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뭔 도서관이야"
"난들 가고싶겠냐?"
"그러닌깐 니네집에 있자니깐"
"안된다고, 동생 구몬쌤온다고"
"니 동생은 공부도 못 하는게 뭔 구몬이야"
이새끼가 은근 내 동생깐거 맞지?
"니 동생이나.."
"아 그래서 어쩌자고!!! 그래서 지금 도서관을 가?!"
"아 그럼 어쩔거야? 갈곳도없잖아!"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구준회 집에 모인 아주머니들을 피해 우리집으로 온 구준회는, 동생 구몬선생님을 피해 구준회 집으로 향하던 나와 마주쳤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 갈 곳을 잃었다.
"피씨방?"
"존나 싫다 진짜"
담배냄새 자옥한 피씨방을 내가 가겠냐, 진심으로 싫은 표정으로 구준회를 바라보니. 뭐가 문제냐는 듯 나를 바라본다.
"차라리 책을 한 장 더 봐"
"와, 공부 잘하는 척 오지고요."
"개새끼.."
"아 진짜 답이 안 나오네"
시내 길거리 벤츠에 앉아 답이 없는 이상황을 해결하고자 의논을 하지만, 우리가 서로 이렇게나 마음이 안 맞았던걸까. 하나 부터 열까지 맞는 부분이 없었다. 구준회가 하고자하는 일은 내가 하기 꺼려했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구준회가 하기 꺼려했으니,
"아 됐어 관둬 관둬 관둬!!"
결국 폭발한 구준회는, 관두라며 소리치며 벤츠에 벌러덩 누워버렸고, 나도 답 없는 이상황에 마른 하늘을 바라보려 고개를 들자, 큰 건물 위로 보이는 XX시네마 간판이보였다.
"영화나 볼까?"
영화라는 소리에 꽤나 관심이 있던 모양인지 구준회는 누웠던 몸을 다시 일으켜세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식간에 커져버린 구준회를 보기위해 고개를 위로 들자
"뭐해, 가자 영화보러"
라며 내 손을 잡아 이끈다. 가만있어보자, 영화라니 이건 너무 데이트 같잖아! 또 마주잡은 손에 괜히 쑥쓰러워져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아.. 구준회가 보면 안돼는데,
*
"무조건이다. 강동원 봐"
"아 뭔소리야 수지보자고!!"
"강동원."
"수지!"
"강동원."
"수지!!!!"
구준회는 강동원 나는 수지를 외치며 또 대립중이다. 그래, 쉽게 마음 맞는 일 없던 우리는 이렇게 영화 하나 고르기에도 의견이 갈리곤 했다. 하지만 결국 끝은 늘 구준회가 이겼다. 고집하면 한 고집한것도 한 몫하지만, 나는 늘 구준회에게 약했다. 결국은 늘
"검은사제들 2장이요."
이런식으로 구준회에게 지고만다.
"지금 바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표를 받아들고 우리는 극장안으로 들어갔다. 재미없기만 해봐, 라며 내가 투덜투덜돼도 구준회는 강동원이 그럴리가 없어. 라며 단호하게 내 말을 막아버렸고 우리는 지정된 자리에 나란히 앉으며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렸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광고가 꽤나 많이 나왔고 나는 어둠을 틈타 슬쩍슬쩍 구준회를 바라보았지만 구준회는 핸드폰만 만질뿐이였다. 또 그 여자애인가, 연락 안 하는 날이없네. 저걸 또 뺏어? 라며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해봤지만 아, 김여주 유치하게 이러지말자로 생각을 정리했다. 하지만 정리한다고 정리해보아도 솔직하게 못마땅한건 사실이였다. 핸드폰을 보며 슬슬 입꼬리를 올리는 구준회의 모습도 못마땅했고, 그런 구준회가 뭐라고 구준회랑 연락하는 그 여자애도 못마땅했다.
"에이씨.."
내 짧은 불만을 듣지도 못한 건지, 구준회는 핸드폰만 바라보며 타자를 계속 쳐 내려갔다. 그 때 광고가 나오던 스크린이 꺼졌고 영화가 시작됨을 알리는 화면이 나왔다. 영화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준회는 계속 핸드폰을 바라보기만 할 뿐이였다. 아니 무슨 할 말이 그렇게나 많아? 나랑 하는 카톡에서는 ㅇㅇ,ㄴㄴ,ㅇㄷ 이것 뿐인데, 그 여자애랑은 할 말도 참 많은가 보다. 심술이 난 나는 구준회의 핸드폰을 뺏어 의자 손잡이에 있는 음료수꽂는 곳에다가 꽂아두고는
"영화 시작했어"
라고 구준회에게 일러두었다. 어두워서 구준회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딱봐도 뻔하지. 즐겁게 연락중인데 핸드폰을 뺏어버린 나를 향해 지 삼백안으로 열심히 야리고있겠지,
재수없는새끼
영화가 시작한지 한 30분쯤 되었을려나, 구준회의 핸드폰이 밝게 빛났다. 구준회는 밝기를 가장 낮추었고, 핸드폰을 숨겨 문자메세지를 대강 읽어내려갔다. 구준회를 슬쩍 바라보던 나는 구준회의 얼굴이 굳어지는걸 발견할수있었다. 내가 구준회를 툭툭 건드리자, 구준회는 어...어?라고 어버부리며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왜그려냐며 구준회에게 속삭이며 물었다.
"어..아니.."
"뭔데?"
"아..나.. 지금 나가봐야될거같은데"
뭐? 영화 시작한지 30분채 안됐는데, 지금 가봐야한다는 구준회의 말에 당황하며 구준회를 바라보자
"김**이가.."
