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시리즈] 사랑에 빠진 딸기 (부제 : 김도영에 빠진 나) bgm Taru - 사랑에 빠진 딸기 "야, 너 이거 또 사왔냐?" "응." "아휴, 징글징글 하다, 진짜." 그래, 맞다. 짝사랑은 징글징글하다. 특히, 1년 째 좋아하며 사적인 얘기 한 마디 못 거는 나의 짝사랑은 특히 더욱 더 징글징글하다. "또 사빠딸?" 아이스크림 박스를 보며 눈살을 찌뿌리는 내 룸메이트 연서에게 대답 대신 고개랄 두어 번 끄덕여 주자, 미친년부터 돈이 남아도냐, 사랑에 빠진 딸기라니 이 새끼 이거 멍청한 계략공이다, 까지. 온갖 욕설이 날것 그대로 내 귀에 날아와 꽂혔다. 아, 귀 따가워. "아니, 너 생각해봐. 너가 이렇게 매주 같은 시간에, 어? 아이스크림을, 그것도, 사가는 것도 미친 변태 계략공같이 사랑에 빠진 딸기야. 근데도 그 사장이라는 사람은 모르디, 니 마음을?" "아이스크림만 사갔으니까 모르지 않을까?" "오, 지져스." "손목에 염주 찬 애가 지져스라니. 내가 더 지져스다." "야. 진짜 미안한데, 니 마음 모를 수가 없어. 맨날 계산할 때마다 얼굴 시뻘개져가지고는." "...진짜?" "그니까 제발, 무슨 말이라도 해서 번호라도 따던지, 짝사랑을 접던지." "..." "아님 이 미친 딸기 아이스크림 좀 그만 들고 오던지." "..." "제발, 어?" 일주일 전 연서와 나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 나의 사랑의 막대기가 가리키고 있는 상대는 바로바로, 학교 앞 아이스크림 가게의 사장 김도영 (영수증에서 봤음) 되시겠다. 이름, 직업 빼고는 - 아 심지어 나이까지 - 아무것도 모르는 그를 짝사랑하게 된 계기는, 삼수 끝에 겨우겨우 들어간 대학에서의 아무것도 모르던 새내기 시절, 신호등을 기다리던 내가 무심코 뒤를 돌아봤을 때, 가게의 큰 유리창을 닦던 그와 눈이 마주친 것. 그것이 내 길고도 긴 롤러코스터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청초하지만 왜인지 모르게 냉한 인상, 하지만 웃으면 사르르 냉기가 없어지는, 그런 아이스크림 같은 남자. 그런 남자가, 햇살을 가득 받은 채로 유리창을 닦고 있는데, 안 반하고 배기겠냐고. 그 날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번씩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난 날 기억해줬음 싶어서 일부로 그러는건데, 연서는 사이코같다고 뭐라 하긴 했다.) 똑같은 아이스크림을 사가는 중이다. 내 마음을 무심코나마 알아줬음 해서 아이스크림 메뉴는 바로바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랑에 빠진 딸기. "그..." "사랑에 빠진 딸기 파인트로요?" "핫, 네에..." "...뭐, 더 할 말, " 옆에서 지켜보던 자신이 너무 답답하고, 이제 사랑에 빠진 딸기는 더이상 먹고 싶지 않다며, 위에 대화에서 알 수 있듯, 연서는 처음으로 진지하게 내 짝사랑에 대해서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할 때 된 것 같다고. 아무 말도 못하면서, 좋아하지도 않는 아이스크림 따위를 사 오는 건, 아닌 것 같다고. 그래서 나는 오늘... "사랑해요."
"...예?" "여자친구 없으시면 결혼해요, 결혼." "그건 또 무슨," "아니면, 여자친구 없으시면 전화번호라도, 주면..."
"..." "안되, 예, 안되겠죠...? 역시. 안되겠죠, 하하하." "저 나이도 많은데." "저!! 저도 적진 않아요!! 저 삼수했어요, 삼수!!" "...아." 망했다. 망했다. 개망했다. 아, 긴장해서 그런가. 존나 오바했어, 나. 멘트 무슨일이야, 진짜. 결혼해요라니...아니, 그것도 그런데, 아 씨, 쪽팔리게 짝남한테 삼밍아웃 실화야? 한 손에는 파인트 통을, 한 손에는 스쿱을 든 채 나를 모기새끼 쳐다보듯 쳐다보던 사장님의 눈빛이 금새 연민의 눈초리로 바뀌었다. "안...안되겠....죠...?" 하긴, 나같은 애한테 번호를 주기에는 당신은 너무 잘난 사람....☆ 고개를 돌려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훔치고 있을 때, "줘요, 핸드폰. " "예, 예...?"
"번호 알려달라매요. 핸드폰 줘야지 번호를 찍어주죠." "아, 아 헐, 아 그렇죠, 핸드폰을, 드려야. 아, 네 네."
"고객 관리 차원." "예?" "딴 뜻은 없고. 번호 안주시면 이제 안 오실거 아니에요." "아아... 거절당하면 오기 좀 글킨 하죠...?? 아, 근데 연락 해도 돼요?" "네." "진, 진짜여?" "아침 말고, 저녁 말고, 새벽은 더더욱 말고. 오전 오후 바쁜 타임 말고." "그건 그냥 하지 말란 소리 아니에요?" 이 가게 한적한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입을 삐죽이며 그에게 대답하자,
"똑똑하네. 명문대 학생 답네요. 한 번에 알아듣네." 라며 웃으며 대답하는 그였다. "...치. 너무해요." "와... 대박."
밤 11시. 딱, 짝남 프로필 사진 보기 좋은 시간 아닌가? 와... 이 남자 뭐야? 얼굴 활용도 127%. 진짜 대박. 아, 씨 너 시끄러워. 사장님의 카톡 프로필들을 보며 혼자 감탄하고 있을 때, 내 중얼거림들을 들은 모양인지, 건너편 침대에서 나에게 시끄럽다며 배게와 인형들을 던지는 연서였다. (아, 참고로 연서는 사장님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내 마음을 알고도 가게의 매출을 위해 모른척 한 거라나, 뭐라나.) "야, 야, 잠만." ...어? 연서의 인형 폭격을 피하던 중, 내 바보같은 손가락은,
카XX톡 보이스톡 이모티콘을,
눌러버렸다. 급하게 쓴 거라서 재미없을수동...(항상 내 글에 자신 없는 편) 진짜 급하게 쓴 거라 오타 이해 바라요.....ㅠㅠ 사실 아이스크림 시리즈 민초남 김정우 편이 있긴 한데 제 개인블로그에 있어요 긁어올 생각은 없어성 혹시 궁금하시다면... 달콤하고도 쓰디 쓴 첫사랑, 민트초코 라고 치시면 바로 나올거예요!! 그럼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