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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연인/요해] 해수야 나의 해수야 <필연必聯> 프롤로그 | 인스티즈



必聯 : 반드시 잇닿을 연



프롤로그



전남친새끼. 하진은 한순간에 가장 친했던, 믿었던 친구와 또 다른 믿음의 남자친구를 잃어버렸다. 더군다나 빚까지 왕창 떠맡기까지. 그새끼와

그동안 나누었던 추억들은 한순간에 풍비박산이 되고 말았다. 그럼 그렇지, 내 인생에 빛이 올 날이 어디 있겠어. 빚쟁이들에게서 벗어날때마다

하진은 늘 이런 자신이 너무나 싫었고 경멸했다. 가끔은 나도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났으면,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되려나, 같은 나쁜 생각들 까지

서스럼 없이 할 정도였으니까. 주변에 가장 소중했던 인연들을 잃었더니 하진은 남는게 없었다. 그 어느것조차. 기쁨, 슬픔, 즐거움 이 모두가.



"...살아서 뭐하냐 이 몸뚱아리로.."



고하진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삶을 새로이 살고싶어. 옥죄여 오는 이 삶이 너무나도 피폐하고 답답할 따름이야. 꿈속에서조차 쉼없이 도망가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때 쯤 비로소 두 다리는 멈춰 가느다란 숨을 헐떡일 뿐이었다. 머리채를 잡히고 온 몸에 생채기들이 나고, 이젠 지쳐버려서,

차라리 눈을 감았다 뜨면 고하진이라는 사람이 없어졌으면 했다. 그래도, 그나마 월급으로 나날을 버틸 요령은 되었기에 찜질방을 전전하며 조금

이라도 혹시 모를 한줄기 희망을 안고 이를 악 물고 하진은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았기에 또 다시 좌절만 할뿐,

더 이상 하진에겐 실낱같은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와중에 하진은 빚쟁이들이 우글거리는 집에서 챙겨나온 문화상품권 2만원 짜리로

결심을 했다. 그래, 죽기전에 영화라도 근사하게 한편 보고 떠나자. 심야시간이었다. 쥐죽은 듯 조용해 마치 내가 전세라도 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런 공기.


"..고려, 그리고 정종.."


딱히 재미있는걸 바라지는 않았다. 생각없이 웃기지도, 그렇다고 대놓고 울게 만드는 영화도 원하지 않았다. 하진은 긴 고민끝에 하나의 영화를 선

택하였고 팝콘을 들고 영화관으로 들어섰다. 역시나 혼자였다. 오히려 더 마음이 편했다. 적어도 입술에 피딱지 앉은 여자를 볼 시선은 없었으니까.

러닝타임 2시간 45분. 짧지만은 않은 시간이었고 하진은 자리를 잡고 허기진 배를 팝콘으로 달래며 멍하니 스크린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 이었다.



"정종..이라..."



충주원 황후 유씨는 자신의 아들들을 거닐며 천하를 호령하는 꿈을 꾸는 여인이었다. 태조의 옆, 황후의 위치에서 고려를 거느리는 폼새가 누구나

원하는 자리였기에 치열한 자리 싸움으로 인해 하루가 편할 날이 없었다. 하지만 3황자 덕에 그 길은 순탄할것만 같았다. 1황자 왕무만 아니었어도.

허나 자신에게 하나의 오점인 4황자 왕소에게만은 곁을 주지 않는 유씨였지만 또 다른 아들인 14황자 왕정에겐 한없이 부드러운 그저 평범한 부드

러운 엄마일 뿐이었다. 3황자 왕요는 알아주는 난폭한 황자였다. 다미원에서의 하루에서 그가 궁녀들에게 손찌검을 하는 날들이 꽤나 많았으니까.


"황자들을 모시는 궁녀들이 이래서야 되겠느냐!!!"


"나가보도록 하여라"


3황자 왕요의 호통에 8황자 왕욱은 재빨리 궁녀들을 왕요의 시선에서 떨어트려 놨다. 조금만 더 있었다면 피를 봤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요의 말

도 틀린건 없었다. 감히 고려의 황제 아들들을 모시는 여인들이 하급궁녀들과 결코 비교가 되어서도 않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요하고 어려운 자

리였기에 모두들 3황자의 화(火) 를 참는중이었다.


"나는 조만간 혼례를 올릴것이다, 가장 송악에서 잘난 여인으로 말이다"


왕요는 그렇게 말을 하며 다과연에 온 연화를 보았다. 연화도 싫지 않은 눈치였다. 그럴것이, 차례로 따지면 곧 3황자가 황위를 오를것인데, 그의 

야망과 연화 자신의 야망이 합해진다면 고려를 자신의 손바닥 안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매서운 눈은 연화를 보며 말했고 옆에서

8황자 욱은 그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돌리려 했다.


"참, 욱아"


"네 형님"


"듣자하니 네 처의 육촌동생이 왔다지? 참으로 귀찮은 일을 했더구나?"


"..하하 네 해수라는 아이인데 참 바르고 올곧은 아이입니다."


