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가 잊어버린 그 무언가
W.오뜨
결국은 퇴원하는 날까지도 우현이 나타나지 않았다. 명수가 정말 집에 혼자 들어가도 되겠냐며 몇 번이나 물어보는 통에 성규는 겨우 명수를 보내고 집으로 들어왔다. 요즘 명수가 활발하게 많이 나가는 것이 눈에 띄었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얼굴이었지만 애써 미소를 지은 성규가 명수의 방으로 들어갔다.
"……."
우현이 있을까, 하고 침대에 누운 성규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입을 열어 말했다. 우현 씨, 지금 있죠? 성규가 벽 쪽으로 몸을 돌려 혼잣말하듯 말했다. 움직임이 느껴진다. 우현이 있음을 확신한 성규가 장난스럽게 표정을 굳혔다.
"왜 안 왔어요."
"……."
"진짜, 보고 싶었는데."
"……."
"우현 씨. 우현 씨ㅡ."
우현이 성규가 말하는 모양에 따라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저도 성규 쪽으로 몸을 돌려 성규의 눈을 쳐다보았다. 성규의 코에 자신의 코를 맞댄 우현이 문이 열리는 소리에 몸을 다시 벽으로 돌렸다.
"명수 왔나 봐요."
"……."
"명수 얼른 잤으면 좋겠다. 아! 나 그러면 안 되는데. 그래도 아직 우현 씨보단 명수예요."
성규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자 우현이 덩달아 작게 웃으며 다시 잠이 들었다. 성규가 뛰어가는 모습에 한 번 더 웃음을 터뜨렸다. 마음을 정리한 우현이 다짐하듯 중얼거렸다. 만약에 이 과제를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꼭 말해주고는 가야지. 우현이 천장을 보고 한숨을 한번 쉬었다.
"얼른 해야 되는데."
딱. 우현의 이마로 누군가의 손가락이 날아들었다. 호원이다. 우현은 자신의 얼굴을 위에서 쳐다보는 호원에 눈물이 터질뻔했다. 본 건 며칠, 그것도 합치면 24시간이 넘을진 모르겠지만, 자신의 편이 생긴 것 마냥 좋았었는데 오래 보지 못하다 이렇게 나타다니 여러 감정이 섞여 머리가 복잡해졌다.
집에 오자마자 들어온 명수에 성규가 놀라며 물었다.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와? 성규의 물음에 명수는 잠깐 가게에 쉰다는 공지만 붙이고 온 것이라며 거실 소파에 늘어졌다. 명수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짓더니 성규에게 물었다. 성규는 명수의 모습의 덜컥, 하는 마음에 풀릴듯한 다리에 힘을 줘 버티며 서 있었다.
"형."
"어, 어?"
"나 있잖아. 아무래도 생각을 해보니까 나는."
"어ㅡ 뭐, 뭐…."
"나 몽유병인가 봐. 정신과 상담이나 받을까?"
아, 그래? 성규는 명수의 말에 놀란 마음을 가다듬으며 풀리는 다리를 따라 바닥에 앉았다. 생각보다 밍밍한 성규의 반응에 명수가 이상하게 성규를 쳐다보다 티비로 고개를 돌렸다.
"형 근데, 좋아하는 사람 있어?"
"어? 좋아하는 사람이라니? 누가 그래?"
"몰라, 이성열이 그랬어. 형 좋아하는 사람 있는 거 확실하다고."
"너, 너는 성열 씨 알잖아. 좀 많이 특이한 거."
성규는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우현에 당황해 잔뜩 벌게진 귀를 만지작거렸다. 설마, 내가 우현 씨를 좋아하는 건가? 성규는 명수의 팔뚝을 찰싹 때리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성규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명수가 다시 천장으로 눈을 돌렸다.
* * * * *
평소 같았으면 자신의 말을 받아치며 장난을 쳤을 호원이 오늘은 이상했다. 답지 않게 어깨가 축 처져서는 보는 사람까지 기운 빠질 정도였다. 호원은 자신을 걱정하는 듯한 우현의 표정에 괜히 장난스럽게 우현의 머리를 쳤다.
"정신 차리고 이제 곧 김명수 잠들려나 보다."
"아, 네."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은 거 알잖아."
"네."
"좀만 더 힘내고, 그리고 물병은 잘 가지고 있지?"
"에, 여기. 그리고 힘은 제가 아니라 저승사자님이나 더 내세요."
