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건달이 됐어?"
여느 때와 같이 짜장면을 입안에 가득 욱여넣던 중 왠 여자가 어디선가 걸어 나와 물었다. 서글서글하니 예쁜 것이 사무실 누군가의 애인인 듯했다. 스무 살쯤으로 보이는 이목구비와 달리 진한 화장과 반질한 붉은 입술로 물어봄에 나는 입안에 가득 찬 면발을 꿀꺽 삼키고 코를 찡긋거리는 옆자리 형님에게 물었다.
"누구십니까?"
"남준이 형님 사촌이신데 이번에 사고 친 애 하나 맞기려고 오셨어."
건성 건성 답하는 꼴이 아무래도 이 젊은 여자는 사무실 내에서 반겨지는 분위기는 아닌 듯했다. 일거리를 만들어왔으니 그럴 만도 하지만. 짤막하지만 간단한 말에 그냥 토 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에 답했다.
"돈은 벌어야 하는데 고졸이고 전문직은 힘겹겠다 싶어서요."
오늘따라 짜장면이 유난히 짭다. 간을 보고나 배달한 건지. 속내는 툴툴 걸렸지만 표면은 별 내색이 없었다. 투정 부리면 이 무식한 형님들이 짜장면 가게로 가서 무슨 사고를 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무실의 막내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한 탓인지 형님들이 꽤나 귀여워해 줘서 사무실에서의 나는 상당히 잘 굴러가고 있었다. 실수를 해도 오냐오냐하면서 가볍게 넘어가 주어 얼마나 감사한지. 얻어맞을 각오까지 하고 힘겹게 발을 딛은 것 치고는 나름 순조로웠다.
"이 녀석이 우리 사무실에서 가방끈이 가장 길어요 아가씨."
"영특한 자식이라서 돈 계산할 때는 막내가 최고지."
"막내가 아주 복덩이여~ 이 녀석 들어오고 난 뒤에 앞길이 갑자기 확 트였당께?"
"상판대기도 가시나들이 꺅꺅거릴만해가지고는 말이야. 임마보면 세상이 좀 불편해."
입이나 닦고 말해요. 이 형님아. 휴지 곽을 휙 던져도 등짝 한번 맞고 끝난다. 막내의 삶이란 이리도 간편하다. 트림이 나올락 말락 한데 그래도 여자 앞에서 무신경하게 하기에는 아직 사춘기 시절의 수줍음이 목구멍을 차단시켰다. 언제 가려나. 예쁜 여자가 있어도 남준이 형님의 사촌이란 점에서 이미 관심은 끊겼다. 애당초 여자라니. 어서 빨리 저 유리문을 열고 나갔으면.. 어?
"다녀오셨습니까! 형님!"
"어, 오빠!"
"뭐야, 너. 여기 왜 왔어?"
"일 좀 맞긴다고 했잖아. 근데 오늘 상태 보니까 안되겠네. 조금 있다 돌아갈 거니까 신경 끄고 들어가. 배웅은 필요 없어."
"그러던가."
이런. 오늘 분명 본가로 내려간다길래 적어도 내일까지는 안 올 줄 알았더니. 생각 외로 피곤한 얼굴에 마냥 한숨만 나온다. 화색을 띠는 높은 목소리에 형님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 몇 번 했다. 아무래도 저 형님 바로 주무실 것 같은데.
"잠 와."
"이부자리 준비하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낮은 목소리가 더욱 가라앉아서는 땅을 파고 들어갈 것 같다. 퀭한 안색을 하고 까딱까딱 손짓을 하면 작은 형님이 앞에 달려나가서 외투를 받아든다. 험상궂게 생긴 것치고는 정 많은 작은 형님이라 눈이 마주치면 헤 웃어준다. 그럼 저 작은 눈이 실처럼 가늘어지는데 귀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미지가 빙구같이 바뀐다. 저 뺨의 굵은 흉터만 아니면 참 좋을 텐데. 그래도 이미 결혼하셨다. 저번에 도시락도 들고 오셨던데 되게 깜찍한 것이 아주 깨가 쏟아지는 고소한 신혼생활을 잘 영위하는 남편의 자리에 적응한 모양이었다.
"전정국 시켜. 전정국이 너, 면담할 할 것도 있으니까 따라와.'
"예에."
