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브금 꼭 틀고 읽어주세요! 마음이란 게 정리하기가 그렇게 쉽지가 않은거더라. 하긴, 6년이라는 시간을 같이 보내고 헤어지고서도 2년을 후회 속에 살았는데 어떻게 8년이라는 시간이 하루아침에 정리되겠어. 미련이라는 미련은 다 남게 해놓고, 얼굴만 봐도 절절해지고 나만 또 드라마 속에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 되게 만든 장본인인 김선호는 자기 혼자만 전부 다 쉬웠다. 이미 다 지나고 나서 이런 말하는 거 웃긴 것도, 진짜 구질구질한 구여친으로 보이는 것도 다 아는데 원래 김선호는 내가 그렇게나 울면 지가 잘못한 거 없을 때도 연신 미안해 이름아, 내가 다 잘못했어 응? 이런 다정한 말 해주면서 꼭 끌어안아주는 사람이었으니까. 내가 울고 있을 때 그렇게 미련없이 뒷모습 보이는 건 처음이라서, 전부 다 서럽고, 서러웠다. 말이야 늘 거창했다.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엉엉 울고 있는 나 보면서 수군거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또 어김없이 전활 걸었다. 나 너 아니면 김선호 얘기 할 사람 또 없단 말이야. 내 연애사 다 아는 사람 너밖에 없단 말이야. 지금은 고객님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얼른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내 기대를 발로 뻥 차버리기라도 하듯 이어지는 기계음에 어이없게 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오늘따라 이 기계음은 또 왜 이렇게 무뚝뚝하게 들리는 거야, 왜 이렇게 차가워. 온갖 우스운 이유와 핑계거리를 대가며 눈물을 정당화시키곤 땡카오톡을 켜 한 자 한 자 눌러쓴 메세지를 전송시키곤 그대로 눈을 꾹 눌러감은 채 침대 시트위로 몸을 던지듯 누웠다. [나 김선호랑 진짜 완전 끝났어 이제] [아냐 끝냈어]
전남친과 직장에서 재회할 확률은? (100점) 04 w. 보로 한바탕 울고 나니 마음이 차분해지기라도 한 건지, 아니면 그냥 체념하게 된 건지는 몰라도 출근하고 나니 오히려 전보다 마음이 편했다. 어, 나 왜 아무렇지도 않지. 얼굴 다시 보기만 하면 눈물이 막 쏟아질 줄 알았는데, 그냥 아무렇지도 않았다. 정말, 애초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매일 흘긋대던 그 자리도 더이상 흘긋대지 않고, 더이상 신경 쓰지도 않으니까.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신경쓰지 않으려고 하는 편에 더 가까웠지. 이유없는 다정함이 날 자꾸 죽어가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다정함이 완전히 사라져버리니까... 또 나를 제외한 다른 모두에겐 그 다정함이 더해지는 건 더 괴롭더라고. 터져나오려는 한숨을 꾹꾹 눌러담은 채 모니터에 시선을 박고 있다 뻐근하게 당겨오는 목에 슬쩍 고개를 돌렸을까,
한참 제가 앉아있던 자리를 보고 있었던 건지 표정 없는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다, 눈이 마주치자 급히 시선을 돌려버리는 김선호에 얼굴을 손바닥 사이로 폭 묻어버렸다. ...나한테 왜 그러는 거야 진짜. “이름씨 오늘따라 진짜 이상한 거 알지.” “...네? 저요?” “응, 그럼 자기지. 자기 말고 이름이란 이름 가진 사람이 우리 팀에 더 있어?” “아아, 죄송해요. 오늘 제가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됐어, 뭘. 건강 챙기면서 일 해.” 아, 나 정신 못 차리는 게 누가 봐도 다 보였나봐... 한참 푸, 푸 소리를 내며 얼굴을 묻고 있으니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해오는 과장님에 그제야 몸을 정자세로 곧추세웠다. 이래서 아까 회사 사람들이 내 얼굴 볼 때마다 무슨 일 있냐고 그런 거구낭... 