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규
정말 대놓고 로맨스 라인인 너랑 민규로 상큼하게 스타트를 끊어볼게.
간식 사러 가게를 다녀온 너는 익숙한 아이 하나가 너네집 앞에 있는 것을 발견했어.
어디로 보나 그 익숙한 아이는 민규였지.
"민규..? 민규야??"
"누나아.."
"어? 왜??"
"어디다녀와요..?"
너네집 대문 앞에 쪼그려 앉아 있던 민규가 일어났어.
얼마나 쪼그려앉아 있던건지 다리가 풀려 휘청하는 걸 너가 잡아줬지.
또 뻣뻣하게 굳은 민규야.
"나, 잠깐 가게 다녀왔어. 왜? 무슨 일 있어?"
"..어.. 아. 누나 나 고백받았어요.."
"응? 오오~ 우리 민규 인기쟁이네~"
"...그런 반응 원한 게 아닌데.."
"....??"
"질투 안 나요..?"
그 말에 웃음부터 차오르는 너였어.
그럼에도 겉으로 티내진 않았지.
간신히 참아내며 말했어.
"흠, 질투인가.. 난 좋은데. 인기많은 민규가 날 좋아해줘서."
"...또 예쁘게 웃고.. 됐어요.. 누나는 여우예요."
그 말은 남긴 민규는 저린 다리를 절뚝이며 자기 집으로 가버렸어.
남겨진 넌 그런 민규의 뒷모습을 보다가 웃음을 터뜨렸지.
에휴, 민규 또 삐졌네. 뭘하면 풀리려나..
집으로 들어가는 내내 고민하던 너는 저번에 민규가 사준 머리띠를 하고 민규를 찾아가기로 했어.
보석함에 있던 머리띠를 예쁘게 한 너는 곧장 민규네 집으로 룰루랄라 찾아갔어.
어김없이 장독대에 앉아 멍한 민규에 놀린 것이 미안해진 너야.
민규가 좋아하는 천하장사 소세지 없는데.. 당장 가서 사오기도 시간 오래 걸리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넌 최대한 애교스럽게 민규를 불러보았어.
"밍구야."
"....어?! 그거!!"
너의 머리띠를 가리키는 민규였어.
그리곤 밍구가 되었지.
그래, 뭔 고민이야. 너 하나면 이렇게 금방 기분이 좋아지는 아이인데..★
2. 승철
이 동네 승행설은 사실 남자애들이랑 붙여놔도 로맨스가 터지는 것 같다만
그래도 여자인 너랑의 캐미가 더 쩌는 것이지.
이것은 순영이 우드락 사러 갔던 그때의 일이야.
벌써부터 두큰두큰 하지 않아?ㅎ
익숙하게 트럭을 몰고 큰길로 나온 승철이는 불안해 보이는 너를 살폈어.
아무래도 순영이가 계속 걱정되는 너였거든.
"으유 너도 참. 순영이가 애도 아니고."
"지훈이 다음으로 완벽주의자니까 그렇지이.. 걱정되는 걸 어떡하니.."
"괜찮아. 잘 하고 있을꺼야."
흡사 사춘기 아들을 둔 부모님의 대화같은 포스를 풍기는 너희였어.
그런 분위기로 B대학교 앞에 도착한 둘이야.
넌 승철이에게 말했지.
"여기 있어. 금방 사고 나올게."
"아니야. 같이 가자."
시동을 끈 승철이와 너가 차에서 내렸어.
바로 앞에 있는 문방구로 들어간 너희는 우드락을 사기 위해 그 앞에 섰지.
수많은 우드락에 정신을 놓은 너희였어.
"이게 다 뭔소리래..?"
"색도 있어..?"
"세봉아.. 심지어 두께 별로 있어.."
"전화해야 겠다.."
너가 순영이에게 전화를 하러 가고 남은 승철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우드락을 보았어.
곧 질린다는 듯 고개를 돌린 승철이의 눈에 전화를 하고 있는 너가 보였지.
눈 가득 걱정을 담은 채 미간이 좁혀져 있는 너였어.
같이 미간을 좁힌 승철이는 너에게 다가가 앞에 섰지.
넌 순영이와 통화를 하느라 승철이를 신경쓰지 못했어.
그저 통화할 때의 버릇인듯 앞에 있는 볼펜을 만지작 거리는 너였지.
승철이는 무릎을 굽혀 너와 눈높이를 맞추더니 너의 미간을 꾹 눌렀어.
