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아저씨라고 부르지마-"
"우리가 한두살 차인가? 열 네살 차이네요-"
"뭐. 그래서. 나이 많아서. 싫으냐?"
"아니. 능력있는 아저씨. 너무 좋아."
"에이. 능력 없으면 나 버릴라고."
"안 버려. 못 버려. 내가 아저씨 사랑하니까."
마지막 한 마디를 마치고선 소년은 남자의 얼굴에 뽀뽀를 여기저기에 퍼부었다. 아침부터 뽀뽀세례를 받는 남자는 행복한지 커다란 미소를 짓고는 소년을 눕혀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소년은 이렇게 눕혀서 키스받는 것을 좋아했다. 문제는 키스만 받는 걸 좋아해서 남자의 자제력을 키워야 했다.
꽤 오랜 시간동안 키스를 하고 난 뒤, 소년은 조금 숨쉬기가 가빠졌는지 자신의 손으로 남자의 얼굴을 살짝 밀치고는 썩소를 지었다.
"나머지는 밤에 하시죠, 에릭씨."
"하아.. 그러죠. 찬희씨. 푸흐흐"
"푸히히. 나 밥했어 아저씨. 오랜만에 참치김치찌개. 아저씨 한국음식 중에 참치넣은 김치찌개가 가장 좋다며."
"응. 좋아. 참치넣은 김치찌개."
찬희는 만족스럽게 미소짓고는 에릭을 식탁쪽으로 밀었다. 식탁엔 참치김치찌개와 백김치, 멸치볶음과 오이소박이 정도의 간단한 밥상이었지만 식탁을 본 에릭은 행복한 미소를 멈출줄을 몰랐다. 그 모습을 확인한 찬희는 에릭을 식탁의자에 앉히고는 '차린건 없지만 많이 먹어, 아저씨.'라고 말했다. 에릭은 고개를 두어번 끄덕거리고는 밥에 집중하여 먹기시작했다.
그 모습에 찬희는 에릭을 한참 바라보며 자기 밥먹을 생각을 잊어버린 듯했다. 에릭은 자기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찬희의 눈빛이 느껴졌는지 찬희를 한 번 쳐다보고는 눈빛으로 '왜 쳐다봐'라고 말했다. 눈빛으로 말했지만 찬희는 웃으면서 말했다.
"지금 나 엄마가 된 기분이야. 히히. 아저씨가 먹는 것만 봐도 배가 안 고파. 히히."
"안돼. 밥먹어. 너 너무 말랐어. 그러다가 더 마르면 섹스할 때 더 아프다."
"아 진짜. 단어선택 좀... 미국 사람 아니랄까봐 이런 표현은 확실히 하죠."
"왜. 뭐가 잘못됬어?"
"아니야 아니야. 밥 먹어."
찬희가 쑥쓰러워서 그런 줄도 모르고 에릭은 고개를 한번 갸우뚱 거리고는 다시 밥을 먹었다. 찬희는 방금 전에 에릭이 한 말이 거슬려서 밥을 먹기시작했다. 더 아플거라니... 상상도 하기 싫었다.
에릭이 밥그릇을 다 비운 후 찬희가 다 먹기를 기다리면서 찬희를 바라봤다. 에릭이 유심히 찬희를 쳐다 보다가 뭐가 생각났는지 박수를 쳤다.
"다 먹고 앤디만나러가자. 다니엘도 보구. 괜찮지?"
"응응."
찬희는 입안에 음식물 때문에 대충 응응이라고 대답했지만 기분이 좋아보였다. 오랜만에 에릭의 휴일이라 둘만 있고싶기도 했지만 유쾌한 커플인 앤디와 다니엘을 만나면 재밌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찬희를 제외한 사람들은 다 재미교포이다. 찬희는 제작년에 이민을 왔지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혼자가 되어 가출. 그렇게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에릭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엔 살 곳이없어서, 다음엔 에릭이 돈이 많아서. 마지막엔 에릭을 사랑하게 되어서.
LA, 오렌지카운티의 거리는 활기차다. 미국이라 그런지 동성커플도 몇몇 보이고 게이들이 살기엔 너무나도 좋은 환경. 찬희는 이 곳이 맘에 들었다.
에릭과 손을 잡은 채 차를 타고 온 곳은 앤디네 집이었다. 처음에 에릭의 친구라고 그래서 친구 역시 부자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앤디는 오히려 가난한 편이었고 다니엘과 둘이 살기 급급해 보였다. 그래도 행복해보여서 기분좋은 커플이었다.
"Hello!"
"차니형!!"