그럼 김선호도 그냥 컨디션 안 좋아보여서 봤던 건가? 아니, 근데 지가 왜 그걸 신경 써? 머릿속에서 한가득 일어나는 자아분열에 으휴, 그냥 신경 쓰지 말자. 하고 고개를 내저으며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박았다. 근데... 오늘 어째 삘이 영 별론데. ~ 왜 슬픈 일은 항상 겹쳐서 오냐 그러더니, 비운의 귀신이 오늘은 갈 데 없어서 상대를 나로 정하기라도 했나보다. 다가온 점심시간에 팀원들이 하나 둘 자리를 비우며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했지만... 응, “성이름, 요 앞에 초밥 먹으러 갈래?” “나는 오늘 패스, 속이 갑자기 너무 안 좋아서.” “속이 안 좋다고? 어휴, 야 그럼 좀 쉬고 있어. 지금 와서 반차 내기는 좀 그렇고... 그치.” “웅... 다녀와, 맛있게 먹고.” 갑자기 미친듯이 울렁거리는 속에 결국 점심도 포기. 대충 거의 모든 팀원이 나간 것 같음에 그대로 주변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몸을 일으켜 직원 휴게실로 향했다. 흐어엉, 서러워. 안 그래도 기분 꿀꿀해죽겠는데 속까지 말썽이냐. 딱... 점심시간 끝날 때까지만 앉아있다가 다시 자리로 가야지, 하며 눈을 꾹 눌러감았다. ...이따 집 갈 때 무조건 가스활명수 바리바리 사서 들어갈 거야. ~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10분 가량 밖에 남지 않은 점심시간에 텅 비어있는 휴게실 소파에 나른하게 기대있던 몸을 일으키곤 다시 사무실 안으로 향했다. 자리로 돌아가 몸을 앉히려 하니 시야에 들어오는 가스활명수에 고개를 들어 사무실 안을 둘러보니 아무도 없는 것에, ...뭐야. 누가 가져다 놓은 거지. 하며 생각을 하던 것도 잠시 소화제 옆에 나란히 놓여있는 딸기맛 사탕에 그대로 입술을 말아물었다. 이렇게 챙겨주는 사람은 이 세상에 딱 한 사람 뿐이라서. 때마침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동기에 뻔한 사실을 부정이라도 하고 싶었던 건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나 이거 책상에 있던 건데, 이거 네가 가져다놨어?” “응? 아니, 나 아닌데.” “...아 그럼 누구지, 감사하다고 인사라도 드리고 싶은데.” “김 팀장님 아니야?” “어?” “아까 잠깐 사무실 들어오니까 김 팀장님 혼자 계시던데. 팀장님이 놓고 가신 거 아니야? 아까 너 아프다 하는 거 들으셨나.” 순간 머릿속이 온갖 생각들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설마... 아니겠지, 라고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머릿속에 꽉 들어차는 한 사람 때문에. 그렇게까지 모질게 얘기하고 끊어냈는데, 왜 아직도 이렇게 다정하게 구는 거야? 짜증이 나다 못해 억울해지기까지 했다. 내가 아픈 게 이제 자기랑 무슨 상관이라구. 꼭 연애하던 시절이랑 오버랩 되는 모습에 차오르려는 눈물을 꾹 눌러참았다. 이제 겨우 잊어보려고 하는데... 왜 또 지멋대로 나타나서 맘을 흔들어놔. 타들어가는 내 속도 모르는 건지 태연하게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는 김선호에 괜히 코를 한 번 킁, 하곤 가방 한구석에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소화제와 사탕을 쑤셔넣었다. 시선을 그쪽으로 주지 않아도, 나란히 놓여있는 그것들만 보면 눈물이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아서. # 2013년, 유난히 춥던 그해 겨울에 주변 사람들 따라 유행 따르기라도 하는 듯 나도 제대로 된 몸살 감기에 걸려버렸었다. 이게 다 오빠랑 데이트 하느라 맨날 밖에 다녀서 그래...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죄없는 김선호를 괜히 탓하는 소리나 내뱉고 있었을까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눈을 꾹 눌러감았다. ...