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오빠… 너무 많아." 나는 아기코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오빠의 옷길을 잡아당기었다. 한참동안이나 아기신발이나, 아기 옷을 보더니 있지도 않은 아기타령을하며 카트에 넣는게 아닌가. "미리미리, 준비하자는 거지. 응? 이거봐봐, 진짜 이쁘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자꾸만 쌓여가는 아기 용품. 아직 집에있는 것도 많은데… "오빠. 나 이번주에 생리 시작했어." 사실을 거짓말이다. 그런 내 소리에 물만난 고기마냥 아기용품을 보고있던 오빠의 손길이 뚝 멈추었다. 커다란 몸집을 들어올려 날 바라보는 오빠. "그만해." 내가 말했고, 오빤 아무말도 하지 않은체 아기용품 매장을 빠져나왔다. 쓸데없는 지출비용을 싫어하는 날 알지만서도 오빤 아기용품을 보면 정신을 못차리곤 했다. 나도 아기가 싫은건 아니였다. 오히려, 나도 얼른 아이를 가져서 집에도 잔뜩 쌓여있는 이쁜 옷들을 입혀보고 싶었다. 오빠를 닮았을 커다란 눈과 웃으면 이쁠 얼굴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는 그렇게 쉽게 들어서지 않았고. 그렇게 지낸지 벌써 1년이 지나 이제 2년에 가까워진다. 혹시, 우리들 몸에 문제가 있나 싶지만 또 그러한 것은 아니다. 그것 때문인지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졌고, 오빠 역시 내 예민함에 곧 잘 성격을 죽이며 따라주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가 잘 들어서지 않는다는 이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미안해, 많이 화났어?" 집에 도착하자마자 뒤에서 끌어안은 오빠는 내 목덜미에 입술을 문지르며 물었다. 비어놓은 아기방이 비어있는 지도 벌써 2년이다. 나는 멍하니 비어있는 아이의 방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아이는 들어서지 않는다. 나는 고개를 떨구며 몸을돌려 오빠를 끌어안았다. "괜찮아. 우리 조급해 하지 말자. 천천히 해도 돼." 오빤 내 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며 얘기했다. 나 역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일주일 전에 생리가 와야하는데 오지 않고 있긴 했다. 나는 작은 희망을 품고서 눈을 감았다. 괜찮을거다. 간절한 소원은 분명히 이루어 진다고 누군가가 말했었다. 나는 작게나마 내 배에 손을 올려놓고 오빠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었다. 정말 간절한 소원이 이루어지기라도 한 듯이. 일주일이 더 지나고 헛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당황했던 오빤 내 그런 행동들에 임신임을 알고 기뻐했다. 우린, 행복하게 웃으면서 아이의 이름과, 쌓아두기만 했던것을 꺼내보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병원을 가보자던 오빠의 말에 난 따듯하게 챙겨입고 병원으로 갔다. 3주가 되었지만 벌써 배가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냥 행복했다. "임신 맞죠?" 초음파 검사도 했다. 아이가 이제 배 속에서 무러무럭 자라나기만 하면 된다. 나는 초음파에서 찍어낸 사진을 가지고 오시는 선생님을 보며 물었다. 의사선생님은 내 앞 의자세 앉으며 환자 리스트에 체크를 하며 초음파 사진을 내려놓았다. "저도 한번 아기사진 볼 수 있을까요?" 하지만 선생님은 아무말도 없이 음 소리를 내셨다. 나는 선생님을 한번 불렀고 의사선생님은 다시 환자 리스트에 체크 하더니 날 쳐다보았다. 굉장히 단호하신 표정. 축하한단 소리하나 없이, 축하해하는 표정이 아닌 그런 단호한 표정이셨다. "죄송합니다만, 임신이 아닙니다." 네? "헛구역질 하셨구요? 그리고, 생리가 이주일전부터 끊기셨구요? 음…" 나는 두손을 꽉 맞잡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죄송합니다만, 상상임신 인거 같습니다. 초음파로는 아무것도…" 머리에 둔기를 얻어맞은 것 처럼 아무생각도 들지 않았다. 상상임신. 그것만이 머리를 맴돌다가 병원을 빠져나왔고, 약을 처방받았다. 수영연습을 끝내고 왔던 터였는지 병원 앞에서 기다린 오빠가 보였다. 상상임신이래 오빠. "뭐라셔? 