저승사자님? 호원이 호탕하게 한 번 웃고는 우현에게 이제 형이라고 부르거나 불편하면 반말도 하라고 말하자 우현이 됐다며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말도 안 되게 빠르게 지났지만 이젠 정말, 3주. 그동안 뭘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제는 마음을 놓고, 성규와의 추억을 더 쌓고 싶어지는 우현이다. 우현은 호원에게 이제 알아서 할 테니 가서 일이나 하라고 무심하게 말했다. 호원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한참이나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고 우현을 응시했다.
"사실 네가 내 마지막 사람이야."
"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그러니까 꼭 성공하라는 말이야."
"아…, 걱정 마요. 만약에 실패하게 되면…거든요."
"뭐라고?"
우현의 입에서 나온 말이 사실인지 장난으로 내뱉은 말인지 구분이 가질 않았다. 호원은 우현의 덤덤해 보이는 표정에 같이 미소를 지어주며 성규의 집을 나갔다. 그동안 정말 수고했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안 오더라도 기다리지 말고 계속 이대로만 해줘. 호원이 끝내 고개를 떨구었다. 알고 있었던 걸까? 그는, 그 아이는. 이제 정말 마지막이다. 호원이 웃었다. 어둡기만 한 하늘을 원망했다. 그래도 이날 만큼은 맑았으면 좋겠는데.
"동우야."
드디어 우리, 만날 수 있겠다.
드디어 이 일이 끝났어. 당장 너한테 뛰어가고 싶은데, 내가 이래도 되는 걸까? 너는 용서할 수 있어? 너는 나를 원망하지 않아? 내가, 내가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거, 아니지? 그 사람의 선택을 존중해줘야 맞는 거야?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같이, 말해줄 수 있는 거지?
호원이 눈물을 떨구는 동시에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선선했던 바람이 거세게 변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이, 그렇게 갔다.
* * * * *
열린 창문으로 거센 빗소리가 들려왔다. 창문을 가만히 바라보던 성규가 명수가 잠든 소파에서 일어나 창문을 닫았다. 바람에 자꾸 눈이 감겨 커튼을 살짝 쳐냈는데도 커튼이 창문에 부딪히지 않고 고정되어있다.
"우현 씨."
"몸 괜찮아요?"
"왜, 왜 이제 왔어요."
명수의 얼굴을 보면 또 우현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까 봐 고개를 숙인 채로 우현을 안았다. 우현은 성규를 안은 그대로 창문을 마저 닫고 커튼까지 쳤다. 그리고 성규를 더 꽉 안아 성규에 어깨에 입을 맞췄다.
"미안해요. 이제, 이제 알아서. 내가 성규 씨 좋아하는 거 이제 알아버려서. 그동안 계속 생각하다가, 한참 생각만 하느라 병원도 못 가서."
"……."
"내가 다 미안해…, 좋아해요."
"네."
네? 네라니요. 우현이 성규에게서 떨어져 물었다. 내가 이렇게 고심해서 고백했더니 네가 뭐에요 네가. 우현이 인상을 찡그리다가 곧 웃으며 성규의 옆구리를 찔렀다. 무슨 뜻이에요?
"네, 라니까요? 다 알아들었다구요."
"알아들으면 그게 끝인 거에요? 사람 마음을 그렇게 무시해도 되는 건가?"
"우현 씨가 사람인가? 귀신이지."
나 아직 죽은 거 아니거든요. 우현은 자신의 얼굴을 보지 않는 성규가 미워져 볼을 한번 찔렀다. 왜, 나 안 봐요? 그러자 성규가 고개를 더욱이 숙이다가 소파에 가서 앉았다. 아직은,
"아직은 명수 얼굴 보면서 이러는 게 익숙하지가 않아요."
"그럼 눈 감고 나 봐요."
"그게 뭐야."
"눈 감고 나라고 생각하고 성규 씨 마음 말해줘요."
"우현 씨는 말도 하지 마요. 목소리도 명수잖아."
성규가 단호하게 말하자 우현이 헛웃음을 치며 입을 꾹 다물었다. 성규가 눈을 꼭 감고 입술을 오물거리자 우현은 그게 또 귀여워 보여 땅으로 고개를 박았다. 있잖아요. 성규가 입술을 떼자 우현이 성규에게 집중했다.