아 오늘두 김서노랑 데이트 하기로 했었는데. 나 진짜 오늘은 진짜로 못 나갈 것 같은데. 일어날 기운도 없는 것에 곧장 손을 더듬거리며 휴대폰을 찾았다. 아프다고 하면 또 이 오빠 바리바리 싸올 거 뻔하니까... 대충 둘러대야지. 하고 전화를 거니, “여보세요.” “응 오빠, 나...” “너 목소리가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뿔싸, 이 사람... 눈치 백단이지. 목소리를 듣자마자 아프다는 사실을 알아채버린 오빠에 그대로 눈을 눌러감아버렸다. 근데 이상하게 아픈 거 들키고 나니까 더 맘이 편안하고... 더 징징대고 싶고 그러냐아. 꼭 애가 된 것 마냥 전화 너머의 김선호에게 징징대기 시작했다. 꼭 어른들에게 뭔가를 이르기라도 하는 아이 마냥. “나 너무 아파, 감기 걸렸나봐... 속도 완전 울렁거리고, 진짜 상태 완전 별로야, 최악이야.” “집이지, 오빠 지금 바로 갈게. 약은 먹었어 이름아?” “아니, 집에 약 하나도 없어. 산다는 게 다 까먹어가지구.” “다 떨어졌다고? 그럼 한, 10분만. 딱 10분만 쉬고 있어. 알겠지? 오빠 금방 갈게.” “으응, 얼른 와 보고 싶어.” 옷이라도 갈아입으면서 전화를 받는 건지 잔뜩 부스럭거리는 주변 소리에 작게 웃으며 전화를 끊자마자 그대로 폰을 내려놓곤 이불을 낑낑, 하며 끌어올려 덮었다. ...으웅, 왜 이렇게 춥냐. 내가 어디 창문을 안 닫고 잔 건가... 왜 이렇게 추워. 한참을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고 있었을까, 조용한 집안을 울리는 도어락 소리에 눈을 슬쩍 떠내니 곧이어 우당탕탕 소리를 내며 방으로 들어오는 낯익은 얼굴에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뭘 그렇게 급하게 들어와... 응? 나 안 죽어.” “걱정돼서 바로 왔어, 언제부터 아팠어? 응?” “몰라, 아침에 일어나니까 너무 아파가지구. 오늘 데이트 하기로 했잖아, 나 땜에 미안.” “아냐, 아냐... 이름이 네가 왜 미안해, 응? 몰라줘서 내가 미안하지. 밥은 먹었어?” 아직, 나 방금 일어났어... 일어날 힘도 없구. 꿍얼꿍얼대자 저보다 더 아프다는 듯한 얼굴로 울상을 짓더니 곧이어 사온 죽이며, 약을 바리바리 꺼내더니 몸을 조심스레 받쳐 일으켜주는 것에 웃음을 터트리곤 말았다. 자기가 먼저 귀엽게 해놓고서는 왜 그러냐는 듯한 얼굴로 볼 건 뭐야. 진짜 모르나봐 이 오빠.
“왜? 나 뭐 잘못했어?” “뭘 잘못해, 궈여워가지구 그러지...” 표정만 보면 내가 아니라 오빠가 더 아픈 것 같애, 하고 말을 이으니 그제야 급했던 본인을 인지한 건지 멋쩍게 웃는 얼굴에 자연스레 따라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진짜 이 오빠랑만 있으면 한도 끝도 없이 웃게 돼서 탈이라니까, 아니 사실... 좋다구. . . . “한 숟가락만 더 먹구, 응. 잘했다. 물 여기, 얼른 약 먹고 푹 쉬자.” “...약 꼭 먹어야 해? 이거 진짜 맛 없는데.” “그래도, 먹어야 낫지. 응? 얼른, 그럼 약 먹고 이거 바로 입에 넣어줄게.” 그때가 시작이었다. 연애한 이후로 처음으로 아팠던 날, 약을 입에 털어넣고나서 쓰다며 인상 한껏 구겨가며 먹던 내 입에 딸기 사탕 하나를 넣어주던 게. 속이 안 좋아 소화제를 마실 때도, 시럽형 약을 먹고 났을 때도. 유독 쓴 걸 싫어하던 터라 힘들어하던 나 때문에, 김선호는 꼭, 꼭 딸기사탕을 하나씩 함께 사들고 왔었으니까. 묻고 싶었다. 대체 왜 그런 거냐고. 상관도 없는 사인데, 우리 이제 아프다 해도 더이상 서로 신경 써야 할 필요도 없는 사이인데,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이인데. 안 그래도 쓰려오던 속이 더욱 꽉 막히는 것만 같아 퇴근하려 짐을 챙기다가도 가방 속에 있던 소화제와 자그마한 사탕을 한참을 바라봤다. ...아무래도 이따 나가서 버려야겠지. 겨우 몸을 일으켜 어느새 직원들이 얼마 남지 않은 사무실을 빠져나가 지하철역으로 향하고 있으니 뒤에서 뛰어오는 발걸음 소리가 멎고, 곧이어 제 앞에 마주선 채 들려오는 익숙한, 아니 익숙하지 않을 수가 없는 목소리에 걸음을 우뚝 세웠다.