임신 맞다지?" 오빤 날 끌어안으며 조수석으로 태웠다. "몇달이 지나야 아기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있을까." 오빤 집에가는 동안 신나게 말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말 할 수 없었다. 어떻게 오빠에게 말해야 할까. 상상임신이라고 말할까? 오빠가 어떤 표정을 지으며 날 바라볼까. 실망하겠지? 그래, 무척 실망할거야. "오빠 나…" "이름도 다 정해놨겠다. 이제 몸보신만 열심히 하면 되겠다." "상상임신이래." 끼익! 차가 갑자기 멈추며 내몸이 들썩였다. 뒤에 바짝 쫓아오고 있던 차 역시 멈추고 빵빵 거리며 욕을 했다. 오빤 날 멍하니 쳐다보고 있을 뿐이였다. "상상임신이래. 나 임신 아니야. 상상임신이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나 너무 창피해. 너무 창피해서…" 목이 콱 막히면서 나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었다. "초음파로도 우리 아기가 안보인데. 나, 약 먹고 생리 억지로 나오게 해야한데. 나 싫다 오빠. 나 너무…" 소리내어 울기 시작했다. 마냥 어린아이처럼 난 엉엉 울었고, 오빤 아무말도 않고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집에 올때까지 나는 엉엉 울었고 오빤 날 안아들고 침대에 눕혀주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 약을먹고 생리를 다시 시작했으며 오빤 나에게 더 잘해주었다. 그리고 더이상 헛구역질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달뒤에 또다시 생리가 멈추었다. "또 상상임신이면 어떻게?" 나는 눈물을 글썽이며 오빠에게 말했다. 하지만, 오빤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내 눈물 닦아주었다. "그러면 어때. 진짜 괜찮아. 하나도 창피해 하지마. 부끄러워 하지도 말고. 우리 진짜로 천천히 갖자. 조급해하지 않아도 돼." 목에 둘러주는 머플러에 입술을 묻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려웠다. 상상임신덕에 몇일을 잠을자지 못하고 날을 샌적도 수없이 많았다. 그럴때마다 오빤 날 달래주며 억지로 잠을 청하게 했고 울면 자장가를 불러주며 재웠다. 지옥같은 그 시간을 버티게 해 준건 오빠였다. 다시금 오빠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고, 나 역시 실망하고 싶지 않았다. 오빠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고, 난 아이를 갖고 싶었다. 정말로 그의 아내이고 싶기도 했다. "병원에 대려다 줄게." 조용한 차 안에서 나는 다시 배를 쓰다듬었다. "들어가. 내가 전화할게." 억지로 오빨 집으로 돌려보내고 난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또다시 초음파 검사.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똑같은 의사는 전보다 오랫동안 검사를 하더니 "보세요." 이런말을 건네었다. 나는 감았던 눈을 떳다. 내 바로 앞에 보이는 화면. "보이세요?" 기다란 막대같은 것이 온통 까만 곳의 한 점을 가리켰다. "축하드립니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2주네요." 나는 눈을 떼지 못하고 작은점을 바라보았다. 눈앞이 흐릿해졌다. 아이다. 작은 세포로 된 아기다. 오빠와 나의 아기다. 아직 너무 작다. 저 작은게 어떻게 내 뱃속에서 자랄까. 오빠에게 알려주면 엄청 기뻐하겠지? 전화해줄까? 아님 집에 가서 알려줄까? 그렇게 초음파 사진을 받고 병원을 나섰다. 아직까지 시동이 켜져있는 오빠의 차가 보인다. 그리고 내 앞에 내밀어진 따듯한 커피. 나는 작게 웃으며 캔 커피를 받고 볼에 대었다. "안돼, 우리애기 커피마시면 머리 나빠진단 말이야." 나는 웃으면서 얘기했고. 툭- 오빠손에 마저 들려있던 캔 커피가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웃었지만 어째선지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아직 정말 조그맣더라. 나 직접봤다? 움직이기도 했어." 손으로 제스쳐까지 하며 오빠에게 설명하자 오빤 가만히 웃으며 내 얘길 들어주었다. "여기에 오빠랑 내 애기가 있는거야." 나는 웃으며 캔커피를 내 배에 대었다. 아가 따듯하니? 그 위로 올려지는 오빠의 손. "내 체온이 느껴졌으면 좋겠다." "느껴질꺼야. 아빠 손 이잖아." 나는 오빠와 웃으며 그렇게 한참동안 병원 앞에서 그렇게 있었던 거 같았다. [박주영]