망할, 그냥 잘 줄 알았더니 면담을 한단다. 피곤하다면서 면담은 개뿔이. 터벅 걸어가는 형님을 바라보다 황급히 짜장면 그릇을 정리하려 허겁지겁 움직였다. 여기서 가장 큰 윗대가리가 불러도 뒷정리는 다 해야 한다. 그러나 늦게 들어가면 그 무거운 침묵의 눈 맞춤을 견뎌야 하고. 막내의 설움은 여기서 나온다. 짬뽕과 짜장면 그릇을 한데 모아 차곡차곡 쌓아서 힘겹게 들어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조심조심 한발 한발을 디디며 앞으로 천천히 걸어났다. 또 한발을 떼어 내고 디뎠는데 뭔가 턱하고 걸렸다. 앙칼진 비명이 들렸다. 자동적으로 돌아간 고개와 멈춘 발걸음은 그렇다 치고 새빨간 원피스 위를 타고 흐르는 기름진 시뻘건 국물과 바로 옆의 소파에 앉아 얼어붙은 나보다 다섯 살 위의 형이 보였다. 제기랄. 밍숭맹숭하게 식다가 만 엎질러진 국물에서 옅은 김이 올랐다. 발목 언저리 까만 양말 위에 뿌연 자국이 흐릿하게 찍혀 있는 걸로 보아 아무래도 저 형님의 발을 내가 밟고 넘어간 것 같다. 망했네.
"두 분.. 괜찮으세요..?"
"아이고야. 괜찮아 보이면 네 눈은 왜 달려있겠니 막내야. 형님 발목은 이미 내 애인처럼 나가신 것 같다."
"막내 사고 쳤네. 아가씨 괜찮으쇼? 거참 막내야. 이번만큼은 형들도 힘들다."
"아가씨 화상 입으신 거 아닌가 몰라."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장난 섞인 힐난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거렸다. 세상에 어쩌면 좋담. 남준이 형님 사촌이면 만만찮은 성격에다가 뒷감당도 어떻게 해야 할지. 얼른 욕실에서 가장 큰 수건을 꺼내다 아무 말도 없는 아가씨에게 드렸다. 차라리 사무실 형님은 맞고 끝날 수도 있는 일인데 아가씨는 어떻게 하려나. 옆에서 주는 휴지들을 뭉쳐 바닥을 닦고 아가씨에게도 드리고 아주 바쁘게 움직였다. 엎드리기까지 하고 바삐 움직이는 손 위로 샛붉은 하이힐이 급작스럽게 내리 꽂혔다.
"윽..!"
입안에 순간 맴돈 침음성을 애써 삼키고 올려다보니 대파와 양파 각종 해물 껍데기를 걸친 아가씨가 보였다. 아무래도 상당히 화가 나셨나 보다. 이로써 낭랑 20세 전정국의 인생은 살아 숨 쉬는 그대로 땅에 묻혀 끝나는 것인가. 빌어먹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당장에 용서를 빌었다.
"..큽..죄송합니다.. 제가 발밑도 안 보고 실수로.. 죄송합니다.."
그 아가씨의 새파랗게 뜨여진 눈가는 짬뽕 국물과 짜장면 양념이 튀어 얼룩 범벅이었다. 공들여 한 화장까지 튀었는지 눈 주위의 새카맣던 자국이 번져서 조금씩 조금씩 흘러내리는 중이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웃음이 튀어나올뻔했다. 하이힐로 밟힌 상태만 아니었어도 짧은 웃음이 번번이 나왔을 것이다.
"아따 아가씨 우리 막내 왼손 잡겄소? 얼라가 한번 실수했는데 그냥 한번 아량 넓게 넘기쇼. 우리 막내 그 고운 손에 상처라도 나면 어쩌시려고."
"아니 형님은 좀 조용히 하십쇼. ..그래요 아가씨. 병원 먼저 가시죠. 점마는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맞습니다 아가씨. 그러니까 그 발 좀 치우쇼."
무마하려는 형님들의 목소리가 고마웠다. 근데 이 아가씨가 남준이 형님을 닮았으면 얄짤도 없을 거예요 형님들. 이것 봐. 손 위로 가하는 힘이 더 들어간 게 느껴졌다. 체력적으로는 당장에 던질 수도 있는데, 그놈의 권력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 앞에서는 아무 소용없다. 그냥 잠자코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한 주먹도 안될 계집애가 좆같네.
고통에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저걸로 관자놀이 한대 차면 훅 갈 정도로 내 가운데 손가락만치 길고 뾰족한 게 무기가 따로 없었다. 지금도 이렇게 효과적으로 사용 중이니 말이다.