오랜만에 보는 다니엘은 찬희를 보며 엄청나게 반겨댔고 앤디는 웃으면서 '잘 왔어.'라고 한마디 건넸다. 오랜만에 모인 넷은 거실에 둘러앉아 이야기가 끊길 줄을 몰랐다. 서로에 대해 불평섞인 이야기들, 최근 돌아가는 미국 경제이야기, 헐리웃스타들 뒷 이야기들 등 이야기는 끊임없이 계속됬다.
슬슬 배가 고파진 넷은 눈치를 보다가 에릭을 제외한 셋은 동시에 에릭을 쳐다보았다. 돈이 많으니 니가 밥을 사라는 무언의 협박이었다.
"W...hy? 어... 알았어. 나가자. 밥 먹으러."
"예에~ 아저씨 최고~"
"돈많은 아저씨가 저녁을 사겠다."
"에릭은 아저씨소리들으면서 사는구나~ 우리 다니엘은 나한테 형아형아 그러는데~"
"형아소리보다 아저씨가 편하고 좋데. 안 부러워. 앤디."
"피- 닭살이야. 에릭은 앤디형아보다 더 닭살인거 같아. 크큭"
"부럽냐. 부럽냐. 우리 아저씨는 나한테 엄청나게 잘해주지롱."
두 커플이 만났으니 빠지지않는 자랑질이 늦게서야 시작되었다. 에릭의 차를 타고 가는 동안에도 뒷자리에선 찬희와 다니엘의 끝없는 자기 애인의 자랑을 늘어놓았고 앞자리에 앉은 에릭과 앤디는 둘이 자기들로 인해 투닥투닥하는게 귀여운지 아무말 없이 웃기 바빴다.
찬희와 다니엘의 투닥거림은 식당에 도착해서야 멈추었다. 최고급 프랑스요리 레스토랑에 도착한 이들은 먼저나온 전채요리를 먹고 있었다.
"찬희는 집에 혼자 있지 말고 우리 집에 놀러오고 그래."
"그러고 싶은데 귀찮아. 아저씨 기다리면서 요리하고 책읽는 것도 즐겁구. 근데 아저씨 더 바빠지면 자주 놀러갈게."
"응. 그래."
메인요리도 다 먹고 디저트가 나올 때쯤 에릭이 안절부절 못하는 눈빛을 보였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에릭의 눈빛은 뭔가 긴장한 눈빛이었다. 에릭과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앤디가 에릭의 눈빛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에릭이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가 뭔가 결심한듯 눈을 번뜩였다. 앤디는 아직도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만 도리도리 저었다.
"앤디형아, 왜?"
"아니. 에릭이 이상해서."
"아저씨가 왜...? 아저씨 뭐 체했어?"
"....찬희야."
목소리를 쫙깔고 찬희를 부르는 에릭의 목소리는 어딘가 떨리는 듯 했다. 찬희는 바로 '응!'이라고 대답했고 걱정스런 눈빛으로 에릭을 쳐다보았다. 에릭은 생각했다. 찬희가 미치도록 사랑스럽다고.
"아우 왜그러셔. 아!저!씨! 사람을 불렀으면..."
"결혼할까? 아니 결혼하자."
"Oh, my god.... 우리 빠져주자..."
"O...Okey... baby..."
앤디와 다니엘이 빠진 지금까지도 둘은 정적이었다. 에릭은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낸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고 찬희는 어쩔줄 몰라하면서 머리만 자꾸 긁적였다.
찬희는 당황스러움과 기쁨이 섞여 말문이 막히고 에릭은 긴장되서 말을 못하고. 웃지도 못할 상황이 벌써 3분이상 지체되고 있었다.
"저기.."
"저기.."
겨우 말을 꺼내자 동시에 말하게 된 드라마 같은 상황이 연출되었고 찬희는 이때다 싶은지 '아저씨부터 말해!!!'라고 소리쳤다.
"대답. Yes or No."
"...Yes!!!!!!!!!!!!!!!!!!!!!!!!! 아 누구아저씨 아니랄까봐 존나 멋있어!!!!!!"
"좋나? 존나? 그게 뭐야."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멋있다구!"
"맞어. 너도 존나 이뻐."
"크큭.. 고마워."
*******
이게 뭔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영에서 그 플짤보고 그냥 썼는데 이거 뭔가 어색하고 웃겨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합니다. 다음번엔 충동적으로 글을 쓰지 않을게요....
사실 저는 찬희를 수캐릭터로 생각한 적이 없으나 에릭옆에 있다고 생각하니 수네요.....ㅋㅋㅋㅋㅋㅋ
재미로 봐주시고 혜성&엘조 도 원하신다면 단편으로 찾아뵐게요..,
신화스런 하루되세요~♡ (신화창조인증)