몇분동안 변기에 얼굴을 틀어박고 구역질을 했다. 묽은 위액을 몇번이고 게워내었다. 지금 남편은 해외출장으로 집에 있지 않는다. 벌써 뱃속의 아이는 3개월째. 배는 나오지 않았지만, 엄연히 3개월이란 나이를 갖고있다. 남편에게 임신을 했다고 말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었던 말투가 생각나 다시금 토악질이 밀려온다. "으읍-" 이젠 위액조차 나오지 않은 헛구역질을 하며 눈물을 쏟아내었다. 탈진이라도 하면 어쩌나 생각했지만 다행스럽게도 나는 변기물을 내리고 입을 헹구었다. 힘들었다. 기댈 남편도 없이 혼자서 구역질을 하고 먹고 싶은건 내가 사서 먹어야 한다는게 이렇게 비참하고 슬플지 몰랐다. 나는 눈물을 닦아내기 위해 세수도 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남편은 바뻐서 전화도 잘 받지 못했다. 내일 도착한다고 했지만. 남편에게 화를 낼 기운조차 없는거 같았다. 그저 남편이 그리울 뿐이였다. 몸이 망가지는 거 같은 기분이였다. 아침에 눈을뜨자 배가 아팠다. 너무너무 아파서 택시를 부르려 했지만 그것도 할 수 없이 배가 찢어질 것 처럼 아팠다. 숨이 거칠어지고, 눈앞이 핑글핑글 도는 거 같았다. 어떻게 하지? 눈물이 퐁퐁 흘러내렸다. 너무나도 보고 싶은 사람. 남편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택시고 뭐고 나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와. 곧, 간다. 기다려." 뭐 먹고 싶은거 없냐. 괜찮아. 아기는 건강하냐. 그런 소리가 듣고 싶었다. 구역질은 아직도 하냐, 너는 괜찮냐. 산모가 튼튼해야하는 건 알고있냐. 보고싶다. 사랑한다. 그런 소리가 듣고 싶었다. 띠리릭-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지탱해서 거실로 나왔다. 주르륵- 무언가가 다리사이로 흘러내렸다. "나 왔…" 따듯하고 이상한것이 다리를 타고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너…!!!" 남편이다. 눈앞이 흐릿했다. 다리가 꺽여지고, 바닥으로 몸이 떨어진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눈을 떠 보이는 것은. 남편. 내 이마를 만지고 있던 남편은 내가눈을 뜨자 작게 웃었다. "니 많이 아팠다. 아나." "잘… 다녀왔어?" 배게깃이 눈물로 적셔진다. "당연하지." 남편은 내 눈물을 닦아주며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 "보고싶었는데…" "마찬가지다." 눈을 감았다. 배는 여전히 아팠다. 나는 다시 잠이 들었고, 나는 아이를 유산했다. 그 휴유증은 컸고, 남편은 더이상 아이를 권하지 않았다. 하지만 또다시의 임신. 휴유증도 다 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의 임신에 남편은 아무걱정 말라고 하며 날 안심시켜 주었지만, 뜻대로 될리가 없다. 또다시 유산되면 어떻게 하지? 그러자 내 코를 살짝 비트는 남편. 놀라 쳐다보자 날 끌어안아준다. "걱정하지 마. 아기따위 필요없다. 니만 있으면 돼." 또다시 시작된 구역질. 다행스럽게도 내 옆엔 남편이 있었고, 남편은 내 뒤를 잘 봐주었다. 그래도 괜찮아. 남편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점점 배가 불러왔고, 남편은 아기란 존재에 실감하는 지 신기해하며 내 배를 만졌다. "이게 아가가." 나는 작게 웃으며 내 배를 만지고 있는 남편의 손 위에 내 손도 얹었다. "말하면, 반응도 해." "남자겠지?" 살살 쓰다듬는 커다란 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편은 날 쳐다보며 입을 맞춰왔다. "이쁘다." 나는 눈을크게 떠 남편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남편도 왜 자기가 그말을 했는지 잘모르는 얼굴을 하면서 날 유심히 쳐다보았다. "배 나온 여자가 원래 이렇게 이쁘드나?" "가슴도 커지고, 엉덩이도 커지고, 먹는것도 내보다 더 많이 묵는데." "근데 왜이렇게 이쁘나." 부끄러운 말을 하며 주절대었던 오빠는 내 무릎위로 눕더니 눈을 감았다. "이제 셋이다." 눈을 떠 내 눈과 마주치는 남편의 눈. "이제 애까지 딸렸으니 도망갈 생각 하지 마라. 알겠나."