굵직한 목소리가 어떡하냐는 의미 없는 멍청한 물음들 사이를 벌렸다. 결국 나온 모양이었다. 스케일이 한층 더 커지는 소리를 방금 실시간으로 들은 나는 그래도 죽을 날이 당장은 아니겠다 싶었다. 나올 거면 좀 빨리 나와주지. 테이블 다리 사이로 고급스럽고 매끄러운 새카만 구두와 바짓단이 보였다. 저 구두, 형님이 자랑했던 건데 저걸 뭐라고 했었는지는 잊어먹었다. 그래도 가격은 기억한다 58만원이었다. 저 58만원을 벌려고 이런 곳에 뛰어든 나에게는 그냥 돈지랄 같던 구두였는데 이렇게 보니 반갑다.
"남준 형님.. 아, 그러니까요 막내가 실수로 그릇을 아가씨 위로 쏟았지 뭡니까. 워낙 인원도 많아가지고.. 점마가 무식하게 다 쌓고 가다가 그만. 쾅하고 쏟아부렀지 뭡니까."
"이 새끼 발목도 같이 밟아 버려가지고... 아무리 생각해도 네 발목이 잘못한 것 같다 새끼야."
"허, 참. 작은 형님 그렇게 안 봤는데 편애 있으시네요. 제 발목이 잘못했습니다. 남준 형님."
주저하면서 결국 줄줄이 말하는 형님들을 참, 뭐라고 해야 할지. 형님들의 변명 아닌 빈약한 변명이 또다시 짤막하게 끝나니 천천히 다가오는 구둣발 소리만 뚜걱였다. 이 빌어먹을 계집애는 갈수록 더 세게 짓눌렀다.
"발 치워."
"오빠."
"치우라면 치워. 너 나한테 일거리만 맡겨놓고 그냥 발 뺄 생각은 아니지? 그거 갚는다 치고 발 치우고 아무 말 하지 마."
"미쳤니?"
결국 웃음이 나왔다. 치밀어 나오는 웃음이 너무 선명해서 결국에는 작게 뱉고 말았다. 다행히 듣지는 못했나 보다. 곧이어 그 시뻘건 살상 무기가 치워지고 나는 짓밟힌 오른손 대신 왼손으로 몸을 지탱하고 일어섰다.
"그 입버릇 조심하라고 했었는데. 까먹었냐? 하기야 멍청한 계집애가 어딜 가겠어. 그렇지?"
"겨우 일수나 맞고 있으면서 지금 나한테 할 말이야?"
"넌 아무것도 없이 사고나 치고 돌아다니다 겨우 일수나 맞고 있는 나한테 부탁하고 있잖아. 이 멍청한 계집애야."
"야!! 천한 새끼 주제에 교활하게 이 자리까지 올라와서는! 오빠라고 불러줬더니 진짜 혈육인 줄 아나 봐?"
"이런 미친년이..."
어느새 소파 깊숙이 몸을 묻은 형님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나른하게 응답했다. 오히려 그 사촌이라는 계집애는 제 분을 못 참고 밖을 뛰쳐나갔다. 저거 지 핸드백 두고 나갔어. 어떻게 할까요? 불결하니까 고이 던져드려라 정확하게, 알지? 그 뒤에는 손 씻어라.
룰루랄라 신이 나서는 검은색 핸드백을 집어 든 작은 형님이 창문 가로 뛰어갔다. 그 뒤를 커다란 덩치를 자랑하는 건장한 남자들이 쪼르르 따라갔다. 저건 뭐, 소풍 온 병아리도 아니고. 나는 또다시 손짓하는 형님의 뒤를 따라 총총 따라나섰다. 이러니까 나도 멍청한 병아리 새끼 같네. 그럼 뭐 어때. 여자의 높은 비명이 바투 가까이 들려왔다. 저런 소리까지 들려주시는데 어떻게 보이든 따라가야지.
*
남준이 형님의 개인 취침실의 문을 닫았다. 여기는 참 방음이 잘 돼서 아주 크게 소리 지르지 않는 이상은 밖의 소리는 들리지도 않는다. 물론 밖도 마찬가지로 이 안에서 뭘 하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참고 참은 웃음을 마음껏 터트렸다. 정말 자지러지게 웃어서 눈물이 나올 정도로.
"와, 들었어요 방금? 진짜 목소리 높게 올라가네요. 어떻게 저럴 수 있지?"
"머리에 아무것도 없어서 그래."
"뭔 상관이에요?"
"몰라."
깊게 팬 오른손을 보다 실없는 말을 아무렇게 던지다가 갑자기 말이 사라져버린 남준이 형님을 올려다봤다. 잔뜩 찌푸린 얼굴이 참 못생겼다.
"형님 못생겼어요."
"너는 말이야. 뇌를 거치고 말을 좀 던져봐."