깜짝 놀란 너가 눈을 크게 뜨고 승철이를 보니 승철이가 입모양으로 말했어.
'인상쓰지마. 미워져.'
너가 뭐야, 라며 웃으니 그제야 승철이도 미간을 폈지.
볼펜 만지작거리는 너의 손을 가져와 잡은 승철이는 벽에 기댔어.
넌 볼펜 대신 승철이의 손을 마지작 거리며 순영이와의 통화를 이었지.
이런 스킨십들이 어쩜 이렇게 자연스러운지ㅎㅎㅎ
3. 지훈
이 로맨스라인은, 다른 라인들과 다르게 너가 들이댄다는 것에 있겠지?
어느날 동네 산책을 하던 너는 이어폰을 꽂은 채 걸어가고 있는 지훈이의 뒷모습을 발견했어.
어머, 지훈이..?! 놀래켜 주러 천천히 다가가던 중 지훈이가 갑자기 뒤를 돌았어.
왠지는 모르겠는데 너도 뒤를 돌았지.
"....뭐하는 건데?"
"....몰라."
다시 뒤돌아 지훈이를 마주 본 너야.
한심해가 가득 담겨 있는 눈이었어..
시무룩 해지는 너를 본 지훈이가 웃었어.
"뭘 웃고 그르냐.."
"그림자로 다 보여서 그랬어."
"아..! 아.. 아깝다."
"놀래키면 뭐 하려고 했는데?"
"그냥, 너 놀래키려고.."
"쓸데없긴."
계속 꽂고 있던 이어폰을 뺀 지훈이는 주머니에 그것을 넣었어.
넌 그런 지훈이 옆으로 다가갔지. 지훈이의 입꼬리에 장난기가 뭍어나왔어.
그저 앞만 보고 있느라 그것을 못 본 너였지.
"누나 죽은 뱀!!"
니 앞을 가리키며 소리지르는 지훈이 덕에
넌 엄마야!!! 까무러치게 놀라며 지훈이에게로 달려갔어.
그런 너를 잘 받은 지훈이가 오랜만에 아이같이 웃었지.
"아, 뭐야아..!"
"이래서 애들이 누나를 놀리는 구나. 알겠네."
"씨이, 너무해에."
갑자기 놀랐던 심장에 지훈이 몸에 기대는 너야.
순간 굳은 지훈이가 너의 양 어깨를 잡으며 급하게 떼어냈지.
갑자기 자신을 밀어내는 지훈이에 상처를 받은 너가 눈으로 그 감정을 내비췄어.
성인 이지훈 군은 이런 상황에서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고 그저 너의 눈을 바라보았지.
"진짜, 너무해에.."
잔뜩 속상해진 너가 지훈이 손을 툭툭 쳐서 떨구며 앞서 너네 집으로 걸었어.
지훈이는 엄청 당황하며 손을 뻗었다 말다 하다가 결국 달려가 너를 돌려 세웠어.
매우 상처입은 너의 눈에 하려던 말들도 들어간 지훈이였지.
"뭐어, 할 말 없으면 집 가고."
"...미안. 미안해 누나."
"뭐가아."
"아씨, 몰라. 미안해."
지훈이가 사과를 하는게, 진짜 엄청 고민고민하며 나오는 말들인 거 알아?
그런 사과를 무려 3번이나 하다니. 넌 이미 풀렸지.
베실베실 웃으며 손을 내미는 너에 지훈이는 쭈뼛이며 지 손을 건넸어.
넌 지훈이 손을 꽉 잡으며 말했지.
"승철이네 집 가자!"
"그 형 학교갔어."
"아, 그럼 원우네 집 가자."
"차라리 날 죽여."
"그럼..."
"저기 권순영있다. 쟤네 집 갈래?"
"응응! 가자!"
또 기분 좋다고 애교 아닌 애교 부리는 너에 지훈이 입에 참을 수 없던 웃음이 피었어.
치대는 너와 안절부절 못하는 지훈이가 참 매력적인 것 같지?ㅎㅎ
와우 |
여러분 추천.. 우와아.. 진짜 고마워요... 댓글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진짜..♥ 오늘은 3명만 하고 다음편에서 더 하도록 하죠ㅎㅎ 사실상 임팩트 가장 큰 셋이긴 한데..ㅎㅎ 암호닉!♥ 여남 님!, 돌하르방 님!, 시골곰 님!, 밍구냐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