[기성용]
"안타깝지만 불임이십니다."
생리가 끊겼다 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오빠와의 관계에서 임신이라고 생각했다. 결혼한지 일년이 지나도록 들어서지 않는 아기에 초조하고 있던 차에
나는 병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정말 안타깝게도 난 불임이되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 그 소리 하나에 숨이 턱 막혀왔다.
마른침을 꿀꺽 삼키고서야 알았다고 의사에게 대답했다.
'의사는 노력하면 임신을 할 수 있다' 라고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오빠에게 뭐라고 말하지?
잔뜩 아기를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을 남편에겐 뭐라고 말해야 하지?
"뭐래? 의사가 뭐라고 그래?"
집에 도착하자마자 축구를 한바탕 뛰고 왔는지 땀냄새를 풍기며 곧장 나에게 달려온 남편의 얼굴은 기대에 가득 찬 얼굴이다.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 내 모습에 잔뜩 당황한 남편은 왜? 진짜로 아가야? 아가가 우리 뱃속에 있는거야? 라고하며 애기도 갖지 못하는 내 배를 쓰다듬었다.
어떡하지? 어떡하면 좋지? 우리 오빠 실망켜서 어떡해?
뚝뚝 눈물이 계속 흐르고 멈추지 않았다. 오빤 그제서야 기뻐서 흘리는 눈물이 아닌 걸 알아챈 듯 내 배에서 조심스럽게 손을 떼었다.
"왜그래, 무슨 일 있어? 응?"
흘리는 눈물을 엄지로 조심스럽게 닦아주며 오빤 날 쇼파로 끌어 앉게 했다. 그리고 완전히 내가 진정이 될때까지 참을성 없던 오빠는 인내심있게 내 등을 도닥여주었다.
쇼파에 앉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내 눈물을 닦아준 오빠를 내려다 보았다. 걱정스런 얼굴이 가득한 오빠의 얼굴에 또다시 울컥 눈물이 치밀었지만 억지로 입술을 깨물었다.
"자- 이제 말해봐. 나 궁금해 미치겠다."
내 무릎에 턱을 기대고서 오빤 날 올려다 보았다. 손은 이미 다시 내 배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런 오빠의 모습에 나는 숨을 가다듬고서 손을들어올려 땀으로 진득거리는 오빠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미안해, 오빠."
"뭐가 미안해."
잔뜩 쉰 내 목소리에 오빠는 내 허리를 끌어안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는다. 오빤 그랬다. 내가 울면 자기도 울고싶어져서 내가 울지 않길 바랬다고.
"나 임신 아니래."
다시 떨려오는 목소리. 내 무릎에 얼굴을 묻고있던 오빠가 고갤들어 날 바라보았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내 눈에 고인 눈물을 보고선 침으로 입술을 축일 뿐이였다.
"뭐야, 괜찮아. 다음번…"
"그게… 다음번도, 그 다음번도, 그그 다음번도…"
말랏던 볼 위로 또다시 눈물 한줄기가 흘러내렸다. 오빤 내가 다시 말을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었다.
"없을 거 같아…"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오빠의 손을잡고 내 배위로 옮겼다. 커다랗고 따듯한 손이 내 배를 쓰다듬어 준다.
"불임이래."
뚝 멈추는 손길. 꾹 오빠의 손을 잡고 입술을 아득 깨물었다. 질끈 감은 눈사이로 또다시 흐르는 눈물. 제발 이 손 놓지 않아주길… 제발…
하지만, 기대완 달리 내 배 위에 올려져 있던 오빠의 손은 스르륵 빠져나갔다. 질끈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떠 오빨 쳐다보았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오빠의 얼굴. 내 무릎에서 일어난 오빤 나를 끌어안았다. 어깨에 얼굴을 묻은 오빠. 어깨가 뜨겁게 축축해져간다.
"…괜찮아."
나 만큼이나 떨리는 목소리.
"오빠…"
"진짜 괜찮아. 그러니까 울지마라. 응? 아- 진짜 니가 울면 나도 울고싶어진다니까? 그러니까 누가 죽은 것 처럼 그렇게 울지마."
나는 다시 눈을 질끈 감은체 오빠의 목을 끌어안았다.
퉁퉁 부운 눈. 한심하다. 나는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서자. 오빠가 없다.
