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방학 -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
과외선생님
Written By 쿨워터향기휘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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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보니 집안이 완전 어두컴컴했다. 꽤 깊게 잠든거같은데... 시계를 보니 8시가 넘어있었다. 미쳤다 미쳤어, 레포트 써야되는데... 졸리운 눈을 비벼 잠을 깨고는 찌뿌등한 몸을 길게늘여 기지개를 폈다. 서둘러야겠다, 핸드폰 잠금 화면을 풀려하는데 이게 대체... 정확히 17통의 부재중전화가 떠있었다. 그전화의 주인공은 성용이였다. 급한일이 있었나? 다시 전화해주려 통화버튼을 누르려다 손을 거두었다. 뭐...알아서 다시하겠지. 책상으로 가서 노트북을 열고 과제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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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좀 받아봐... 몇통씩 전화를 걸어도 긴 신호음만들려오는 휴대폰에 울화통이 터졌다. 마지막으로 좀 물어보게, 제발... 싫어도 한번만 받아줘, 문자를 남길 자신은 없었고 말로 똑바로 말하고싶었다. 내 고백에 대답좀 해달라, 정말 싫으면 그냥 포기하고 과외도 받지않겠다고 그렇게 말하고싶었다. 그냥... 미치도록 이용대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좋다, 이렇게.. 잊을 자신은 없었지만 꼭 듣겠다는 마음을 굳게 잡았다.
" 진짜 더럽게 안받네 "
한숨을 푹쉬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냥 수업할때 잡고 물어볼껄... 아쉬움에 침대시트를 꽉 그러잡고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볼까 마음을 먹어봤지만 이미 소용없는것같아 들었던 핸드폰을 다시 내려놨다. 아... 내인생중에서 이렇게 아쉽고 한심한 날이 없었을거야, 머리을 쥐어뜯어봐도 변하는건 하나도 없었다.
" 성용아 "
" 어, 언제왔냐 "
방금, 씩 웃으며 내 옆에 걸쳐앉는 구자철, 오늘은 야자안했냐고 물어보니 귀찮아서 쨌단다. 너가 뭐그렇지 - 크게 한숨을 쉬며 드러눕자 날 잘아는 자철이는 무슨일이 있었냐며 가까히 붙는다. 그 과외선생이랑은 어떻게됬어, 조심스럽게 묻는 자철이의 물음에 대답하기 싫었다. 그냥 망해버렸으니... 마른세수를 하고 입을 열었다.
" 그냥... 잘안됬어, 전화도 안받고... "
" 언제했는데 "
" 아까 낮에, 몇통이나 했는지도 모르겠어 "
" 새끼, 끈기가 없네 한번더 해봐 사정이 있었을수도있잖아 "
" ...그런가 "
더듬거려 휴대폰을 찾아 주소록에 있는 이용대에게 통화를 걸었다. 이번에도 안받으면... 변하는거없이 정말 끝나는거겠지, 착찹한 마음으로 귀에 휴대폰을 가져다댔다. 무미건조한 통화연결음 소리도 몇번을 들었는지 지겨웠다. 역시나 안받는걸까, 눈을 지긋이 감아 다시한번 한숨을 쉬었다.
- " 여보세요 "
" 어...어? "
- " ... 전화 많이했었네, 미안해 선생님 잠들었는데, 휴대폰 무음이였어 "
" 아... "
놀래서 몸을 일으키니 자철이가 입모양으로 받았어? 라며 자기도 놀란듯 두눈을 휘둥그레 뜬다. 고개를 끄덕여주고 조심스럽게 입을열었다. 대답은요? 덜덜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휴대폰으로 들리우는 정적에 침을 한번 꿀꺽 삼켰다. 제발... 제발...
- " ... 조금은 놀랬지만, 용기있게 말해줘서 고맙다. "
" 그래서... "
- " 좋다고 말하면 되겠지? 내일보자, 숙제 꼭 해놓고! "
바로 끊어지는 전화, 몸이 가벼워지면서 날아갈듯했다. 좋대...좋대... 내가 좋다는거지? 믿을수없는 대답에 자철이를 얼싸안고 소리를 지르니 자철이도 잘됬다는듯 어께를 감싸 토닥거렸다. 이게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구나, 정말 진심으로 행복하다. 몇시간동안 불안했던 속이 확 풀려 노곤해지는 기분...
" 잘됬다, 진짜 잘됬네 "
" 아, 진짜 이거 꿈아니지? "
" 그래 이새끼야 - "
내일이 빨리왔으면하는 바램이다. 당당하게 마주보고 설수 있으니까, 날 좋아해주는 선생님과 함께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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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루어졌습니다 ㅠㅠㅠㅠ!!!!!! 감동감도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 용대 튕기더니 결국 받아주는군요!!!!!
기립박수 짝짞짞짜까ㅉ까ㅉ!!!!!!!!!!!!!!
늦게 올린점 허리숙여 사과사과드립니다.....헣ㅎㅎㅎㅎ.....
다음화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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