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e chance]
"아니, 대체 왜 말 안 해주신 건데요?"
"보스…"
산소 호흡기를 달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게 도저히 가슴이 저려와서 참을 수가 없었다. 왜 안본사이에 이렇게 망가졌는 지. 준홍이 얼마나 그리워하던 얼굴이 였는지. 자신을 그렇게 처참히 버리고 떠났으면, 다시 만났을때 적어도 자신과 있을때 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야하는 것 아닌가? 아예 그럴 자신이 없으면 다시 왜 불렀는지. 왜, 왜…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준홍은 그 자리에 또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주저 앉아버렸다. 다시 일어나려했지만 충격이 너무 컸는지 앞으로 넘어지기만 했다. 결국 무거워진 다리를 이끌고 용국의 침대 곁으로 기어가다 싶이 했다. 무릎을 굽혀 침대에 기댄 준홍은 이불자락을 한손으로 꽉 쥐었다. 고개 돌려 그런 자신을 보던 용국은 산소호흡기를 툭툭, 하고 건들였다. 어린걸 마치 티내듯이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얼굴로 그런 용국을 멍하니 보다 떨리는 두손으로 산소호흡기를 끌어 내려 주었다. 크게 숨을 들어마신 용국은 둔한 손길로 자신을 걱정하는 준홍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그러곤 천천히 침대 아래로 발을 내딛었다. 얼마만에 침대에서 내려오는지, 영재가 그런 용국이 걱정된다는 듯 다가와 부축하려 들었다. 그러자 고개를 내저으며 도움의 손길을 뿌리친 용국이, 자신을 올려다보는 준홍과 눈높이를 맞춰 준홍앞에 주저앉았다.
"…보스?"
당황한 준홍이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용국을 눈을 크게 뜬체 쳐다보았다. 벙쩌서는 무슨 말도 입밖으로 뱉지 않던 준홍이 이내 정신을 붙잡고는 용국에게 역정내듯 말하였다. 어서 일어나세요,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안본사이 살이 빠져버려 입고 있는 피 묻은 환자복도 커보이는 용국은 대답이없었다. 그저 고개를 좀 더 숙였다. 그런 용국을 보던 준홍은 속상해 얼굴이 구겨졌다. 울상, 그는 여전히 감정표현에 솔직한 어린아이같았다.
"일어나세요…!! 제발…!!"
준홍은 거의 빌듯이 용국의 어깨를 잡고 일으킬려 했다. 곁에 있던 영재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내지만 영재는 자신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용국의 어깨를 양손으로 붙잡은 준홍이 정신 차리라는듯 일어나라는 말을 잊지않으며 그를 흔들었다. 그래도 일어날 생각은 않고 몸뚱아리만 힘없이 손길에 흔들렸다. 고개를 숙여버려 자신에게로 보이는 정수리, 좀 더 내려가보면 무릎위 불끈 쥔 양손. 그리고-
" …무릎꿇지마세요, 제발…"
한번도 본적 없는 강인한 용국의 꿇린 무릎, 그렇게 위에서 아래로 찬찬히 시선을 옮긴 준홍의 볼에 끝내 눈물이 타고 흘렀다. 준홍은 같은 말만 되풀이 했다, 제발 일어나 달라고, 이렇게 무릎꿇고 있는 모습 자신은 도저히 못보겠다며 악에 받쳐 소리를 질렀다. 언제부터인지 용국 처럼 무릎을 꿇고 있던 준홍은 그의 어깨위에 올린 손아귀에 아까 보다 훨씬 힘을 실어넣었다. 손끝이 노랗게 변할 정도 였지만, 아무말 하지않는 용국이 답답할 뿐이였다. 준홍은 그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손을 내려 용국의 무릎위에 올려진 손등위에 자신의 손을 겹쳤다. 겹쳐진 두손위에 준홍의 눈물이 뚝뚝, 한 두방울 떨어졌다. 마주 앉아 있어 서로의 앞머리가 닿여 간지럽혔다. 숨이 넘어갈듯 소리없이 끅끅 거리며 우는 준홍을 아무도 말리지 않았다. 아니, 말리지 못했다. 손을 들어 자신의 눈물을 닦을 법도 한데 서러워 질수록 용국의 손을 더더욱 꽉쥐었다.
"…불러줘."
"…네?"
드디어 용국이 입을 열었다. 굳게 닫힌 입을 연 한 마디는 울고 있던 준홍이 눈물 범벅이 된체 고개를 번쩍 들기에 충분했다.
"…아저씨, 라고 불러줘."
용국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벌써 빨갛게 충혈된 준홍과 시선이 공중에서 얽혔다.
"어서."
그가 웃어보였다. 입꼬리만 올려 웃는 그의 모습은, 정말 오랜만 이였다. 재촉하듯 자신에게로 턱짓하는 것까지 멍하니 준홍은 지켜보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가슴한구석에 묵혀왔던, 그 말을 이제와서, 이제서야 하염없이 할수 있었다.