입술을 그새 깨물었는지 따끔따끔했다. 남준이 형님이 그 무덤덤한 손가락으로 한번 문질렀다. 부드럽게 매만지는 게 아닌, 아주 무신경이 말이다. 덕분에 껍질이 반대편으로 일어나 더 따갑다.
"아. 따가워요! 씁.. 아 진짜."
"오질라게도 물어재꼈네. 내가 그렇게 입술 뜯지 말라고 했는데."
"형님이 늦게 나온 탓이죠."
"그래.., 다 내탓이다 인마. 저런 것도 사촌이라고 데리고 있는 내 잘못이지."
"알아요."
어깨를 으쓱하자 형님은 어쩌겠냐며 한숨을 내쉬더니 오른 손목을 잡아챘다. 갑자기 확 끌어당기는 바람에 별 수 없이 휙 끌려나간 나는 아주 가까이서 그 얼굴을 면밀하게 살필 수 있었다. 질리도록 부드러운 얼굴로 웃어 보이는 것이 낯선 한편으로는, 세상 모든 사람들 중 아마 내가 가장 익숙한 편이었다. 그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다.
"눈 감아."
그 말에 순순히 눈을 감은 것은 아마도 내가 형님 앞에서는 안심을 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상대에게 눈 감으라고 종용하는 주제에 자신은 두 눈 똑바로 뜨고 나를 주시하는 모습이 간사하다. 다채로운 인간 같으니라고.
살짝 내려앉은 입술이 아프지 않게 내 입술을 눌렀다가, 입안에 품고 있던 작고 붉은 살덩이가 나와서 핥았다. 침묵 속에서 오직 그 열기를 머금은 살이 상처 입은 입술을 핥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아 나도 모르게 손을 꽉 움켜쥐었다. 질척하고, 따갑고, 덥고, 어쩐지 부끄러웠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기는 무슨. 밀쳐내고 싶었다. 하도 눈을 꽉 감은 탓에 콧등 주름이 아팠다. 마치 제 고향이라도 되는 것처럼 마음껏 상처 난 입술 위를 활보하고 다니는 것이 도통 양심이라고는 찾아 볼수 없었다.
"눈 떠도 돼요..?"
"설마. 뜨고 싶냐?"
"밖에 형님들 다 안 가면 안 할 거예요."
"이거 완전 매정한 새끼네."
풀썩 침대에 누우며 정국의 허리도 감은 남준이 느긋하게 중얼거렸다. 억센 팔에 끌려간 정국은 우스운 처지에 그냥 팔로 눈을 덮었다. 어쩌다가 여자도 아닌 남자를 주무르게 되었는지.
"그래도 너는 나한테 코 꿰였어."
"네네. 전정국이는 이미 꿰였죠."
심드렁하게 대답했지만 맞는 말이었다. 길거리에서 노숙자처럼 웅크린 나를 발로 깨워서 사무실로 데려온 것은 형님이었고, 몇 가지 문답 후에 꿈도 미래도 없는 상황에 한숨을 쉬더니 형님은 우리 집의 빚을 전화 한 통으로 폐기시켰다. 이미 반강제로 설득 당해서는 계약서에 인주 묻힌 엄지를 찍고 마르기도 전이었다. 그 대가로 나는 여기서 박봉으로 일하고 있는 중이고. 덤으로 꼬아내져서는 몸도 열심히 바치는 중이었다. 이 상황에 만족을 하냐고 묻는다면. 천만의 말씀. 나는 앞길이 탄탄대로로 보장된 이 형님을 따라서 저기 높은 빌딩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를 것이다. 올려질 것이다. 저 커다란 손에 끌려서.
"저 녀석들 내보낼 테니까 너는 좀 쉬고 있어라. 다른 녀석들한테는 대충 약 먹고 자고 있다고 할 거니까 나중에 말 잘하고."
"뭘 얼마나 괴롭히려고 쉬고 있으란 거예요?"
"눈치 빠른 자식. 쉬라면 그냥 순종적으로 네, 하고 쉬는 거 모르냐."
"순종적이지 못한 사내새끼한테 코 꿰인 건 저뿐만이 아니잖아요."
"그건 그래. 하여튼 한마디도 안 져요."
남준이 형님은 의자 위에 걸 터진 윗옷을 팔에 걸치더니 문고리를 돌리기 전 뒤로 돌아봤다. 싱글벙글한 낯짝이 약아 보였다. 베개라도 던져서 맞추고 싶다만, 그랬다가는 아예 쉬지도 못할 것 같았다.
"가만히 잘 기다려라, 막내야."
여기서 또 설움 가득한 막내는 똥개처럼 이렇게 주인 오시길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