축구하러 갔나보구나… 오빤 새벽 축구를 꼭 나가곤 했다. 오빠 오기전에 아침밥 차려 놔야지. 나는 거실문을 열었고, 밥 냄새가 났다.
"어? 일어났네."
꽉 조이는 앞치마를 두른 체, 식탁에 밥을 올려놓고 있는 오빠의 우스꽝스런 모습.
"아, 그게 있잖아. 내가 자철이한테 알아봤는데. 불임은 스트레스랑 그런거 때문에 거의 대부분 걸린다고 해서. 내가 차렸어. 그리고 불임에 먹는 걸 내가 만들었…"
눈을 커다랗게 뜬 오빠가 나한테 다가와서 날 끌어안았다. 그리고 오빤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스트레스 걸린게 자기 때문인거 같다며 한동안 울고있는 내 등을 도닥여주었고, 몇달동안은 오빠가 밥을 차리고 불임걸렸을 때 먹어야 하는 것을 먹었다.
벌써 몇번째 게워내는 토악질. 콧등으로 땀과 눈물이 뒤썩여 뚝뚝 떨어졌고, 나는 변기물을 내렸다.
몇달여간 다시 시작한 생리. 그리고 일주일전에 또다시 끊긴 생리. 나는 세면대로 가 입안을 헹구어 내고 대충 얼굴을 씻은 체, 아침일찍부터 산부인과로 향했다.
혹시나 모르잖아. 혹시…
"축하드립니다. 정말 축하드려요. 임신이네요."
내 앞에 있던 의사는 환자 리스트에 무언가를 체크하는가 싶더니 내게 무언가를 주절주절 말해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은 체, 나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받고 카운터로 가 계산을 하고 병원을 나섰다. 그제서야 다시 떠오르는 의사의 말.
"3주 입니다."
나는 후들거리는 다릴 진정시키며 택시를 잡아타고 집앞에서 내렸다. 집안에 들어서자 거실에서 서성이던 오빠는 나에게 뛰어왔다.
걱정했다며, 어딜간거냐며, 휴대폰은 왜 안가지고 갔냐며 버럭 소릴 질렀고, 나는 계속 손에서 놓지 않았던 종이를 오빠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고래고래 소릴 질렀던 오빤 내 손에 쥐어진 종이를 보았다.
"초음파 사진… 우리애기 너무 작다. 그치?"
떨리는 내 목소리에 가만히 종이를 들여다 보았던 오빤 멍하니 날 쳐다보았다.
"얼굴이랑… 키는… 우리 오빠 닮아야 할텐데."
오빤 종이를 쥐지 않은 손으로 주먹을 꽉 쥐며 날 쳐다보았다. 그런 모습에 나는 오빠의 손을 끌어 내 배로 옮겼다.
자연스럽게 펴진 손바닥이 내 손에 조심스럽게 닿는다.
"몇주…?"
떨리는 오빠의 목소리.
"3주."
나 역시 떨리는 목소리.
"고마워…"
나는 내 배 위에 올려져 있는 오빠의 손위로 내 손을 겹쳤다.
내가 더 고마워 오빠.
[구자철]
"왜 싫은데?" 이해 할 수 없다는 듯이 날 쳐다보는 오빠의 얼굴. 나는 한숨을 내쉬며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내가 아픈거 뻔히 싫어하는거 오빠가 더 잘 알잖아." 싸움의 원은은 항상 이렇다. 아이가 언제쯤 들어서냐는 오빠의 질문에 피임약을 먹고있다는 내 말에서 부터 시작된다. "왜? 넌 우리 사이에서 태어나는 아기 보고싶지 않아?" "보고싶어. 그렇지만, 내 몸 아파가면서 까지 낳고싶진 않아." 딱잘라서 정해버리는 내 말에 오빠역시 뒷머릴 거칠게 긁으며 포기한듯 다시 의자에 앉는다. 원래 잘 화내지 않은 오빠이지만 한번 화나면 불같이 화내는 터라 확실히 끝맺음을 맺어야 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 먹었으면 치운다? 라는 말을 하고 테이블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쳐다보는 오빠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래 좋을리가 없다. 이상하게 오빤 아이에 집착을 많이했다. 왜그러냐고 물어보고 싶지만 언제나 화내면서 밖으로 나가기 일수였다. "나 엄마 없이 자랐어." 쨍그랑. 빈 접시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나는 허둥지둥 접시를 주으려 했지만, 언제 왔는지 오빤 내 손을 제지 시키며 유리 조각들을 하나씩 줍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 아긴 엄마품에서 자라게 하고 싶었어." 