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사님을 사랑하게 되었다
written by. 핑키포키
"오늘 스케줄이 어떻게 돼?"
"오늘 스케줄은 점심에 FB그룹 사장님과 점심 약속 있고
오후에는 다인백화점 방문 스케줄이 있습니다."
"FB그룹? 처음 들어보는데?"
"FB그룹은 회사와 아주 밀접한 관계입니다.
전국에 있는 다인전자 공장들에게 반도체를 대주는 반도체 회사 입니다."
"그래?"
"네."
"근데 왜 하필 점심이야?"
"그게... 왜..."
"점심에 너랑 밥 못 먹잖아."
".....ㄱ-.... 굳이 저랑 안 먹어도 되지 않습니까?"
"굶을까봐 그러지. 이제까지 굶은 적이 없는데 나 없다고 굶을까봐."
"이사님 없어도 먹어요."
"뻥 치시네. 마케팅과 과장이랑 직원들한테 물어보니까 너 10년동안 과 사람들이랑 밥 먹은 적 몇번 없댔어."
"......."
"하여간 넌 내가 없으면 밥을 밥 먹듯이 굶는다니까."
"그래서 뭐요, 선생님이랑 피자 먹으러 가자 그러려고요?"
"역시. 오늘 저녁에 피자 먹으러 가자. 회사 취임하고 나서 피자 먹으러 못 갔어."
난 결국 교생, 아니. 이사님의 비서가 되었고 이사님은 다인그룹 집안에서 외동아들 이라고 했다.
이사님 어머님은 어렸을적에 돌아가셨고 회사 회장님이 이사님 아버지라고 하셨다.
이사님은 학교를 졸업한지 얼마 안되어서 회장님이 다시 대학을 다니라며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셔서
다시 미국에서 경영학과를 마지못해, 억지로 쥐어짜며 졸업하고 박사,석사 학위까지 따고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점심시간이 되었고 이사님은 나를 걱정스런 눈빛으로 보며 점심 먹으라고 했고
나는 귀찮은듯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사님이 점심 먹은거 인증사진 보내라고 하는 것 이었다.
밥 생각이 전혀 없는데 환장하겠다.
이사님에게 점심약속 장소를 말해주고 이사님이 나가시고
나도 회사 구내식당에 와서 식판에 반찬과 밥, 국을 담고 구석진 곳에 앉아 밥을 먹고 먹은 사진을 찍어서
이사님에게 사진을 보냈다.
구내식당에서 나와 곧장 자리로 돌아와서 쉬고 있는데
이사님한테서 답장이 왔다.
[오늘 밥 맛있었어?]
[네.]
[난 별로. 별 맛 없었어.]
[얘기 잘 하셨어요?]
[뭐, 대충. 근데 지원비 더 달라고 말하는데 생각해본다고 했어.]
[그건 이사님이 재정관리과랑 얘기해야해요.]
[알았어. 나 카페인데 너 커피 뭐 먹을래?]
[됐어요. 이사님 드시고 오세요.]
[어쭈, 또 튕기지. 오늘 피자로 안 끝내. 팝콘 먹으러 갈까?]
이사님은 나한테 뭐 먹을래? 라고 물어보면 난 항상 됐다고 한다.
그러면 이사님은 튕긴다면서 피자 먹으러 갈래? 팝콘 먹으러 갈래? 아니면 둘 다 먹으러 갈래? 라는 식으로 물어본다.
애도 아니고 정말.. 결국 아이스 카페모카 먹고 싶다고 했고 이사님이 알겠다며 30분내로 간다고 했다.
핸드폰을 책상에 내려놓고 졸음이 쏟아져 잠시 책상에 엎드리고 자고 있는데
내 얼굴에 차가운 무언가가 느껴졌고 얼굴을 드니 이사님이 커피를 들고 서 계셨다.
"벌써 졸려?"
"아... 잠깐 잤습니다."
"자, 여기."
"감사.. 잠깐만요. 이사님 백화점은 안 도세요?"
"백화점? 아, 맞네. 다음에 가지 뭐."
"....얼른 다녀오세요."
