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정말 짧게, 여주랑 도영이의 마음을 보여주는 글 입니다.
어느 순간이었어.
답답한 벽이 보였어.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우리 사이에 서 있었어.
무너뜨려야 할지 그대로 둬야 할지 망설여졌어.
그러는 사이에 벽은 더욱 단단히 굳어졌지.
어른처럼 사랑하려고 했어.
하지만 아이처럼 서툴렀던 것 같아.
마음 닫지 말 걸 그랬어,
이야기 할 걸 그랬어.
지금 나한테는 니가 필요하다고.
튀어나온 못에 옷 끝이 걸린 것 같아서
뒤를 돌아보니 니가 서 있네.
떨리는 손가락 끝으로 내 옷 끝을 붙잡고
떨리는 입술은 차마 움직이면 또르르 눈물이 떨어질까 봐
아무 말도 못하고 아무 소리도 못 내고
화난 건지, 토라진 건지 입술은 삐죽 내밀고 버티다가
결국, 아이처럼 우네.
들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두 팔은 무거워 안아주지도 못하고.
그러네.
아프네.
그리고
늦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