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반짝하고 떠졌다. 매일 아침마다 잠때문에 고생하던 나였는데 오늘은 어쩐일인지 정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마치 아침이 오길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기지개를 펴는데 문득 어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성용이와 마감 직전이던 가게에 들어가 술을 마셨었지.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누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절대 하지 않을거라 생각하던 이야기를 했었다.
-니가 좋다. 좋아한지는 꽤 되었다. 내가 진짜 너랑 멀어질까봐 무서워서 그동안 말 안했는데,난 니가 좋다.너무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다. 처음엔 나도 씨발,게이새끼가 된 것 같아서 진짜 싫었는데 니 얼굴보면 심장이 미친듯이 뛰는 걸 어떡하라고.너 때문에 돌겠다. 나 어떡하냐 성용아.
죄스러운 마음에 고개를 푹 숙이고 한탄했다. 내 말을 듣자마자 뛰쳐나갈거라 예상하고 한숨을 쉬며 겨우 고개를 들었는데 가만히 앉아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놀란 눈을 하고서. 얼굴이 빨개져있었던 것도 같은데,조명에 의한 나의 착각이었는지 아니면 정말로 빨개진건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후자이길 빌어본다.
그 뒤에 어떻게 무슨 정신으로 집에 돌아갔는지는 생각이 안난다. 솔직히 나를 다시 보지 않으려 할 것 같아서 불안한데 그래도 마음은 홀가분한게 고백하길 잘했다싶기도하고 아리송하다. 휴대폰을 들어 아무렇지 않은 척 문자를 보냈다.
[기성용!좋은아침.]
오 좋아. 아무렇지도 않아보여....는 무슨. 미쳤다. 나는 미친게 분명하다. 좋은 아침이 아닐게 분명한 애한테 어쩌자고...머리를 쥐어뜯으며 다시 후회를 해본다. 내가 왜 문자를 보냈을까 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아무래도 어제 그 시간 이후로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물 한잔 벌컥 들이키려 침실을 나서는데 띵동하고 메세지도착음이 들렸다. 아침부터 무슨 문자인가 싶다가 설마하는 마음에 후다닥 문자를 확인했다.
[400만원까지 무보증 대출.전화주세요.김미영팀장]
그러면 그렇지. 기성용이 문자를 보낼리가 없지.걔 성격이면 벌써 날 차단하고도 남았을텐데. 괜한 기대를 했다. 허탈한 마음에 힘이 쭉 빠진다. 역시 안되려나 싶어 한숨을 푹 쉬고 욕실로 들어가 불을 틀었다. 쏴아하는 물소리에 내 감정이 쓸려내려가길 바라면서.고백하자마자 실연에 친구도 잃었구나.마음이 아프다.고백하지 말걸.괜히 했다....아씨,눈물나.
자철은 샤워를 하느라 침대위에 내팽겨쳐진 휴대폰에 메세지 알림음이 한번 더 울리는 것을 듣지 못했다.띵동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새로 온 메세지창이 떴다.
[너도 좋은아침,자철아.]
---------------
으아니이
국대팬픽은 처음.... 똥망글이 나왔....
흐허허........좋게 봐주세요
다음에 또 뵈요 전 이만 도망갑니다
+버벌진트의 굿모닝 듣다 생각했슴다 그래서 제목도 굿모닝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