"에이, 다음에 가도 돼."
"오늘이 아니면 언제 다시 갈 수 없으니까 얼른 다녀오세요."
"꼭 오늘 가야돼?"
"당분간 이사님 바쁘신데요."
"알았어. 금방 갔다 올게."
내가 두번 말해야 움직이는 이사님이시다.
다른 사람들이 이사님한테 말하면 정색하면서 말하는데
왜 나랑만 있을때는 장난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내 할일을 하고 이사님이 백화점 간 지 한시간이 지났을 무렵
로비에서 전화가 오고 인터폰을 받았다.
'오 비서님. 이사님을 뵙고 싶어하는 분이 오셨어요.'
"이사님하고 약속이 되어있는 분 이신가요?"
'아뇨, 여자 분이신데 이사님하고 잘 안다고 하셔서요.'
"여자분 이름이 어떻게 되죠?"
'민윤지라고..'
"잠시만요, 이사님한테 전화해볼게요.
일단 기다려주시라고 해요."
이사님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3번정도 통화하니 드디어 받았다.
민윤지 라는 여자가 찾아와서 이사님을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더니
이사님이 잠시 말을 안하시다가 로비에서 기다리라고 전해달라고 했다.
나는 로비에 전화해 이사님이 하는 말을 그대로 전했다.
이사님 말투가 아까 말투랑은 완전히 다른데.. 혹시 미국에서 만난 여자친구였나?
그런거라면 안 좋게 헤어졌나보네.
이런 장르는 뻔하지. 내가 잘못했어, 우리 다시시작하자 장르랄까.
-
"오셨어요?"
"어, 어.."
"오늘 일정은 다 끝나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이사님."
"그래. 참.. 오늘 피자 먹기로 한 거 있잖아,"
"다음에 먹어요. 오늘 저도 약속이 잡혀있어서요."
"응, 그래. 미안해."
"아뇨, 미안하긴요."
이사님이 이사실로 들어갔다. 분명 그 여자를 만나서 지치셨겠지.
퇴근시간이 되었고 이사님은 퇴근시간이 되자마자 이사실에서 나와 내가 인사하기도 전에 가버렸다.
나도 회사에서 퇴근해 편의점에 들렀고 집에 가서 배달시켜먹느니 편의점에서 먹고 가자 해서
컵라면이랑 햇반을 사서 의자에 앉았는데 9~10살 정도 먹은 여자아이가 유리벽을 통해 나를 보고 있다.
배가 고픈건지 너무 안되보여서 여자아이를 데리고 들어와 햇반 하나를 더 사고 여자아이에게 컵라면을 주었더니 허겁지겁 먹는다.
"천천히 먹어."
"감사합니다."
"근데 왜 밖에 있었어? 집에 안가니?"
"저 집 없어요. 저 엄마 몰래 가출했어요."
"뭐? 혹시 부모님 전화번호 알아?"
"어... 잠시만요."
여자아이는 가방에서 종이를 꺼내어 나에게 주었고
종이를 펼치니... 뭐야, 이 전화번호 뭐야,
이거 이사님 전화번호인데? 어? 나는 아이를 쳐다보았고 아이는 이게 아빠 전화번호라고
엄마핸드폰으로 아빠 전화번호를 봐서 종이에 적었다고 했다.
후, 진정하고 이사님한테 전화하자.
아이를 알바생에게 잠시 맡겨두고 밖으로 나와 이사님한테 전화를 했다.
이사님의 목소리는 힘 없는 목소리였다.
"이사님."
'어.. 하늘아.'
"이사님 혹시.. 아이 아빠세요?"
'하늘이 네가 어떻게...'
"저 편의점에서 저녁 먹는데 어떤 여자아이가 편의점 밖에서 배고파하길래
밥 먹이고 부모님 전화번호 없냐고 했더니
아이 가방에서 이사님 전화번호가 적혀진 종이를 준 거예요."
'일단 네 집에 데리고 가 있어. 금방 갈게.'
"알았어요."
이사님과 통화를 끝내고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아이는 미국에서 왔다고 했다. 아이는 엄마 몰래 엄마 카드로 비행기 티켓을 끊고 왔다고 했다.