읏- 하고 오빠의 손가락에서 베어나오는 피. 나는 눈을 커다랗게 뜨며 후시딘을 찾으려 일어나려 했지만 오빤 일어나려는 내 손을 잡았다. 손목에 묻는 오빠의 붉은 피. "이렇게 이쁘고, 사랑스러운 내 애기 엄마가 됬으면 좋겠다." 손가락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계속 흘러나와, 내 손목을 타고 내려와 바닥에 툭- 떨어진다. "아프지 않게 내가 잘 보조해줄게. 짜증도 실컷 부려도 좋아. 먹을거 있으면 한밤중이라도 달려나가서 사올게. 해달라는 거 다 해줄게." 툭- 툭- 피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만 들리는 거 같았다. "그냥… 우리 아기는 나처럼 키우고 싶지 않아서 그래. " "오빠…" "동생도 없어서 배 부른 임산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싶기도 하고." "오빠…" "아버지가 기뻐하는 모습도 보고싶다. 응?" 아무것도 몰랐다. 어느새 눈물이 뚝뚝 떨어졌고, 오빤 내 손목에 흐르는 피를 옷으로 주섬주섬 닦아주었다. 나는 그런 오빠의 옷 속에서 손을 빼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구급상자를 가져왔고, 나는 억지로 오빠의 손을 끌어다 거즈로 피를 닦아내었다. "많이 아팠겠다." 나는 솜에다가 소독약을 묻혀 길게 베인 손가락에 톡톡 찍었다. "우리 애기 만약에 태어나면, 이렇게 해줘." 아무말도 하지않고 면봉에다가 후시딘을 짯다. "나 축구하다가 다칠 땐, 아버지가 해줬는데. 소주만 들이부었었거든. 진짜 아팠는데." 후시딘을 다 바르고 데일밴드를 떼어내었다. "우리 아기는 나처럼 키우고 싶지 않아. 엄마사랑 내사랑 받으면서 키우게 하고 싶어." 데일밴드까지 다 붙이고 나서 오빨 쳐다보았다. "그러자." 나는 나지막하게 대답하며 오빠의 눈물을 닦아내었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그리고 천천히 고갤내려 배를 쓰다듬어 보았다. "나왔어!" 마침 현관문이 열리며 축구화를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날 꽉 끌어안는 오빠. 나는 급하게 오빠의 품에서 나오며 배를 감싸안았다. "애기 숨 못쉬면 어떡하라구 그렇게 세게 안아!" 버럭 소리를 지르자, 벙찐 오빠의 표정. 나는 작게 웃으며 임신 테스트기를 내밀었다. "두줄, 이네." 테스트기를 쳐다보다가 다시 날 쳐다본 오빠는 활짝 웃으며 날 안아올렸다. 으악! 오빠 내려줘! 라고 소릴 질러대었지만 오빤 거실을 빙글빙글 돌며 내 얼굴에다가 무작위로 뽀뽀하기 시작했다. 코, 눈, 볼, 입술, 이마. 나는 오빠의 목에 손을감고 소리를 질렀다. "진짜 사랑해. 사랑해." 오빤 그렇게 말하며 빙글빙글 돌던것을 멈추고 고갤 내려 내 배에 귀를 대었다. "아직 심장소리를 안들리겠지?" 나는 오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응 이라고 대답했다. "아기… 여자일까 남자일까." 나는 머뭇거리다가 글쎄 라고 대답했다. 오빠는 내 배에 기대었던 얼굴을 떨어뜨리곤 웃었다. "여자아이 였으면 좋겠다." 환하게 웃는 얼굴. 진작 이럴걸. 후회가 밀려왔다. "아낌없이 사랑해주고, 보호해주고, 귀한 도자기 키우듯 키울거야." 다시금 내 배에 얼굴을 기대는 오빠. "이름은… 아버지가 지어주셨으면 좋겠다." "…응. 그래달라고 부탁하자." 나는 오빠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아이씨망해따
그르니까 임신은 제가흙흙ㅜㅜ
안한다구 했짢아요!!!
여러분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하구요...
그나저나
내가 초록글이라니!!!
아놔..이런똥손글을..
여러븐 스릉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픙로 마니마니더 사랑해주시고요
주제또 써주시구요
어려웁고 그런거 쓰시면
계란던질꾸야><
그럼 이 똥손은 물러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