"난 아직 모르겠어요. 그동안 정이라도 든 건지 그냥 없으면 보고 싶고 그렇긴 한데."
"좋아하는 건 아니다?"
"아뇨. 좋아해요. 근데 좀 무서워."
"왜요?"
"우현 씨는 말하지 말라니까?"
성규가 앙칼진 목소리로 말하자 우현이 알겠다며 입을 다시 꾹 다물었다. 성규가 두려워하는 것이 뭔지 궁금해진 우현이 표정을 굳히고 성규의 말을 들었다.
"우현 씨랑 이렇게 얘기하고 떠들고 노는데, 나중에 만약에, 혹시라도 우현 씨가 과제를 실패하게 된다면…, 그때는 나는, 우현 씨를 보기는커녕 곁에 있는 것조차 느낄 수가 없는 거잖아요. 명수의 모습으로도 볼 수 없는 거잖아요."
"아."
"난, 못하겠단 말이야. 으, 아 진짜 왜 눈물이 나고 그러냐."
"성규 씨…."
"우현 씨 목소리 듣고싶다ㅡ."
우현은 성규를 달래러 팔을 뻗다가 허벅지에 느껴지는 이상한 느낌에 올렸던 손을 주머니로 가져갔다. 뭔가 강하게 느껴졌다. 환한 빛이 눈을 괴롭혔다. 명수의 몸이라 그랬는지 손이 닿자 찌릿한 느낌에 그것을 놓쳤다. 그것이 바닥을 또그르르, 하고 굴렀다.
"성규 씨…."
"난 우현 씨 없으면 진짜 아무것도, 일도 못 할 거란 말이야. 그러니까 내가 다 도와줄 테니까 다, 다 말해줘요."
"아니요."
안 해도 될 것 같아. 안 해도 돼요. 우현의 말에 성규는 무슨 말이냐며 우현이 쳐다보는 바닥을 향해 눈을 돌렸고 눈이 아플 만큼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병에 이게 뭐냐며 우현의 손을 붙잡았다.
"성공했어요. 나 이제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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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우현 너만 끝이 아니라쟈나~ 이제 귀신이 산다도 끝이라쟈나~ 정말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안녕해요ㅠㅠ 오뜨입니다. 오늘 ... 많이 진도 나간거 맞죠? 둘이 행셔도 거의 다하고 김성규도 울어줬는데 이제 끝인거죠? ...!! 하.. 근데.. 그대들 결말 맘에 안드실수도 있어요...ㅠㅠ 정말...진짜요..농담이아니고 그대들이 원하는 결말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의미심장) 그대 봐주실텐가요? 저는 꿋꿋히 써나갈 예정입니다.. 와.. 평일에는 오랜만이에요.. 저 근데 이렇게까지 많이, 오랫동안 써본건 처음이에요. 맞다 저 다음 차기작 소재를 생각해냈구요. 곧... 연재될 예정이에요. 물론 이 작품먼저 끝내고~.~ 그대들... 사랑해요...맞다 오늘 불금이네?? 엄마랑 놀러 가야겠어요. 안녕..!! 맞다 제가 또 한번 생각에 빠졌는데요.. 그, 암호닉 특별 번외가 생각보다 많아서 특별편? 그거는 그냥 같이 배포하려구요! 괜찮나요??ㅠ생각해보니 그 과거가 빠지려니 내용이해가 안될수도 있겠다 싶어서.. ..!! 아, 아뇌믄 말구. 저는 그대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아바타 인걸요? .. 미안해요 다신 이딴 드립 안칠게요.. 그럼 진짜 진짜 안늉...☆★
** 내 사랑들 확인 해주실게요 |
뚜러뻥그대 / 찹쌀떡그대 이코그대 / 키세스그대 ^ㅠ^그대 / 감성그대 규때그대 / LHSF그대 톡그대 / 짱짱맨그대 피앙그대 / 민징어그대 코나그대 / 이과생그대 은새별그대 / 규야그대 모닝콜그대 / 블베에이드그대 인빅그대 / 콜라그대 마카그대 / 하니그대 레몬티그대/ 흥그대 베게그대 / 또.. 또 빼먹진 않았겠죠??
그대들 언제나 사랑함돠...♡ 아, 항상 빼먹던 걸 이제서야 말하네요. 이분들을 제외하고도 제 작품을 지켜봐주시는 분들도 항상 사랑하고 있어요..♡ |
정말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고 과뭐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