 것이 점멸한다.
*
있지 준회야.
나 아주 오랫동안, 너를 보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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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안녕하세요 \'O'/!!! 오늘의 내용은 특히나 더 우울하죠? 지나나 내가 미아내...T▽T...! 11편부터는 준회의 과거사와 준회의 입장이 전부 등장할 예정이니 준회를 그리워하시는 모든 분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ㅜ_ㅜ 흑흑 생각보다 슬럼프를 파워극복해서ㅌㅋㅋㅋㅋㅋㅋㅋ 조금 일찍 올 수 있었어요~~ 11편은 아마 추석 연휴 끄트머리 즈음에 찾아오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열심히 쓰고는 있지만 제가 워낙에 글을 쓰는 속도도 느린데다가 퇴고에 퇴고를 거치기 때문에 글을 올리기까지는 아주아주 오랜시간이 걸린답니다ㅠㅠㅠ... 구래서 세이브 분량이 한 편 정도 밖에 없어요! (한심) 12편을 다 써갈 때쯤에 11편으로 돌아오겠슴니당 헤헤.. 댓글 달아주신 [지난질주]님, [고기국수]님, [뿌장]님 그리고 댓글 달아주신 다른 독자님들도 너무너무 감사하고 사랑합니당 ♡>_<♡ 다들 즐거운 추석 보내시구 다음 편에서 만나요! 이제 정말 완결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다들 끝까지 지켜봐주셨음 하는 거시... 저으... 솔찍헌.... 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