세상에, 이 어린애가 어떻게 혼자 비행기를 타고 와... 정말 놀랍다.
아이와 얘기하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울렸고 인터폰을 보니 이사님이셨다.
대문을 열었고 이사님이 곧바로 현관문을 열어 들어오셨다.
아이는 이사님을 보며 아빠라고 했고 이사님은 아이를 혼내켰다.
"이예지, 너 어떻게 여기 왔어, 어? 아빠가 엄마 말 잘 들으라고 했지!"
"흐엉, 엄마 싫어, 엄마 밉단 말이야아.."
"엄마 아직 한국에 있으니까 엄마한테 보내줄게."
"싫어, 싫어, 아빠랑 있고 싶어, 엄마가.. 엄마가 나 보육원에 보내려고 해서, 그래서.."
"보육.. 보육원..?"
"응, 엄마랑 샐리이모랑 얘기하는거 들었어, 엄마는 내가 지겹다고 보육원에 보낸다고 했어,
그래서 엄마 몰래 집에서 가출해서 엄마 카드 가지고 공항가서 비행기 타고 여기 왔어..
흐엉, 아빠 나 보육원 싫어.. 아빠랑 있을거야.."
이사님이 아이의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아이를 안아주었다.
나도 어렸을때 부모란 사람들한테 고아원 가기 싫다고 울면서 말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나도 모르게 울컥해버렸다.
이사님이 아이를 오늘은 여기서 재워야겠다고 말해서 그러라고 했고
아이를 내 방으로 데리고 들어와 아이를 재우고 거실 소파에 앉았고 이사님은 내 눈치를 보았다.
"선생님 결혼 했었어요?"
"어? 어... 교생실습 끝나고 미국으로 건너간지 얼마 안되서."
"10년전에 여자애들 질문에 말 안한 이유가 다 있었네요."
"당연하지. 애인 있고 이제 곧 애 아빠 된다고 어떻게 말하냐."
"회장님은 아셨어요?"
"응. 좋아하시던데. 손주생겼다고."
"애 엄마는 누군데요?"
"민윤지. 아까 회사에 찾아왔다던 여자. 그 여자가 애 엄마야."
"네?"
이사님이 소파에 기대어 한숨을 크게 쉬며 그간의 사정을 얘기해주었다.
이사님과 그 여자는 아이가 태어난지 얼마 안되었을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고 했고
심지어 그 여자가 대놓고 남자를 만나러 다녔다고 했다.
이혼할때도 자기가 아이를 열심히 키우겠다며 위자료랑 양육권 달라고 해서 다 줬고
오늘 한국에 온 것도 이사님한테 돈 뜯어내려고 왔다고 했다.
아이가 크면 클 수록 그 여자는 아이한테 관심이 없고 남자 만나는데만 관심있다고 했다.
"예지는 혼자 컸겠네요."
"그렇지. 내가 대학교 다니느라 바빴을때 예지는 혼자 컸어.
그런데도 지 엄마보다 바쁜 나를 더 잘 따랐고."
"그럼 당분간 예지 여기서 지내게 해요."
"뭐? 그건 안돼. 어떻게 너한테.. 안돼."
"내가 선생님한테 은혜 갚는다고 생각하면 되잖아요.
선생님은 날 위해서 이것저것 후원 해주시고 이 집도 제 명의로 해주시고
회사도 다니게 해주셨잖아요.
은혜 갚는다고 생각하세요."
"...하늘아.."
"그 여자 지금 분명 예지 찾고 있을거예요.
아무리 자기 자식한테 관심없어도 자기 자식 없어진거 알면 뒤집어지죠.
혹시 선생님한테 전화오면 모른다고 말씀하시고 되려 화를 내세요.
예지는 제가 여기서 당분간 잘 지내게 할게요."
"고마워, 정말."
"고마우면 페퍼로니 피자 말고 불고기 피자 쏘세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전 썼고 독자님들은 읽으시면 됩니다🤣
즐거운 주말 휴일 보내세용🙇♀️
📢이 글은 이준혁 배우 무제 글과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