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새벽, 그리고
"네…."
"그래, 오늘 열심히 하고 내일 보자"
"네…. 감사합니다"
사람과의 접촉은 항상 나를 괴롭게 했다. 내가 일하는 곳의 사장님과의 대화도 내겐 가시방석에 앉는 것 보다 더한 고통을 주었다.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신체를 접촉하는 것도 나를 눈물 짓게 만들정도로 공포로 밀어넣었다.
혼자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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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추웠다. 나는 서울 새벽을 거닐며 바구니에 담긴 우유를 이집저집 노다니면서 대문에 달린 주머니에 넣었다.
벌써 이 일을 한지는 2년이 다 되어갔다. 고등학교 2학년, 학교를 자퇴하고 나와 나는 무슨일이던지 모두 해보았다.
고깃집 알바, 배달 알바, 전단지….
사람과 마주치지 않을 시간에 활동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새벽이야 추웠고 무서웠지만 사람과 이야기하고 마주치는 것보단 나았다.
한참 생각을 하면서 걷다가 붉은 담장의 집을 지나쳤다.
아…. 나는 짧게 소리 낸 뒤 다시 뒤를 돌아 걷기 시작했다.
손에 들린 우유 박스가 무거워 인상을 찌푸렸다가 허리를 통통 치고는 눈 앞의 붉은 담장을 보았다.
딱 봐도 넓어 보이는 이 집은 대문이 으리으리 하게도 컸다.
좋겠다…. 이 집 아들래미 딸래미는 돈걱정 먹을걱정 없이 호의호식 하며 살겠지 싶었다.
대문에 달린 우유 주머니에 우유를 넣고 대문을 한참 바라보다 급히 걸음을 돌렸다.
모르겠다… 대문 틈으로 보이는 창문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나를 빤히 쳐다보던 그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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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간이 없어서 자주 못들어와요ㅜㅜㅜㅜㅜㅜ 주말에 완전 훅갈게요!! 죄송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