“...불편할 거 아는데, 오늘 하루만 내 차 타고 가요. 데려다줄 테니까.” “팀장님도 아시네요, 불편할 거라는 거. 저 가볼게요,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이름 씨.” “소화제, 왜 올려두신 거예요?” “...그게 그러니까.” “왜 자꾸, 겨우 마음 접으려고 하고 있는데 나타나서 막 흔들어요? 팀장님은 늘 혼자 뭐가 그렇게 쉬우세요?” 자꾸 이 사람 앞에만 서면 눈물이 많아져서, 근데 이제 더이상 안아주지도... 달래주지도 않을 사람일 거 지난 번에 알아버려서. 비참한 기분이 드는 것만 같아 한창 눈가를 짓누르고 있었을까, 눈물을 닦아내던 손을 조심스레 내려주더니 그대로 닿아오는 익숙한 품에 그대로 숨을 헙, 하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모르겠어, 6년을 매일 그 품에 안겨있었는데. “...내가, 내가 잘못했어. 그날 그렇게 뒤돌아서 가고 나서, 나 매일 후회했어. 그렇게 가버리지 말 걸, 그냥 다시 뛰어가서 안아줄 걸. 미안하다고 달래줄 걸.” “......” “우는 거 보자마자 진짜 무너지는 것 같았는데, 바보 같이 자존심 세운다고 그냥 갔던 거야 나. 2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그때 그 유치하던 김선호에 남아있었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아프지 마 이름아. 진짜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기분이야.” 한참 큰 덩치를 구겨가며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들썩거리면서도 놓치기 싫다는 듯 품에 꽉 끌어안은 채 말을 쏟아내는 그 사람에, 굳어버린 자세 그대로 한참을 서있을 수밖에 없었던 나라서. 아침에 꺼내입었던 코트 어깨 부분이 축축히 젖어가는 게 느껴졌다. - 저 왔서용...☆〜(ゝ。∂)기다려주셔서 넘 감사해용 종강하면,,, 글 쓰는 기계가 되어볼게요,,, 약속한 것보다 글이 짧아져서 미안해용 그치만 이번 화는 마지막을 꼭 저렇게 끝내고 싶었기에 킁카킁카 [똑딱이] [왈왈] [솝소비] [고구마] [징징이] [꼬앵이] [슈슈] [yeee] [하루] [소금] [콜리] [덩선] [두덩] [말랭] [죵와당] [무무] [겸이] [제로] [뿌] [진] [뽀노] [김종뷘] [돼지감자] [다내꺼] [큐] [엘리벨리] [붕어빵] [별고래] [킹선호] [뽀끼뇸] [닭가슴살] [두덩] [차셀] [겨울] [나무] [동댕] [초롱] [도토리] [지그미] [99] [예뽀] [추꾸] [체뤼] [운명] [밍둥] [바두리] [심슨] [태빵] [만두] [군고구미] [두부] [봄송이] [으니] [둡돌] [타릍트] [예호] [도리도리] [썬] [혜맑] 암호닉은 현시점으로 더이상 안 받을게요 댓글 남겨주시는 것들 항상 너무 감사하게 읽고 있어요 덕분에 힘 얻어요 늘!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