"아 그아이, 저번에 한번 본 적이 있습니다"




백아였다. 그는 8황자의 처이자 자신에게는 누이인 해명을 찾아갔을때 본 기억을 회상하며 말했다. 조용하고도 바른 아이였던걸로 기억한다.

그나저나 어쩐일로 3황자가 다른 이의 이야기를 한다. 백아는 눈을 굴려 10황자 왕은과 14황자 왕정과 눈을 마추며 살짝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 시각, 8황자의 처(妻) 인 명이는 수와 함께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몸이 좋지 않은 명을 위해 수는 어려운 결정을 한것이었다. 명은 그런 수를

보며 항상 고마워 했고, 내심 수 또한 언제한번 황자를 보겠는가. 수는 채령과 함께 명의 말동무를 해주고 있었다.



"언니, 저 채령이와 함께 짧은 마실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그래 그러렴 조심하고."




2시간 45분동안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하진은 개운한 몸을 이끌고 영화관을 나왔다. 오랜만에 편한 숙면을 취한것 같았다. 학창시절때도

잼병이었던 역사를 영화로 봐도 크게 다를건 없었다. 하진은 시원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걸어가고 있는데 누군가가 자신을 보며 빼꼼 고개

를 빼고 있었다. 천막에는 사주,전생,타로 라고 쓰여져 있었다. 하진은 조금 몸을 피하는 시늉을 하며 길을 가려고 했다.


"...전생같은거 안궁금해?"


"..안궁금하고요, 저 돈 없어요"


"..지금 어차피 새벽이고 사람도 없으니 내 인심쓰지"



하진은 끌려오다싶이 착석해버렸다. 고르라고 했다. 하진은 내가 전생에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맨날 염불을 외웠던 기억이 나 전생을 택했다.

그 사람은 하진의 정보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하더니 조금 의아한지 아니면 재미있는지 살짝 미소를 지으며 하진에게 말했다.



"..굳이 내가 전생을 알려주지 않아도 되겄어"


"네?"


"조만간 알게될거야. 신기하네 같은일을 또 겪다니..."



참 이상한 사람이었다. 이 새벽에 찝찝한 마음에 하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곳을 떠났다. 가난하지만 이 새벽에 걸을 수 있는 자유는

생겨버려서 하염없이 걷고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이미 해는 뜨고 있었고 서서히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로 차고 있을때였다. 꽤나 깊은

호수가 있는 공원이었는데 한 아이가 공을 빠트려 버렸는지 그 앞엣 전전긍긍하고 있을때였다. 하진은 그 모습을 애써 외면하려 했다.

내 한몸 간수하기도 힘든데, 저 아이는 부모가 구해주겠지. 하지만 나타나지 않았고 그 아이는 그렇게 공을 잡으려다가 깊은 물속으로 빠

져 들어가고 있었다. 하진은 고민했다. 여기서 그냥 간다면 평생 죄책감에 살것을 알았기에 어느정도 멀어지다가 아이를 구하러 뛰어들었다.

성인의 몸으로 뛰어들어서 꽤나 물소리가 컸는지 이내 사람들은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 중에 아이의 부모도 와 아이를 건진 후 하진을 건지려

손을 뻗었다. 


"저 여기...어흨"



무언가가 자신의 다리를 잡아버렸다. 하늘과 거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자신의 온몸은 물 속에 잠겨있었다. 정신은 서서히 아득해져 갔으며

하진은 어떻게든 정신을 놓지 않으려 했지만 이내 더욱 더 깊은 곳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에 아 이렇게 죽는거구나- 라고 생각한 후 모든걸 놓았다.

그렇게, 하진은 자신의 전생 속으로 천천히 끌려 들어가고 있었다.










-

3년만입니다! 새로운 글로 돌아왔습니다!! (그 전의 시즌2는 잊어주세요ㅠㅠ)

나름 각색하며 적어봤는데 괜찮으셨는지 모르겠어요...ㅠ

저를 기다려주시고 요해를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께 진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ㅠㅠㅠ

암호닉은 적어주시면 제가 아주아주아주아주 반길 예정입니다!!!!

요새 달연이 다시 뜨고있더라고요... 우리으 ㅣ달연....못잃어....

나같이 못잃은 사람 뉴비들 환영해요... 우리 함께 사약길 청산가리길 다시 걸어요...


+ 정종을 경종으로 잘못 써서 수정했습니다!!ㅠ












 
독자1
ㅠㅠㅠ요해ㅠㅠㅠㅠ완전 사약길은 아니길ㅠㅠ
4년 전
독자2
엉어유ㅠㅠ 요해라니ㅠㅠㅠ 기다리고 있었어요
4년 전
비회원191.81
돌아오실 날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오셨네요. ㅠㅠㅠㅠ

4년 전
독자3
요새 달연 생각이 나서 검색하다가 처음부터 정주행했습니다ㅎㅎ 사약길이지만 요해 케미가 엄청나죠ㅠㅠ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다~
4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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