"아, 아저…씨."
"응, 준홍아."
"…아저씨…"
"나 여기있어."
"아저씨, 아저씨…"
끝내 말하다 목이 메여버려 고개숙여 가슴팍을 주먹쥐어 미친듯 두드리던 준홍에게 용국은 말했다. 아저씨가 할말이 있어 준홍아. 용국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깨어있으면서도 영재에게 말하지 않고 숨겼던 이유중에 하나가 이 말을 하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 용국이 준홍의 이름을 나지막히 부르니 그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한껏 망가진 준홍을 보고있으니 죄책감에 또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다. 내가 순수하고 어린 아이를 이 지경 이 꼴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또 자신에게 화가 한껏 치밀러올랐다. 용서해줘, 라는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 무릎위에 가지런히 올려 주먹쥔 손이 자신에 대한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내가 감히 이 말을 내뱉을 자격이 있을까. 나는 또 어떤 험한꼴을 보여줄려고 감히 용서해달라고 말할려는 가. 용국의 침묵속에는 그만의 고충이 담겨있었다.
준홍은 이제 어느정도 눈치를 챘다. 자신을 보고싶다고 하며 부른것도 어느정도 이해가되고 보자마자 무릎을 꿇어으며 아저씨라고 불러달라는 것, 그 모든것들이 이제 용국이 어떤 행동, 말을 내뱉을 지 말해주고 있었다. 끝날것 같아도 끝나지 않던 돌고도는 뫼비우스의 띠 같던 자신과 용국의 사이가 이제서야 깔끔해지는 건가 싶은 마음에 사과를 하면 받아줄 생각이였다. 예전 처럼 다시 잘지내고 싶었다. 아니, 예전에도 잘지낸건 아니지만. 지금까지보다 잘지내고 싶었다. 얼른 용국의 입밖으로 사과의 말이 나왔으면 좋겠다. 용서해줄 의향이 있으니, 제발 자신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말해줬으면 좋겠다. 어서.
"준홍아…"
"…네, 네 아저씨."
어서, 어서 말해요.
"…나, 용서 해줄 수…"
이까지 말을 뱉은 용국의 시야에 눈물을 매달고 있다가 툭, 한방울 떨어지는 준홍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이 무릎을 꿇고 있는것, 감히 준홍에게 사과를 하고 있는 자신. 그리고, 사과를 하려는데 눈에 띄게 슬퍼보이는 준홍까지. 갑자기 무릎위에 있던 손이 자신도 모르게 주먹쥐어져 다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망설이고 망설이던게 드디어 펑, 하고 터진것 같았다. 그래, 자신은 이런 아이에게 수많은 상처와 잊을수없는 아픔을 안겨 주었는데 고작 사과의 한마디로 그 아픈 구석들을 치유해줄수 있을까. 정신적이건 육체적이건 자신이 안겨준 것들은 감당할 수 없으면서, 이렇게 다시 사과할거면서 그런 쓰레기 같은 짓을 벌린 자신이 한심하고 화가났다. 그리고, 사과를 해놓고 또 못해줄까봐, 또 상처를 줘버릴까봐 그게 두려웠다. 두번 준홍을 죽이는 일은 하고 싶지않았다.
용국은 갑자기 한쪽 무릎을 일으켜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용국의 행동에 멍해진 준홍은 흘리던 눈물도 뚝 끊긴체 호흡을 가다 듬으며 말없이 올려다보았다. 애써 눈을 마주치려 들었다. 가만히 서서 바닥을 바라보다 준홍과 눈을 마주친 용국의 눈빛이 달라져있었다. 아까의 애정어린 눈빛과 다정한 눈빛은 없었다. 전 처럼 차갑고, 온기 없는 눈빛이 였다. 용국은 자신의 무릎을 허리 굽혀 한번 털어내고는 다시 준홍과 눈을 마주했다. 이 장면, 어디선가 봤던 것만 같은 기억이 들었다. 그때 준홍을 욕하고 때릴때,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을때. 그때도 준홍은 이렇게 무릎을 꿇고 울며 자신을 올려다보고 었고 그때도 자신도 이렇게 준홍을 냉정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래, 그 때는 자신이 준홍을 내쫓았다. 매몰차게. 하지만 지금은-
"용서하지마, 평생 증오하고."
"………"
"그것도 못하겠으면."
"………"
"네 인생에서 없던 사람으로 만들어버려."
준홍의 가슴속에서 자신을 내쫓고 싶게 만들었다.
๑^▽^๑
안녕하세요...! One chance 작가 끙_끙 입니다!
한달만에 돌아왔습니다. 정말 저는 ..하. 죄송합니다
변명할것도 없고 그냥 죄송해요ㅠㅠㅠ
다음화도 빠른시일내에 데려 오겠습니다
기다려주신분들 정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쭈야
쪼꼬
체리
부농이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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