"뭐?"
또 그 여자아이다.
너의 입에서 들려오는 그 여자아이의 이름을 듣는순간,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다. 너는 나와 영화를 보러왔지만, 결국은 그 여자아이를 만나러간다. 라고 밖에 내 머리를 해석하지 못했다.
"영화 끝날때쯤 올거닌깐, 다보고 앞에서 기다리고있어"
"ㅇ..야..!"
나는 분명히 구준회와 영화를 보러왔고, 구준회가 보고싶다던 강동원까지 보는데, 정작 구준회는 여자아이때문에 영화가 시작된지 30분도 안된채 나를 홀로 남겨두고 그 아이를 향해 가버렸다. 알 수 없는 기분을 정의를 내려보자며, 서운함 섭섭함 이러한 단어보다는 억울함에 조금 더 가까웠다. 횟수로도 시간으로도 그 아이보다 내가 너와 더 오래 함께 했고, 그 아이보다 내가 더 너를 잘 알았다. 나는 장담할수 있었다. 나 자신은 잘 몰라도 구준회 너 하나는 잘 안다고, 이렇게 우리는 오랜시간을 함께했었는데, 너는 시간보다. 마음에서 찾아온 사랑이 먼저였나 보다. 그래서 나는 너무 억울했다. 너에게 있어 내가 아닌 몇번 만나보지도 않았을 그 아이가 먼저인게 억울했고, 나혼자서 너를 좋아해 이런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는게 너무나도 억울했다.
"씨발..구준회..나쁜새끼.."
홀연히 떠나버린 너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나는 작게 욕을 읊조렸다. 그래, 적어도 넌 가면 안됐었다.
너에게 있어 일상생활과도 같은 나와의 시간이겠지만,
나에게 있어 너와 있는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했었다.
그래, 너는 그렇게 가버리면 안됐었다.
*
무슨 정신으로 108분동안 그 자리에 그렇게 앉아있었는지 생각도 나지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한 이 영화의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났으며 나는 지금 오직 구준회 너 생각 하나 뿐이였다.
'영화 끝날때쯤 올거닌깐, 다보고 앞에서 기다리고있어'
하지만 좀 더 좋아하는 사람이 약자라고 했더라지, 나는 너에게 있어 한 없이 약했고. 서운함 억울함 순식간에 느꼈던 감정을 잊은 채 올거라는 너의 말을 믿으며 극장 안 을 둘러 너를 찾기시작했다.
적어도 넌 약속은 곧 잘 지켰던 놈이닌깐.
나는 주의를 몇 번 둘러보다 쉽게 너를 찾을 수 있었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우리가 영화를 보기위해 들어갔던 1상영관 입구에 서있는 너다, 나는 너를 발견하고 환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니가 가고나서 느꼈던 감정은 까맣게 잊고서는, 그러곤 너에게 다가가 너의 어깨를 쳤다.
"야! 구준회!"
"어 왔냐"
나를 보고서는 귀에 꽂았던 이어폰을 빼고서는 나를 바라보는 구준회다.
"어휴 병신아 입구에 있으면 뭐하냐 출구에 있어야지"
나는 꽤나 밝게 말했다. 사실 지금 나는 니가 그 아이에게 갔다는 사실보다, 다시 나를 찾으러 왔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아졌더라지,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기분이 좋은가 싶으면서도 나를 다시 찾아온게 어디야! 라며 나를 다독였다. 그게 내 최선이였고,
"그거랑 그거랑 뭔 상관이야"
라며 다시 툴툴되는 구준회다. 내가 싱글싱글 웃음을 지어보이자 손가락을 머리통에가져가 휘휘저어보이는 구준회에 다시 가운데 손가락을 날려주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구준회는 내가 좋아하는 동굴을 보여주며 웃더니 나에게 나가오라 손짓을 해보였다. 그 손짓에 나는 구준회에게 다가갔고 구준회는
"야, 밖에 춥더라"
라며 나에게 한 발자국 다가와 내가 입은 패딩 지퍼를 목까지 올려주었다. 패딩에 파묻힌 나를 보며 구준회는
"진짜 못생겼네"
라며 내 얼굴을 잡고서 흔들기시작했다.
"아!! 이새끼가!!!"
"어휴, 우리 여주는 못생긴게 성격까지 개판이네"
"사돈 남말 꺼져라"
그러지 뭐, 하며 떨어져 앞서 걸어가는 구준회를 바라보다 나도 뒤이어 달려가 구준회 옆에 섰다.
"아, 영화는 어땠어?"
"ㅇ...어? 영화?"
영화는 어땠냐고 물어보는 구준회의 말에 잠깐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하나도 기억나지않아, 영화는 무슨 너때문에 보지도 못했어. 라고 사실대로 말할수가 없어 나는 대충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 라고 말을 얼버무렸다.
"아 강동원형님 봐야하는데"
"그러게 왜 나갔어"
"내가 나가고싶어서 나갔냐 아오 아까워 죽겠네"
"다음에 같이 보러오자"
뭐하러그래, 넌 벌써 봤잖아 라고 대답하는 준회의 말에 순간 당황한듯 싶던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뭐, 나쁠건 없잖아"
뭐, 나쁠건 없잖아
"강동원 한번 더 본다는데"
너랑 있을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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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손..개손.. 읽어주는 독자가 있을련지 모르겠네요..ㅎ
그래도 열심히 연재해야지!
그 여자아이 이름을 아직 못 정해서요..ㅎ김**
좋은생각 있으신 분 알려주세요.. 그러면 넘나 감덩 ( ͡° ʖ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